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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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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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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42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06.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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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5

DUMMY

"그러니까 더더욱 모프가드와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날 선 외침이 홀 안으로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륜트의 간부 중 한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그륜트의 혈기 넘치는 젊은 간부, 리퀴움이었다.

"리스크가 크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것도 너무나 말일세. 그렇게 해서 얻는 것보다도 잃는 것이 너무 큰 것을 어찌 모르는 겐가."

그리고, 그에게 조근조근 반박을 가하는 이 사람은 시타. 마찬가지로 그륜트의 간부지만, 리퀴움관 간부로 있던 세월의 자릿수가 다를 만큼 오랫동안 활동했던 여장부이다.

"리스크라느니, 얻는 것과 잃는 것이라느니. 전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세월을 알기에 이렇듯 열을 올리면서도 제대로 된 토론이 이어진 것이었겠지. 반박을 하는 사람이 그녀가 아니라 다른 간부나 평범한 길드원일 뿐이었다면 꽤나 거한 비난이나 핍박으로 범벅이 된 말이 오갔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저 리퀴움이란 사람이 유명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생각이었다.

"이런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좀 더 현실적인 시야를 지니는 게 좋을 것 같네만."

"...!"

그녀의 입에서 마침내 한숨 섞인 말이 흘러 나오자, 홀은 정적에 휩싸였다. 그녀의 입에서 저런 말이 흘러나왔다는 것은 정말로 지쳤단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오랜 연륜을 지닌 간부답게 말을 가려서 하는 그녀였기에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제가 왜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 군요! 다... 당신도 단지 저 여자가 무섭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까?!"

우앗, 뭐야. 갑자기 날 보면서 소리치는 것 같은...데?!

"...에?"

"그래, 당신! 레이브란! 솔직히 말해 보라고. 당신이 압박을 넣은 거잖아?"

...그륜트 동맹의 대소집은 분명 토론 아니었나. 이런 음모와 혼돈이 뒤섞인 활동을 토론이라고 한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불리해진 것 같다고 이렇게 막말을 해도 되는 거야?!

"전 아무런 압박도, 심지어 부탁도 한 적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부외자로서 이 자리에 참석해 있을 뿐, 실상은 발언권조차 지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란 것 아닌가? 부외자인 당신이 이런 곳엔 어떻게 있을 수 있는 건가?"

아아, 브륀힐드. 여기 절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네요. 그 때 그 아침식사는 이 녀석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내가 허락했다."

대소집의 시작 이래로 말을 아끼며 관람만을 하던 브리가 난입해 들어왔다. 얼굴은 꽤나 참담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그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좀 복잡해졌다.

"길드의 마스터로서 그녀의 참석을 허가했다. 길드마스터에게 분명히 부여된 권한이었을 테니... 불만은 없겠지, 리퀴움?"

"마스터!"

"뭔가, 리퀴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좌중을 압도한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가볍게 장난을 치던 그녀라곤 생각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꽤나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심하게.

"내가 내 권한으로서 그녀의 입회를 허가했다. 이것이 잘못인가?"

"그녀는 부외자입니다! 이번 소집의 결과에 따라 아수리온 왕국과의 교류 관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데 그녀의 입회를 허가한 것은...!"

"허가한 것은."

낮지만 홀 전체를 울리는 목소리. 어떻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자체가 의문이었지만 그에 대해 생각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보다도, 본능적으로 떨려오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말해 보겠나? 허가한 것은, 뭔가? 성급했다? 불가한 일이다? 겨우 그런 말이 하고 싶은 겐가?"

브리의 초록빛 눈이 불타오르듯 이글거렸다. 에메랄드빛의 눈에선 마치 불꽃이 숲을 집어삼키는 듯한 모습으로 색을 비추어 나갔다. 그 색은 거의 황금빛에 가까웠다.

"그녀를 단순히 아수리온 왕국의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치부한 것은 실수다, 리퀴움. 그녀는 단순히 내 허락만으로 이곳에 입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아, 그러고 보니. 그녀에겐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처음부터 말했었다.

"그녀는 아수리온 왕국의 여왕 직속 명을 하사받은 사신이다."

라헬 여왕님의 명을 받은 사신. 지금 이곳에서의 내 신분은 이거였지. 애초에 브륀힐드라는 길드마스터의 지인으로서도 이곳에 올 수 있었고, 입회 시험을 통과한 길드원으로서도 가능. 뭐야, 나 여기 와서 발언권을 가져도 상관없는 거였나?

"아수리온 왕국의 여왕으로부터 직속 명을 받은 사신이고, 내 지인이다. 또한 길드의 시험에서 최고기록을 세우고 길드원으로 들어오기도 했지. 사실, 그녀에겐 발언권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만, 리퀴움?"

브륀힐드가 말을 마치며 한숨을 내뱉었다. 분을 삭히지 못한 것이 보인다. 당연하겠지. 그녀가 화가 난 것은.

단순히 내가 이 논쟁에 끼어들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애초에 그녀에게 내가 논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논쟁 그 자체였다.

"겨우 그런 것을, 결국 자넨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 논쟁을 그렇게 하찮은 것으로 치부했단 것이네. 리퀴움, 근거도 없이 소집의 논제를 부정한 처벌은 알고 있겠지?"

가볍게 몸을 돌리며 단상으로 돌아가는 그녀. 아까 발언을 시작했을 때부터 단상에서 내려와 시타와 리퀴움의 사이에 서있던 그녀였다. 뭐, 솔직히 나도 그녀의 움직임 같은 건 눈치채지도 못했었지만 말이지.

그리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그륜트 동맹의 '대소집'이라는 중요 행사 중 긴급소집. 긴급한 일이 있을 때 부득이 열리는 그륜트 동맹의 중요도 MAX인 행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진행 방식은 특이하게도 토론. 그것도 아무런 언질도 없이 난상토론이 진행되는 것이었다.

다른 방식도 많은 텐데 굳이 토론을 하는 것은 지금 단상에서 마저 분을 삭히고 있는 그녀가 직접 결정한 사안이었다.

'그륜트의 아이들이 그륜트를 이끌어야지, 내가 이끈다는 게 말이 되?'

그녀가 언젠가 내게 해 줬던 말이다. 그런 소집을 리퀴움이 부정했으니 저렇게 열을 낼 만도 했다.

아아, 그리고. 저 리퀴움의 처벌 문제. 브리는 이 소집이란 행사에 남다른 애착을 지니고 있어서, 이 소집 같은 행사들의 규율 등도 엄격하게 직접 짰는데, 이번 경우엔 처벌이 색다르다.

'발언권 박탈'.


작가의말

꽤나 정신없이 글을 날려 쓴 레이입니다!

힘드네요. 글을 쓰는 게 그 때마다 조금씩 오락가락하는 감이 있어서 원.

그래도 여전히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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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4 15.08.17 23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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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 15.07.27 363 1 7쪽
52 51 15.07.25 32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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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 15.06.21 34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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