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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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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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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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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에서 부는 바람-結

DUMMY

조성과 화웅이 이끄는 부대가 하북현을 점하고 두진으로 군을 움직이는 동안 여포는 계속 함곡관을 두드렸다. 여포군이 아무리 적은 힘을 들이고 있다고 하지만 함곡관의 병사들보다 훨씬 많은 병사로도 도저히 넘을 수 없음 여실히 느꼈다. 그만큼 관우가 이끄는 병사들은 사력을 다하고 있었고 관우의 지휘 또한 놀랄 만 하였다. 여포가 직접 군을 이끌고 벽을 오름에 여포군의 사기가 다시 올라가기는 했으나 그 영향력은 미비하였다.


여포는 망루에 올라 멀리 함곡관을 바라보았다. 여포의 눈에는 함곡관의 높이는 가히 넘을 수 없는 천산 보다 높았고 함곡의 너덜거리는 철문은 어느 공격도 막을 수 있는 성문과 같았다.

특히 성문을 부수고 들어갔을 때 성벽이 맞대어진 좁은 길에서 화살 비를 맞이했을 때는 얼마나 올랐던가? 병사들의 죽음을 통하여 후퇴를 할 때는 차마 분노를 누를 수 없어 돌아와 방천화극으로 자신의 막사를 그대로 부숴버렸다. 그런 날들이 지나고 지금의 여포는 담담하게 함곡관을 바라볼 뿐이었다.


“선생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망루의 옆에 진궁이 홀로 여포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저번 관문을 뚫었을 때 고순은 여포를 구원하느라 활을 맞아 큰 부상을 입어 지금 후방인 호현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장료와 고순까지 부상으로 후방으로 빠진 지금 여포에게 함곡관은 더더욱 높아 보였다.


“어떤 것 말씀하시는 지요?”


“제 능력으로 저 관 하나를 넘지 못하니 참으로 못나다 생각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진궁은 부채를 살랑거리면서 물었다.


“아군의 피해가 얼마이신지 알고 계십니까?”


그러자 여포의 입에서 정확한 숫자가 튀어 나왔다.


“함곡을 공략하는데 사상자만 일만 이천 삼백 이십 명이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군의 병력은 얼마이신지 아십니까?”


“남은 병사만 8만이 넘는 다는 것을 압니다. 화병(식사를 담당하는 병)까지 알지는 못하니 그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지금 조장군과 화장군, 마씨 일가가 군을 움직여 옮겼음에도 지금 8만이 남아있습니다. 함곡의 철벽을 부시고 석궁대를 멸살하는데 8천의 병사들이 죽었습니다. 물론 관우의 기습도 있었지만 십분의 일도 안 되는 병력을 가지고 함곡의 철벽에 금을 낸 것입니다. 그것도 유비군의 신장이라 알려진 관우를 상대로 말입니다.”


그러나 여포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았다. 아마 며칠 전 여포를 구하기 위하여 몸을 던진 병사들이 아른거렸기 때문이었다.


“내 잘못된 판단 한번으로 수십의 병사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고순이 가슴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그저... 옹주에 만족했으면...”


여포의 유약한 모습에 진궁은 호통을 쳤다. 여포는 이렇게 유약하면 아니 되는 인물이었다. 언제가 강하고 언제나 힘이 넘치는 모습이어야 했다.


“장군! 그리한다면 휘하 장수들의 복수는 어찌 이룰 것이며 황상을 속인 이들을 어찌 벌하시려 합니까! 대전에서 화극을 들고 그들의 목을 베어 건장들의 명복을 빌겠다는 말은 모두 거짓이었습니까?”


그러자 여포의 눈에서 생기가 돌기 시작하였다. 복수 그랬다. 무엇을 위하여 지금 자신이 이곳에 섰는지 생각이 난 것이다. 많은 이들의 희생에 안타까움이 컸지만 복수를 해야 했다. 단순한 개인의 복수가 아니라 자신의 그늘을 흔들어낸 이들을 향한 포효를 보여 줘야했다. 북방에서 복수라는 이름의 징벌은 세력의 존재 이유였다. 군을 이끄는 주인이 이를 눈을 감는다면 그 누구도 군의 주인을 믿지도 따르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여포는 고개를 끄덕였다. 군주란 한명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이루어 주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휘하에 모여 싸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포는 이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었다.


“예, 그들의 희생에 너무 무력하여 선생을 만나기 전 세상을 보는 듯 하여 그랬습니다. 과거의 무기력함 속에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그때 그렇게 말하셨습니다.”


여포는 일어서서 팔을 크게 펼쳤다.


“일로정진(一路精進)하여 만사(萬事)의 도를 헤아려라. 그리하면 하늘의 길이 열릴 것이다.(開天路)”


그리고 여포는 웃음을 지으며 돌아서서 망루 밖을 바라보았다.


“어리석은 저는 물었습니다. 일로정진이 무슨 뜻이고 만사는 무엇이고 하늘의 길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선생께서는 말하셨습니다. 한길이란 올곧은 마음이요. 정진이란 깨우치고 깨우치는 노력이며. 만사란 백성들의 어려움이니 정로에 힘써 백성의 어려움을 살피면 하늘의 마음인 민심을 얻을 것이다. 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여포는 다시금 온몸에 활력을 찾아감이 기세로 보이고 있었다. 그의 투기가 차오르며 진궁 또한 투지가 생기는 듯 하였다. 여포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 안타까움 또한 길을 걷는 어리석은 나의 노력일 것입니다.”


여포는 직접 북을 치며 다시 한 번 진군을 알렸다.





하동 의지현 산성 그곳에는 법정과 관평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관평은 전령의 죽간을 받아 들고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법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법정은 그저 머리를 탁탁 두드리며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하였다. 관평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법정을 불렀다. 사안이 시급한 만큼 그의 머리가 필요로 했다.


“효직(孝直 법정의 자)”


그러자 법정이 관평을 바라보았다. 나이가 비슷한 그들은 친우의 예로 서로를 대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관우에게서 하동의 전권을 받은 관평이 법정보다 위에 서게 되었다. 법정은 예를 취하고 말했다.


“하동총사 허나 잠시 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관평이 인상을 찡그리고 법정을 바라보았다. 숙고를 하라니? 지금 여포의 군세가 하북현을 넘어 두진이나 섬진을 넘게 되면 함곡관은 사방을 적으로 두고 고립무원의 상태가 될 것이다. 군량도 한 달을 버틴 지금의 상황에서 부족을 나타낼 것이 뻔하였다. 관평은 그대로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앞에서는 아버지를 그렇게 위하는 척을 하고 지금 위기가 도래하자 몸을 이리 피하는 것인가!!”


그러자 법정은 손을 흔들어 전령을 물러나게 하고 관평에게 다가가 그의 어께를 두드리며 말하였다.


“우선 그 화부터 가라앉히게.”


관평은 법정의 차분한 모습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법정도 의자를 끌고 와서 그의 앞에 앉았다. 법정은 진중한 표정을 하며 관평에게 말했다.


“지금 이 서신이 우리에게만 전해졌을 것 같은가? 당연히 장군께서도 알고 있을 내용일 것이네.”


그러자 관평이 더욱 인상을 찡그리며 말하였다. 그리고 언성을 높혀 말하였다.


“그래서! 그것이 변명이라고 하는 것인가?”


그러자 법정은 이마를 짚었다. 이는 답답함의 토로였다. 진한 군신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무지하다니 통탄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관우가 한숨을 많이 쉬었을 수 도 있었다.


“장군이 그렇게 우직하게만 관을 지키시는 것이 아니네.”


“허면! 그 수가 무엇인데 그냥 그들을 보아야 하는가?”


법정은 답답한지 가슴을 몇 번 치고 나서야 말을 꺼내었다.


“지금은 봄 이네, 헌데 아직 서북의 바람이 불지 않았어.”


그제야 관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동태생으로 서북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무엇이 따라 오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설마 아버님이 그것을 노리고 지금까지 버텼다는 말인가? 허나 도리어 함곡관을 수비하는 것은 황사를 정면으로 맞으며....”


관평은 번뜩 떠오르는 생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관우는 처음부터 적군이 우회하여 관을 노릴 것을 예상하고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법정의 생각은 달랐다. 이것을 예상했다는 것은 아니나 사주의 상황을 잘 알고 여러 굴을 파놓은 것이라 생각하였다.


관평은 법정을 바라보며 안절부절해 하면서 물었다.


“그럼 우리는 어찌 해야 하는가? 혹 황사가... 늦게 불어 닥친다면 힘든 것이 아니던가?”


그러자 법정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였다.


“이미 준비는 다 해두었네 저들이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먼저 배부터 구해야 할 것이네.”


그러자 관평은 웃음을 지으며 법정을 바라보았다. 관우가 자신을 얼굴 마담을 시키고 진짜 총괄로 법정을 세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법정의 능력은 앉아서 천리를 예상하며 군을 자유로이 움직일 인물이었기에 관우는 그를 믿고 이곳으로 보낸 것이었으리라. 뒤에서 자신의 뜻을 알고 보조할 인물을 말이다.


“두진은 이미 봉쇄하여 배들을 모두 불태웠네, 헌데...”


“헌데?”


관평이 법정이 던진 나지마한 물음에 궁금해 하며 따라 물었다.


“헌데? 무슨 일인가?”


법정은 심각한 어조로 탁탁 거리면서 의자를 한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관평은 법정의 그 행동에 그가 걱정이 많을 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날 때나 그런 행동을 했었다.


“여포가 단순하게 함곡을 우회할 군만 이곳으로 보낼 것 같지 않을 것 같아 그러네,”


그러자 관평도 법정의 말에 놀랐다. 잘못하면 관우가 놓일 상황을 자신들이 겪게 될 수 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동에서 낙양으로 나가는 길은 두진과 섬진을 통하여 황하를 넘는 것과 기관과 지관을 넘어 하내를 통하여 낙양으로 가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미 법정이 말하였듯이 나루에 보관하거나 주변의 배들은 모조리 불태우거나 파하였다. 그럼 육로만 남은 것인데 하내는 원겸의 주요 도시 중 하나였다.


‘우리의 병력으로 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겠지.’


법정은 원겸이 원소를 견제하는 것에 바빠 하동을 내주었다고 하더라도 하내와 하동은 달랐다. 원겸이란 세력의 시작이며 병주를 책임지는 곡창이었다. 만일 하내가 무너진다면 원겸이 이끄는 군 세력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재건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수가 있었다.


‘원겸이 생각이 있는 자라면 하내를 지키기 위하여 원소의 군이 집중을 하더라도 최소한 한달은 버틸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여차하면 낙양을 노릴 수 있을 정도의 군을 모았을 수 도 있겠지.’


즉 작금의 하내는 원겸에 있어 물산의 중요 기반이며 군사적으로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지역이었다. 그런 지역을 절대 허술하게 둘 일은 없었다. 아마 하동의 군이 운 좋게 두 개의 관을 통과 한다고 하더라도 하내를 지키는 병사들의 총공세를 생각한다면 절대 선택하지 말아야 할 선택이었다.


“버텨야겠군. 어떡해서든.”


여포군이 아마 함곡을 얻을 것이라 여긴다면 불안하게 하동을 나둘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니 하동과 가까운 하북현이나 동관에서 군을 보낼 것이었다. 거기다 관우의 위세에 숨어버린 호족들이 들고일어날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다. 법정은 하동이라는 판 위에서 굉장히 어려운 사활의 문제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활의 문제는 위월이 있는 동관에 도착했다.


작가의말

서북에서 부는 바람은 끝났습니다. 이제 사활이라는 주제로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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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타초경사-2 +5 18.01.18 2,764 36 12쪽
176 타초경사 (시즌2 시작) +7 17.12.29 2,312 45 13쪽
175 사활(死活) +8 17.10.02 2,485 37 13쪽
174 사활(死活) +6 17.08.27 2,538 52 15쪽
173 사활(死活) +5 17.08.15 2,260 43 11쪽
172 사활(死活) +2 17.08.13 2,269 38 11쪽
171 사활(死活) +1 17.08.05 2,482 47 11쪽
170 사활(死活) +3 17.07.30 2,503 44 14쪽
169 사활(死活) +3 17.07.25 2,456 43 11쪽
168 사활(死活) +5 17.07.08 2,659 48 11쪽
167 사활(死活) +4 17.07.05 2,706 46 13쪽
166 사활(死活) +3 17.07.01 3,059 48 13쪽
» 서북에서 부는 바람-結 +3 17.06.27 3,031 44 11쪽
164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6.23 3,003 50 13쪽
163 서북에서 부는 바람 +9 17.06.04 3,172 63 14쪽
162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5.31 3,117 56 11쪽
161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5.29 3,088 58 11쪽
160 서북에서 부는 바람 +4 17.05.27 3,269 56 11쪽
159 서북에서 부는 바람 +7 17.05.23 3,659 59 12쪽
158 암중난투(暗中亂鬪)-結 +5 17.05.19 3,270 5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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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10 3,208 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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