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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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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18,563
추천수 :
117
글자수 :
295,074

작성
16.03.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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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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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70

DUMMY

"아, 그래. 레이? 아직 회의 결과 못 들었지?"

리퀴움과 카펠라가 방을 나가는 것을 바라보던 브리가 불쑥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왔던 이유는 그거였지. 그륜트 동맹이 이번 모프가드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구경만 할 것. 음. 너무 정신없는 일 투성이였던 탓에 잠시 잊어버렸던 것도 왠지 당연하게 느껴지네.

"의견은 어떻게 모였나요? 역시 시타 님의 의견대로..."

"시타 의견대로 방치하기로 결정했어."

역시나.

"하여튼, 역시 세월이 그냥 지나가는 건 아니란 걸까나. 그렇게나 다혈질에 호전적이던 시타가 얌전해지다니 말이야. 당장 무슨 일만 나면 그 녀석이 끼어들어서 난리가 났던 게 바로 얼마 전처럼 느껴지는데..."

그러고 보니 유독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브리를 포함해서 그륜트 동맹이 처음 결성되었을 때의 멤버들 이야기. 16살이라는 나이에 공식 길드협회 인증의 1급 버서커 판정을 받은 브리, 카운터성의 대거 운영만으로 현재의 브리에게 필적하는 시타, 단순 방어 능력으론 요새에 가깝다는 '안테'까지.

안테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가 어떠한 전투를 하는지 세세하게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시타의 경우에도 만나본 적은 꽤나 있지만 전투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시타의 전투조차 머릿속에서 그려질 정도다. 그만큼 브리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많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서도 지금의 그륜트는 그다지 믿기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분명 그륜트를 만들어내었던 건 브리와 시타, 안테 이 세 명이었지만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그륜트를 만들어 가고 있으니까.

아무리 처음부터 그륜트가 성장해 나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고 해도 그리 쉽게 믿길 상황은 아니긴 하지. 그것도 이렇게 국가 수준의 힘을 지닌 길드일 경우엔 더더욱.

"그래서, 일단 회의 결과에 따라 그륜트는 공식적으로 모프가드를 방치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젠 어떻게 할 생각이야, 레이?"

"그야, 일단 보고를 올리고..."

"그런 거 말고."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기며 다른 대답을 요구하는 브리. 이 상황이 당연하다는 듯 표정도 무심한 편이었다.

"내가 물은 건, 언제나 그랬듯 네가 어떻게 할 건지였어. '일단 보고를 올리고', 라니. 내가 알던 레이랑은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 같다고. 뭐, 그래서 다음은?"

"...그러네요. 당장에 뭔갈 해야겠다고 생각해 놓은 건 없습니다. 모프가드에 대한 아수리온의 대처야 제가 생각할 분야도 아니고 제가 내놓은 의견이 받아들여질 지 자체도 의문이어서요."

아직까지도 내 태도 변화에 대해서 의심을 가진 사람이 많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난 이전에 했던 명령 거부로 인해 반쯤은 반역자에 속하는 악질 중의 악질로 분류된다. 지금이야 여왕님의 의지로 아무런 제재 없이 행동중이지만 실은 당장 현상수배자로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야, 나도 참 이런 데에만 소질이 있는 것 같네.

"딱히 할 일이 없다면 조금 정도는 그륜트 동맹의 길드원으로서도 있어줄 수 있을까? 네 검술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쯤은 알고 있잖아."

"가르치는 건 성미에 안 맞는데요."

꽤나 옛날, 내가 한창 반항을 하고 다니던 그 때의 일이긴 하지만 지금의 내 이미지를 만드는데 헌신한 사건 중 하나를 떠올린 난 식은땀이 피부를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 사건은 정확히 지금의 저 제안과 같다고 해야 할까. 여왕님의 명령으로 내려온 부탁 중 하나에 끼어있던 '기사들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부탁한다'라는 것을 이행했던 게 화근이었다.

애초에 당시의 난 알고 있었던 같다. 그 검술을 그런 식으로 휘두르면 전략적으로 나쁘진 않지만 몸에 부담을 준다는... 뭐, 그런 이야기.

하기야 기억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이긴 했을 것이다. 그 때 내게 짧디짧지만 심각했던 수업을 받은 기사들 전원, 병원신세를 졌어야 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었으니까. 이걸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실은 옳지 못하다 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었다.

"이번엔 그 때랑 다를 거 아니야? 보아하니 계기는 잘 모르겠지만 성격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몰라볼 만큼 달라졌거든. 그렇게 난폭하게 휘두르는 짓, 내가 보고 넘어가지도 않을 거고."

"...의미가 있긴 한 겁니까. 이런 것보다야 더 전통 있고 활용성 좋은 검술은 널렸잖아요?"

당장 브리 본인이 16세에 대형 워해머로 1급 판정을 받은 전사이면서 현재로선 단검과 레이피어, 장검에 이르는 만능 검술 사전이면서!

"의미? 네 검술을 나조차 따라하지 못한다는 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아? 너도 내가 지금 몇 개의 검술을 동시에 습득했는지 잘 알잖아. 그러면서도 그런 소리가 나와?"

내 말에 조금 짜증이 났던 건지 아니면 따라할 수조차 없었던 특이하디 특이한 내 검술에 화가 난건지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브리. 그리고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는 나.

"생각을 해 봐. 네 그 검술을 봐온게 나도 꽤 오래 된 편이잖아? 그런데 나도 그 움직임 자체가 전혀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흐름을 설계하고서 전투에 적용한 건지, 그 검술의 시초에게 따져 묻고 싶다고!"

그래서 저한테 이러는 겁니까. 애초에 저도 이 검술의 시초가 누구인지 모르는데?

"그렇게 됐으니까, 적당히 실력 좋은 편인 녀석들 몇 명만 소집할게. 네 검술, 오랜만에 나한테도 보여달라고."

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간단히 결론을 선언한 채 방을 빠져나가 버리는 브리. 아마 손수 '적당히 실력 좋은 편'인 길드원들을 모아오려는 듯했다.

물론 필드는 콜로세움이려나. 우선은 먼저 가서 몸이나 풀기로...

"...저기? 나 잊혀진 건 아니지, 레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머릿속으로 전투를 그려보던 내게 날아와 꽂히는 목소리. 그건... 아직도 밧줄에 묶인 채로 대충 널브러져 있던 팔수스의 목소리였다.

"...미안. 너도 있었던 거, 솔직히 말해 다 잊어버렸던 것 같아."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아-

레이입니다아...

솔직히 말해서 팔수스의 저 전개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저렇게 해야만 하는 게 되어 버려서 말이죠오...

저, 팔수스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오늘도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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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0 15.12.31 216 1 8쪽
61 59 15.12.29 215 1 7쪽
60 58 15.11.19 209 1 7쪽
59 57 15.11.16 222 1 7쪽
58 [할로윈 특전] 또다른 레이브란의 이야기 15.10.31 229 1 10쪽
57 56 15.10.14 278 3 8쪽
56 55 15.09.13 225 1 8쪽
55 54 15.08.17 242 1 7쪽
54 53 15.07.29 262 1 10쪽
53 52 15.07.27 390 1 7쪽
52 51 15.07.25 338 1 7쪽
51 50 15.07.09 356 1 7쪽
50 49 15.07.05 261 1 7쪽
49 48 15.06.21 35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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