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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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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브란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6.18 13: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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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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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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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71

DUMMY

웅성거리는 소음이 얕게 들려온다.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기색은 없이, 순수하게 그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했다.

"자자, 선생님 입장하신다?"

그 대화의 한가운데에 돌연 발랄한 목소리가 끼어든다. 그 때 그 때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여성. 그와 동시에 지금은 이 사단을 벌인 장본인인 브리였다.

"선생님이라니 무슨 소립니까, 브리..."

작게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아래로 향하는 나. 많은 길드원들 앞임에도 당당하게 지휘봉을 전개하여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뽐내는 브리 덕에,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려면 고개를 꽤나 많이 숙여야 했다. 지휘봉만 풀면 나보다도 키가 큰 사람이!

"지금은 선생이 맞다고? 봐봐, 학생들도 준비 만반이잖아?"

날 똑바로 바라보며 뒤쪽을 가리키는 브리의 손길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어느 샌가 대열을 맞추어서 부동 자세로 이쪽을 보고 있는 검사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물론, 다들 각자의 검을 빼어든 상태였고.

"7할이 평범한 롱소드나 바스타드 소드, 2할 정도는 단검이군요. 1할은 착실하게 정통 마도사도 있고."

"그야, 이런 구성이 아니면 간접적으로라도 네 검술의 기본을 옅보지 못할 테니까. 그나마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보이긴 하겠지?"

"네, 훌륭하시네요. 그런데..."

눈앞에 위치한 부담스러운 일동에게서 잠시 눈을 돌려... 날 더욱 부담스럽게 하는 따가운 시선의 2인조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여러분도 관람이신가요."

내가 바라본 방향 앞엔, 멋스러운 대거를 단단히 감아쥔 시타와 안테로 예상되는 남성이 서 있었다. 물론, 둘 모두 평상복이라고 할 만한 가벼운 복장이었지만... 그 둘을 포함해 그륜트의 수뇌부에겐 그런 것 따위 상정할 상황 외에 있단 걸 떠올리며 다시 긴장을 해야 했다.

"하루 만에 보는 군요. 어제는 갑자기 사라지셔서 내심 서운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기니 올 수 밖에요. 아, 물론 관람'만' 하게 될 지, 어떨진 저도 잘 모릅니다."

먼저 인사를 해온 쪽은 시타였다. 이미 면식이 있었던 것으로 자연스럽게 말을 건 듯했다. 그에 비해, 옆에 선 남성은 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자, 안테. 뭘 그렇게 가만히 있는 거야? 이제야 처음으로 대면한 거잖아?"

보다 못한 시타가 닦달을 하자 예상대로 '안테'라 불린 남자가 내게 시선을 향했다.

"어... 안테라고 해. 말은 많이 들었어. 난 그냥 관람만 하고 있을 거니까 걱정은 하지 말고."

처음 보는 사람관 대화가 어색한 듯, 할 말만 간단히 끝내는 안테였다. 그런 안테에게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하고, 다시 시선을 검사 일동에게로 향했다.

"지금 너희 앞에 서 있는 건 한 국가의 소드마스터다. 우리와 많은 관계를 맺어온 아수리온 왕국의 제 1 전력이라는 말이다. 동시에, 이 길드에 소속된 존재이기도 하지. 너흰, 지금부터 그런 사람에게서 그 본인의 검술에 대해 지도받게 되는 거다. 영광으로 알도록!"

시작부터 힘을 잔뜩 넣은 듯한 브리의 일장 연설. 내가 잘 가르치게 될지 아닐지, 심지어는 저들이 얼마 후 멀쩡하게 걸어서 이 콜로세움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참 속도 편한 사람이었다. 본인 길드원들 맞지?

그리고 갑자기 들려온 예상 외의 환호성. 검사 일동, 학생들에게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신나하지 마. 너희 위험하다고.

"자, 그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난 구경이나 하러 갈게-"

"정말 일은 잘 벌이시네요..."

스쳐 지나가는 브리에게 한 마디 하지 않고선 도저히 못 견디겠던 탓에 짧게 푸념을 했다. 브리는 분명 들었겠지만 들리지 않은 척을 하면서 지나쳐갔다.

이런 건 성미에 안 맞는데 말이지... 일단은 해야겠지.

"반갑습니다. 임시로 이번 시간만 특별히 여러분을 가르치게 된 레이브란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을 제대로 가르친 경력은 없다고 봐야 할까, 어쨌든 잘 못하니 감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끝마치자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온다. 본인을 소개한 선생에게 보내는 건 역시 박수가 가장 보편적인 듯했다.

"그럼 간단하게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검술을 배우러 오신 거라곤 하지만 사실 저도 제가 사용하는 검술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진 않습니다. 이름이 '흑조도'이다, 정도가 제가 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우선은 검술의 정식 이름을 알려주었다. 다른 검술 같았으면 그 검술의 시초, 발생 지방이나 국가, 또는 여러 역사적인 발전 과정 등을 알려주었겠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나조차도 이 검술에 대해선 무엇 하나 알고 있는 것이 없다. 단지, 누군가에게서 배우긴 했지만 그 사람은 그 직후 생사조차 모르게 사라졌고 그 사람도 그런 내용은 몰라서 전혀 가르쳐주지 못했지만 이름만은 배울 수 있었을 뿐.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말이지만 제 검술을 따라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굳이 사용하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육체적인 면에서 무리가 많고 세상엔 좋은 검술들이 셀 수도 없을만큼 많으니까요."

말이 계속됨에 따라 학생들에게서 무언갈 기대하는 눈빛이라던가 궁금해하는 눈빛, 당황하는 눈빛 등이 섞이기 시작한다.

소드 마스터란 존재가 그 본인이 사용하는 검술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니, 웃긴 일이니 어쩔 수 없을까나.

"그럼 기본 동작부터 하나씩 시범을 보일 테니 우선은 어떤 느낌인지만 다같이 파악해 보세요. 그렇게 열을 맞추어서 서 있지 않아도 됩니다. 원하는 대로 편히 앉아서 보세요."

학생들이 편히 자리를 잡고 앉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첫 번째 동작의 준비에 들어갔다.

"흑조도는 기본적으로 이동에 초점을 맞추어서 개발된 검술이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서서 연습할 수 있는 동작은 거의 없는 만큼, 기본 동작은 당연히 이동법입니다."

우선은 가장 기본기인 흑조도 특유의 이동법. 편하게 서서 전신의 마나를... 역류.

"흑조도 1식 기본. 검은 발걸음."

온 몸을 감싼 마나가, 마력 그 자체가 거꾸로 흐르며 순간적으로 고통이 느껴진다. 지금은 감각이 무뎌진 덕에 느낌만이 남는 거북함.

그런 느낌과 함께, 아무런 규칙성을 동반하지 않는 제멋대로의 이동이 일어난다. 방향과 속도, 자세 모두 제각각. 단지 이동했음만이 분명한 기본 동작에 학생들이 눈을 부릅뜬다.

"자, 검사. 전체의 7할이죠? 뭔가 보였나요?"

학생 대부분이 움찔거린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전혀 없었다.

"단검사? 보인 건?"

"저... 전혀..."

"저도..."

사람이 줄어든 만큼 대답은 나왔지만 마찬가지로 볼 수 있었던 건 무. 그럼 마지막으로...

"마도사?"

"그... 그게..."

"마력이..."

내 시선이 닿자 몸을 크게 떨며 말을 더듬는 마도사들. 그들에게 있어서 마력 역류는 거의 자살과도 같은 광경이기에 그렇게 떠는 것도 알만은 했다.

"네. 마력이 역류했습니다. 그리고 검사와 단검사들의 눈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부터 설명의 시간이란 걸, 이걸 이해해줄 수 있을 사람은 없을 거라는 걸 직감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레이의 검술입니다아-!

이야, 저도 모르는 새에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니.

이렇게까지 시간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어쨌든, 연재는 이어지니 다함께 암에 걸려 봅시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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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0 15.12.31 207 1 8쪽
61 59 15.12.29 207 1 7쪽
60 58 15.11.19 201 1 7쪽
59 57 15.11.16 216 1 7쪽
58 [할로윈 특전] 또다른 레이브란의 이야기 15.10.31 221 1 10쪽
57 56 15.10.14 268 3 8쪽
56 55 15.09.13 216 1 8쪽
55 54 15.08.17 236 1 7쪽
54 53 15.07.29 250 1 10쪽
53 52 15.07.27 362 1 7쪽
52 51 15.07.25 325 1 7쪽
51 50 15.07.09 331 1 7쪽
50 49 15.07.05 249 1 7쪽
49 48 15.06.21 344 1 7쪽
48 47 15.06.19 366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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