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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무한반복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네블레인
작품등록일 :
2019.05.21 11:33
최근연재일 :
2019.07.20 10:36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9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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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9,065

작성
19.05.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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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월 (10)

DUMMY

- 1월 (10)




복받쳐 오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다.


“헌터님, 제가 타고 있는 열차는 당산에서 합정을 향하고 있는 지하철 2호선입니다. 이 열차는 5분, 아니 4분 뒤에 사고가 납니다. 저는 방금 각성한 각성자입니다. 열차를 세워주세요. 그리고 합정역으로 헌터들을 모아주세요.”


[......]


바짝 입이 말라왔다. 아마도··· 그라면 믿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제 번호를 아신 것도 그쪽 능력이시겠죠? 그럼 제 질문에 답하실 수도 있겠네요?]


“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나는 훌쩍거리던 와중에 푸풋하고 웃어버렸다.


“흑··· 하하. 캡틴입니다.”


[알겠습니다. 이따 뵙죠.]


전화는 끊겼다.

혜미는 입을 떡벌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앞쪽을 향해 달렸다.


지금 있는 곳은 4번째 칸이었다. 가능할 것 같았다.

한 번도 살리는 것에 성공하지 못했던 사람을 살릴 것이다.


탁탁탁탁


치마를 입은데다가 긴 머리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거슬렸지만 그래도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3번 칸, 2번 칸, 1번 칸.


기관실과 연결된 수화기를 들었다.


[네, 무슨 일이시죠?]


벌써 여러번 듣는 목소리였다.


“기관사님, 이제 곧 재난관리위원회에서 이 열차를 세울거에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열차의 속력이 줄어들었다.


[이게 무슨···..]


“그리고 터널에 진입하자마자 관제센터와의 연결이 끊어질 겁니다.”


곧이어 열차가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


“열차가 멈추게 되면 밖으로 나가 원인확인을 해보실 생각이시겠지만, 절대 그러시면 안됩니다. 기관사님의 목숨이 위험해요.”


[관제센터와의··· 통신이 끊겼군요. 말씀하시는 분은 누구십니까.]


나는 살짝 웃음을 지었다.


“방금 막 각성한 여고생입니다.”


열차는 멈췄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했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곧 헌터가 올거에요!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마시구요. 괴물들이 습격합니다! 다른 차량에 계신 분들을 모두 모아주세요!”


날 따라온 혜미는 멍청한 표정으로 의자위에 올라선 나를 올려보고 있었다.


“학생!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왜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어!”


용감한 남 씨 형제 중 형의 목소리였다. 미소가 지어졌다.


약하게, 그냥 과시용으로만.


팡!


“허어어억.”


나는 골프공만한 공기를 압축시켜 터뜨렸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각성자입니다. 진수연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혜미는 그때까지도 넋이 나간 표정을 보이다, 홀린 듯 핸드폰을 들어 나를 찰칵 찍었다.


***


“그러니까 네 말은 이제는 예지를 못 한다고?”

“네, 그 대신 헌터 아저씨와 같은 능력이 생겼죠.”

“하아··· 내가 아무리 다급해도 미성년을 전투조로 보낼 수는 없어.”

“네, 알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나는 얼굴을 쓱하고 필중에게 내밀었다. 필중은 볼을 살짝 붉히며 뒤로 물러섰다.

이 순박한 헌터는 놀리는 맛이 있었다.


“저 좀 트레이닝 시켜주세요.”

“뭔소리야!”

“그냥 멀리서 탕탕 이렇게 쏘면 안 위험하잖아요.”

“안돼, 넌 각성자주제에 신체 능력은 일반인과 동일하잖아. 네 팔이 못 버텨.”

“아저씨, 만약의 상황이 생기면요?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끄응··· 하지만.”


나는 오글거림과 부끄러움을 잊고 최대한 귀여운 표정을 연기했다.


“저는 죽기 싫단 말이에용~”

“허허, 이거 참···”


필중은 멀건히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이전처럼 합정역 탈출계획이 세워졌다.

크게 달라진 것은 두가지였다.


첫째, 기관사가 살아있다.

우리열차와 충돌할뻔 한 앞 열차를 이용하여 합정역으로 돌입할 수 있었다.

필중은 앞 열차에 갇혀있던 드렉시드 두 마리를 간단하게 제압했다.

혼돈을 피하기 위해 원래 타고 있던 열차는 1호차, 1호차 앞쪽에 놓은 열차는 2호차로 부르기로 했다.

비전투원들이 1호차, 즉 원래 타고 있던 열차에서 대기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전투조는 이번에 새로 생긴 2호차로 이동하여 방호문을 가동시키고 합정역으로 향할 것이다.



둘째, 하루의 시간을 벌었다.

나는 지난번 기억을 통해 다음날 오후가 되기 전까지는 드렉시드의 공격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전투조는 장비를 점검하고 대형을 맞추는 연습을 했고, 비전투조는 학살이 일어난 앞 열차를 청소했다. 혹시나 대치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물자를 확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하루는 나에게도 무척 소중했다.


파앙!


“우와! 성공했어요! 정확히 맞췄죠?”

“수연아! 너무 쎄다고! 너 손 지금 떨리는 거 안 보여? 출력을 줄여! 다친다고!”

“쳇, 첫 성공인데 너무하시네.”


지금 내 능력은 필중의 능력에 비해 압축력과 크기는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고속사출을 하거나 장풍이라 불리는 충격파를 내뿜을 경우 그 위력은 1/10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필중이 가르치는 부분은 능력을 효율적이고 세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 쪽이었다.


투욱


“지금 터뜨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 그래서 압축된 탄환이 앞으로 못 나가고 땅에 떨어진 거야.”

“이거 어렵네요.”

“단시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야. 나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힘내자!”

“넵!”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되는 일인지 깨달았다.


“저 사실 또 아저씨에 대해 아는 거 있는데.”

“뭔지는 몰라도 조용하고 자라. 내일은 힘들 거다.”

“아저씨 좋아하는 사람있죠? 이쁘던데에?”

“아, 정말 미치겠네. 너 나한테 왜 이러니?”


그저 즐거웠다. 즐겁고 싶었다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이번에는 한명도 죽지 않았다. 든든한 동료이자 스승이 함께 있다.

괴롭고 힘겨웠던 지난 죽음을 보상받은 것 같았다.

내일이 어떻게 되더라도 오늘의 기쁜 마음을 간직하고 싶었다.


***


그리고 다시 전투가 시작됐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기필중의 능력을 보았다.


퍼엉! 퍼엉!


발 아래에서 충격파가 터지고 허공을 날아다녔다.


퍼퍼퍼펑!

투두두두!


손목보호대와 연결된 탄환들은 끊임없이 흘러나와 기관총처럼 드렉시드들을 향해 쏘아졌다.

그 각각의 탄환은 드렉시드의 숨통을 끊지는 못하더라도 치명상을 입혔다.


“2조! 앞으로!”


죽지 않고 쓰러진 드렉시드들은 전투조의 창날에 숨을 다했다.


“으악 위험해요!”


위험에 빠진 사람 앞에는 어김없이 그가 나타났다.


퍼엉!


후려치듯 발을 내리찍는 동시에 압축해서 드렉시드의 외피를 우그러뜨리고,


퍼어엉!


압축한 외피를 폭발시키고, 그 힘으로 회전한다.


퍼엉!


달려오는 드렉시드를 다른 쪽 다리로 돌려차기하듯 만들어낸 충격파로 차단한다.


퍼퍼펑!

투두두!


충격파로 멈칫거리는 드렉시드들에게 고속사출한 탄환을 한 아름 먹여준다.


파앙!


마지막으로 쓰러지는 놈의 사체에 깔릴뻔한 사람을 위해 죽은 드렉시드까지 충격파로 날려버린다.

이 모든 동작이 한 합에 이루어졌다.


“감사합니다!”

“대형으로 돌아가세요!”


파앙!


다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나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연계는 자연스럽고, 방향전환, 자세전환도 안정적이며, 정확하며 파괴적인 공격을 한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나는 그 장면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다시 한번 그에게 빙의할 기회가 있다면 그의 기억을 다시 살펴보고 싶었다.

단 한번이라도 다시 그가 된다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퍼엉!


“수연아! 정신차려!”


같은 조에 소속된 김진호의 목소리가 나를 무아지경에서 깨웠다.

그의 가죽자켓은 드렉시드의 피로 물들어 있었다.


현재 그들이 있는 곳은 합정역을 바로 눈 앞에 둔 장소였다.

합정역은 비상전력이 가동됐는지 붉은 빛이 이 곳까지도 닿았다.


아, 그래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이 곳에서 수많은 희생이 일어난다.


“헌터아저씨! 이 곳이 제가 말한 마지막 예지장소에요!”

“알고있어! 전원 다시 열차에 탑승하세요!”


우르르 몰려가서 열차에 올랐다. 다시 방호문이 닫혔다.

지붕위에서 필중이 만들어내는 충격파가 연이어 울렸다.


“기관사 아저씨! 출발! 밟아요!”


덜커덩!


열차가 출발했다. 뒤로 한참을 나아갔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덜컹덜컹덜컹!


속도가 붙은 열차가 드렉시드 무리를 향해 달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커다란 진동이 울렸다.

나는 창밖으로 드렉시드들의 시체가 튀어 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천장 위에도 가득한 그놈들 또한 발견했다.

천장 위를 빼곡히 매운 그놈들은 마치 동굴 안의 박쥐 떼를 연상시켰다.


텅텅텅텅텅!


“꺄아아아악”


열차 천장 위로 드렉시드들이 비처럼 떨어졌다.

천정이 움푹움푹 패어 들어갔다.


“기관사 아저씨! 다시 한 번이요!”


기관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후 다시 후진했다.

천정에 있던 놈들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밟아요!”


콰아아아앙!


다시 충돌.


4번째로 열차가 충돌했을 때는 이미 쌓인 드렉시드들의 사체로 인해 앞으로 나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이제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혹은 창문에 매달려서, 혹은 무릎 꿇고 기도하며 필중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열차 밖은 폭발음과 드렉시드의 괴성으로 가득했다.


“와아아아!”


환호 소리가 들렸다.

지치디 지친 헌터는 기관실 문을 두드렸다.

방호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튀어 나가 창을 찔러댔다.

간간히 필중이 만들어내는 충격파 소리가 들려왔다.

나 또한 아직은 미숙한 탄환을 날려댔다.


“우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첫 승리를 했다. 값진 승리였다.

그 승리는 나에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나는 그 환호성을 영원토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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