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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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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06.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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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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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6

DUMMY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륜트의 중심인 그랜드 홀. 그곳으로 향하는 복도 중 한 곳에서 분노에 찌든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의 주인 외에 주변에 사람이라곤 나 뿐이었기 때문에 여과되지 않은 표현이 거침없이 흘러나왔다. 아, 물론 내가 있음에도 저렇게 할 수 있는 건 당연히 내가 있단 걸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있었다면야, 조용히 분을 삭히면서 날 노려보고 있었으려나? 아니면... 더 막장으로 날 욕했을 지도 모르겠네.

리퀴움. 그륜트의 일원, 즉 그륜트의 아이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간부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른바 새내기가 이 남자이다. 반곱슬의 목을 반 정도 내려오는 청록색 머리칼에 각각 벌꿀색과 자주빛을 띠는 오드아이. 꽤나 수려한 생김새로 한창 주목받는 중인 청년이 이 남자였다.

꽤나 알록달록하다고 할 만한 생김새에 걸맞게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보며 다들 그륜트의 자랑이 될 수 있을 거라 칭송했을 정도로 유명한 바로 그 태풍께서 이렇게 뒷담화나 하고 있다니. 그것도 혼자서 말이지.

아아, 나 때문이었나? 아니, 그건 아니지. 어디까지나 이건 그가 대소집의 토론 자체를 부정해 버렸던 탓이라고. 아무리 새내기였다고 해도 대소집의 토론을 브리가 직접 도입했단 걸 몰랐을 줄이야. 그리고 그 자부심도 말이지. 그 자체를 부정한 건, 그녀의 자부심과 '그 기억'을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녀의 기분 상으론 당장 살해당해도 그리 문제가 크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하아. 너도 취미 참 독특하다니까."

갑자기 작고 나지막하게 말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 새 내 뒤로 숨어있던 팔수스가 보였다.

"...아아. 넌 독특한 수준이 아니라 나쁜 것 같은데."

"그렇게 정말 싫다는 표정으로 말하지 말라구. 것보다, 이렇게 떠들다간 들킨다?"

그에겐 버릇과 같은 그 미소를 가득 띄우며 반박하는 팔수스.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좀 찝찝한 기분을 애써 무시하며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런데 쟤는 왜 보고 있는 거야? 어차피 이제 발언권도 박탈 당했겠다,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그런데도 여기서 버티고 있다는 게 내가 저 녀석을 주시하는 이유지. 어차피 대소집의 결과는 대충 예상이 가고 거의 확정이기도 하니까 입회하고 있어봐야 별 메리트는 없어."

"와우, 자신만만하잖아?"

말만 들으면 꽤나 놀란 듯한 표현이었지만, 그다지 변화가 없는 말투와 표정을 보아하니 그 또한 비슷한 결론을 이미 내린 상태였나 보다. 그리고 그 또한 확실히 이해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저 리퀴움을 굳이 감시하고 있는 이유를.

"자자, 너무 소란 피우지 말아주시죠."

여전히 절규를 하며 분노를 표출하던 리퀴움의 곁으로, 언제인지도 모르게 서 있던 남자가 리퀴움을 진정시켰다. 온통 검은색의 새틴 재질로 된 듯한 긴 망토를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확실히 남자였다.

"...상관없잖아? 어차피 대소집이 끝나기 전까진 외부에서 이 길드 회관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저 홀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길드원도 없어. 내가 난동을 피워봐야 이 회관 밖과 저 홀 안에선 들리지 않을 테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친절하게도 내가 녀석을 감시하는 이유를 말해 주면서 벽을 주먹으로 거의 부숴버리는 그였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일부러 나왔다는 게 의심스럽단 말이지. 일부러 조절을 했던 건지, 벽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또 혹시 모르는 일 아닙니까. 지금 저희가 당장 그 예시가 될 수 있으니 말이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어요."

꽤나 높은 톤. 평소의 목소리 자체가 꽤나 거슬리는 편인 건지, 그가 말하는 것은 듣고 있기 짜증나는 음역대만 골라서 넘나들고 있었다.

"됐고, 빨리 시작이나 하라고. 내가 선동에 실패한 이상 남은 수라곤 하나 밖에 없으니까 지체할 시간 같은 건 없잖아?"

"네, 그 말씀대로. 저희에겐 시간이 거의 없답니다."

말을 끝마친 후 짧게 미소를 지은 듯한 소리를 낸 망토는 앞장 서서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리퀴움.

"...뭐야. 지금 무슨 상황인지 설명 좀 해 줄 수 있어?"

"시간 없어. 설명은 나중에 해 줄 생각 있으니까 지금은 우선 저 녀석들한테 안 들키고 따라가는 거에만 집중해."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의 팔수스를 내버려 둔 채로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이어 정신을 차린 팔수스 또한 빠르게 쫓아왔다.

"그런 거라면, 우선 이게 나으ㄹ..."

"마법은 안 되."

팔수스의 말을 단호하게 끊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심히 당황한 듯한 팔수스. 아아, 전투에 있어선 유일하게 가능한 특기가 갑작스레 쓸모없는 게 돼버렸으니 이러는 것도 어쩔 수 없나.

"간파당할 거야. 아까 그 리퀴움이란 녀석, 왼쪽의 자주빛 눈이 마안이었어."

"..."

곧바로 입을 다무는 팔수스. 뭐, 당연한 거다. 마법사인 이상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저걸 테니까. 마안. 선천적으로 마력에 사랑받은 아이이거나 마력에 대해 강한 친화력을 띠고 있을 경우 태어난 지 1개월 즈음에 한 쪽 눈이나 두 눈 모두의 색이 변하게 된다. 주로 오드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고 색은 붉은색 계열이 많다.

얼핏 보기에도 눈에 띄는 저 눈은 꽤나 유용하다. 먼저, 저 눈을 통해선 마나의 흐름 그 자체를 볼 수 있다. 애초에 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마나이지만, 저 눈에겐 허용된 특혜랄까. 그리고 그걸 이용하면 주변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마법이란 게 본인의 정신력과 마나, 그리고 주위의 마나까지 소모해서 일으키는 거라 흐름이 발생하게 되고 저 눈은 그걸 직접 보게 되니까. 마법을 사용한 그 순간 누군지는 몰라도 주변에 마법을 사용한 사람이 있단 건 알게 된다는 거다.

"쳇, 성가신 녀석이구만."

"어쩔 수 없지. 저 녀석이 타고난 특혜의 결과니까 말이야."

저 눈이 본래 자기 것이였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지.

어쨋든 따라가 보는 수 밖에 없다. 지금 녀석들이 뭘 하려고 하는 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으니까.


작가의말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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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4 15.08.17 24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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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 15.06.21 36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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