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내 심장이 하는 얘기를 들어봐요
악몽
어제 밤엔 악몽을 꾸었다.
누군가 내 머릿속을 열고, 온몸을 난도질 하는 꿈이다.
너로 가득했던 뇌가 들려지고 차가운 쇳덩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사랑으로 가득했던 심장도 가차없이 꺼내지고 속이 보이지 않는 까만 통으로 교체됐다.
고통이 극에 닿으면 모든 게 백색이 된다.
생각도, 마음도 없이 하늘이 온통 하얗다.
혈관이 들려지고 고무가 들어찬다.
차가운 오일이 뜨겁게 흐르던 사랑을 밀어낸다.
악몽이 무서운 건 끝이 보이지 않는 거다.
꿈은 현실로 이어진다.
일어났는데 내 옆에 네가 없다.
그런데도 밥은 먹고 출근도 한다.
아무렇지 않게 굿모닝을 외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일을 한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들리던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1초마다 두근대던 심장에서
그저 쌔액 쌕 바람빠지는 소리만 들린다.
문득 내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거울을 보았다.
새하얀 피부에 표정없는 얼굴, 촛점없는 눈동자
온몸은 새까만 기계부품들로 변해 있었다.
징그럽다.
이렇게라도 살고 싶어하는 내 모습이 혐오스럽다.
악몽은 이어진다.
Never-ending story 처럼 계속해서 나와 함께 살아간다.
언제나 당신 곁에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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