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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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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17,509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6.02.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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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7

DUMMY

마법이란 건 기본적으로 개인의 아스트랄계에 그 힘의 근본을 가진다. 아스트랄계라 불리는 개인의 정신계에서의 바램이나 염원 등이 지닌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해 전혀 분리되어 있어야 할 두 세계를 이어 현실계에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 물론 이 어마어마한 활동엔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리퀴움이 저렇게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그 준비 중 고위 마법의 구현 시 필수불가결 요소인 '수식'에 직접 간섭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간섭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그 간섭을 하는 것이 팔수스고 팔수스가 리퀴움의 아스트랄계 내에서 전개중인 마법을 마구 재조정하고 있기 때문...

"팔수스으- 이제 그만!! 눈이 빙빙 돈단 말입니다아-!!"

아마, 지금 리퀴움의 시선에선 눈앞으로 수없이 많은 수식들이 뒤섞이며 날아다니는 통에 앞조차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건 사무소의 한 팀원이 직접 당해보고서 구토를 해가며 증언한 내용이니 믿을 만할 것이다.

"흠. 이 정도면 대충 합격선이네. 그럼, 난 이만-"

수식의 정리가 대충 끝났나 보다. 팔수스가 어째선지 이런 것에 있어선 심각하게 꼼꼼하고 집착하는 면모를 보이는 게 있다보니 나로서도 꽤나 놀랍긴 했지만, 당장 팔수스를 만난 지 2일 만에 사무소에서 시작된 저 고문(?)은 슬슬 적응이 되가는 참이었다.

"고... 공간... 연결..."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마지막 명령을 내리는 리퀴움. 수식을 다 전개한 후 내리는 저 명령으로 수식에 따라 현실계에서 마법이 구현되게 된다. 지금까지 보아온 리퀴움의 괴물 같은 모습상, 팔수스의 고문을 굳건히 견뎌내고서 완전 무영창의 마법을 선보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건만.

"그럼, 난 먼저 간다-"

어제 보았던 것보다 더 깔끔해진 듯한 디자인을 뽐내는 문을 건너가는 팔수스. 그리고 그에게 이끌려 건너가는 리퀴움. 아직도 멀미가 좀 나는 것인지 안색이 영 좋지 않다.

"쯧. 꼴에 비실거리기는. 아까까지만 해도 팔팔하던게 말이지. 가끔 팔수스한테 저것 좀 하라고 해야겠네. 조용하고 괜찮을 지도?"

리퀴움의 사형선고(?)를 본인 모르게 내리면서 문을 건너가는 카펠라. 아무래도 리퀴움은 팔수스의 수식 재정리 강의를 앞으로 꽤나 듣게 될 듯했다.

"그럼, 나도 가볼까?"

모두가 건너가고 혼자 남은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았다. 카펠라를 처음 보았던 구속구의 자리, 리퀴움과 팔수스가 떠들어대던 식탁, 창문 너머로 보이는 꽃밭과 호수. 드높게 이어진 계단까지.

그렇게나 돌아가고 싶어 했었지만, 하루 있었을 뿐인데 미운 정이라도 꽤나 들었나 보다. 아니, 굳이 말하면 이 장소 자체에 대해서 나쁜 감정은 없지만. 단지 이 곳에서 만난 녀석들에 대한 기억이 이곳에 대한 좋은 인상을 덮어쓰고 있는 듯했다.

안돼지, 이런 훌륭한 장소를 그 주인들 때문에 나쁘게 평가하는 건 말이야. 만약 이런 건물이 눈에 띄는 장소에라도 있었다면 템플 캐슬 이상으로 훌륭했을 거라고. 응, 꼭 그랬을 거야.

한 번 더 주변을 둘러본 이후, 천천히 걸음을 옮겨 문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이 너머는 어디로 연결되어 있으려나? 리퀴움이 그륜트 동맹으로 넘어갈 때마다 지정하던 곳이려나?

팔수스가 마력 사용량 줄인다고 수식의 전개를 완전히 뜯어고친 건지 심플해진 디자인과 함께 건너편의 모습이 보이지도, 소리가 들리지도 않게 된 문을 보며 조금은 답답하단 생각이 들었다. 기왕이면 그건 그냥 두지, 라던가 말이다.

"후우, 어차피 팔수스 성격에 앞으로 최소 2번은 재조정을 할테니 그 때 이건 좀 개선을 해달라ㄱ... 에?"

날카롭게 공기를 가르는 자그마한 소음을 동반하며 옆을 스쳐가는 비수. 날 끝이 미묘하게 빛을 반사하는 정도가 다른 걸 보니 독도 발라져 있는 살상용 비수였다. 그리고 그 비수가 지나간 뒤로 벽에 무언가가 박히는 꽤나 경쾌한 소리가 들려져 왔다.

돌아본 등 뒤론 내가 나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사라진 건지 문이 사라져 있었고 정면으로 아까의 그 비수가 꽂힌 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우와... 깊게도 박혔네.

그나저나...

"...리퀴움, 팔수스? 왜 문이 여기로 연결되어 있는 건지 설명 가능할까?"

포박된 채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리퀴움과 팔수스, 한창 대치중인 카펠라까지. 음. 문을 넘은 순간 본 풍경이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펼쳐져 있네.

아, 중요한 건 그거다. 내가 이렇게 꽤나 침착하다고 할 정도로 반응을 하고 있는 이유. 너무 당황한 나머지 뇌가 다 받아들이질 못하고 있달까. 아니, 애초에 저기 앞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카펠라와 대치중이자 리퀴움과 팔수스를 포박한 것으로 예상, 아니 확신되는 인물이 날 보면서 미묘하게 웃고 있잖아. 이게 이해가 되는 게 더 신기한 거 아냐?

"레이!"

"..."

"...여기, 길드장 개인 룸이었죠, 브리...?"

눈앞에 있던 건 다름아닌 브리. 회색빛의 머리칼과 초록빛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두드러지는 10대 꼬마 모습으로 돌아온 그륜트 동맹의 길드장인 브륀힐드였다.

그리고 이 곳은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는 길드장 개인 룸. 다시 말해, 길드장으로서 서류나 일을 처리하고 누군가와 만나는 응접실로의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라 말 그대로 브리 개인이 할당받아 사용하는 곳이었던 것이다.

"어. 말도 마. 옷 갈아입던 도중인데 저 까마귀 성애자랑 알록달록한 녀석이 들이닥쳐서 얼마나 놀랐는지."

그 말을 듣고 보니 지금 브리의 차림새가 꽤나, 아니... 많이 곤란해 보였다. 왼팔엔 입던 도중이었던 건지 옷가지가 걸려있었고 몸에 걸쳐진 건 얇은 천 셔츠가 다. 그나마도 한 쪽 어깨가 거의 드러나도록 옷이 흐트러져 있어 굉장히 다급했던 티가 옅보였다.

"아니, 그보다 이건 누구야? 나처럼 겉모습을 조정한 것도 아닌 그냥 꼬마인데 왜 이렇게 괴물인건데?!"

브리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경악과 약간의 짜증이 뒤섞여 방 안에 울려퍼진 목소리는 난장판인 장내와 비교했을 때 참으로 경쾌했다. 하아... 청량감.

아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였지?

"카펠라? 지금 뭘하고 계신 겁니까."

"응? 앞에 꽤나 강할 것같은 인간이 있길래 리퀴움이 인질로 붙잡힌 걸 빌미로 조금 싸워보고 있었어."

그게 그렇게 속편하게 말할 일입니까.


작가의말

오늘도 즐거우셨길 바랍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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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15.09.13 216 1 8쪽
55 54 15.08.17 237 1 7쪽
54 53 15.07.29 252 1 10쪽
53 52 15.07.27 365 1 7쪽
52 51 15.07.25 32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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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15.07.05 250 1 7쪽
49 48 15.06.21 34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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