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까마귀와 모래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19,076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07.05 13:50
조회
269
추천
1
글자
7쪽

49

DUMMY

녀석들이 나왔던 방향과 리퀴움 일행의 흔적이 일치한 것을 확인한 후에 무작정 뒤쫓았던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풍경만 보아도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엄청난 광경인데?"

여전히 몸을 덜덜 떨면서도 보이는 풍경에 밝게 웃어보이는 팔수스. 다행이었다는 생각에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는 풍경에 대한 놀라움이 뒤섞인 그것은 꽤나 복잡해 보였다.

"후우, 괜히 여기저기 다녔었다면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네."

팔수스와 함께 거대한 인공물을 바라보며 입을 뗐다. 천장에서 새어들어오는 빛을 고스란히 받고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높은 탑이 우릴 반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정말 말도 안 된다고 할만치 엄청난 양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마치 개미굴을 보고 있는 듯한 감각에 몸을 떠는 나였다.

"뭐야, 너도 이제 좀 추워지는 거야? 로브 하나 더 있는데 필요해?"

"아니야. 난 오히려 추운 게 편해서 말이지. 신경쓰지 마. 그것보다... 저기 들어가야 되려나?"

흔적이 이어져 있는 탑의 문. 새하얀 탑의 유일해 보이는 출입구는 꽤나 매니악해 보이는 철문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건 없을 것 같아. 들어가 보는 수 밖에 없겠는걸. 그것보다, 아까 그 두 녀석은 들어가서 뭘 하려는 건지 감이 안 잡힌단 말이지."

팔짱을 끼며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얼굴을 짓는 팔수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보단 머리가 좋은 듯 싶었다. 뭐, 뭘 못한다거나 하는 걸 거의 못 봤으니 말이지.

"일단 들어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어 봐야 알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아."

애초에 이런 게 튀어나온 이상 내 상상력만으론 아무 것도 알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끄덕이는 팔수스를 따라 높게 솟은 탑으로 향했다. 순백의 탑. 천장에서 새어들어오는 빛으로 탑 근처는 그럭저럭 밝았다. 그 덕에 괜스레 긴장하게 되는 외형의 탑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니 확실히 이 탑은 아름다웠다. 인간의 기술은 아닌 듯이 보였고, 재질 또한 본 적이 없는 듯 싶었다. 단순한 돌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금속도, 돌도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경도를 지닌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 건축물인데. 이런 게 왜 여기 있을까?"

멍하니 탑을 올려다 보며 중얼거리는 팔수스. 그 본인도 자신이 말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듯 했다. 무의식적으로 아름답다란 말을 내뱉을 만큼 이 풍경에 시선을 빼앗긴 걸까.

그의 의식을 다시 다잡아 주듯이 문에 손을 대었다. 다행히 아무런 장치도 해 놓지 않았는지 함정이라던가 경고음이라던가 하는 것은 일체 없었다.

"주인이 건축 실력은 좋은데 조심성은 없었나 봐? 아무런 함정도 없어."

"애초에 여길 찾아오는 것 자체도 일일 테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나 보지."

멍하니 있던 팔수스가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서 긴장을 하고 있었다. 이 건너편에 뭐가 있을지 전혀 모르는 탓이니 어쩔 수 없나.

그런 팔수스의 표정도 그리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기에 일부러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어 제꼈다. 생각한 것보다도 문은 수월하게 열였고 내부 또한 어둡지 않았기에 탑 안에 있던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야, 갑자기 열면...!"

문을 염과 동시에 앞뒤로 들려오는 목소리들. 하나는 팔수스가 한 말이었고, 또 하나는 앞, 그러니까 탑의 안에서 들려왔다.

차분하면서도 대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목소리. 깔끔하다고까지 느껴지는 맑은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엔, 한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구속구?"

한 여자아이가, 쇠사슬로 구속되어 있었다.

"다..."

순간 눈동자가 빛나는 듯 싶더니, 갑자기 그 아이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불과 1초 전과도 너무나 다른 태도와 그 적의에 당황한 나였다.

"당신들은... 누구죠?"

차분하지만 아까완 달리 명백한 적의가 섞여 냉정하게까지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그녀가 구속된 상태란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얕보면 안 될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확실한 적대감이었다.

"대답하세요.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건지."

짙어져만 가는 적대감에 긴장해 침을 삼키며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대답을 시작했다.

"그저 사람을 쫓아서 왔을 뿐입니다. 애초에 여기가 어딘지도 알지 못하고요."

"그럴 리가. 여기엔 아무도 안 왔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우선은 나가 줄래요?"

옅게 조소를 보이며 차갑게 대꾸를 할 뿐인 아이. 자신이 구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해달라는 말은 없었고 오히려 이 탑에서 나가라는 말을 해 오고 있는 그 모습에, 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당신, 구속되어 있는 것 같..."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챈 팔수스가 먼저 물어봤지만 그녀는 자신이 구속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듯 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 구속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이전에 지금 그녀의 구속은 목적을 모르겠어. 그냥 봐도 그녀의 몸이 목적이었던 건 아냐. 구속되어 있는 모습부터가 그녀에게 방어를 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심지어...

아까부터 신경쓰였던 탁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손만 뻗으면 닫는 거리, 그녀를 구속한 구속구들의 열쇠 더미가 놓여 있었다.

"...저희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전엔, 이곳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군요."

열쇠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다시금 말을 걸었다. 태어난 이래로 가장 잦게 공포를 느끼고 있는 요즘에, 다시 또 늘어나 버린 내가 공포를 느끼는 대상에게.

"...분명...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했는데..."

"설명을 해 주시지 않으신다면 저흰 이곳에서 나가지 않을 겁니다."

팔수스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이 보였다. 뭐, 조금 상의를 하는 게 좋았으려나. 하지만, 여기선 물러서고 싶지 않아.

"설명... 납득만 시키면 된다는 거지?"

한껏 어둡고 가라앉은 얼굴로 날 노려보며 말하는 그녀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레이입니다.

일정이 또 생겼었던 탓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제 또 갈무리는 성공했지만 언제 또 일정이 늘어버릴지 감이 잘 안 오는 참입니다. 뭐, 예상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할 만큼 일정이 생겨서 이 소설이 더 더디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어쨋든, 이 소설에 실증을 느끼는 것은 아니니 최대한 시간이 나는 만큼 연재를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또 2달 정도까진 주기적인 연재가 지속될 것이니 그동안은 마음 푹 놓아주시길.

그럼, 오늘도 나른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까마귀와 모래시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시 시작하렵니다. 19.06.18 90 0 -
91 89 19.06.18 73 0 7쪽
90 88 19.06.14 30 0 7쪽
89 87 19.06.11 21 0 7쪽
88 86 19.06.07 19 0 7쪽
87 85 19.06.04 13 0 7쪽
86 84 19.05.31 20 0 7쪽
85 83 19.05.28 24 0 7쪽
84 82 19.05.24 19 0 7쪽
83 81 19.05.21 42 0 7쪽
82 80 19.03.27 25 0 7쪽
81 79 19.03.16 23 0 7쪽
80 78 19.02.28 28 0 7쪽
79 77 18.12.14 21 0 7쪽
78 76 18.01.08 45 0 7쪽
77 75 17.01.27 234 0 7쪽
76 74 17.01.22 305 0 7쪽
75 73 16.09.18 181 0 7쪽
74 72 16.07.27 194 0 8쪽
73 71 16.05.14 339 0 8쪽
72 70 16.03.27 272 0 7쪽
71 69 16.03.20 251 0 7쪽
70 68 16.02.25 301 0 7쪽
69 67 16.02.22 294 1 7쪽
68 66 16.02.21 168 1 8쪽
67 65 16.02.18 222 1 7쪽
66 64 16.02.17 213 1 8쪽
65 63 16.02.16 235 1 7쪽
64 62 16.01.07 276 1 7쪽
63 61 16.01.03 230 1 7쪽
62 60 15.12.31 219 1 8쪽
61 59 15.12.29 222 1 7쪽
60 58 15.11.19 211 1 7쪽
59 57 15.11.16 226 1 7쪽
58 [할로윈 특전] 또다른 레이브란의 이야기 15.10.31 230 1 10쪽
57 56 15.10.14 283 3 8쪽
56 55 15.09.13 229 1 8쪽
55 54 15.08.17 246 1 7쪽
54 53 15.07.29 265 1 10쪽
53 52 15.07.27 395 1 7쪽
52 51 15.07.25 342 1 7쪽
51 50 15.07.09 363 1 7쪽
» 49 15.07.05 270 1 7쪽
49 48 15.06.21 362 1 7쪽
48 47 15.06.19 388 1 8쪽
47 46 15.06.17 289 1 7쪽
46 45 15.06.13 265 2 7쪽
45 44 15.06.10 274 1 7쪽
44 43 15.06.09 257 1 7쪽
43 42 15.06.05 314 1 7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레이브란'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