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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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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드
작품등록일 :
2015.06.28 13:11
최근연재일 :
2018.07.15 11:2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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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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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외전

DUMMY

로열 나이트를 만든 회사, 로열사의 회의실 안.

상석에 앉은 초로한 노인을 필두로 거대한 회의장을 메우는 회의용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었다. 그 다음으로 회의실을 장식하는 억대를 호소하는 미술품들. 세계적인 기업의 회의실을 잘 나타내주는 대목이었다.

초로한 노인이 깍지를 쥔 손으로 턱을 괴며 형형한 눈빛으로 좌중을 훑었다.


“이번 회의의 자리를 만들게 된 이유인 새로운 챕터에 대해서 논하도록 하지.”


지금의 로열사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어 있었다. 그 이유는 원래대로 진행됐어야할 챕터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새로운 챕터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예상치도 못한 일에 로열사는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기 바빴다.

로열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기업들을 상대로 지속적 투자를 받기로 하는 대신, 앞으로의 로열 나이트의 진행 방향에 대해 알려줬던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이 전혀 틀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열사는 투자한 기업들에게 방문해서 직접 사과를 해야 했고 손해배상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로열사로서는 숨이 조금 트인 지금이 되어서야 회의할 형편이 생긴 것이다.

가장 상석에 앉은 노인의 질문에도 회의실의 사람들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아는 것이 있어야 뭐라도 대답할 것이 아닌가.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이 없나? 하긴, 그렇겠군. 그럼 원인을 알아내는 게 먼저겠지. 에나 부회장.”


나직하게 부르는 초로한 노인의 말에 가운데가 푹 파인 회의용 테이블에서 여인의 형상을 한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홀로그램 속의 여인은 20대 중반처럼 보였는데 하얀 눈꽃처럼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까지 모든 것이 새하얬다. 심지어 얼굴의 표정조차 새하얀 백짓장처럼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것 같았다.


“무슨 일이시죠?”

“챕터가 변경된 이유가 뭔가? 자네라면 알고 있을 텐데?”


로열 나이트의 모든 것은 에나가 관리한다. 초로의 노인, 로열사의 회장조차 개입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로열 나이트라는 게임이다.


“지금의 챕터가 더 흥미롭거든요.”


무책임한 대답에 회장이 눈을 반개하며 에나를 바라보았다.


“흥미롭다라? 겨우 그런 일로 회사를 위험에 빠지게 하려드는가?”


회장의 음정은 끝에서 살짝 떨릴 뿐 높낮이가 없어서 화가 난 것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하지만 회장의 말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회장이 화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회장의 말투를 잘 아는 사람 중에서는 에나도 포함된다.


“원래 계획했던 챕터보다는 지금의 챕터가 세상의 주목을 더 끌어들이며 회사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게 될 거예요.”

“호오.”


챕터를 바꿈으로써 더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다는 말에 회장의 눈에 흥미가 생겨났다.


“계속 해보게.”

“이번 챕터의 내용은 영웅의 후예들이죠. 영웅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까? 말해보세요.”

“광개토태왕이 떠오르는 군.”


회장은 한국 사람이다. 한국인인 그가 어릴 적에 흠모하며 존경하던 대상이 바로 광개토태왕이었다.


“그런데 이건 왜 묻는 건가?”

“챕터1 - 영웅의 후예들은 세계 각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수많은 영웅의 후예가 될 수 있는 챕터죠. 인간이란 생물은 신기하게도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더 욕심을 내요. 이런 욕심을 바로 탐욕이라고 하죠. 탐욕을 가진 인간이 게임에서나마 신화 속에서나 펼칠 수 있는 영웅의 힘을 가질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쉽게 말해서 평소 당신이 흠모한 광개토태왕의 후예로서 위대한 정복자가 될 수 있다면?”

“눈에 불을 키며 달려들겠지.”


회장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오호. 그렇군, 그랬어. 확실히 전에 계획했던 챕터보다는 획기적인 챕터야. 영웅의 후예들이란 달콤한 속삭임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로열 나이트로 끌어들일 수 있겠어.”


드륵.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을 번쩍 드는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홍보 관리부 팀장>의 배지를 달고 있었다.


“질문 있습니다.”

“해보게.”

“에나 부회장님이 변경한 획기적인 챕터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익보다는 챕터를 변경하며 입은 손해가 더 막대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다른 기업들에게 손해배상으로 지불한 비용이 고작 한두 푼이 아닙니다. 무려 10조입니다, 10조. 그리고 이미 세계화 된 로열 나이트인데 유저를 많이 끌어들여봤자 얼마나 많이 끌어들이겠습니까?”


제법 일리가 있는 그의 말에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회장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에나의 시선이 홍보 관리부 팀장에게 향했다.

홍보 관리부 팀장이 흠칫 몸을 들썩였다.


‘고작 팀장이 부회장의 계획에 태클을 거는 건 너무 건방졌나? 혹시 이따위 일로 짤리면 어떻게 하지?’


그의 직장 걱정이 시작될 때쯤 에나의 작고 앙증맞은 입술이 열리기 시작했다.


“당신의 말의 반은 맞습니다.”

“예?”

“10조, 인간 개인의 가치로 치면 상상도 못할 거금이죠. 하지만 홍보 팀장. 우리 회사의 월 매출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월 매출은 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회계사나 회장밖에 알지 못한다. 그러니 일개 팀장인 그가 어떻게 알겠는가.

에나가 세 손가락을 폈다.


‘삼천 억? 뉴스나 신문에서 보도하는 거랑 비슷하구나.’


이럴 때는 대충 놀란 척을 하면서 맞장구치는 게 가장 좋다.

홍보 팀장이 사뭇 놀란 얼굴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삼천 억이나 됩니까?”


에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300조입니다.”

“예에?”


홍보 팀장을 비롯해 회의장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어떤 이는 자리를 박차서 일어날 뻔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그녀가 부른 액수는 그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큰 액수였다.


“월 매출이 3, 3, 300조라고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액수가!


홍보 팀장이 학을 떼지 못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가 놀라거나 말거나 에나는 할 말을 하기 시작했다.


“300조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십니까? 바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게서 나옵니다. 자사가 제작하는 캡슐비, 계정비, 게임 내 경매장에서의 2% 수수료 등 유저와 관련된 많은 부분에서 이익을 창출합니다. 그럼 보다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는 게 이득일까요? 아니면 고작 ‘10조’를 다른 기업에게 손해배상으로 주지 않았던 게 이득일까요?”


이건 사과나무를 재배해서 지속적인 사과를 얻는 것과 얻은 사과 몇 개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 것 중 어떤 것이 더 이득이냐는 문제와 같다. 답은 당연히 지속적인 사과를 얻는 것이 이득이다.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는 게 이득입니다. 부회장님의 깊은 생각을 고려하지 못하고 괜한 말을 꺼낸 점, 사과드립니다.”


홍보 팀장이 그녀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자자, 그것보다 에나 부회장. 나도 궁금한 게 있네.”


여태까지 은은한 미소를 띠우면서 상황을 지켜보던 회장이 나섰다.


“무엇이죠?”

“영웅의 후예들로 챕터가 변경되기 전, 챕터는 어떻게 되었는가? 삭제되는 건가?”

“죽은 자들의 왕에 대한 챕터는 삭제되는 게 아니라 특정한 계기만 있다면 풀릴 예정이에요.”

“호오. 괜찮군. 나름 재미난 챕터이던데. 그리고 홍보 팀장. 그 챕터가 시작되면 챕터를 진행하는 유저와 방송국을 연결 시켜야되네. 회사의 이익과 관계돼 있는거 알고 있지?”

“네, 알겠습니다!”


회장의 시선이 시계로 향했다. 시간은 아직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 이만 회의를 끝내세.”

“손녀 만나러 가야 할 시간인가 보군요.”

“허허허! 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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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용왕국, 레게돈 - 2 16.11.14 692 5 12쪽
26 용왕국, 레게돈 - 1 +1 16.11.11 852 8 10쪽
25 사냥 - 2 16.11.10 859 9 13쪽
24 사냥 - 1 +1 16.11.09 865 8 13쪽
23 영웅의 후예들 16.11.08 773 8 9쪽
22 란슬롯 듀 락 - 3 +1 16.11.07 1,010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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