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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18,861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5.12.2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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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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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59

DUMMY

화사하게 비쳐 들어오는 햇빛이 느껴졌다. 얼어붙어가는 듯한 공기 사이로 내비치는 그 빛은 사람 한 명을 깨우는데엔 충분했다.

"...얼마나 잔 거지..."

작게 이불이 밀려나는 소리를 내며 상반신을 일으킨 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 두통 없이 완벽하다시피 피로가 회복된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키고 있자 몸이 서서히 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해나갔다.

"후우, 몸 상태는 괜찮은 것 같네. 오랜만에 달렸던 거라 좀 불안했는데 말이..."

'쾅'

에? 잠깐.

"...지...?"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 갑작스레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칠게 열어젖혀지자, 당황한 나머지 말이 의문형으로 끝마쳐졌다.

아니, 일단 중요한 건 내 말이 어떤 형태로 끝마쳐졌느냐가 아니라 문이 열린 이유잖아. 그것도 이렇게 큰 소리를 내면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돌아본 문은 활짝 열어젖혀진 채로 덜렁거리고 있었다. 사실상 부서진 것과도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그 앞으로. 자그마한, 하지만 내게 있어선 괴기스러울 정도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소녀가 서 있었다.

"잘잤어, 레이?"

"...카펠라였습니까."

"뭐야, 왜 실망한 눈치?"

한껏 부푼 볼에 찡그려진 눈이 기묘하게 어울려 분명 짜증을 내고 있음에도 귀여움을 표출하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브리였다면 보여주려고 했겠지만. 카펠라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한 번 씩 웃고선 의자에 아무렇게나 걸터앉는 것으로 반응을 끝낸 듯 싶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나 또한 가볍게 어깨를 으쓱거리는 것으로 답을 끝냈다.

그리고 그 즉시 찾아온 침묵. 카펠라는 낮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앉아있을 뿐, 내게 말을 걸 생각은 없어 보였다. 얼굴엔 여전한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고 중얼거리는 콧노래는 그리 익숙치 않은 멜로디인 듯 싶었다.

음... 뭘 어쩌려는 건지 모르겠네. 뭐,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라던지 생각하며 기대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니 그냥 자리를 피하는 게 나을지도.

"팔수스 상태 좀 보러 다녀 오겠습니다."

최대한 능청스럽게 보이길 바라며 몸을 일으킨 난 그대로 문을 향하면서 나지막이 말을 건네곤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곧 이어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아까 깨어나선 배가 고프다면서 뭘 좀 달라더라고. 1층에 내가 묶여있던 옆에 식탁 기억하지? 거기서 리퀴움과 밥이나 먹고 있을 거야-"

1층인가. 구속구 옆에서 식사라. 꽤나 안 좋은 취미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내려간 1층에선 팔수스와 리퀴움이 어깨동무를 한 채 웃고 있었다.

"오오, 이건 또 새로운...!"

"정말이지, 맛있잖아?!"

...식탁 위에 다 올리지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의 음식들 사이에서.


"이야, 대단하잖습니까?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남성은 달리 없으니 말이죠. 특히 이렇게나 수준급인 브라우니를 그렇게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건 어지간한 장인이 와도 무리란 말입니다."

"그러는 이 마시멜로 샌드위치는 어떤데? 진짜로 입 안에서 녹고 있잖아!"

쾌활하게 퍼져나가는 목소리들. 서로를 향한 칭찬만을 계속하는 둘 사이에서 이젠 질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였다.

"...그만 좀 하지?"

그리고 그건 카펠라도 마찬가지였는지 결국 두 사람을 말리기 시작한다.

아, 처음으로 카펠라가 진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어. 카펠라도 남자들끼리 서로의 요리를 칭찬하면서 히히덕거리는 모습은 꽤나 보기 싫었나 보네.

"흠,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따라야죠."

리퀴움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왠일인지 어제 카펠라에게 깔리면서도 능청스레 굴던 모습은 보이지 않...

"뭐, 이렇게나 속 좁고 제멋대로인 주인님이라도 일단은 주인님이시니 바라시는 대로 해드려야..."

...을 리가.

'쾅'하는 격한 소음과 함께 리퀴움의 몸이 순식간에 멀어지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던 나는 리퀴움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샌드위치를 집어들었다.

"정말이지, 나는 왜 저런 녀석을 만들어 내서 이 고생인 걸까나... 게다가 첫 번째 아이라 죽지도 않고."

나지막이 투덜거리는 목소리는 다른 이들이 듣는 것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티를 팍팍 풍기고 있었다. 애초에 내가 듣는다고 해도 별 상관이 없을 거란 생각도 있었겠지. 이미 설명을 들을 때 나왔던 이야기니까.


"어... 그러니까..."

이해가 가질 않아 힘겹게 내뱉는 말에선 곤혹스러움이나 혼란이 바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눈 앞의 이 아이는, 생긴 것관 다르게 나보다도 기나긴 세월을 살아온 만큼 성격도 능구렁이라 날 한 번 정돈 가지고 놀기 전까진 자세한 설명 따위 해주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본인에게 직접 이야기를...

"넌 아직 설명하지 말고."

"에에...?! 제 이야기인데 제가 설명하진 못한다고요?!"

"응. 내가 할 거니까."

"이런 치사한...!"

...못하게 됬네.

"왜 그래, 레이? 혼란스러워서 그래?"

하아, 그런 표정 짓지 말아줘요. 점점 불안감이 커져갈 뿐이라고요?

속으로 그런 말을 읖조리며 카펠라에게 따졌으나 어디까지나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일. 지금까지의 설명을 충실히 들은 나로선 그녀에게 현실에서 따질 만한 용기가 부족했다.

"네, 그 말대로. 머리가 아파오는 느낌이네요."

이젠 다 포기했다는 느낌으로 설명이나 해주세요, 하는 말을 덧붙이자 카펠라가 곧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물론 본인의 이야기를 설명하지도 못하게 되어버린 리퀴움은 시무룩해 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카펠라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음... 먼저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네. 나로선 저기 쓰러져 있는 네 동료가 해주는 게 더 좋은 방법일 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 녀석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내가 인내심이 좋진 못해서 말이야."

조금은 따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 쓰러져 있는 팔수스를 잠시 쳐다본 카펠라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다시 내게 시선을 옮겼다.

"그럼, 잘 들어주길 바랄게. 신의 동화를."


작가의말

올 한 해, 즐거우셨길.

내년도, 그 다음 해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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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15.12.29 218 1 7쪽
60 58 15.11.19 20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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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 15.10.14 282 3 8쪽
56 55 15.09.13 227 1 8쪽
55 54 15.08.17 24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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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 15.07.25 34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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