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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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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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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6.02.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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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8

DUMMY

"하아... 어쨋든 일단 둘 다 이리 와요. 자꾸 그렇게 대치하고 있지도 말고요. 심장에 안 좋다고요."

아직도 대치 상태를 풀지 않는 둘을 향해서 중얼거리며 옆에 있던 의자에 걸터앉았다. 문을 건너자 마자 무방비한 상태로 이런 광경을 봐버렸으니 꽤나 놀란 만도 했던 모양이다.

"음... 알았어. 슬슬 질려가는 참이기도 했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내 옆으로 쪼르르 다가온 카펠라가 옆의 의자에 앉았다. 그제서야 브리도 천천히 긴장을 풀고 다가왔다. 그리고 착석.

"하아... 네 말은 들어준다니 그나마 안심이네. 저렇게 새파란 꼬마가 최상급 마도사 실력이라니 놀랐다고. 그보다, 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던거야? 리퀴움은 또 왜 너랑 같이 나오는 거고? 하루동안 실종이라니, 너니까 크게 걱정은 안 하지만 놀랐다고?"

의자에 앉고 잠시 숨을 고르자마자 내게 항의 비슷한 것을 해오는 브리. 어제 말도 없이 리퀴움을 따라 나간 이후로 사라져 버렸으니 그럴 만도 했나.

"일단 진정 좀 해요, 브리. 어제 갑자기 사라져버렸던 건 사과드릴테니까..."

"그럼, 하나씩 대답해 달라고. 네가 어딜 가든 내가 제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사과하지도 말고."

고집스런 표정으로 사과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브리. 지금은 단지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뿐인 것 같다.

음... 근데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일단 첫번째, 어디를 다녀온 거야?"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자 브리가 먼저 하나씩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대답하기 너무 어려ㅇ...

"제가 지내고 있는 곳에 들리셨었습니다. 여기, 팔수스도 함께."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구상해나가던 도중, 갑자기 리퀴움이 끼어들었다. 팔수스와 함께 묶인 상태 그대로. 아... 그러고 보니 얘네 풀어주는 걸 깜빡했네...

"아... 너도 있었ㅈ...? 에? 너, 너네 집?!"

팔수스와 리퀴움이 문을 넘어간 시간을 생각해 봤을 때 브리 입장에서 그 둘이 입장한 지 몇 초나 됬을까 싶지만, 브리는 아무래도 팔수스의 존재는 잊고 있었던 듯했다. 아니, 그 전에 오해할 소리는 자제해 줬으면 좋겠는데?!

"오해하지 마세요. 여왕님께 받았던 임무 일환으로 쫓아갔던 거니까."

안색을 새파랗게 물들인 브리를 보며 착잡해지는 기분을 최대한 억누르고 브리의 오해를 가라앉혔다. 물론 그와 함께 무언의 경고를 담은 눈초리로 리퀴움을 째려봐 주었다.

"하아... 다행이긴 하네. 음... 근데 애초에 내가 무슨 오해를 했을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무조건 부정해도 되는거야?"

"알고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관 없어요."

뭐, 애초에 리퀴움이 알려줄 것 같지만. 내가 듣기 싫다고 해도 억지로 들려줄 것 같단 말이지.

"흠... 그럼 그건 됐고. 다음 질문이야. 저 알록달록한 자식을 뒤쫓아간 것까진 어떻게든 이해를 해보겠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건데? 굳이 저 녀석 집에서 하루를 묵을 필요까진 없었을 것 아냐."

"아, 그건...!"

"입 닫아."

환하게 웃으며 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는 말을 내뱉을 것만 같은 리퀴움에게 단호하게 명령했다. 이번에도 입 열면 진짜 가만 안 둔다. 내가 지휘자를 전개하는 한이 있어도 패줄테니까.

내 생각을 고스란히 읽었던 건지 식은땀이 이마에서 옆으로 흘러내리는 리퀴움.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 모습이 꽤나 애처롭게도 보이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제가 설명할게요. 그게... 팔수스가 뻗었었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기절을 했었달까..."

"...혹시 이 아이?"

카펠라를 돌아보며 이미 확신에 찬 시선을 내보이는 브리. 나를 다시 돌아보는 브리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대신했다.

"...저 녀석도 그리 평범한 녀석은 아닐 텐데 말이지. 무력으로 팔수스보다 위에 있는 마도사라니... 저런 꼬마가...?"

요즘 들어 자주 보게 된 질렸다는 얼굴을 다시 마주하며 브리의 감정에 공감했다. 그래, 겉으로 보면 완전히 꼬마애고... 브리의 '지휘봉' 특성상 상대가 신체에 무슨 물리적, 주술적 변화를 가했는지 뻔히 알 수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지.

아마 아무런 변화가 잡히지 않을 테니까.

"하아... 점점 더 알고 싶지 않아지고 있는데 안 들을 수도 없고..."

"...그 마음 이해해요, 브리... 저도 반나절 정도 생각을 포기했었거든요..."

브리에게 대답을 해주면서도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상황들 속에 다시 황당함을 느끼며 반쯤은 체념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차피 이들은 인간도 아니고 신이겠다, 내가 상관할 수 있는 영역은 꽤나 벗어났다...고.

"휴우... 그래,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보자... 얜 정체가 뭐야?"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팔꿈치를 책상에 대며 가장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꺼내는 브리. 카펠라가 따라오겠다고 했던 순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나라던가 리퀴움과 카펠라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할 적당한 상황을 떠올릴 순 없었다.

노예와 주인? 사실이지만 말할 수 있을리가.

딸과 홀아비? 리퀴움이 그렇게 둘러대기엔 너무 젊어. 애초에 길드에서의 리퀴움의 평판 때문에라도 믿어질 리가 없는 이야기 중 하나.

입양? 그래, 이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긴 하겠는데 카펠라가 현재 보이는 그대로의 연령대라고 생각했을 때 저 정도 실력이면 어릴 때부터 타고난 재능이 눈에 띄지 않았을 리가 없어... 결과적으로 그녀를 입양하려고 했을 사람이 많았을 거란 전개가 된다. 아니, 애초에 저 정도 재능의 아이가 버려지는 일도 없지만.

그럼 뭐가 적당할...

"정원사입니다."

내 침묵으로 인해 고요해진 방 안을 가로지르며 유쾌하게 퍼져나가는 목소리. 그 떨림은 당연하게도 리퀴움에게서 시작된 것이었다.

"...정원사?"

리퀴움의 말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카펠라와 리퀴움을 번갈아가며 돌아보는 브리. 그녀의 눈을 보고서 추측하건데, 머릿속엔 꽤나 많은 의문점이 있을 것이었다. 물론, 그걸 리퀴움은 직접 읽고 있겠지만.

"네, 당신에게 공급해 드렸던 '신의 꽃'을 키우는 분이 그녀입니다."

"...에?"

아마도 리퀴움이 브리의 생각을 읽어내고서 찾아낸 최상의 대답으로 예상되는 말에 이번엔 내가 당황했다.

신의 꽃이라면... 내가 발렌타인데이 때 사용했던 그거?


작가의말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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