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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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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6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6.02.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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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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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66

DUMMY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다들 준비는 끝나신 거죠?"

탑의 1층, 카펠라가 평소 자신을 구속한 채 시간을 보내는 바로 그 곳. 그녀를 처음 보았던 그 때도 그녀를 붙들고 있던 구속구의 앞에서 리퀴움이 우릴 돌아보며 말했다.

"더 이상 준비고 뭐고 할 건 없으니까 빨리 문이나 열어."

카펠라가 날카롭게 쏘아붙인다. 아직도 리퀴움이 그녀에게 제동을 걸었던 게 불만인 건지 연신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순간, 그녀의 표정은 다시금 아무것도 비쳐지지 않는 무표정으로 되었다가 다시 부루퉁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등 꽤나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감정의 배제란 것이 정확힌 이런 의미였던 걸까.

문득 그녀가 묶여있던 구속구의 위치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시선이 갈 수 밖에 없달까, 방금 아침 식사를 했던 테이블의 옆에 위치한 터무니없이 옛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구속구가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빛을 받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 곳은 유독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당장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게 다름아닌 카펠라의 구속구이고, 테이블은 오히려 그 옆으로 밀린 듯한 느낌의 배치. 심지어 구속구 쪽으론 햇빛조차 들어온다. 자세히 살펴본 바닥의 무늬조차 구속구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수준.

애시당초 신을 구속중이던 물건이니 평범해 보이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저 구속구에 눈이 쏠리도록 해 놓으면 아무래도 궁금해 진다는 말이지.

"카펠라? 그러고보니 저 구속구..."

"응? 그게 왜?"

내가 카펠라를 부르며 구속구를 언급하자, 곧 바로 돌아보며 반응하는 카펠라. 당장 머리 위로 물음표라도 튀어나올 듯한 표정이었다.

"다른 건 아니고, 저 구속구는 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 눈에 띠는 곳에 있는 거죠? 애초에 당신이 저걸로 본인을 구속하고 있던 이유는요?"

구속구 같은 물건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고, 왜 굳이 자신에게 사용하는 건가. 그 질문을 들은 카펠라는 방 한 가운데에 위치한 구속구로 시선을 돌렸다.

"흠... 저런 거에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알고 싶다면 알려줄 수는 있는데."

"듣고 싶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바로 답했다. 그 말대로, 알고 싶었으니까.

"음... 우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은 알 것 같은데, 저건 사실 그 정도로까지 대단한 물건은 아니야. 절대성 2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의 마법이 걸린 구속구에 불과하니까."

음... 절대성 2에 살짝 못 미치면 못 해도 3서클에 근접한 마도사 수준이거든요? 그 정도면 왠만한 부대급의 전력인데?

아... 신 입장에선 그 정도는 아무래도 좋은 수준이란 거려나.

...아니, 애초에 마법이 걸렸다고요?!

"아마 처음 보는 거겠네. '부여'를 사용할 줄 알던 문명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니까 말이야."

"으아... 완전 고대 유물이잖아?"

태평하게 멸망한 문명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경악한 표정을 즐기는 카펠라와 이젠 질렸다는 듯한 모습의 팔수스. 아무래도 마법사로서 수준이 높다보니 나보단 깊게 이해가 가능했던 듯하다.

"음... 참고로 걸려있는 마법은?"

"악의 흡수."

...에? 뭐에요, 그거.

"뭐야, 진짜 의외라는 표정?"

카펠라가 보기에도 내 표정이 꽤나 가관이었나 보다. 감정을 담을 수 없게 되버린 그녀의 얼굴에서 가득한 장난기가 느껴지는 미소를 보니 대충 짐작은 갔다.

"뭐, 별다른 건 아니고. 단지 저 구속구를 사용중일 땐 최대한으로 '악의'가 흡수당해. 저 구속구로 흘러들어가서 사라진다는 느낌? 그 탓에 저기 묶여있는 채로 너희랑 마주쳤을 때 '적의'는 느껴졌겠지만 '악의'는 없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야. 그렇지?"

"음... 그것도 그렇네요. 당장에 커스를 사용했던 것도 구속구를 푼 이후였었죠?"

"어. 저걸 사용중일 땐 나조차 커스의 사용이 극도로 제한되니까. 애초에 다른 이에게 해를 입힌다는 생각 자체를 거부당하거든."

어떤 의미론 가장 무서울 수 있는 마법이네. 아무리 파괴력이 엄청나고 살상력이 높은 공격이라도, 맞지만 않는다면 실용성은 제로. 그런데 저건...

"하여튼, 질문 하나는 처리했고. 다음은 왜 저걸 하고 있었냐였지?"

어깨를 작게 으쓱이며 화제를 환기시키는 카펠라. 빨리 대화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듯하다.

"별 다른 건 없고, 그냥 그리워서... 였달까? 저 구속구, 내가 말했던 '그 남자'가 주고 간 물건 중 하나거든."

검게 반짝이는 구속구를 조금은 그립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카펠라는, 이윽고 다시금 시선을 리퀴움에게 향했다.

"리퀴움."

"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카펠라에게 고개를 숙여보인 리퀴움의 눈이 다시금 공허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안이란 거, 참 편리하단 말이지. 마력이 극한까지 출입할 수 있는 절대적 통로이자, 마나 그 자체를 시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니 말이야. 그 탓에 지금껏 있어왔던 마안의 소유자들은 다들 마법에 대한 드높은 이해력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반감을 샀지만. 일부에선 마녀라고 부르면서 그들을 조롱하기도 했다지?"

옆에서 허탈하다는 듯이 리퀴움을 바라보는 팔수스. 마법에 정통한 사람에게 있어서 마안이란 건, 솔직히 말해 사기일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선 몸으로 직접 느껴가며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애매모호한, 애초에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를 똑똑히 그 두 눈으로 보아가면서 이해할 수 있다니.

거기에 부족한 마력을 어느 수준까진 눈을 통해 주변에서 확보하는 특별한 능력이 덤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들에게 있어서 마안이란 건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질투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존재일 것이다.

"흠... 이거야 원. 리퀴움?"

리퀴움이 문을 여는 것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그를 부르며 다가가는 팔수스. 표정을 보아하니 꽤나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 한편으로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도 함께 알 수 있었다.

"수식을 이런 식으로 전개하다간 끝도 없을 거야. 어차피 나머지는 우주 관점에서 설정되어 있는 틀이니까 무시하고 이 사이만 깔끔하게 정리하면 될 거야. 주위 마력을 필요 이상으로 끌어다 쓰는 것도 문제가 있으니까 이 부분의 간섭을 수정하면..."

"에... 에에?!"

빠르게 정리되고 전개되길 반복하는 수식의 폭풍 속에서 리퀴움이 길을 잃지 않길 바랄 뿐, 이라던가 소소하게 리퀴움의 명복(?)을 빌어주며 불과 며칠 전에 팔수스에게 당했던 마법 테러를 떠올리는 나였다.

"레... 레이 님! 저 좀 살려ㅈ...!"

"어허. 어딜 가? 문은 열어야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날 돌아보며 살려달라 애원하는 리퀴움과 그런 리퀴움의 뒷덜미를 붙잡은 채 반대쪽 손으로 여전히 허공을 마구 흩트리는 팔수스...라.

...리퀴움. 미안한데 그건 나도 못 막아.


작가의말

흠...

어쩌다 보니 동네북의 동네북이 된 마안 소유자 리퀴움이었습니다아-!

뭐... 저 정도 능력자인데 어떻게든 되겠죠?

...아님 말고요오...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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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59 15.12.29 207 1 7쪽
60 58 15.11.19 201 1 7쪽
59 57 15.11.16 216 1 7쪽
58 [할로윈 특전] 또다른 레이브란의 이야기 15.10.31 221 1 10쪽
57 56 15.10.14 268 3 8쪽
56 55 15.09.13 216 1 8쪽
55 54 15.08.17 236 1 7쪽
54 53 15.07.29 250 1 10쪽
53 52 15.07.27 362 1 7쪽
52 51 15.07.25 324 1 7쪽
51 50 15.07.09 331 1 7쪽
50 49 15.07.05 249 1 7쪽
49 48 15.06.21 34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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