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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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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17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07.0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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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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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50

DUMMY

"확실히 말해 두는 게 좋아. 납득만 하면 당장 여기서 나가는 거지?"

이젠 거의 찢어 죽일 듯이 우릴 노려보는 아이. 묘하게 시선이 팔수스를 향한 것 같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쯤이면 시선은 다시 내게로 향해 있었다.

"...납득만 가능하다면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그녀의 따가운 시선에 힘겹게 맞서며 대답했다. 대체, 이 아이는 이 곳에 왜 있는 것이고 무엇 때문에 이리도 격분하는 걸까.

"난 누군가에 의해 구속된 게 아냐. 그 쪽이 보기에도 내 구속 상태는 너무 정중해 보이겠지. 날 구속한 건, 나 본인이라고."

내키지 않는 듯한 투로 엄청난 말을 쏟아내는 아이. 들리는 것만 봤을 땐 별 것 아닌 거라고 여겨질 정도였지만 실상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건 어째서죠? 왜 당신은 이런 곳에서 당신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는 겁니까?"

"알 것 없다고 했었지 않았어? 그 쪽이 신경 쓸 일이 절대 아니라고 했잖아?"

조금씩 붉게 상기되어 가는 얼굴. 하얗디 하얀 피부가 화를 내며 외칠 때마다 홍조를 띄어가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아직 전 납득할 수 없습니다. 당신 같은 여자애가..."

"까불지 마, 꼬마."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왼쪽 팔목에 차여져 있던 쇠고랑이 풀어지며 소음을 토해냈다. 그녀가 구속을 푼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걸 확인 할 수는 없었다.

뭐야 이거... 괴로워...

"내겐, 최소한 너 같은 검사 나부랭이에게서 동정 섞인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

극심한 공포에 몸을 떤다. 무섭다. 다른 생각은 아예 들지도 않아... 이유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단지... 이 괴로움만 누군가... 어떻게 좀...

"카펠라 님! 무슨 일이십...!"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도중, 갑작스레 들려온 말소리와 함께 고통이 사라졌다. 아니, 이건 역시 그녀가 갈무리했다고 해야 할까. 한결 편해진 호흡이 느껴진다. 거의 터지다 시피 호흡이 시작되었다.

"...아아. 리퀴움이냐."

돌아본 그녀의 얼굴은 훨씬 상냥해 보이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처음으로 탑의 문을 열었을 때와 같은...

우선은 팔수스부터 챙기기로 했다. 아까 같은 충격이라면 이 녀석도 꽤나 타격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태는 내 생각보다 심각했다.

"...팔수스?"

팔수스는 예상 외로 생각한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듯 싶었다. 남다른 공포를 선사해준 아이는 리퀴움의 등장에 이쪽에 대해선 완전히 관심을 끈 듯 싶었다. 리퀴움과 그녀의 대화에서 우리에 대한 것은 완전히 관심 바깥에 있어 보였으므로 팔수스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우선 기본적으로 기절. 안색도 새파란 것이 평소부터 하얗던 피부와 더불어 빈약한 느낌을 가득 풍기고 있었다. 방어 마법 같은 것도 못 폈던 건가. 이 녀석이라면 간단한 실드라도 순식간에 펴서 피해를 줄였을 것 같은데.

"당분간 일어서지 못할 거다. 물론, 정신을 차리는 것 또한 말이다."

의식하기도 전에 팔수스를 살피는 내 오른쪽에 다가서 있던 그녀. 내게 나지막이 속삭이는 그 목소리에 소름까지 돋아나고 있었다. 아까의 그것 때문일까, 이젠 막연히 그녀에게 그런 협박이나 제안 같은 것을 못할 거란 예감이 들었다. 아니, 그러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었다.

말을 끝마친 그녀는 내게 꽤나 상냥히 웃어 보였지만, 그 모습조차도 내겐 소름돋는 모습일 뿐이었다. 당분간은 아무래도 그녀에게서 계속 공포를 느낄 것 같다.

"...레이브란 님. 맞으시죠?"

몸이 공포에 굳어 가만히 숨만을 쉬고 있던 중,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다지 자주 듣거나 오래 들은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맞습니다. 당신은, 리퀴움이 맞겠죠?"

"네. 아깐 꽤나 꼴사납게 굴어 죄송합니다."

옅은 미소와 함께 유창하게 대답하는 리퀴움. 뭐야, 아까와 심하게 괴리감이 느껴지잖아? 설마 연기라도 했다는 거야?

"네, 맞습니다. 꽤나 잘 먹혔었나 보네요. 뒤에 미행이 붙은 걸 확인하고 나서 우선 속여보자는 걸로 해 봤는데, 즐거우셨나요?"

입꼬리를 더욱 올리며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을 질문에 대답하는 리퀴움. 대답 내용 자체도 내가 알던 방금의 리퀴움관 거리가 있었으나 내 '하지 않은 질문'에 대답을 했단 것이 그보단 한참 컸다. 그냥 평범한 마안 소유자인 간부가 아니었나? 게다가 저 아이가 저렇게도 친근하게 굴다니. 대체 이 사람 정체가...

"후우, 할 수 없네요. 뭐, 그래도 우선 여기까지 찾아오신 것에 대해선 경외를 표합니다. 어서오세요. 아이기스의 잔당에."

뭐랄까, 내가 생각한 것에 대해서 또 딱 들어맞는 대답을 해오는 그였다. 굉장히 제멋대로의 방식으로 순식간에 소개까지 끝마쳤다는 것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제멋대로인 사람이구나, 라는 것 정도는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관 별개로 이 사람에 대해서 경계를 게을리 했던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아까 일행 또한 보이지 않고.

"지금은 다 말씀드릴 수 없을만큼 설명 해드릴 것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자리를 옮기시죠. 거기 마법사도 옮기고요."

"칫, 너 말야. 캐릭터가 너무 다르잖아?"

아까 그 찌질하던 캐릭터는 어디 갔나 몰라. 갑자기 이렇게 능청스럽게 굴다니 말야. 어째 점점 더 난해한 녀석들하고만 엮이고 있는 느낌이 드네에-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팔수스를 집어들었다(?). 꽤나 가벼웠다. 그 날, 팔수스와 처음 만났을 때도 딱 이랬었나. 어째 이 녀석은 무거워지질 않냐...

내가 팔수스를 집어든(?) 것을 확인한 리퀴움이 조용히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뒤를 따라가니, 깔끔한 방이 나타났다. 우선은 앞으로 보이는 침대에 팔수스를 집어 던지듯이 고이 내려놓았다. 순백색의 시트에 원목으로 만들어진 듯한 틀. 온통 새하얀 피부의 팔수스와 굉장히 어울리는 느낌의 침대였다.

팔수스를 눕혀 두고서 벌써 앉아있는 리퀴움에게로 향해 갔다. 물론 아무리 실내고 로브까지 뒤집어 쓴 상태라고 하나 그래도 추운 감이 있었으므로 팔수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꽤나 친절하신 분이시네요. 뭐, 애초에 아니었다면 시비를 걸만한 상황이 많았으니 당연한 것이려나요?"

"당연하겠죠, 리퀴움. 제가 그런 성격이었다면 대소집 토론중 대판 벌였을 테니까요."

내 말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리퀴움. 뭐, 본 성격이 그대로 나쁜 사람은 아닌 듯 했다.


작가의말

휴우, 거의 다 쓴 걸 이제야 마무리했네요.

오늘도... 즐거우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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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 15.07.27 36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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