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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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락
작품등록일 :
2016.07.05 04:25
최근연재일 :
2017.10.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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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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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7화. 환상의 커플.

DUMMY

“그런데 파티원은 안보이시는데.... 잠깐 39등급?”

여자의 눈은 묶인 밴시에 걸렸다. 귀찮아 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상덕씨 여기 39등급 괴물이 있어요! 그것도 영체 계열 괴물이야!”

“좀 도와 달라고요! 아 망할 폭주!”

마지막 폭주라는 말에 주목했다. 전사의 몸에서 붉은 기력이 흘러나왔다.

‘여기서 폭주를 익힌 사람을 보네.’

손도끼 두 개를 든 전사는 붉은 안광을 내보이면서 팔 꺾인 용인을 향해 손도끼로 난타했다.

용인의 반격에도 전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손도끼를 용인의 머리에 찍어 넣었다.

“상덕 씨! 왜 폭주 기술을 써요!”

여자는 폭주 기술을 쓴 남자를 보고 허둥지둥 들고 있는 지팡이를 들었다.

“내가 원하는 건 딱 하나의 불길. 적을 불태우는 피처럼 빨간 피가 불이 되어 내게 나타난다! 파이어볼!”

여자의 눈앞에서 머리통만한 불덩이가 생겼다. 이글이글 불타면서 흉흉한 기세를 보였다.

“하앗! 빛내라 커져라!”

여자의 몸에서 붉은 신력이 피어나 불덩이로 전해졌다. 이제는 몸통처럼 커진 화염구가 대포 쏘듯 거센 바람 소리를 내면서 날아갔다.

슈우우웅.... 펑!

전사와 용인이 불덩이에 휩쓸려 붉은 불로 된 옷을 걸치듯 타올랐다.

‘고유기를 벌써 각성했네.’

마법을 강화한 거 보면 꽤 좋은 고유기였다. 강화 계열은 특별한 힘을 보이지는 않아도 기본이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전사의 노출된 피부가 불에 의해 끓어올랐다. 페스티는 파티를 이루어도 서로에게 공격이 통했다.

크하하하!

전사는 불에 상처를 입어도 물러서지 않고 용인에게 장작 패듯 손도끼를 내려쳤다.

용인은 별 다른 반항을 하지 못한 채 완전한 회색으로 변했다.

“내가 원하는 건 차갑고 어두운 지저의 물.”

여자는 짧은 주문을 외웠다. 전사의 머리 위에서 물이 생겨나 떨어졌다. 불이 물을 만나 세력이 약해졌다. 같은 주문을 반복해서 물을 만들어 불길을 잡아나갔다.

전사에게 붙은 불은 다 꺼졌다. 까맣게 그을린 갑옷과 손도끼가 그가 느꼈을 고통을 대변하는 듯 했다. 전사는 전투의 자세를 풀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여자에게 달려들 듯 무릎을 굽혔다.

‘이런 폭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네.’

폭주 기술의 요지는 불안정한 기력을 만들어 내어 머리에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불안정한 기력에 의해 몸과 균형을 이루는 정신이 일그러진다. 일그러진 정신이 몸을 과도하게 혹사 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광화 계열 기술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동료를 공격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 내가 입은 팬티의 색은?”

“크륵?”

여자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전사는 머리를 돌려가며 주춤거렸다.

그녀는 로브 밑단을 걷어 올렸다. 허벅지까지 올라간 옷자락이 아슬아슬하게 속옷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크륵!”

전사는 당혹스러운지 손도끼를 내리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폭주 기술을 쓴다면 외부의 자극이 극도로 무심해지는데 겨우 저 정도로 당황하는 거 보면 둘 중 하나다.

‘여자에 대한 면역이 없던가 아니면 순수한 영혼이던가.’

“아 춥다. 내려야지.”

“크륵!”

옷자락이 내려갔다. 전사가 손도끼를 버려두고 달려왔다. 여자는 물품공간에서 붉은 액체가 담긴 물약을 꺼냈다.

여자는 전사의 머리에 회복 물약을 뿌렸다. 징그럽게 타버렸던 피부가 원래 빛깔로 돌아가는 게 보였다.

“크흐륵 아파!”

전사는 묵직한 신음을 토해 냈다. 안면 가리개가 위로 열렸다.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폭주에서 벗어난 증거였다.

‘이거 물건이라 해야 하나?’

폭주에 들어간 상황에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힘들었다. 보통 육체의 힘을 다할 때까지 날뛰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정신력이 강해야 자력으로 폭주를 벗어날 수 있었다. 정신 차리는 방책이 여자 팬티였으나 정신을 차렸으면 그만이었다.

“상덕 씨! 왜 또 폭주 기술 쓰고 난리에요! 이 랭커분이 팔까지 분질러서 던져주었으면 쉽게 잡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미라 씨 내 등급이 아직 25등급이잖아요. 그리고 아까 괴물을 잡으면서 기력이 다 떨어져서 위험했다고요.”

“그래도 남자가 되가지고 깡으로 잡을 수 있잖아요. 나 말고는 파티 맺을 사람도 없으면서.”

“깡이 무슨 만능이에요? 미라씨도 저 말고는 같이 사냥할 사람이 없잖아요. 사냥할 때마다 탱킹하는 사람까지 때리는 경우는 어디 있어요?”

둘이 존댓말을 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제법 힘이 있는 두 남녀를 보고 관심이 생겼었는데 이대로는 귀찮아질 것 같았다.

“저 남자는 누군데 저를 버리신 거예요?”

예상은 적중했다. 전사의 말머리가 나에게 향했다. 난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다.

“상덕 씨가 꿈꾸지 못할 랭커에요! 용인이시고! 저 나무 괴물 소환물을 데리고 다니잖아요! 저기 봐봐요! 보여요? 무려 39등급 괴물이라고요!”

하이톤의 목소리가 속사포처럼 쏘아져 시끄럽게 했다. 본의 아니게 커플처럼 보이는 남녀의 일에 휘말린 것 같았다.

“자자 부부싸움은 그만하시고....”

“누가 저 말광량이의 남편입니까!”

“사과하세요! 어디를 봐서 말광량이라는 거죠?” 전사는 내 말을 끊고 소리쳤으며 여자는 남자의 말에 반박했다. 전사의 짙은 눈썹이 미간을 향해 몰렸다.

“기억 안나요?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을? 그 잘난 고유기로 엄한 사람들을 불태워서 결국 사냥터에서 왕따를 당했잖아요! 저도 같이 세트로 처리 돼서 다른 파티도 못 들어가게 되고!”

전사의 호감형 얼굴에는 눈물과 분노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의 말에는 애환이 담겨져 있었다.

여자는 로브를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상덕 씨는 나보다 더 심하게 했잖아요! 아 반말할래! 벌금 줄게! 더러워서 주고 만다! 네가 잘난 폭주를 써서 사람 썰어낸 거는 기억 안나? 덕분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팬티를 보여야 했다고!”

“아 그건....”

로브가 걷어졌다. 참하게 생긴 예쁜 여자가 얼굴을 드러냈다.

‘남자가 잘못했네.’

여자의 눈꼬리에는 눈물이 맺혔다. 흐르지는 않았다. 울음기 가득한 눈으로 전사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전사가 백기를 들었다. 처음 기세는 땅으로 꺼졌는지 광속으로 사라졌다.

“이건 뿐만 아니야! 저 용인도 자기가 놓친 거잖아!”

“아 그건... 아니죠. 미라 씨 마법에 맞아서 그런 거잖아요.”

백기가 내려간다. 어처구니없어 하는 전사는 다시 입을 열려고 했다.

여자의 말이 화산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내 잘못이란거야? 내 잘못이란거지? 다시 또박또박 말해봐. 내 잘못으로 넘기는 거야? 자기가 잘못한 거는 생각 안하고 내 실수를 걸고 넘어가는 거야? 실수도 이해 못할 쪼잔한 남자였어? 여자의 실수를 보면 조용히 넘어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잘못이 어느새 실수로 바뀌어 전사의 몸에 박혀 들어갔다. 흥미진진한 대화였다. 승자가 누구인지 예상이 갔다.

“제가 잘못했어요.”

전사는 마침내 백기 빼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변했어....”

“사과할게요. 용서해줘요. 미라 씨.”

“자기는 날 나쁜 년으로 만들고 있어. 이러면 꼭 내가 잘못한 거 같잖아. 자기가 잘못한 점 대답해봐 들어 줄 테니까.”

“어....”

“왜 말꼬리를 끄는데? 바로바로 안 나오지? 자기는 늘 그런 식이야. 설렁설렁이고 내가 희생하는 건 모르지?”

“미라 씨 진정하고....”

“와 대박 내가 흥분한 걸로 보여? 아니야 난 이성적이야. 차갑고 도도하게 말하고 있어.”

“내가 다 잘못했어요. 내가 죽을 놈이야.”

“내가 쉬워? 겨우 그따위 사과로 넘어가게?”

“뭔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뭐가 어려워? 그냥 자기가 잘못한 거만 말하면 되는데?”

지켜보는 내가 어지러웠다. 전사는 여자를 쳐다보지 못하고 눈이 데룩데룩 굴러다녔다.

큼큼.

헛기침을 했다. 영혼까지 털릴 것 같은 전사를 구원해주는 헛기침이었다.

“어머? 실례를 했네요. 우리 상덕씨 때문에 민폐를 끼쳤네요. 사과드릴게요.”

전사는 눈빛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별 말씀을.’

육성으로 된 말은 아니었으나 서로의 뜻은 전해졌다. 남자끼리는 돕고 살아야 했다. 대화로 보면 서로 커플인거 같은데 전사가 말재간이 없었다.

저러면 쉽게 잡혀 살 텐데, 뭐 내가 깊게 관여할 것은 아니었다. 이정도 도움이면 충분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우리끼리만 대화했네요. 전 박상덕이라고 합니다.”

“전 금미라라고 해요.”

“네 전 가장 큰 부스러기 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뀨!

컹!

뒤늦은 통성명으로 이어졌다. 므라차와 칼시므가 다가와 짧게 짖었다,

“이름보다 아이디로 활동하시네요? 그게 익명성에도 좋죠. 우와 귀여워. 이 펫 어디서 얻으셨어요? 30등급이라니.... 그 선지자들한테 받으신 거예요? 선지자들이 그렇게 퍼준다는데....”

금미라라고 밝힌 여자는 내 므라차에게 손을 뻗었다. 므라차는 매몰차게 돌아서서 금미라의 손을 피했다.

“제가 임무 보상으로 얻은 겁니다. 참 귀엽죠?”

“네! 귀여워요. 그 임무도 저희가 수행하면 이 용을 받을 수 있나요?”

내 므라차가 욕심이 났는지 자꾸 캐묻고 있었다. 용족 계열 괴물은 펫으로 귀속시키기 어려운 편이다.

“임무가 다 끝나서요. 더 이상 임무를 내려줄 사람이 없습니다.”

간단하게 대답해주었다. 박상덕이 므라차에게 다가가더니 금미라 쪽을 힐끔 보았다.

“이거 저희에게 파실 수 없습니까? 값은 넉넉히 해드리겠습니다.”

나에게 박상덕은 므라차를 팔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다.

“억만금을 줘도 안 됩니다.”

조 단위의 자산을 가진 나로서는 돈에 대해 아쉬움이 없었다. 귀여운 므라차를 팔 이유도 없었다.

“그러지 마시고 한번 쯤 생각해주세요. 부스러기 씨? 특이한 이름이네요. 암튼 후회 안될 만큼 값을 치루겠습니다.”

박상덕은 므라차에서 몸을 돌려 나에게로 다가왔다. 갑옷에 의해 부푼 몸집을 더욱 키우며 내게 크게 말했다.

그러나 나보다 작았다. 적어도 187cm 정도 되는 키였으나 난 190cm를 넘었다.

시선을 내려 보았다. 박상덕은 기세등등하게 다가왔다가 나를 올려보고는 금방 고개를 돌렸다.

“상덕 씨 그만해요. 안 파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데 이 나무괴물들은 부스러기 씨 소환물이에요? 등급이 표시가 안 되네요.”

내가 키워낸 나무 병사들은 등급과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소환 기술을 익혀 소환한 소환물에 대한 특성과도 비슷했다.

“뭐 비슷하죠.”


작가의말

이편은 언제봐도 내상을 입습니다. 정말 싫어 끔찍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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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화. 재봉인 하기. 17.10.10 424 3 14쪽
93 92화. 혼혈 드워프. 17.10.08 220 2 10쪽
92 91화. 강한 정령들. 17.10.07 186 2 15쪽
91 90화. 밝은 낮하늘. 17.09.11 259 3 11쪽
90 89화. 용들의 화해. 17.09.11 162 3 13쪽
89 88화. 낙오된 아룡. +3 17.04.17 946 5 15쪽
88 87화. 최악의 거래. 17.04.15 319 3 14쪽
87 86화. 거짓된 맹세. +1 17.04.14 391 4 14쪽
86 85화. 기공술 심장. 17.04.13 268 3 12쪽
85 84화. 먹혀진 심장. 17.04.12 337 3 12쪽
84 83화. 빈약한 자원. 17.04.11 310 4 17쪽
83 82화. 배부른 백성. +2 16.08.12 888 9 15쪽
82 81화. 네임드 좀비. 16.08.11 799 6 15쪽
81 80화. 소드 마스터. 16.08.10 951 8 11쪽
80 79화. 생명의 의지. 16.08.09 1,025 8 16쪽
79 78화. 도깨비 무기. 16.08.08 786 8 13쪽
» 77화. 환상의 커플. 16.08.07 819 8 11쪽
77 76화. 구면인 유저. 16.08.06 863 8 14쪽
76 75화. 맛없는 음식. +2 16.08.05 1,356 8 11쪽
75 74화. 느려진 성장. 16.08.04 881 10 21쪽
74 73화. 숙녀 이라타. 16.08.03 828 9 12쪽
73 72화. 이그닐 신족. 16.08.02 806 8 14쪽
72 71화. 영혼의 결정. 16.08.01 881 8 18쪽
71 70화. 라이더 너를. 16.07.31 1,482 7 15쪽
70 69화. 단장의 증명. 16.07.30 936 9 16쪽
69 68화. 기사의 증명. 16.07.29 831 9 16쪽
68 67화. 므라차 대결. 16.07.28 1,009 12 18쪽
67 66화. 누나의 골렘. +1 16.07.27 870 16 19쪽
66 65화. 신궁의 기술. 16.07.26 943 11 14쪽
65 64화. 끝나간 침략. 16.07.25 731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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