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 18화

'찌르르르'
헤. 왕자님으로부터의 문자다. 뭐라고 했더라. 오늘 무슨 경찰서에 간다고 했는데. 뭐가 이리 걱정이 많은지. 상대가 말이지. 관대한 나인데 말이야. 애초에 내가 누군가를 콩밥을 먹이겠다 이런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
헤엠....아. 그런데 자꾸 손이 문자를 바로 보게 된단 말이야. 분명 약점을 쥐고 있는건 나고. 분명 내가 유리한 입장인 것 같은데. 왜 나는 이 바보녀석에게 문자를 시도 떄도없이 보내고 있고, 이녀석이 보내는 문자에 나는 발정난 똥강아지처럼 바로바로 두근거리며 보는거지? 으음....이게 바로. 외로움이란건가? 헤엣..이제 좀 이해할 것 같기도하네. 군대 간 남자애들이 길거리에서 할머니만 봐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는게 무슨 느낌인지 이해가 되네. 나 의외로 감성적인데다가 주변사람들 눈치 잘 살핀다고 생각했는데....으음..이런 면에서는 정말 겪어봐야 안다니까. 사람은 어쩔 수 없나봐.
하암....그래도 다행이야. 그 때, 이녀석이 내 글에 답변을 해줬으니 말이야. 내 시간이 멈춘 그 순간에 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이건 정말 기적이야......
맞아....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기적이야.
다행히도, 멈춘 시각이 해가 떠있는 시간이고......
다행히도, 내가 글을 올리고 나서 글이 좀 오래 남아있었고...
다행히도. 이녀석이 그 글을 봐주었고.
다행히도. 이녀석은 그런 글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이었고.
다행히도. 이녀석은 컴퓨터조작을 좀 할 줄 아는 녀석이었고.
다행히도. 이녀석은 상냥한 녀석이었지.
불행히도. 이녀석이 찐따였다는 것을 빼면.
어쩌면 그 점이 가장 다행인 면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정말 기적이야..
시간이 멈추었지만. 강은 흐르고 있고.
시간이 멈추었지만. 바람은 불고 있고.
시간이 멈추었지만. 전기는 통하고 있고.
시간이 멈추었지만. 가스불은 켜지고 있는걸.
그리고 시대가 좋아져서. 먹을거는 편의점 몇개만 돌아다니면 평생 먹을거는 문제없지. 뭐. 그게 모자라지면. 백하점 식료품코너에 가면되고. 흐음. 음식점에 가도 되는거니 말이야. 심심한거는 나중문제고 뭐.
그리고....지금은 이녀석 일을 듣는것만해도 전혀 심심하지 않는걸?
이 바보찐따녀석은. 얼마나 재밌는 일들을 들려줄까? 큭큭. 스토킹으로 신고당해서 경찰서에 간다니. 큭큭...
'찌르르르'
아. 뭐야. 이제야 문자 보내주는거야? 너무 오래 기달리게 하잖아!
뭐야....뭔소리야? 이건...설마....나인거야?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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