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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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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블레인
작품등록일 :
2019.05.21 11:33
최근연재일 :
2019.07.23 09:1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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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4,741

작성
19.05.3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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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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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7쪽

1월 (13)

DUMMY

- 1월 (13)




번쩍!


섬광이 사라졌을 때 나는 한 남자의 소매를 붙잡고 있었다.


“이거 놓으라니까! 별 미친년이 다 있네.”


남자는 강하게 팔을 뿌리쳤다.

그는 거칠게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나를 향해 외쳤다.


“정초부터 재수가 없으려니까. 지랄이야 지랄이!”


남자의 뒤편으로는 바이크용 가죽자켓을 입고 있는 김진호가 보였다. 왼쪽을 보니 옆 좌석에 앉은 한점순 할머니와 신정자 아주머니가 앉아있었고, 옆 칸에서는 빼꼼히 이쪽을 내다보는 수연과 혜미가 보였다.


짜아악!


내 앞에서 욕설을 내뱉는 사내의 뺨을 갈겼다.


“이··· 이··· 썅년이 쳐 돌았나! 너 지금······”


뺨을 만지며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저 작자는 앞이 안 보이던 나를 몬스터에게 밀어 넣었었다.


짜아아악!


“악! 이게!”


사내는 손을 쳐들었다.


파앙!


콩알만큼 공간을 압축해서 충격파를 쏘아 보냈다. 남자의 숱적은 머리칼이 사정없이 휘날렸다.


“날 미끼로 쓸려고 했어?”

“가··· 각성자.”


나는 내 미숙함에 화가 났다. 내가 빙의한 이 여인의 감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얼어붙은 사내를 두고 걸음을 옮겼다.


“거기 가만히 있어. 핸드폰에 손대면 죽을 줄 알아.”


나는 핸드백에서 전화기를 꺼내고 천천히 걸으며 잠시 기억이 전이되기를 기다렸다. 잠금방식은 지문인식이었다.


0293-292-2067

다행히 번호를 잊지는 않았다.


삑삑삑삑


[네, 블루호크입니다.]


“안녕하세요 기필중 헌터님, 제가 타고 있는 열차는 당산에서 합정을 향하고 있는 지하철2호선입니다. 이 열차는 5분 안에 사고가 납니다. 저는 방금 각성한 각성자입니다. 지금 당장 열차를 세워주세요. 그리고 합정역으로 헌터들을 모아주세요.”


정적이 흐르는 것을 끊고 계속 말했다.


“헌터들에게는 합정역 안에 드렉시드가 존재하니, 절대 그곳으로 시민들을 대피시키지 말라고 전하시고요. 아, 지금 헌터님이 저에게 물어볼 질문의 답은 캡틴입니다.”


약간의 멈칫거림이 수화기 밖으로도 전해졌다.


“알겠습니다. 이따 뵙죠.”


전화가 끊겼다.

5번 칸에 비치된 기관실 전화를 들었다. 1번 칸까지 뛰어갈 필요는 없다. 기관사가 내 말을 믿을 것을 안다.


[네, 무슨 일이시죠?]

“기관사님, 이제 재난관리위원회에서 곧 열차를 세울 겁니다.”


기관사와의 통화를 마쳤다. 열차는 예전보다 훨씬 빨리 속력을 줄였지만, 여전히 터널로 진입했다.

나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빠르게 진행해도 터널 진입 전에 열차를 세울 수는 없다.


뒤를 돌아보니 이제 남자를 포함한 모든 승객이 나를 보며 굳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남자에게 다가가 손에 든 핸드폰을 낚아챘다.


“풀어.”


남자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잠금화면을 풀자, 예상했던 사진들이 나왔다.


우지지지직


핸드폰이 한덩이의 고철이 되어 내 손에서 떨어졌다.


짜악!


“쓰레기 새끼.”


어쩔 줄 몰라하는 놈을 무시하고 비어있는 좌석에 털썩 앉았다.

높은 굽의 구두를 벗고, 입고 있던 코트 안의 카디건을 찢어, 신발 대신 발을 감쌌다.

그러는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려 부단히 노력했다.


저 남자에 대한 악의가 솟았다. 그 화는 침수를 기억해 내지 못했던 나에게 이어졌다.

화가 났다. 저번 죽음에서도 무능했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마음이 진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열차는 천천히 멈추었다.


진정이 좀 되자, 생각해 볼 문제들이 떠올랐다.

일단은 내 감정에 대한 것이 가장 먼저였다. 지금까지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나는 내가 빙의한 인물의 감정, 혹은 성격에 영향을 받는다고 추측이 되었다.

그렇기에 기필중이었을 때는 사명감이 끓어넘쳤고, 수연이었을 때는 감정적이기도 했다.

아무리 내가 의식해서 연기를 한다지만 그 동화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생각을 해보면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내가 악의에 물들 가능성이 있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내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빙의가 되는 법칙을 알아낼 필요가 있다.

단서가 되는 것은 요리사 함덕원으로 빙의했을 때다. 나는 그때 마스크를 쓰고 아무것도 볼 수 없음에도 다음 차례에 기필중으로 빙의했다. 왜?

몇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제는 그 법칙을 알아내어야 한다.


퍼퍼퍼펑!


익숙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이제 눈앞에 닥친 문제에 집중하자.


***


콰아앙!


열차가 드렉시드 무리와 충돌한다.


“와아아아아!”


환호성이 울린다.


짝짝짝짝짝


1호 차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린 환영한다.


“무사 귀환을 위하여! 건배!”


남씨 형제가 외치자 모두 캔 음료를 들어 올렸다.

나는 그 기쁨의 외침을 뒤로하고 필중에게 다가갔다.


“헌터님, 저랑 잠깐 어디 좀 가시죠.”

“아, 네, 그러시죠.”


나는 필중을 데리고 열차에서 나와 플랫폼을 향해 걸었다.

불편해하는 기색이 보였다.

젊은 여인과 둘이서 어두운 곳을 향한다는 것 때문에 긴장되는 것 같았다.

그 순박함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계속 곤두서 있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안심하세요. 제가 헌터님을 어떻게 해보려는 건 아니에요.”

“네, 네, 그런데 어디로···”

“역사 안으로, 대합실로 갑니다.”

“안됩니다! 위험해요!”

“괜찮아요. 예비용 고글 좀 주시겠어요?”

“어, 하지만···”


나는 그의 허리춤에서 고글을 꺼내어 야시경을 가동시켰다.


삐이이잉


“가시죠.”


필중은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저벅저벅


계단을 오르고있자니 입이 말라왔다.

다행히 층계에서 쏟아지던 피는 없었다.


“하아아아아···”


한숨이 흘러나왔다.

안도의 한숨이었다.


역사 안은 어수선했지만 깨끗했다.

사방을 채우던 피와 시신들은 없다.

다리 힘이 풀렸다.




“괜찮으십니까!”


비틀거리는 나를 필중이 부축했다.


“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야시경 안에서 그가 움찔거리며 시선을 피하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푸웃, 괜찮아요. 긴장하지 마세요. 저는 이렇게 보이지만 사실 남자입니다.”

“어, 진짜요? 그렇게 안보이시는데···... 실례지만 그··· 수술같은 걸 받으신 건가 보죠?”

“응? 프하하하하”


나는 진짜로 소리내어 웃었다.

당황한 필중은 헛소리를 내뱉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편견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남자라고 위험하지 않은 것도··· 아니, 제가 위험하다는 게 아니고요··· 오히려 제가 위험한 쪽일 수··· 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냐··· 미안합니다.”


나는 이세계에 떨어진 뒤, 처음으로 눈물 나게 웃을 수 있었다.

텅 빈 역사 안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잘하고 있다고, 잘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익숙하지 않은 하이톤의 웃음이 빈 공간들을 채우며 텅텅 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61 g1356_em..
    작성일
    19.05.31 08:56
    No. 1

    글이 너무 짫아지고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네블레인
    작성일
    19.05.31 09:10
    No. 2

    꾸준히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1권 분량까지는 짧게 연재할 예정입니다.
    한화는 보통 4천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화는 3200자네요. 3화 12000자를 나눠서 올리기 때문에 다음 화와 그 다음화는 조금 더 깁니다.
    비축분을 위한 연재속도 조절차원이라 양해부탁드려요
    2권부터는 다른 작품들과 동일한 분량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로얄푸딩
    작성일
    19.07.11 02:25
    No. 3

    미친년을 - 미친년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네블레인
    작성일
    19.07.12 01:20
    No. 4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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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월 (8) 19.07.16 151 13 13쪽
45 2월 (7) +2 19.07.13 189 13 13쪽
44 2월 (6) +4 19.07.12 202 19 13쪽
43 2월 (5) 19.07.11 223 16 13쪽
42 2월 (4) 19.07.10 235 17 12쪽
41 2월 (3) +2 19.07.09 268 17 14쪽
40 2월 (2) +4 19.07.06 293 18 13쪽
39 2월 (1) +3 19.07.05 299 18 13쪽
38 INTRO [2월] +2 19.07.04 327 17 13쪽
37 OUTRO LINK [1월] +2 19.07.03 352 21 14쪽
36 1월 (36) +3 19.07.02 364 16 9쪽
35 1월 (35) +4 19.06.29 382 19 9쪽
34 1월 (34) +4 19.06.28 403 18 8쪽
33 1월 (33) +2 19.06.27 413 19 8쪽
32 1월 (32) +1 19.06.26 417 23 11쪽
31 1월 (31) +2 19.06.25 438 19 9쪽
30 1월 (30) +3 19.06.22 476 21 8쪽
29 1월 (29) +1 19.06.21 480 21 8쪽
28 1월 (28) +1 19.06.20 492 22 9쪽
27 1월 (27) +1 19.06.19 492 24 8쪽
26 1월 (26) 19.06.19 499 24 8쪽
25 1월 (25) +4 19.06.18 549 24 9쪽
24 1월 (24) +1 19.06.15 575 2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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