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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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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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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32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6.03.2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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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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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9

DUMMY

"신의 꽃이란 건 본래 '재배한다'라던가 '키운다'라는 개념을 적용시킬 수 없는 식물입니다."

눈에 띄게 태도가 뻣뻣해진 브리와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날 향해 리퀴움이 설명을 시작했다.

"발생지 불명, 발아조건도 불명. 애초에 수분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꽃. 그게 바로... 이 신의 꽃이죠."

자신의 품 속으로 손을 쑥 넣은 리퀴움이 뭔갈 뒤적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그 품 안에서 내가 발렌타인데이 당시 사용했던 것과 같은, 신의 꽃을 꺼냈다.

"참 아름다운 장미죠? 아무런 향도 나지 않는, 사실상 보석에 가까운 꽃이지만 말입니다."

어... 그러고보니 얘 묶여있지 않았나...? 그 새 풀어낸 건가...

"뭐, 당연한 거겠죠. 애초에 이 신의 꽃이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종이니까요."

상큼하게 웃어보이며 황금빛으로 찬란히 빛나는 장미를 그대로 손 위에서 태워버리는 리퀴움. 아... 저거 보통 한 송이에 고급 식당에서 두 끼 하는 것과 비슷한 가격인데...

"이 꽃은 지금 대륙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죠. 주로 공업용의 보석과 같은 취급이라거나 마도 공업과 연구의 재료로서. 하지만 그럼에도,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는 이 중요한 꽃이 정확히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그렇죠, 브륀힐드?"

"아... 그..."

말을 심하게 더듬으며 흠칫거리는 브리. 뭐야. 브리가 이렇게까지 뻣뻣한 건 처음 보는데요?!

"사실, 당연한 겁니다. 애초에 이 꽃의 재배지 자체가 밝혀진 곳이 없고, 방법을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야생에서 흔히 발견되는 종도 아니고."

또각거리는, 꽤나 경쾌하면서도 조금은 무거운 느낌이 드는 발걸음 소리를 뽐내며 리퀴움이 천천히 나와 브리, 카펠라가 앉은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럼, 이 꽃은 어디서 온 걸까요?"

환하게 웃어보이며 앉아있는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는 리퀴움의 모습에, 난 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제가 말했죠, 브륀힐드? 전 공급자일 뿐, 신의 꽃을 기르고 늘리는 방법 따윈 알지 못한다고요."

"으... 그게... 그런데..."

브리를 향해 자신있게 질문을 던지는 리퀴움. 자신이 속한 길드의 길드장에게 너무 당당한 태도가 아니냐는 걸 떠나서, 질문한 내용 자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초콜릿을 만들 때 사용한 신의 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브리에게서 제공받았던 물건이었기 때문에.

아직 여왕의 모든 것에 혐오를 느끼던 몇 년 전, 대륙회의 때였다. 축제의 때 이후로 두 번째로 마주쳤던 그녀는 지휘봉의 보정을 풀고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채였고 회의가 진행되고서 그녀가 지휘봉을 전개할 때까지 난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 이후 그녀를 알아본 내게 갑자기 다가온 그녀가 돌연 건냈던 것이 신의 꽃이었다. 내가 신의 꽃을 얼떨결에 받아들고서 흥미를 보이자 그 이후 주기적으로 신의 꽃을 보내게 되었던 것. 이유는 잘 모른다. 단지, 그러고 싶어서라고만 대답했었기 때문에.

"사실 그거, 전부 그녀의 작품입니다. 브륀힐드, 그녀에겐 단지 보낼 사람을 선택할 권리 밖엔 없었고 말이죠."

"...에?"

조금은, 아니... 확실히 당황했다는 기색을 내비치며 입에서 의미없이 목소리를 뱉어냈다. 그저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뿐인 공허로운 소리를 내며 리퀴움을 바라보는 나.

"또 마음대로 생각을 읽어서 죄송합니다. 제 의지완 무관하다는 것만 알아주시고, 이야기를 마저 하겠습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내게 고개를 작게 숙여보이는 리퀴움. 대놓고 말하는 걸 보니 자신이 다른 이의 생각을 관람할 수 있단 걸 브리에겐 이미 알린 듯 싶었다. 하긴, 길드장에게까지 그런 걸 숨길 수는 없다. 애초에 한 길드의 리더라면 어느 정도의 안목은 가지고 있으니 간파당할 경우도 생각해야 하고 그 경우 숨기고 있던 본인의 입지에 타격이 가니까.

"카펠라, 그녀는 바로 그 신의 꽃의 주인입니다. 세상 모든 신의 꽃들은 몇몇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그녀의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죠."

"...멋지네. 리퀴움 네가 그렇게까지 숨기던 위인이 이런 모습일 거라곤 생각을 못 했는걸."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 내에서 완전하다시피 배제된 나. 전혀 알 수 없는, 그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그 무언가에 대해 어렴풋하게 직감할 수 있을 뿐인 나로선 당연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이거면 그녀의 신분이나 신상에 대해선 더 설명하지 않아도 상관 없는 거겠죠, 브륀힐드?"

"그래. 애초에 더 말해서 뭐해. 이미 내가 어쩔 수 있는 범위는 벗어난 상황인 것 같은데."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손을 댈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상황이라고 말하는 브리. 국가 수준의 무력을 지닌 대륙 최고, 최대 길드의 길드장조차 간섭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건가. 난 지금 그걸 목도하고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거고?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애초에 저희가 너무 설명 없이 떠드는 중이니까요.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당장 이해하실 겁니다. 단순히, 그녀의 바람이었기에 제가 브륀힐드를 통해 누군가에게 신의 꽃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었고, 그게 우연찮게도 당신이었을 뿐입니다."

가벼운 농담이라도 하는 것마냥 말하는 리퀴움. 하지만 사실은 농담도 아니고, 그다지 가벼운 편도 아니었다.

"...지금껏 왔던 그 막대한 양의 장미가 전부 카펠라의 것이었던 걸로도 모자라서 이 대륙에 걸쳐서 존재하는 거의 모든 신의 꽃이 그녀에게서 왔다고요?"

"네. 처음엔 단순히 실험성의 흥미 본위 놀이였던 것이 지금은 어느 정도 유지를 해줘야 하는 일거리가 되어버려서 말이죠. 그녀도 좀 곤란하게 되버렸네요-"

"말 참 예쁘게 하네."

신의 꽃을 만들어내는 것이 귀찮았던 건지 빈정대면서 리퀴움에게 쏘아붙이는 카펠라. 그녀의 반응으로 보건데 확실히 사실이었던 듯하다.

"하여튼, 이 정도면 그녀의 신원은 확인한 거겠죠. 안 그렇습니까, 브륀힐드?"

"그렇다니까 몇 번을 말해. 나머지는 알아서 하고 갈 길 가라."

리퀴움을 향해 손을 휘젓는 브리. 골치가 아픈 건지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였다.


작가의말

음... 안녕하십니까아-?

레이입니다.

바빠진 관계로 연재 주기가 아무리 빨라져도 확실한 한계를 보일 것 같네요.

그 점 염두에 두시고 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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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59 15.12.29 20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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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할로윈 특전] 또다른 레이브란의 이야기 15.10.31 221 1 10쪽
57 56 15.10.14 268 3 8쪽
56 55 15.09.13 216 1 8쪽
55 54 15.08.17 236 1 7쪽
54 53 15.07.29 250 1 10쪽
53 52 15.07.27 363 1 7쪽
52 51 15.07.25 326 1 7쪽
51 50 15.07.09 332 1 7쪽
50 49 15.07.05 249 1 7쪽
49 48 15.06.21 34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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