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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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크어어엉!!!!!!!!"
"비스, 침착해."
에키는 검에서 인간으로 변형했다. 그 옆쪽에 비스가 괴롭게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 불타는 도시를 뒤로 하고...작은 불이 아닌 폭염이었다. 머리를 움켜쥔 채로 소리지르는 비스는 인간의 형태를 띠었지만 무척 거대하고 털이 많아보였다.
"비스, 이제 괜찮아."
"또야..또....보름달이야.!....크어어엉!!!"
에키는 비스를 안았다. 비스는 무릎 꿇고 절규했다. 그의 모습은 완전한 인간으로 되있었다.
"돌아가자...사람들이 오기전에 ...."
"크어엉......"
비스는 머리를 움켜쥔 채 눈물을 흘리며 에키를 따라갔다. 어둠속으로...
경찰차 소리가 들리고 소방차 경적소리가 들리기 시작한건 조금 시간이 흐른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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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있는거야?"
"그럼 듣고 있지."
레시아와 대화하던 푸른 머리의 여자가 천을 뒤집어쓴 남자에게 소리치고 있다.
"그러니까 레시아가 예언의 용사를 데려오기 위해 떠났다는 거잖아. 피로을."
"근데 가만히 있을거야?"
"뭘?"
"드라코!...넌 혁명군의 대장이잖아!"
"하핫...그렇지..그게 뭐 어때서?"
"대장이면 이런 건 좀 들었으면 바로 '어디야! 내가 가지!' 이렇게 말해야 되는 거 아냐?"
"뭐야, 그 고리타분한 동화속 이야기는?...됬어. 레시아가 알아서 잘 데려오겠지."
드라코라 불린 남자는 검 연습을 하며 흘려 말했다.
"..이만 둘!....이만 셋!"
"걱정도 안되는거야?!"
".이만...아!.까먹었다. 무슨 걱정?"
"레시아 말야. 결국 혼자 여행간거잖아."
"어린애도 아닌데 뭘. 게다가 어엿한 혁명군 간부라고....레시아 밑에 몇 명이나 있는지 알고있긴한거야?"
남자는 검연습을 그만두었는지 돌아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래도 레시아는....마음이 여린애잖아."
"그렇게 감싸고 돌기만하니까 안되는거야. 난 기쁘게 생각해. 그녀석이 혼자 그렇게 나갈 정도가 됬단 게 말야. 우리와 같이 어깨를 맞대고 설 수 있게 된 게 난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긴 하지만...."
"그럼 된거야. 그거 하나면 충분해. 우린 더 급한 일이 많이 있다고."
"?"
남자는 천을 걷으며 심각한 분위기를 띠었다. 짧은 금발머리. 깊은 눈....늙어보이지 않는...한 20대 중후반의 나이? ...180cm 가까이 되는 느낌이 나는 키...강한 이미지였다.
"후....너도 아는게 맞겠지. 뭐 얼마 뒤에 있을 회의에서 거론될 이야기였으니까...간단하게 말할게. 국왕군에 드래곤이 들어갔다는 이야기야."
"!1....드래곤?!"
"그래."
"하지만...."
"그래, 드래곤은 아주 예전에 있던 전쟁 뒤로 인간계에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지."
"그런데...."
"그래서 얼추 조사된 내용을 보니....드래곤 족 중 약 10마리 정도가 드래곤계를 배신하고 국왕군 쪽으로 들어갔다고 하더군. 그런데 지금 문제인게..드래곤 족이 이 사실을 그냥 방치하고 있다는거지."
"어째서.."
"그렇게 추임새 안 달아도 다 말해줄거니까....됬다. 됬어...어쨌든 그 이유가 좀 기막혀. 10마리중 대부분이 상급드래곤이라더군. 그래서 쉽게 손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래. 물론 전부가 나가서 막으면 이기겠지만. 어느정도의 피해는 예상해야 한다더군. 그래서 일단 방치해두고 있는거래."
"무슨 그런 경우가 다.....그럼..우린 최악의 경우 드래곤까지 처치해야 한단거야?"
"최악의 경우에 그렇다는 거지. 게다가 대부분이 상급 드래곤이이니 브레스는 당연히 모두 상당하다고 봐야겠지."
"말도 안돼.....모두 죽어나갈거야."
피오르의 얼굴이 홍조를 띠었고 목소리가 커졌다. 피오르도 자신의 흥분을 인식했는지 스스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 모두 죽어나갈거야. 그래서 그게 문제야..지금 이 정보를 얻는 것에만 70명 가량이 죽었어. 그 정도의 정보야. 또한..이 정보를 듣고 도망간 자가. 100명이야. 지금 우린 순식간에 이 정보하나로 200 가까이의 병력을 잃었어....문제야...회의 때 이 사실을 말해야 할 지. 아니면 그냥 넘겨야 할 지...전쟁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시기를 꺾는게 옳은 일일잊...."
"그래도 말을 해놔야 하지 않을까? 모두에게 알 권리는 있다 생각해. 같은 신념을 가진 자들이니까."
"헤...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
"참..레시아는..이럴 때 남자에 빠져가지고 말야. 예언의 용사가 뭐라고...정말..."
"....자....잠깐!!..뭐라고?!"
드라코가 당황해서 검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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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다들 아시겠지만...제가 여러분들을 모이게 한 건 드래곤 때문입니다."
라노스가 회의장 중간에 있고 나머지 가문은 그를 중심으로 쭉 앉아있었다.
"뭐....드래곤이라고 한다면. 전쟁 때겠죠?"
두 손을 깍지끼고 있던 늙은 남자가 말했다.
"물론입니다. 드래곤 10분께서 흔쾌히 저희쪽 힘이 되주겠다고 했죠."
"흔쾌히라...."
라노스의 말에 손등으로 탁상을 두드리던 여자(꽤 나이는 있어보였다.) 가 말을 끊었다.
"물론 약간의 보수는 챙겨줬죠."
"약간의 보수?"
여자는 탁상치는 것을 멈추며 물었다.
"살아있는 인간 100명."
"!!"
"한 분당 100명. 총 1000명"
모든 자가 고개를 치켜들고 라노스를 바라보았다. 눈이 말했다.
'그건......넘어가기 힘든 범죄행위인데요?!' 라고....
"하하핫...물론 전쟁 때 혁명군 대상입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얻는 병력이죠. 쉽게 말하자면. 그냥 전쟁 때 적군을 먹을 권리를 준 것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드래곤의 자율행동정도로만 보겠죠."
모든 자가 인상을 풀었지만 여전히 남아있긴 했다. 충분히 좋은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라노스와 몇몇 인간들만이 미소짓고 있었다.
"국왕폐하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한 늙은 여자가 물었다.
"알리지 않았소. 깜짝 선물 같은 것이라...하핫..."
"깜짝선물인게군요. 크하하핫!"
"크하핫! 어찌 그런 멋진 생각을!"
몇몇 자는 크게 웃어댔고 몇몇 자는 미심쩍었다. 라노스는 미소짓는 쪽이었다.
"그럼 전쟁은...."
"물론 보나마나 저희의 승리죠. 드래곤은 누가 뭐래도 최강의 생물. 선하면 천사고. 악하면 악마일뿐. 절대 피래미가 되는 존재는 아니죠. 하핫...다행히도 이번엔 저희쪽 천사로 왔군요. 하하..."
라노스가 호탕하게 웃어보이며 회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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