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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漫報)
작품등록일 :
2012.11.16 02:12
최근연재일 :
2020.08.0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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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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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7

DUMMY

크로세아 대륙에서도 굴지의 장수 종으로 알려진 드래곤.

그 드래곤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는 베르사니와 달리, 윈드는 그러려니 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만다.

사실 루비앙도 과거 여행을 한 번 시작해 20년 이상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었기에 별일 아닌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우연치 않게 기억을 잃은 이상한 꼬맹이와 대륙에서 널리 알려진 왕가 헬바이드에서 왕정대마도사로 이름을 날린 베르사니와 함께 하게 된 것이 나름 흥미로운 시작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여행을 하는 수가 적은 우리들에게 있어 레이프는 어린나이에도 여행을 많이 한 편이라 하겠지. 사실 드래곤에서 있어 ‘유람’이라고 할 수 있는 세상구경은 그렇게 재미있는 것만은 아니야. 그때 알았던 이가 어느 사이에 세상을 떠나버린 경우도 많으니까. 삶의 시간이 다른 것은 어떤 의미로 볼 때 재미없는 일이기도 해.”


이렇게 말을 하면서 루비앙의 눈빛이 조금 다른 것을 보는 표정이 된다.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 베르사니는 다시 장작을 모닥불에 넣으면서 한 호흡 기다렸다 루비앙 표정이 조금 바뀐 것을 보고 말을 건넨다.


“루비앙님이 여행을 하셨을 때 알게 된 이 가운데 지금도 남아있는 분은?”


“제법 많지. 미카엘이나 로디겔. 물론 엠피드나 루드리히도 남아있고. 라파엘, 탈레스도 있지. 하지만 역시 여행을 하면서 알았던 이들 대부분은 그 후손이나 다른 이가 자리를 하게 되면서 나와 만나던 인연이 잊혀지지. 그런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드래곤들은 더더욱 여행을 하는 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 같아. 가끔은 그냥 한숨 푹자고 일어나서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을 가진 녀석도 있지만 말이야.”


“탈레스라면 정령국의 왕자인 탈레스 누스 아인버스를 말하는 것이겠군요.”


정령국의 왕자인 탈레스는 워낙 유명하다.

대륙 8대 종족가운데 가장 긴 수명을 가진 종족이 한 정령족이다.

그 정령족들 사이에서도 ‘위대한 모험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왕자 탈레스는 여러 모험담을 남겨 음유시인들의 단골소재가 되기도 했다. 물론 그 이름을 들어도 전혀 알지 못하는 윈드는 덤덤하지만 말이다.


“그네들도 수천 년은 살아가는 종족이니까. 다만 이쪽은 정말 말수가 없어서 대화가 오래가지 않아. 그것은 따분한 일이지. 너무 필요한 말만 해. 쓸모가 없다고 생각을 하면 말로 하지 않으니까 오래있으면 불편해지거든. 그쪽 친구 중에 어떤 대화를 나누다 응답이 나오는데 이틀이나 걸린 적도 있어. 생각이 깊은 존재라는 좋은 말도 있지만 너무 조용한 것은 타인과 삶의 감각이 워낙 다른 탓도 있을 거야. 그런 대답 하나 듣자고 이틀 이상 기다리는 것은 같은 정령족이나 나 같은 드래곤 종뿐이겠지.”


“와 진짜 따분하게 사는 종족이잖아. 그쪽으로는 놀러가지 않는 게 좋겠어.”


말이 없다니. 그렇게 오래 살게 되면 말이 없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윈드가 놀란 표정을 보인다.


“게다가 아인버스 나라는 정령왕으로 부르는 다이아패럴을 신봉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 녀석도 정말 말이 적어. 난 처음에 봤을 때 대륙언어를 못하는 줄 알았다니까.”


“다이아패럴과도 친분이 있으셨군요. 역시 저같이 한정된 삶을 가진 이는 이름만 거론하는 것도 어려운 존재들인데 말입니다.”


루비앙이 다이아패럴이라는 이름을 꺼내는 순간 베르사니 안색이 환하게 밝아진다.

다이아패럴이라는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베르사니 표정이 바뀌는 것을 본 윈드는 궁금해진다.


“정령왕? 그건 또 뭐야? 다이아패럴은 또 누구야?”


역시나 윈드질문이 이어졌고 베르사니는 이전과 달리 조금 흥분된 안색으로 설명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먼저 루비앙이 말을 한다.


“정령족은 원신이 세상을 만들어 꾸밀 때 창조했다는 종으로 알려져 있지. 신족에게는 권한과 능력을 부여했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을 일일이 꾸미거나 관리할 수는 없었거든. 그래서 실무를 진행할 수 있는 존재로 정령족이 나타나게 되었다지 아마. 그런데 이게 신족과 달리 워낙 객체수가 많다보니 그것을 또 관리할 존재가 필요해졌지. 그게 정령왕이다.”


루비앙이 간결하게 설명해도 인식이 짧은 윈드가 제대로 이해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베르사니가 추가로 설명을 더한다.


“천신을 비롯한 신족은 대부분 세상의 큰일을 관장하지만 여러 세상의 세세한 부분은 정령족이 맡게 되었지. 그들이 살고 있는 수림궁(樹林宮)은 세계에 8개밖에 없다는 거대하고 오래된 나무 위에 세워진 곳이기도 하고. 신족과 달리 정령족은 이 대륙에서 후손을 많이 남길 수 있어 수가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하지. 그리고 정령들도 각자 관장하는 영역이 또 달라서 그 영역을 크게 4가지로 나누었는데 그 역할에 따라 관장을 하는 4대 수장이 있고 그게 바로 사대정령왕이야. 로시바카, 프라켄타. 주리아스, 라거.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그리고 각 지역에 따라 다시 정령왕이 있는데 다이아패럴을 비롯한 다섯이 있다고 하지. 크게 나누어 역할로서 4대 정령왕이 있고 지역을 관할하는 다섯 정령왕. 이렇게 해서 총 아홉 정령왕이 모든 정령족을 관장하고 있는 것이지. 그중에서도 다이아패럴은 서산족에게는 썬더버드, 동풍족에서는 주작(朱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대단히 품위가 높은 존재로 어지간한 이는 그 모습을 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하다지. 사실 나도 문헌으로만 알고 있을 뿐. 그 존재 자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본 적이 없단다. 기록 문헌에도 그 모습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것이 없을 정도이니 대단히 만나보기 어려운 존재라고 볼 수 있지.”


베르사니가 다이아패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열을 올리는데 그도 그럴 것이. 대륙 여기저기에서 유명한 존재들은 그 모습을 담은 그림이나 묘사된 문헌이 다수 존재한다. 그런데 다이아패럴은 아홉 정령왕 중에서도 그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된 적이 없는 부분이 많아 기록이나 그림이 없는 존재로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이유는 별 것 아냐. 다이아패럴이 무척 세심한 성격이다 보니 대부분 빛 속에 숨어있거든. 나하고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도 언제나 눈이 부실정도로 환한 빛 속 궁전 안에서만 대화를 나눠. 그래서 다이아패럴을 만나본 이라 해도 그 모습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것뿐이야. 다만 그러다보니 신비감이 더해져서 이런저런 소리를 듣지만 실제 모습은 별 것 아닌, 삐쩍 마른 말라깽이일 뿐이라고.”


루비앙이 너무 들뜬 모습으로 윈드에서 설명하는 베르사니에게 김 빼는 소리를 한다.


“·········그렇군요. 그렇다고 해도 기록조차 흔하지 않은 다이아패럴과 친분이 있다는 것은 저같이 한정된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이에게 부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보니 아까 말씀하실 때 로디겔이나 라파엘이라는 이름도 거론하셨는데 그들도 장수하는 종족인지요?”


“그러고 보니 둘은 대륙전체에 아직 이름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으니 베르사니라고 해도 모를 수도 있겠군. 로디겔은 나와 같은 아크드래곤으로 지금 세대 아크드래곤 최강이라고 할 수 있지. 아직은 젊은 편에 속하지만 사실상 아크드래곤 가운데 가장 높은 전투력으로 말한다면 나의 시대는 끝이 났어. 아마 내가 오리진을 넘기게 된다면 내가 가질 후손보다 로디겔이 될 가능성이 높지.”


“그렇군요. 그런 존재가 있는 줄은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는 사실이 기쁜 듯 베르사니는 살짝 입 꼬리가 올라갔다.

현재까지 알려진 크로세아 문헌과 기록을 바탕으로 하면 대륙의 최강자들을 거론하는데 있어 아크드래곤 루비앙이라는 이름은 빠진 적이 없다. 물론 드래곤 종 가운데에서도 굴지의 강건함을 자랑하는 아크드래곤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대륙 북구에서 맹위를 떨친 다크 드래곤 보그나인과 함께 ‘무패’라는 존재로 알려있기 때문이다. 호사가들에게 있어서 몇 백 년 안에 이 진정한 무패의 자리를 놓고 보그나인과 루비앙이 한번 만나지 않겠냐는 농이 섞인 기대도 많았다.

그런데 그 루비앙이 직접 자신이 현재 아크드래곤 종 가운데 최강이 아니라고 말을 한 것이다.


“대부분 아카데미나 대륙 기록에는 세상사에 큰 영향을 미쳐야 이름이 알려져야 높은 자리에 위치하거나 최강의 존재라는 말을 꺼내게 되지. 내가 아크드래곤으로 남부에서 최고로 강했다는 이름을 기록한 것도 벌써 800년도 지난 일이라고. 그것도 천신의 부탁으로 자이언트 부족과 싸우게 되었을 때이니까. 당연히 지금은 로디겔이 우리 아크드래곤 중에서는 최강이지.”


“마운틴 자이언트 스물, 그리고 클라우드 자이언트 셋과 싸우셨을 때 말이군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운틴 셋에 클라우드 하나야. 나머지들은 직접 힘을 겨루지 않았거든. 천신 부탁도 있고 해서 그들 거주지를 이동해달라는 부탁을 하러 간 것인데 그것을 위해 자이언트 부족 가운데 가장 강한 친구들과 대결을 해서 이기면 부족을 이동하는데 합의하겠다고 해서 몇 번 겨룬 것이 다야.”


역시 알던 것과 조금 달라서 놀라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들을 이겼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일이라 베르사니는 안색을 바꾸지 않고 말을 받는다.

물론 윈드는 거인 족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군요. 역시 아카데미에 있는 기록들은 조금씩 더해진 것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군요. 그러고 보니 아까 알고 지내는 존재 가운데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말하셨는데 ···그러면 그 미카엘은?”


“응. 맞아. 천신 미카엘. 다들 전신(錢神)이라고 부르지. 그 친구가 자이언트 부족이 사는 지역에서 조금 다른 곳으로 이동해주기를 바라는데 아무래도 같은 대지에 속한 것도 있어서 내가 그것을 대신 했을 뿐이야.”


“아니 그보다는 전신(戰神)으로 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런가? 그러고 보니 지금은 그런가 보군. 그전에는 다른 신이 전신이라는 품위를 가지고 있었거든.”


“어쭈구리? 루비앙은 신족과도 얼굴 트고 지내는 사이였어?”


존경보다는 호기심 충만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윈드를 보고 그 속내를 읽은 루비앙이 코웃음을 날린다.


“그쪽 애들 만났다고 시비 걸어봤자 소용없다. 그 애들은 싸움 같은 거 안 해.”


“어? 방금 말한 전신 미카엘은 뭔데? 싸움 잘하는 신이 있는 거 아냐?”


“신족들은 대부분 원신에게 부여받은 큰일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 그중에서 지역분쟁이나 종족 간 다툼 같은 것이 생길 때 그것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전신이라는 위치이지. 물론 힘이 있는 종족 다툼에 끼어들 정도이니까 절대적인 힘이라는 것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직접 행사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겠지. 그들의 목적은 세상을 유지하는 것에 있는 것이지 망가트리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거든.”


“그건 신 하나가 이 세상을 망가트릴 수 있을 정도라는 소리잖아?”


“그건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 실제 자기들 사는 곳에서 싸울지 모르지만 크로세아에서 그런 일을 벌이지 않으니까. 가끔 어떤 역사기록에는 타쿨리아 제국이 하루아침에 없어진 것이 신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아니야. 신의 힘에 의해서 일어나는 법력파동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면 그날에 마법파동이 있었다는 것이군요. 타쿨리아가 하루 만에 없어졌을 때.”


역시 오래 살아온 드래곤에게는 들을 것이 많았다.

오래된 사건사고를 기억하는 이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베르사니는 내심 쾌재를 부르면서 조금 실례이기는 하지만 루비앙의 말을 끊으면서까지 확인해가면서 듣는다.


“전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난 그들이 어떻게 없어졌는지 전혀 몰라. 게다가 그날 있었던 파동은 그전에 알던 것과 전혀 새로운 것이라 타쿨리아가 없어지는 일과 관여된 것이라고는 알지도 못했지. 그나마 타쿨리아가 위치한 지역과 내가 지배하는 곳이 가까웠기 때문에 느꼈을 정도였을 뿐이야. 먼 곳에 사는 루드리히는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는 루드리히가 그것을 경험했더라면 어떤 결론이 나왔을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처음 보는, 그리고 신족이 하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새로운 것이었지.”


“그런 것들은 역시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온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겠지요. 다만 기록, 이후에 만들어진 여러 신원기 기초자료들을 보면 이후부터 새로운 마법, 법력 술식이나 파동이 많이 생성되었다고 하니 루비앙님이 느끼신 그것과도 관련이 있을지 모릅니다. 역시 제가 하는 연구에도 그런 부분이 존재하고요.”


실제로 윈드 기억을 날려버린 그 검은 구슬과 같은 능력, 법력기술은 아카데미나 음유시인의 서사시에서도 거론되지 않은 종류였다. 어떤 면에서는 아카데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을 음유시인 조합에서도 그런 전승이나 노래는 들을 수 없었는데 어쩌면 그런 것들이 가진 위험성 때문에 일찍부터 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 베르사니였다.


“그러니 아직 작고 짧은 삶을 걸어가는 꼬맹이에게 있어서 새로운 존재를 알아갈 기회조차 없어질지 모르는 무모한 싸움 도전은 권하지 않는 거란다.”


“그건 역시 모르는 일이지. 루비앙도 베르사니도 말했잖아. 천신이 직접 싸운 기록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이야. 내가 그 처음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


여전히 자기 기억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꼬맹이가 맹랑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루비앙이었지만 하도 자주 듣다보니 이제는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그리고 라파엘은 종족이 베히모스로 하는 일은 건축가이지. 드워프들과도 친분이 있으니 어쩌면 이번 길에 얼굴을 볼 지도 모르겠어. 생긴 것과 다르게 대단히 차분하고 꼼꼼한 녀석인데 수많은 학문과 기술을 가지고 여러 가지 기발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 때문에 나도 종종 부탁을 해서 영지를 꾸미는데 도움을 받고 있지.”


“아, ‘검은 돌의 왕’ 베히모스 라파엘이었군요. ‘붉은 달의 왕’과 함께 유명한 분이시지요. 확실히 검은 돌의 왕과 친분이 있으시다면 서로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으실 수 있었겠군요.”


베르사니는 바로 그 유명한 검은 돌의 왕 라파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크로세아 대륙에서 생산되는 여러 석재 가운데 가장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검은 돌을 가공해서 여러 가지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이가 바로 검은 돌의 왕 라파엘이다.

베르사니 급은 아니지만 베히모스라는 덩치가 큰 소수종족으로 태어나 대형 구조물 건축부터 여러 기기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존재였다.

물론 윈드는 처음 듣는 이름이다.

아니 기억 자체에 베히모스라는 종족이 뭔지 모르기에 조금 맹한 반응을 보인다.


“그쪽도 유명한가 보네? 하긴 드래곤하고 오랜 세월 친분을 쌓고 있을 정도면 어지간히 유명하겠네. 그런데 왕(王)이라는 지위에 있는 게 제법 많은 가봐. 아까 정령왕도 아홉이나 된다고 하던데 이쪽은 무슨 베히모스의 왕?”


“스스로 왕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왕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인정하는 존재는 아직 100이 되지는 않으니 그렇게 많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인간 종이 가장 왕이라는 명칭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여타 종족이나 기록하는 자들이 계속해서 왕의 품위를 유지한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으니까. 다만 여기서 말하는 왕은 그 직업군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자에게 칭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대륙에 있어 건축과 재료가공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 존재에게 붙여진 이름이 ‘검은 돌의 왕’과 ‘붉은 달의 왕’이지.”


“그 외에도 동풍족에서는 ‘검왕’과 ‘권왕’이라는 최고품위에 속한 무술 가를 칭하는 단어로서 왕을 넣고 있고, 대지의 신 마족들이 칭하는 이름에도 마왕이라는 품위가 존재하지. 천신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그에 준하는 능력을 가진 몇몇을 제외하면 마왕위에 들어가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는 역시 많지 않다고 하지.”


마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뭔가 모르게 기분이 조금 이상해지는 윈드였지만 문득 드는 의문이 있었다.


“같은 신족인데 마왕은 있잖아. 그러면 천왕은 없어?”


“아, 그 부분은······ 저보다 루비앙님이 더 잘 아실 터이니 윈드에게 설명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시대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이야기라서 베르사니가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보다는 그것을 기억하는 루비앙이 직접 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의미를 아는지 루비앙이 윈드를 바로 보면서 말한다.


“······사실 이건 나도 잘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사실 왕이라는 단어는 절대자가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야. 우리 드래곤이나 정령족도 사실 왕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잘 쓰지 않아. 아홉 정령왕도 편의상 그렇게 구분을 하는 것뿐이지 그들 스스로가 ‘왕’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지칭하지는 않거든. 지계를 지탱하던 절대자는 본래 라데스라는 존재가 있었는데 그가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고 갑자기 차원의 문을 넘어 이 세계에서 소멸하는 바람에 라데스를 도와 지계, 마계를 지탱하던 4대 가문이 그 일을 이어받게 되었는데 그런 것에 불만을 품은 녀석도 있어서 혼란기에 빠졌지. 결국 전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왕제도를 만들게 되었지. 지금 널리 알려진 십대마왕(十大魔王)이 절대적인 힘의 상징으로 그 세계를 지배하는 존재로 알려지면서 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지. 반면 천신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어. 게다가 본래 왕이라는 단어를 따로 사용할 만큼 그쪽 애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러면 마족은 마왕이 있지만 천족들은 천왕이 없는 거네.”


“그건 나도 모르지 나도 직접 만나본 것은 서넛뿐이니까. 아, 유명해지면 다른 별칭을 얻는 경우는 있지. 대륙에서 칠천국가문(七天國家門)을 축복한 일곱 신들 이 가장 유명하겠지만 역시 이들도 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아. 그냥 충복을 내린 신일뿐이지. 왕이라는 이름을 쓰는 천신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아는 가운데에 그런 것을 달고 있는 존재는 없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을 표하는 베르사니.

베르사니도 신원기(神元記)에 기록된 몇몇 고사를 포함해 지계의 저편에 있었던 고사(古事)가 떠오르지만 세상에 대한 기억 자체가 없는 윈드에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략을 한다.


“아, 그러고 보면 오래 알고 지내는 존재가 또 있었군. 어쩌면 자네들이 대륙에서 살아가면서 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 아는 이름을 말해두어도 되겠지. 아까 말한 로디겔과도 친분이 있는 녀석이 하나 있는데 하는 일은 음유시인이더군. 이름이 아이젠 아이작이라고 하는데 본래 종족은 드래곤이야. 하지만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그냥 대륙 민처럼 하고 다니는데 드래곤으로서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돌아다니며 노래하는 것이 재미있다더군. 루드리히 아들 레이프와 함께 우리들 사이에서는 별종으로 취급받기는 하지만 자네들의 삶에 있어서는 만날 일이 더 많을 것 같은 녀석이니까 알아둬서 나쁘지는 않을 거야.”


“종족은 드래곤인데 하는 일이 음유시인이라 대단히 특이한 경우이군요. 아직 그 이름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음유시인조합과 아카데미는 언제나 많은 접촉을 가지고 있으니 다음에 갈 때 꼭 루비앙의 인연으로 이야기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네가 생각하는 것이 뭔지는 알겠지만 그렇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아름다운 선율을 가진 노래는 수도 없이 많이 외우고 있지만, 아름답지 않은, 그러나 자네 같은 존재에게는 흥미로운 노래는 흥미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어떤 의미로 보면 자네의 야망이 가진 색깔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니까.”


수 십여 년간 왕정마도사로 일을 하면서 지내온 베르사니에게 있어 모르는 존재라는 것은 자신의 필요에 의한 선별방법에 있어서 접근할 이유가 없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세상의 기록을 노래로 담고 있는 음유시인 쪽은 베르사니에게 있어서 당연히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쪽이었고 실제 타쿨리아 유적관련을 조사할 때 필요한 힌트를 그쪽에서 얻기도 했다.

하지만 베르사니에게 있어서 유행가나 예쁜 노래를 중심으로 부르는 음유시인에게는 관심을 둘 일이 없었기에 당연히 특이한 존재성을 가진 이라고 해도 접근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심미의식에 빠져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좋아한다는 드래곤 종, 아이젠 아이작은 베르사니와 연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심연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루비앙은 바로 그것을 간파하고 아이젠과 베르사니가 친분을 쌓을 수는 있어도 서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관계는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충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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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4 20.03.15 29 1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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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8 14.11.14 40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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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5 14.08.03 391 2 12쪽
48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4 14.06.13 381 5 20쪽
48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3 14.06.08 514 2 26쪽
48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2 14.06.07 518 2 26쪽
48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1 14.05.20 411 2 20쪽
47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0 +1 14.04.05 388 5 10쪽
47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9 14.01.26 495 4 24쪽
47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8 +1 14.01.11 452 3 18쪽
47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7 +1 13.11.05 423 3 19쪽
47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6 +1 13.10.01 748 3 40쪽
47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5 +1 13.09.26 404 6 25쪽
47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4 +1 13.08.30 564 11 20쪽
47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3 +1 13.07.28 463 3 15쪽
47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2 +1 13.07.06 636 2 23쪽
47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1 +1 13.06.24 551 3 14쪽
46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0 +1 13.05.30 525 3 24쪽
46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9.5 +1 13.04.28 582 3 17쪽
46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9 +1 13.04.28 584 3 11쪽
46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8 +1 13.04.27 616 3 16쪽
46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7 +1 13.04.26 588 3 26쪽
46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6 +1 13.04.25 558 5 13쪽
46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5 +1 13.04.24 410 4 16쪽
46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 +1 13.04.23 466 3 9쪽
46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 +1 13.04.22 1,046 9 11쪽
46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 +1 13.04.21 529 3 24쪽
45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 +2 13.04.20 466 3 13쪽
45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20 +2 13.02.20 725 4 26쪽
45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9 +1 13.02.12 551 4 15쪽
456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8.5 +1 13.02.12 460 3 2쪽
455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8 +1 13.02.12 522 3 15쪽
454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7 +2 13.02.11 614 5 15쪽
453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6 +1 13.02.11 830 4 8쪽
452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5 +1 13.02.10 560 4 10쪽
451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4 +1 13.02.09 485 3 9쪽
450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3 +2 13.02.09 517 3 6쪽
449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2.5 +1 13.02.07 418 3 6쪽
44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2 +1 13.02.06 582 3 11쪽
44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1 +1 13.01.19 510 3 12쪽
446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0 +1 13.01.07 660 3 12쪽
445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9 +2 12.12.26 559 4 12쪽
444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8 +1 12.12.21 511 3 14쪽
443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7 +1 12.12.19 471 3 7쪽
442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6 +2 12.12.05 635 4 14쪽
441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5 +2 12.12.05 554 3 9쪽
440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4 +1 12.11.16 576 4 10쪽
439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3 +1 12.11.09 567 4 12쪽
43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2 +1 12.10.21 896 3 8쪽
43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1 +2 12.10.14 561 6 9쪽
436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8 +2 12.10.10 541 3 19쪽
435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7 +2 12.09.23 489 7 8쪽
434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6 +1 12.09.22 502 3 16쪽
433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5.5 +2 12.09.21 568 4 7쪽
432 [HZ2] 1장 그리고 세계는…… - 01.5 +2 12.09.21 494 3 6쪽
431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5 +1 12.09.21 544 4 17쪽
430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4 +1 12.09.21 431 3 14쪽
429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3 +1 12.09.19 521 4 15쪽
428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2 +4 12.09.17 625 7 25쪽
427 [HZ2] 1장 그리고 세계는…… - 01 +2 12.09.17 514 3 19쪽
426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1 +2 12.09.17 680 3 29쪽
425 [HZ5外]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7 +2 12.09.05 715 4 20쪽
424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6 +1 12.09.03 391 3 23쪽
423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5 +4 12.08.29 551 3 20쪽
422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4 +2 12.08.12 506 3 19쪽
421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3 +1 12.08.11 619 5 29쪽
420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2 +1 12.07.29 602 3 29쪽
419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1 +1 12.07.16 608 4 20쪽
418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0 +1 12.05.23 522 4 17쪽
417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9 +2 12.03.14 578 3 14쪽
416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8 12.03.11 661 6 24쪽
415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7 +1 12.03.09 700 4 20쪽
414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6.2 12.03.09 618 3 18쪽
413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6.1 +1 11.12.26 670 3 17쪽
412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5.2 +1 11.12.25 532 2 4쪽
411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5.1 11.12.25 619 4 36쪽
410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4 +1 11.12.17 505 2 16쪽
409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3 11.10.23 468 2 26쪽
408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2 +1 11.10.14 572 2 16쪽
407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1 +2 11.10.12 942 6 18쪽
406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0 +1 11.08.19 685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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