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5.03.1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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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0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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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시험(11)

DUMMY

슈우지는 그렇게 잠시동안 좀 더 멍하니 있었다.


잠시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시간이 흐르고, 슈우지는 무언가 결정했다는 듯이 아르뎅에게로 향했다. 무언가 편해보였다.


"저...아르뎅."


아르뎅은 그 이후로 얼이 빠져있었다. 그런 상태인지도 몰랐다. 건드리면 터지는 상태. 그런 상태 말이다.


"예. 슈우지씨.."


"포기하자."


"예?"


아르뎅은 자신이 무언가 들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는 듯한 느낌을 받은 듯 했다. 완전히 예상하지 못한. 그런 답을 말이다. 내용은 들었을 것이다. 귀에 분명히 전달됬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안돼. 지금 내 달리기 속도로는 당연히 안되고, 아무리 너라도, 지금 이 남은 시간으로는 무리야.아까 40분 남았었으니까. 지금은 아무리 조금 지났다고해도. 37분정도? 아니, 35분정도 남아있을걸? 무리야..정말 무리야..."


슈우지는 자신에게 반문하는 아르뎅에게 무언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르뎅 너도 그렇잖아. 나도 들어오는 남들의 배찌를 뺏기는 싫어. 뺏을 능력이 없는것도 없는것이겠지만, 남의 것을 뺏을 정도의 그런 마음가짐이 안되니까. 아무리 그게 어른인거고, 아무리 그게 합리적인 것이라고 해도 나는 그럴 수 없어. 무슨 좋은 말로 평가받자는게 아냐. 그냥..겁쟁이야. 그래, 겁쟁이야."


"뺏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슈우지씨."


"그럼? 달려가자고? 무리야. 정말 무리야. 절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알잖아. 지금 오는데만해도. 아무리 우리가 설렁설렁갔다고 해도. 지금 시간안에는 무리야. 알고있으면서 왜그래. 내가 비록 어린애이고 그렇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해. 포기라는 것도 할 줄 알아야해. 무리하는건 용기가 아니야."


"슈우지씨..."


"아르뎅, 다음번이 있잖아. 내년이 있어. 이거 한번이 전부가 아니잖아. 그 때 나랑 같이 도전하자. 그 때는 확실히 제대로 속지 않고 가져오자."


슈우지는 웃어보였다.


"슈우지씨. 알아요. 무슨 말인지. 하지만...하지만..저는 그렇지 않아요. 슈우지씨..포기하는게 옳은 걸지도 몰라요. 맞을지도 몰라요. 그런데..아니에요. 아니라구요. 슈우지씨는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구요. 용사는..아니..누구라도...아니..제가 보아온....짧지만 보아온 슈우지씨라면...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아니라구요!"


아르뎅은 터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선 저 멀리 달려가버렸다. 놀란 슈우지는 그런 아르뎅을 붙잡으러 달려가보았지만...정말 여의치않게도 속도가 너무 차이가 났다.


슈우지도 꽤 빠르게, 기운빠진 체력따윈 다 잊어버린채로 꽤 달렸지만. 아르뎅은 저 멀리 점으로 보일지경이었다.


"하..하..."


슈우지는 뛰어감을 멈추고, 걸어가기로 했다. 어짜피. 끝이다. 슈우지가 지금 걸어가는 길에 아르뎅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었다. 어느 점에서 움직이고 있지 않으니, 아르뎅 역시 멈췄을 것이다.


'괜찮겠어?'


울렸다. 소리가 울렸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가.....아니었다. 익숙한 소리였다. 익숙한 듣기싫은 소리였다. 익숙한 자신감에 쩔어있는, 한 남자의 소리였다. 그것은 심장에서 울려오는 고독한 자신의 내면의 소리같은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도 발쪽에서부터 내면에서 울려오는 소리였다. 정말 어려운 소리였다. 분명 내면에서 들려오긴 하는데. 그 음원은 발목이었다.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세이지의 소리였다.


'뭐가..'


슈우지는 조금 심통이 났다.


'포기해도 괜찮겠냐고.'


'그럼, 어떡하란 거야. 시간이 없다고. 내가 멍청하게도 속아버려서. 맞아,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라고.'


'그건 나도 알아.'


'지금 시비거는거야?'


'아니, 너가 잘못 대답한거지.'


'뭔소리야.'


'니 잘못이면 포기해도 괜찮은 이유가 되는거야?'


'뭐?'


'전혀 상관없는 답변이잖아. 포기해도 괜찮은지랑 너의 잘못인거랑 무슨 상관인건데?'


'아니...말했잖아. 시간이 없다고. 절대 할 수 없어.'


'그게 포기해도 괜찮은거랑 무슨 상관인데.'


'무슨소리야. 불가능하다니까!'


'어이. 이봐. 너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


'포기라는건 가능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냐. 이것 역시 가능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고. 이건 무조건 해야하는거야. 무조건 해야하는건 포기따윈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 누군가가 하려고 마음먹은것엔 포기라는게 없는거야. 실패는 있을지언정 포기는 있을 수 없는거야. 이건 무리의 문제가 아냐. 효율성의 문제가 아냐. 이건 가능성의 문제가 아냐. 이건 그런 문제라고.'


'시간이 없다고 했잖아. 이건 이미 실패인거라고.'


'첫닭이 우는 시간이라고 했어. 첫닭이 울지 말지는 닭이 결정해. 넌 만약에. 첫달깅 어젯밤에 울었으면. 첫닭의 잘못이라고 말할거야? 넌 첫닭이 운게 잘못이라서 너가 탈락이 아니라 합격이라고 말할거야? 아니. 이런 이야길 하자는게 아냐. 넌 그래서...이기고 싶지 않은거야?'


'무슨 소리야.'


'합격하고 싶지 않은거냐고. 이대로 포기하고 싶은거냐고.'


'나도...포기하고 싶지 않아. 나도 그렇다고! 나도 아르뎅에게 그런 말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고! 나도....나도....같이 나아가자! 라고 말하고 싶었어! 같이 해보자! 같이 기사를 따보자! 같이 노력하자! 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근데....근데..안되는거잖아!'


'이거 원...세이카씨는 참 너무한다니까.'


'무슨 소리야.'


'이거 완전. 불합격이잖아.'


'?'


'이거 원. 마음가짐이라도 좀. 적극적이고 희망적이고 용사여야 하는데. 뼛속까지 패배자다 보니까 도저히 합격을 주고 싶은 마음이 안들잖아. 참나...세이카씨도 참 너무하다니까. 이런 녀석에게 합격을 주라니. 참나....'


'무슨 이야길 하는거야?'


'야'


'?'


'잠깐 몸 좀 빌린다.'


'?!'


'거부하지말고 받아들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히야"


"후우."


"이 몸 나쁘지 않네."


슈우지의 입밖으로 말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내면의 대화다보니 말은 나오지 않았다. 세이지의 말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세이지라고 부르도록 하자. 세이지의 입밖으로 말이 나왔다. 슈우지의 얼굴을 하고 있는 세이지의 입밖으로 말이다.


'뭐야.'


'뭐, 이정도는 몸 좀 빌리는정도지.'


'이게 뭐야.'


'이 봐. 기억하라고. 소시민. 용사는 악당이 너무 약해서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냐. 악당이 너무 강해서 죽는게 무섭고 두려워도....지키지 못하는게 더 무섭고 두려우니까 앞으로 나아가는거라고. 기억해. 도저히 포기할 수 없으니까 포기라는건 없는거라고. 그리고..용사라면. 강해라.'


세이지가 뛰기 시작했다. 아르뎅쪽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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