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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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2.09.13 13:25
최근연재일 :
2013.02.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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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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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독존왕獨存王 - 서 2

DUMMY

대부분의 생명체는 살아가는데 산소를 필요로 한다.

더 손쉽게 산소를 얻어내고자 ‘호흡’이라는 행위로 발전 했고, 이는 결국 ‘폐’라는 기관을 만들어 내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중원이라고 하는 폐를 단순히 숨쉬는 기관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기이한 방법으로도 사용하게 되었다.

기를 모은다.

내공심법이라고 부르는 이 행동은 공기에 포함된 천지자연의 기(氣)라고 하는 에너지를 폐를 통해서 몸 안에 받아들이는 방법을 이른다.

폐를 이용해서 혈관으로 기가 이동하고, 혈맥을 따라 기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 기는 결국 호흡과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서 단전에 모이고, 단전에 안착하게 된다.

단전은 몸의 중심이며, 기를 모을 수 있는 가장 큰 저장소였다. 사실 인간은 몸 어디에나 기를 모을 수 있지만, 가장 효율적인 장소가 단전이기에 단전을 중심으로 한 내공심법이 발전하게 되었다.

왕가의 피를 진하게 이었다는 증거인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은 파리한 안색으로 그런 내공심법의 호흡에 매진하고 있었다.

“후우.”

몸은 비쩍 마르고, 안색은 파리하다 못해서 창백하다. 언제 죽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을 한 채로 그는 두 눈을 감고, 등을 꼿꼿이 편 채로 좌선을 하고 앉아 있었다.

복근이 아닌, 흉근으로 숨을 쉬며 입은 아주 조금 벌린 체로 길고 가늘게 숨을 들이 쉬었다가 내쉰다.

“하아.”

1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이 청년은 호흡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청년은 눈을 뜬다.

머리카락처럼 파란 눈동자가 흐릿하게 흔들 거렸다.

“기감조차도 만들기 어려운 몸이라니. 이 몸은 구음절맥이라도 되나?”

분명 목소리에도 힘은 없다. 그러나 그 말투는 거칠었다.

“그래도 다시 기회를 얻은 게 어디냐. 이런 몸뚱이나마 없는 것 보다는 낫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좌선을 한 다리를 풀고는 천천히 체조를 하였다. 팔과 다리를 쭈욱 피고, 그 사이에서도 호흡을 행한다.

근육이 굳어진 것을 풀기 위한 행동들을 하자, 그의 몸에 땀이 가득 흘렀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웃고 있다.

고통이야 말로 삶의 증거. 그는 그렇게 생각 했다.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그렇게 생각 했다.

그래서 그는 웃는다.

끼익.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화려한 침실의 안으로 들어왔다.

“왕, 왕자님!”

새하얀 프릴이 메달린, 풍성한 옷을 입은 여성이 거기에 서 있었다. 광무군인 그로서는 생소하고 생경하지만, 왕자 그라니안으로서는 익숙하다 못해서 신물이 날 것 같은 복장.

메이드복이다.

그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의 외모노 광무군인 그에게는 진기한 것이었고, 색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왕자 그라니안으로서는 익숙하고 정감가는 얼굴이었다.

“왕자님이 깨어나셨습니다! 왕자님이 깨어나셨어요!”

소리를 지르며 그녀가 방 밖으로 뛰쳐 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는 생각했다.

여전하군.

“훗.”

나는 광무존이다.

나는 그라니안이다.

나는 무공이 좋았다.

나는 삶을 얻고 싶었다.

나는 세상을 날 뛰었다.

나는 세상을 걷지도 못하였다.

두가지 자아가 교차한다. 그러나 그는 그것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거나 괴로워 하지는 않았다.

“부질없구나.”

푸스스스.

그라니안으로서의 집념과 한. 그리고 집착이 그대로 눌러 스러져 버렸다. 그리고 천천히 하나가 된다.

“나는 나일 뿐이니. 내가 아니었던 순간에도 나는 나다.”

그의 두 눈은 더 이상 흐릿하지 않았다. 그의 두 눈은 곧게 빛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걸로 서장은 끝났습니다. 연재는 2일에 한번씩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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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독존왕獨存王 - 살아가는 법 3 +26 12.05.13 38,081 166 8쪽
6 독존왕獨存王 - 살아가는 법 2 +34 12.05.12 36,918 180 7쪽
5 독존왕獨存王 - 살아가는 법 1 +26 12.05.10 38,534 163 7쪽
4 독존왕獨存王 - 네가 보는 것 2 +33 12.05.09 38,619 139 7쪽
3 독존왕獨存王 - 네가 보는 것 1 +35 12.05.08 42,724 146 7쪽
» 독존왕獨存王 - 서 2 +31 12.05.02 45,065 159 4쪽
1 독존왕獨存王 - 서 - 눈을 뜨다 1 +59 12.05.02 60,126 1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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