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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냥
작품등록일 :
2014.03.0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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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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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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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52화 토라스의 귀환(3)

DUMMY

로치오네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포넬 후작의 말에 조금은 의아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포넬 후작은 로치오네의 반문을 들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약간의 숨을 고르듯 살짝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일세. 우리가 추진하려는 일을 알아채고는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계략 같다는 말일세.”

“······,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로치오네는 포넬 후작의 부연설명을 들어도 도통 감이 오질 않았는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포넬 후작은 좀 더 자신의 말을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기보다는 마치 잊은 것이 있는 것마냥 빠르게 로치오네의 눈을 마주쳤다.


“일단은, 그자에게 사람을 붙이게.”

“알겠습니다.”


로치오네는 포넬 후작의 말에 더는 반문을 하지 않고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라 포넬 후작의 말이 이어졌다.


“아, 내가 시킨 일이 끝나면 다시 나한테 오도록 하게. 그때 좀 더 설명해 줄 테니.”

“알겠습니다. 그럼.”


로치오네는 혹시라도 나간 자를 놓칠까 봐 빠른 걸음으로 재빠르게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로치오네가 나간 뒤에도 포넬 후작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려는지 소파 등받이에 최대한 몸을 붙이고는 허공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생각에 제법 시간을 소비하고는 이내 목이 마른 지 홍차가 있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흠··· 누구일까······.”


포넬 후작은 천천히 머리를 굴리며 나지막하게 소리를 내고는 이내 살짝 인상을 쓰면서 찻잔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밖을 향해 외쳤다.


“밖에 누구 있는가?”

“네. 후작님!”


그의 말과 동시에 마침 밖에서 대기하던 자가 빠르게 집무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방안으로 한 발 내딛으려는 순간 포넬 후작의 말이 이어졌다.


“여기까지 올 필요 없네. 그냥 홍차 좀 더 내오게.”

“네.”


하인은 빠르게 고개를 숙이며 문을 닫으려는 찰라 포넬 후작의 말이 다시금 이어졌다.


“그리고! 로치오네가 다시 올 테니 한 잔 더 준비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하인이 집무실 밖으로 완전히 나가는 것을 보자 포넬 후작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창가 쪽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는 창밖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는데 그 순간 그의 눈에 누군가 빠르게 정원을 가로질러 나가는 자가 눈에 들어왔다.


“흠······.”


포넬 후작은 미동도 하지 않은 체 약간의 큰 숨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창밖을 주시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집무실 안으로 노크와 함께 로치오네가 들어왔고, 포넬 후작은 빠르게 몸을 돌려 그에게 먼저 자신이 시킨 일에 관해서 물었다.


“그래, 사람은 잘 붙였는가?”

“네. 은밀하게 미행할 자를 붙여 두었습니다.”

“그렇군. 잘했네.”


로치오네의 말에 나름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이 앉았던 소파 쪽으로 다가와 그에게 자리를 권했다.


“일단 자리에 앉지.”

“네.”


로치오네가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포넬 후작도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이내 끝내지 못한 명쾌한 대답보다는 약간의 수수께끼 같은 물음을 던졌다.


“자네는 그자가 에놀드 형님의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포넬 후작의 물음에 로치오네는 나름의 분석을 하는지 곧바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약간의 정적이 찾아왔지만, 포넬 후작은 먼저 대답하지 않은 체 오히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편지의 인장도 그렇고, 최근에 저희에게 요청한 사항도 있어서 그자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중한 입장으로 대답을 내놓은 로치오네의 말에 포넬 후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이내 자기 생각과 맞지 않았는지 반론의 말을 꺼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자네 말도 충분히 일리는 있네만, 솔직히 말해서 그자가 에놀드 형님의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


포넬 후작의 말에 로치오네는 놀람보다는 약간은 예상이라도 한 듯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의문점은 가시지 않았는지 포넬 후작에게 의견을 되물어 보았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신 것입니까?”

“글쎄? 솔직히 말해서 내 생각이 맞다, 틀리다를 즉각적으로 대답해줄 수는 없네. 다만······.”


포넬 후작은 입술을 살짝 힘을 주어 닫은 후 잠시를 시간을 가진 뒤에 말을 이어갔다.


“편지의 내용처럼 현재 데필렌 제국의 상황에서 에놀드 형님이 겪을 법한 일들을 추측해본다면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는 생각이 아니겠나?”

“그렇군요.”


로치오네는 포넬 후작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자신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포넬 후작의 추가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나 최근엔 벨리우스 황제가 위독한 시점에 에놀드 형님이 황제와 독대한 사실이 있었네.”

“그런 사실이 있었군요.”

“그러니, 에놀드 형님을 주시하는 세력이 전에 보다는 더욱 많을 것이란 말일세.”


로치오네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듣자 그제야 상황이 이해되는지 곧바로 고개를 끄덕했다.


“이제 후작님이 생각하신 사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추가로 말하자면, 최근에 셋째 왕자가 방문한 일이 있지 않았나?”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인 포넬 후작의 말에 로치오네는 살짝 실소와 같은 미소를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그 부분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그냥 추측일 뿐이네. 좀 더 내 생각에 확신을 가져줄 만한 단서가 이번 미행으로 나온다면 좋겠군.”


포넬 후작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자는 두 사람만의 생각을 정리하는지 약간의 정적이 흐르는 듯 보였지만, 이내 로치오네가 입을 열었다.


“그럼, 혹시 이 일을 꾸미는 배후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 현재로써 좀 더 가능성이 큰 쪽은 아무래도 권력 다툼의 시작이 되는 데필렌의 왕자들이 아니겠는가?”

“저도 그럴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만, 네스티누 공작을 의심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하지. 현재로써는 의심될만한 인물들을 추리는 것이 급선무니.”


포넬 후작은 로치오네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의 말이 만족스러웠는지 다시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똑. 똑.

두 사람이 잠시 현 상황에 대해 깊게 고민을 하는 사이 집무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게!”


포넬 후작의 말에 집무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차를 담은 주전자와 잔이 놓인 은쟁반을 들고 하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찻잔을 두 사람 앞에 각각 놓으며 천천히 홍차를 따르자 따스한 김이 피어올랐다.


“주전자는 여기에 놓고 가게. 나머진 내가 알아서 마시겠네.”

“알겠습니다.”


하인은 로치오네의 잔에 홍차를 마저 채우고는 고개를 한 번 숙인 뒤 곧바로 집무실 밖을 나섰다.


철컥.

집무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기다렸다는 듯 포넬 후작이 먼저 차를 권했다.


“들지.”

“네.”


두 사람이 동시에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홍차에서 피어오르는 향을 조금 음미할 때쯤 로치오네가 먼저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음을 던졌다.


“일단, 포넬 후작님 말씀처럼 뒤를 밟을 사람을 붙였습니다만, 그 후에 어떻게 하실 예정이십니까?”


로치오네의 말에 포넬 후작은 살짝 미소를 머금고는 조심스럽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일단,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정말로 벨리우스 황제가 사망했냐는 문제이겠고······.”

“그 문제는 조만간 나라별로 데필렌 제국에서 사신을 보내올 테니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포넬 후작은 다시금 홍차를 마시며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다음으로 두 번째 사항은··· 그자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일단은 사병을 움직여야 할 것이야.”

“사병을요?”


로치오네가 약간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포넬 후작을 바라보았지만, 포넬 후작은 별일 아닌 듯 덤덤하게 말을 했다.


“그러하네. 어쨌든 벨리우스 황제가 죽었다는 가정을 해본다면, 이래나 저래나 우리가 움직여야 하지 않겠나.”

“그렇기는 합니다만······.”


로치오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말끝을 흐렸고 포넬 후작도 그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아는 눈치였다.


“뭐, 자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사병을 움직임 다면, 우리를 적대시하는 귀족에게 충분한 시빗거리를 제공하는 거겠지.”

“그 점이 저도 우려스럽습니다.”

“뭐, 어쩌겠나? 이전에 에놀드 형님의 요청도 있었고, 이번에 우리를 노릴 함정이라면 순순히 당해줄 수 없지 않겠나?”

“흠······.”


로치오네는 여전히 포넬 후작의 말에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포넬 후작은 그의 표정을 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혹시 묘수라도 있으십니까?”

“묘수라··· 내가 생각한 게 한가지가 있네.”

“그게 무엇입니까?”


포넬 후작이 홍차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들을 좀 써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네.”

“그들이라면?”

“레드파인 말일세.”

“아!”


그 순간 머릿속에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른 것마냥 로치오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제가 잊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우리 쪽에서도 그들의 실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렇긴 합니다.”

“아마 이번 투입으로 인해서 그들의 능력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네.”


로치오네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홍차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작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럼 연락할 수 있는 수정구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주게.”


두 사람은 나름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었는지, 제법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한동안 유지하며 가벼운 담소를 나누었다.


작가의말

봄 기운에 봄, 봄, 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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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2부 276화 모르트머 마을(3) 18.12.03 96 0 11쪽
277 2부 275화 모르트머 마을(2) 18.11.25 108 0 10쪽
276 2부 274화 모르트머 마을(1) 18.11.18 10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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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2부 270화 구 메놀란 지역(6) 18.10.07 104 0 10쪽
271 2부 269화 구 메놀란 지역(5) 18.09.26 98 0 11쪽
270 2부 268화 구 메놀란 지역(4) 18.09.16 119 0 10쪽
269 2부 267화 구 메놀란 지역(3) 18.09.09 123 0 10쪽
268 2부 266화 구 메놀란 지역(2) 18.08.26 1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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