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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4.08.16 23:33
최근연재일 :
2017.06.17 16:38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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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65
추천수 :
212
글자수 :
149,048

작성
16.03.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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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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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그녀 - 39화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듣고 있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잠들었었다는 마냥 번뜩 깨어서는 놀란 얼굴로는 바로 휴대폰의 시계를 보았다. 순간적으로 매우 빠르게 뛰었던 가슴은 다시 진정된 상태로 돌아간다.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었다. 사람이란 항상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일이 있어, 긴장된 채 있다가 문득 꺠어나면 초조해진다. 하지만 시간은 의외로 많이 지나지 않아있다. 그런것 아닐까. 아주 짧은 잠을 마치 영원이라는 시간동안 배회한 게 아닐까. 꼭 그런 놀라는 잠을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하다. 몸을 움직이면서 모든 근육이 쉬었다는 마냥 [우드득]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그녀는 잠깐 고민했다. 수업이 시작되기까지는 좀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일어난다. 다시 잠드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였고, 여유있게 걸으면서 수업을 들어가고 싶었다. 조금 평소보다 느리다는 듯한 느낌으로 걸으면 되는것이다. 그녀는 음악을 끄고 이어폰을 뺴서는 가방에다 집어넣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녀가 교실의 문을 열었을 때, 안에는 적은 사람의 수가 있었다. 적다고 할 것도 없다. 고작 3사람 정도가 떨어진 채로 앞자리에 앉아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천천히 그리고 무심하다는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 고민도 하였다. 앞자리에 앉을까, 뒷자리에 앉을까......어제의 그녀라면, 그저께의 그녀는 앞자리에 앉았다. 내일의 그녀도, 내일모레의 그녀도 앞자리에 앉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그녀는 아니다. 그녀는 뒷자리로 발걸음을 향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수업은 지루하게도 진행된다. 언제나 수업은 지루했지만 그녀에게 오늘 이 수업은 너무나도 지루하다. 이 수업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으면 하면서도 아예 안끝나버렸으면 싶기도하다. 눈은 칠판을 향하고 있지만, 생각은 저 멀리 어딘가로 가있는 듯하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그녀가 발을 떤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니, 오늘 처음으로 발을 떨었을 것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말이다.


수업이 빨리 흘렀으면 했던 수업이 시작하고부터는 영영 시간이 멈췄다는 듯이, 시간이 안 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수업이 영영 지속됬으면 좋겠는 마음이 되버리자, 수업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버린다.. 오늘은 오전수업만이 있는 날이다. 그녀는 시계를 본다. 오전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2시에 수업은 끝난다. 오늘은 그녀가 좋아하는 날이다. 바로 집에 가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오후수업이 있다면 그녀는 점심도 먹어야 된다. 점심을 먹는거야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학교 식당에 가서 그저 사먹으면 되는 일이다. 그녀에게 혼자서 밥을 먹는 행위는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다. 단지 더 좋은 게 있을 뿐이다. 물론 그녀가 혼자서 밥을 먹지 않고, 여럿과 밥을 먹는다 결정하면 그녀는 쉽게 여럿과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여럿이서 같이 먹자라고 하는건 지금 무리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누군가 자신에게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대해서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운 형태의 행위를 취하는 것은 그녀로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단지 그녀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마도 그렇다.


"오늘은 수업을 조금 일찍 끝내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교수님은 수업을 마쳤고, 주변의 많은 학생들은 환호성을 외치며 즐겁게 삼삼오오 교실 밖으로 향했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즐겁게라는 단어와 삼삼오오라는 단어를 빼버리면 말이다. 그녀가 본 시계는 오전 11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똑같다. 방향만이 다를 뿐이다. 시간만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해의 위치가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한산하게 왔고, 한산한 시간에 간다. 그러한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집에 돌아온 그녀는 다시 시계를 보았다. 조금 여유있게 왔던 탓일까. 시계는 1시반이라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별 것도 없다는 듯이 머리를 한 번 쓸어넘겼다. 그녀는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았다. 먹을 것 따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왠지 모르게 돈가스가 먹고싶었다. 아니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왠지 정말로 의무적인 마음으로 먹고 싶었다. 사실 오늘 아침에 나가면서부터 그녀는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어야지]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도 [돈가스를 먹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배달시키기로 하였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예. XX돈가스 입니다."


"저, 여기 왕돈가스로 하나 가져다 주세요."


"예"


편한 세상이다. 한 번 전화함으로서 등록된 집은 다시 주소를 부를 필요도 없다. 그녀는 왠지 입이 달달해지고 싶었다. 오면서 사온 초콜릿을 하나 물었다.


"켁...켁..."


안타깝게도 그녀의 입은 말라있었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바로 우유를 꺼내 마셨다. 초코우유가 된 것일까? 하지만 콜록거리는 그녀에게 그런 걸 생각할 틈은 없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결국 그녀는 돈가스를 다 먹지 못했다. 왕돈가스는 그녀에게 너무 많았다. 그녀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한테서 [맛있게 먹는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깨작깨작거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녀는 양이 적은 사람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녀는 시계를 본다. 2시 40분이다. 돈가스 배달이 조금 늦게 왔다. 그리고 그녀가 돈가스를 조금 늦게 먹기도 했다. 다 먹지도 못하긴 햇지만... 오늘 그녀는 시계를 몇 번 본것일까......이상한 일이다. 그녀는 오늘 평소보다 많이 머리를 만졌고, 평소보다 많이 입이 탔고, 평소보다 더 많이 시계를 봤다. 그리고 평소보다 긴 숨을 계속 내뱉었다.


그녀는 다시 시계를 보았고 2시 43분이다.


그녀는 다시 시계를 보았고 2시 45분이다.


이상한 일이다. 그녀는 분명 한 5분에서 10분정도 지났다고 생각하고 시계를 보았는데 고작 3분,2분 지나있을 뿐이다. 그 뒤로는 시계에서 눈을 못 떼겠다.


"하아......"


그녀는 다시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러고 있는 자신이 조금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조금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자신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웃음도 나왔다. 물론 [조금]의 웃음이었을 뿐이다.


"3시라....."


그녀가 바라보는 아날로그 시계의 초침의 1초1초의 움직임은 그녀의 눈에 새겨졌다. 너무 느리게도 느껴졌고, 너무 빠르다고도 느껴졌다. 분명 그녀는 알고있다. 15분뒤의 결과는 이미 나와있다. 그런데 왠지 저 1초 1초마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마치 바뀌고 있는 것만같이 느껴졌다.


"지이이이"


그녀의 핸드폰의 카카오톡이 울렸다.


'수아씨 합격.....'


휴대폰의 온 카카오톡의 앞글자가 표시되어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날아갔다. 지금까지의 그녀의 마음은 전부 날아갔다. 무언가 초조하고 긴장되고 떨리던 마음이었는데. 날아가버렸다. 그런데 날아가버렸다기 보다. 주저앉아버렸다가 맞는 말 같았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수많은 욕지거리가 생각났고, 순간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욕하면서 울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그녀는 카카오톡을 클릭했다.


'수아씨 합격했어요. ㅊㅋ'


"찌르르르" "찌르르르"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잠시 기다렸다.


"찌르르르" "찌르르르" "찌르르르" "찌르르르"


"여보세요."


"수아씨도 합격했어요. 저도 합격했고, 면접은 같은 날짜더라구요. 지원자 얼마 없나봐요. 와, 저 이런거 합격해보는거 처음인데."


"아.......발표가 오늘이었던가? 잘됬네. 그런데 내가 합격한건 어떻게 알아?"


"제가 지원했잖아요. 김수아씨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로 했죠."


"아, 그렇네. 개인정보같은건 막 쓰지 말아줘. 어쨌든 고마워."


"와, 수아씨한테 고맙다는 말을 다 듣네요."


"아니, 그럼 이만.."


그녀는 전화를 끊은 채 휴대폰을 한쪽에다 던져두고는 쇼파에 앉은 채 긴 숨을 내쉬었다.


"하아.....시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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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그 남자 - 57화 16.07.25 523 0 5쪽
56 그 남자 - 56화 16.07.23 461 0 7쪽
55 그 여자 - 55화 16.04.25 657 0 4쪽
54 그 남자 - 54화 16.04.22 1,085 0 6쪽
53 그녀 - 53화 16.04.11 471 1 9쪽
52 그 남자 - 52화 16.04.11 388 1 5쪽
51 그녀 - 51화 16.04.08 472 1 3쪽
50 그 남자 - 50화 16.04.08 455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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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그 남자 - 48화 16.04.05 416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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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그 남자 - 46화 16.03.31 517 1 5쪽
45 그 남자 - 45화 16.03.30 497 2 5쪽
44 그 남자 - 44화 16.03.29 483 1 5쪽
43 그 남자 - 43화 16.03.25 539 1 6쪽
42 그 남자 - 42화 16.03.22 514 3 5쪽
41 그 남자 - 41화 16.03.14 510 0 4쪽
40 그 남자 - 40화 16.03.04 440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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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녀 - 38화 16.03.02 559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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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그 여자 - 36화 16.02.26 563 1 4쪽
35 그 남자 - 35화 16.02.26 538 0 5쪽
34 그 남자 - 34화 16.02.23 626 3 3쪽
33 그 남자 - 33화 16.02.01 585 2 5쪽
32 그 남자 - 32화 +1 16.01.11 655 2 5쪽
31 그 남자 - 31화 15.09.12 639 2 7쪽
30 그 남자 - 30화 15.09.11 77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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