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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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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19,069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06.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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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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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7

DUMMY

정체불명의 망토와 리퀴움의 이동은 꽤나 특이했다. 목적지가 별 특이한 것 없는 복도였던 것.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곳으로 온 이유는 존재했다.

"...이런 걸 여기에 준비한다는 게 가능한 거야?"

황망한 시선을 던지며 허탈하다는 투로 묻는 팔수스.

"...난들 아냐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알 게 뭐야."

나와 팔수스의 앞에 위치한 것은 망토와 리퀴움이 들어간 통로의 입구. ...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곳에 있을 수 없는 입구였다. 이곳은 평범한 복도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동굴같이 어두컴컴한 모습의 구멍이 뚫려 있을 만한 곳이 아니란 것이다.

간간히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진짜 동굴에서 나는 듯한 물방울 소리였고, 그 외에 다른 소리라곤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거... 함정일까?"

의심이 가득 번진 말투로 중얼거리며 입구를 계속해서 둘러보는 팔수스. 아직 리퀴움이 어디까지 움직였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기에 마법으로 분석을 하는 것도 위험했다. 그걸 알기에 팔수스도 이렇게 답답한 표정으로 구멍의 입구를 둘러보고 있는 것일 것이다.

"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까부터 이상하지 않아?"

어떻게 행동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우선 현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 시작으론, 역시 팔수스와 함께 대화를 하는 것이 낫겠지.

"어... 저 녀석들이 누가 봐도 수상하게 생겼단 거?"

"...그것도 그렇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저 녀석들이 유독 마법사에게 유리하도록 구성된 파티였다는 거야."

"...그게 뭐가 어때서? 어차피 너 정도 되는 전사가 아닌 이상에야 별 문제가 없으니까 마법사를 먼저 대비하자, 라던가 하는 생각 아니었을까?"

"그럴 필요 자체가 없으니까 그런 거잖아."

새어나오는 한숨을 참지 않고서 크게 내뱉으며 말했다.

"벌써 잊었어? 여긴 그륜트, 순수한 힘의 길드라고. 마법이 아니라."

"...아! 지금 이 회관 안에 마법사라곤..."

"너. 그 외엔 브리와 내 '능력' 뿐. 실질적으로 마법이라 할 만한 걸 전투에 쓸 수 있는 건 너 하나 뿐이야."

찝찝한 기분이 계속되어, 다소 신경질적으로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주변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물론, 말은 멈추지 않았다.

"그륜트 내에 마법사는 없어. 애초에 브리의 '지휘봉'은 마법이 아니라 대비할 방법이 없어. 전투용도 아니고. 하지만 리퀴움은 마안에, 저 정체불명의 남자가 뒤집어쓴 망토는 철저한 마법 저항용의 망토였다고!"

"...이건 정말 이상한걸."

그륜트 내에서 일을 벌일 생각이라면 저런 대마법전의 장비나 능력이 아니라 철저하게 난투전을 중심으로 한 파티가 구성되었어야 했다. 저런 마법에게만 강한 녀석들이 그륜트 내에서 일을 꾸민다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분명 뭔가 있어. 저 녀석들을 움직이는 또 다른 녀석들이."

조금은 긴장하며 입구를 바라보았다. 바람까지 흘러 나오는 저 입구는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 만큼 실제의 동굴과 같은 모습이었다.

"스페이스 링크."

"뭐라고?"

입구를 노려보다시피 하고 있던 중, 팔수스가 뜬금없이 말했다. 놀랍게도 그의 손은 마법을 통해 분석을 수행하고 있었다.

"어차피 꽤나 멀리 갔을 테니까 분석해 봤는데, 예상대로 스페이스 링크였어."

"스페이스 링크? 그런 건 처음 듣는데."

마법 같은 경우 전투 시 그 출력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큰 차이를 불러 일으키는 탓에 대부분의 고위 전사라면 마법사에 버금가는 지식을 숙지하고 있다. 나 또한 단순히 알고 있는 것만이라면 왠만한 마법사보다 많은 정도였는데, 그 중 스페이스 링크라고 하는 마법은 없었다.

"들어본 적 없는 게 당연해. 잊혀진 마법 중 하나니까."

"...갑자기 이 문이 새삼스레 더 놀랍게 보이네."

"스페이스 링크. 무지막지한 마력으로 공간 사이에 짧은 통로를 만드는 마법이야. 이런 식으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0로 바꾸는 게 기본이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곳은 여기면서 여기가 아니란 말이지."

뭐야, 꽤나 간단한 출력의 마법이잖아? 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마법에 필요한 진이라던가 술식이 심하게 복잡할 것 같네. 마력도 말 그대로 무지막지하게 필요하겠고. 애초에 공간에 간섭이라니. 내 능력만큼이나 터무니 없는 마법이잖아?

"어떻게 저 녀석들이 쓸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상하다고 느낄 만 하네. 이건 철저하게 마법전을 위한 파티라고 광고하는 격이니까 말이지."

마법사를 상대할 경우 최고의 상대는 역시 마법사. 마법사와 전사가 맞붙을 경우 전사의 승률 따위 알 게 뭐겠어. 대부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서 구워지든 얼어붙든 하는 식으로 시시하게 끝나 버리니까. 그런 것까지 생각해 보면 저 둘은 확실히 마법사를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파티인 거네.

"그럼... 어떻게 할래?"

대충 설명을 끝마친 팔수스가 내게 시선을 옮겼다. 전적으로 내 의견에 따라 행동할 생각인가 보다. 뭐, 여기선 어차피 팔수스에게 그다지 권한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나?

"따라가 봐야지. 어차피 네가 아까 마법을 쓴 그 순간부터 위험은 감수한 셈이니까. 여기서 움찔 거리면서 손 놓고 있는 것보단 따라가는 게 나아."

꽤나 극단적인 선택을 가볍게 늘어놓는 나였다. 머리칼 아래로 눌린 후드를 다시 뒤집어 쓰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눈 앞의 검은 구멍을 향해서.

"그럼, 빨리 쫓아가자고. 마법사씨?"

"좋죠, 여왕님."

그동안의 긴장을 풀고자 일부러 장난스레 대화를 주고받는 우리였다. 이제부터 적진 한복판에 떨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너무 태평스러운 것 아니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상황에 긴장하고 있는 것도 손해니까 말이지. 너무 긴장을 했다간 실수를 하기 쉬워지니까 말이지.

팔수스의 대답을 들으며 작게 미소를 지어보인 난 곧바로 입구를 건너 동굴로 들어섰다. 짧고 경쾌하게 발소리가 나면서 동굴 전체에 울렸다. 와, 이게 뭐야. 뒤쪽이랑은 완전히 딴판의 풍경이잖아?

"신기하지? 가끔은 마법 중에서도 네 능력만큼 사기적인 게 있단 걸 기억하는 계기가 됬음 좋겠는데 말이야."

"뭐야, 같은 마법사라고 괜히 자부심이 샘솟기라도 하는 거야? 애초에 이건 적이 쓴 마법이고 네가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말이지."

괜히 우쭐해 있는 듯한 모습의 팔수스였기에 최대한 노력해서 비꼬는 듯한 말투로 장난을 쳐 주었다. 단번에 와락 찌푸려 지는 팔수스.

"이 마법을 내가 알고 있단 건 쓸 수 있단 거잖아? 뭣하면 지금 당장 네 집으로 연결해 줄 수도 있는데."

"됬고, 빨리 추적이나 재개하자고. 이렇게나 넓은 동굴에서 한 번 놓쳤다간 다시 따라잡기 힘들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먼저 달리기 시작하는 나였다.


작가의말

오늘도 나른하고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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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15.09.13 228 1 8쪽
55 54 15.08.17 24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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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 15.07.27 39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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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15.07.05 26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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