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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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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작품등록일 :
2014.08.16 23:33
최근연재일 :
2017.06.17 16:38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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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048

작성
16.07.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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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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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그 남자 - 56화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생각보다 이른 시간이긴 한 것 같다. 나는 늦었다고 생각햇는데. 시간을 보니 그렇게 늦지도 않았다. 아니 좀 빠른 시간이다. 예의라는거에 너무 억눌렸다고 해야할까? 시간관념이 철저한 나로서는 그런거다. 10분전에 도착하는게 가장 기본적인 매너가 아니냐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왠지 10분 딱 도착하기는 그렇다고 생각되어. 5분정도 여유시간을 주고, 그런데 그곳에 가는 길에 버스와 지하철을 탄다면. 버스와 지하철이 늦게 도착할 가능성을 생각해줘야한다. 그래서 각 하나당 13분정도씩 늦게 도착한다고 치면. 26분정도 여유를 줘야한다. 그렇다면. 10분에 여유 5분을 주고, 거기에 26분 여유를 줘서. 41분쯤 여유를 주고 출발해야한다. 하지만 약속시간은 그보다 일찍 잡아야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약속에 늦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약속에 늦었을경우. 10분전에 전화한다고 가정하고. 5분정도 걸린다고 가정하여서. 15분의 여유를 더 부가하여야한다. 다시 말하자면 56분쯤 여유를 주고. 하지만 나는 시간이 딱딱 떨어지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56분대신 1시간에 여유를 주는것이다. 이걸 생각하고 나면 1시간은 늦었을경우 딱 떨어지는 시간이 되므로. 마지막으로 1시간에다 5분 여유를 줘서. 1시간 5분 빠르게 하다보니......매번 이렇게 조금 빨라지는 듯하다.


가끔가다가 나도 느낀다. 사람들은 전혀 빨리 올 생각이 없다. 누군가는 5분 늦게 들어오면서도 특유의 능글능글한 미소와 함께. 그리고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든 표현으로 제시간보다 일찍 온 사람, 혹은 제시간에 맞춰 온 사람보다도 더 환영받는다. 실제로 보면. 그렇기도 하다. 왜냐하면 빨리 갈수록 사람은 적어지니, 늦게 갈수록 환영받을 확률이 높아진단거다. 다시 말하자면. 빨리 간다면 어차피 올 사람이었다.....가 되는거고. 늦게 가면. 잘하면 못오는 사람이었다가 되는거다. 사람은 대개 완전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는 가진 물고기보다 잡지 못한 물고기가 눈에 더 들어오는 법인거다.


그런 사람의 특성에 비추어 본다면 나는 무척이나 손해이다. 하지만.....이길 수가 없다. 나의 이러한 성격을 이길 수가 없다.


지금 더 우울한 상황은 이 여자가 더럽게 빨리 오는 사람이라는거다. 그게 왜 문제냐면. 나는 약속시간에 15분의 여유를 부여했는데. 다시 말하자면. 나는 15분의 여유를 부여하는 동시에. 나 역시 그 약속시간에도 더 일찍 도착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것보다도 일찍와서. 지금 시간이 미친듯이 여유로워졌다는거다.


그리고....지금 내 여유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도착지까지의 시간을 살피자면 여유있게 걸어도 20분이면 도착하리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 시간으로 보면....1시간 정도 남아있다. 40분동안....대체 무엇을 해야할까? 아니....동아리 선배들이 도착해있기는 할까? 선배라.....방금 선배를 생각했는데. 참으로 선배라는 단어가 낯설다. 나라는 사람에게 선배가 생기다니...아닐지도 모른다...내가 나이가 젤 많을지도 모른다..아니겠지..아니겠지....나는 그래도 군휴학 빼고는 휴학이 없으니까..


일단.. 아무도 도착해있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는건 참으로..안타까운 일이다. 어린왕자 작품에서 여우는 어린왕자와 약속을 하고 그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진다고 하였지만. 그건 여우가 어린왕자를 기다릴 때지. 동아리 신입회원이 선배들과 나머지 신입회원을 기다릴 때는 아니란거다. 그것도 시간이 멈춘 여자의 미래버젼으로 시간이 두배로 빨리 가는 여자로, 자기한테 해코지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이 여자와 같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어색한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도 슬픈 일인데. 어색한 사람과 같이 어색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지옥같은 일이다. 게다가 어색한 사람과 같이에서의 어색한 사람이 긍정적인 어색함 대신 부정적인 어색함이면 더욱더 말이다.


"야, 좀 돌아갈래?"


"예?"


"존댓말 말고 반말 쓰랬잖아."


"예...아니.....어...어..."


나의 뿌리깊게 박혀있는 노예정신이..아니라...예의정신이 문제다. 항상 문제다. 지금 판단해봤는데 이 여자에게 반말을 자연스럽게 쓰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아니 말은 반말을 쓰고있어도 마음속으로는 계속 양심에 찔리는 느낌이 날 것 같다. 사실 양심에 찔린건 없는데.


"저기...근데 왜?"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네. 딱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지하철도 일찍 오고, 버스도 일찍 오고. 지금 도착하면 사람 아무도 없을 것 같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나을 거 같은데. 왜? 마음에 안들어?"


"아..아니.."


역시 마음에 걸린다. 반말을 쓰는게. 내 생각보다 오래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나의 부자연스러운 긍정의 대답을 듣고는 앞장 서서 가버린다. 더 빨라진 걸음이다. 그녀는 생각보다 걸음이 느리지가 않다. 아니 꽤 빠르다. 물론..다른 방향이다. 조금 걱정이 스쳤다.


'나 길 잘 모르는데....'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 완전 늦어버리는거아냐?'


그녀의 떨어지는 발걸음을 보고있자니 잠깐 들었던 그런 생각이 사라져간다. 발을 떼는 그 걸음이 경쾌해보였으니까. 어쩌면 모른다. 나의 마음이 경쾌해진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진짜로 그녀가 경쾌해졌을 건지도 모른다.


전자는 아마 맞을 것이다. 그냥 조금 마음이 놓였다. 내가 걱정하던 먼저 도착해서 선배들 기다리는거 영 별로인데 라는 걸 해결해서가 아니다. 내가 아닌 그녀도 왠지 그것을 생각했던게 아닐까 싶어서...그런거라고 본다.


통했다...라고 할까...아니 이런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해라는 단어가 그에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정말로 그렇지 않게 생겼으면서. 마치 나와 다른 세계를 살 것 같은 느낌으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서. 마음이 놓인다. 안겨있는 기분이다. 순간적으로 잠들어버릴 것 같은 포근함의 기분이다.


좋다...가 아니다. 나쁘지 않다라는 거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가. 좋다보다 좋다는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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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그 남자 - 62화 17.06.10 128 0 3쪽
61 그 남자/그 여자/그녀 - 61화 16.10.14 374 0 4쪽
60 그 남자 - 60화 16.08.12 437 0 6쪽
59 그 남자 - 59화 16.08.03 601 0 13쪽
58 그 남자 - 58화 16.08.03 404 0 5쪽
57 그 남자 - 57화 16.07.25 515 0 5쪽
» 그 남자 - 56화 16.07.23 452 0 7쪽
55 그 여자 - 55화 16.04.25 644 0 4쪽
54 그 남자 - 54화 16.04.22 1,061 0 6쪽
53 그녀 - 53화 16.04.11 460 1 9쪽
52 그 남자 - 52화 16.04.11 379 1 5쪽
51 그녀 - 51화 16.04.08 462 1 3쪽
50 그 남자 - 50화 16.04.08 446 0 5쪽
49 그 남자 - 49화 16.04.07 475 1 6쪽
48 그 남자 - 48화 16.04.05 409 0 5쪽
47 그 남자 - 47화 16.04.04 611 1 3쪽
46 그 남자 - 46화 16.03.31 507 1 5쪽
45 그 남자 - 45화 16.03.30 485 2 5쪽
44 그 남자 - 44화 16.03.29 466 1 5쪽
43 그 남자 - 43화 16.03.25 530 1 6쪽
42 그 남자 - 42화 16.03.22 505 3 5쪽
41 그 남자 - 41화 16.03.14 495 0 4쪽
40 그 남자 - 40화 16.03.04 428 0 3쪽
39 그녀 - 39화 16.03.03 507 0 9쪽
38 그녀 - 38화 16.03.02 554 0 4쪽
37 그 남자 - 37화 16.03.01 579 1 3쪽
36 그 여자 - 36화 16.02.26 541 1 4쪽
35 그 남자 - 35화 16.02.26 531 0 5쪽
34 그 남자 - 34화 16.02.23 615 3 3쪽
33 그 남자 - 33화 16.02.01 570 2 5쪽
32 그 남자 - 32화 +1 16.01.11 640 2 5쪽
31 그 남자 - 31화 15.09.12 633 2 7쪽
30 그 남자 - 30화 15.09.11 76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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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그 여자 - 17화 15.02.24 977 4 5쪽
16 그 남자 - 16화 15.02.16 1,048 9 8쪽
15 그 남자 - 15화 15.02.14 1,494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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