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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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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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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순간부터 (1)

DUMMY

「처음 본 순간부터」



“꽤나······ 소란스럽네.”

클로디아가 루멘 학원에 도착해 남긴 감상은 바로 그것이었다.

의뢰의 완료를 위해 호위 의뢰인을 학원까지 데리고 온 것은 좋았지만, 지금 학원 내부의 광장은 여러 학생들이 모여 서로 웅성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게 진짜야?”

“합성해서 만든 영상이 아니고?”

학생들의 멍한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광장의 거대 화면에 비친 장면은,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현실 같지 않았던 것이다.

거대한 화면에는 솟구쳐 있는 플랜트가 비치고 있다.

구름을 뚫을 듯 거대해진 플랜트는, 여러 대의 바탈리온이 공격을 가하는 것에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건······.”

알테아는 멀리서 플랜트의 모습을 알아보자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화면에 비치는 거대한 기계 나무는, 서서히 줄기를 퍼뜨리며 대지를 침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

멀리서 이사벨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지친 표정의 제논과 처음 보는 노인을 데리고 일행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이사벨도 이제 도착한 것이냐?”

“응. 아휴, 정말 죽는 줄 알았지.”

이사벨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제논도 박사님을 구하려다가 휩쓸려서 한동안 실종됐었어.”

“생매장 당하는 경험이라니······ 별 걸 다 겪는다.”

제논은 지긋지긋하단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온몸은 진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쪽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더냐?”

알테아가 놀라 묻자 제논과 이사벨은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키가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인상을 지닌 노인은, 어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일행을 바라보았다.

“벨로프라고 하네.”

“오, 암흑시대의 유물 발굴 전문가시네.”

“나를 아나?”

“클로디아 폰 메이레스에요.”

벨로프는 뒤쪽에서 말을 건 클로디아의 이름을 듣고는 휘둥그렇게 눈을 떴다.

“메이레스! 여기 있다니······ 제국도 대단하군! 자네가 발표한 논문은 그야말로 혁신적이었네! 어떻게 그런 자료를 얻어냈는지 듣고 싶네만······!”

“저기, 박사님. 지금은 일단 저 기괴한 고철덩이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제논이 능글거리며 그리 말하자 벨로프는 흥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흠! 제논 군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하니 그러도록 하지. 저 화면에 보이는 건······ 보다시피, 거대한 기계수, 플랜트라고 하네.”

“그건 저희도 들어본 적 있습니다.”

알테아의 말에 벨로프는 오 소리를 냈다.

“어떻게 알았지? 암흑시대의 자료는 특급 기밀일 텐데? 그 얘기를 좀 자세히······ 아, 알았네. 내 이야기를 하지.”

제논의 뚱한 시선에 벨로프는 커험 하고 다시 헛기침을 했다.

“플랜트라는 건 암흑시대의 보급 기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마도공학 장치로 추정되고 있네.”

“보급 기지요?”

크리스가 의문스런 얼굴로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과거 암흑시대의 기술력을······ 자네들도 보았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손가락을 들어 화면에 비치는 플랜트를 가리켰다.

“저런 엄청난 기술력을 지닌 자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냈을 리가 없잖나.”

“전쟁을 위한 무기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네.”

알테아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던 듯, 벨로프는 후후 웃음을 지었다.

그의 눈에는 학자로서의 열망이 번득이고 있었다.

“저 플랜트는 대지를 침식할 뿐 아니라, 바탈리온을 포함한 마도공학 장치들을 모조리 흡수하여 분해한 뒤, 재조립하고 있네.”

쿠우웅!

폭음이 인다.

학생들의 비명과 함께 모두의 시선은 플랜트의 줄기에 짓눌린 바탈리온 한 대로 향하고 있었다.

방송 중인 카메라가 그쪽을 확대하자, 포커스가 탈출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러나 바탈리온은 그대로 우그러지며, 줄기 안으로 서서히 흡수당하고 있었다.

“저 거대한 기계는 바탈리온으로밖에 대적할 수 없지만, 그 바탈리온을 흡수하여 더욱 강해진다네.”

벨로프는 대단하다는 듯 크 소리를 냈다.

“그야말로 공방일체의 보급 기지지.”

그의 황홀하단 목소리에 알테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전쟁 병기가 갑자기 생겨났다는 말인가.”

“부술 수 없는 건 아니잖아?”

클로디아의 목소리에 크리스는 눈을 돌렸다.

그녀는 크리스를 보며 배시시 웃고 있었다.

“눈앞에 부순 사람이 있는데.”

“······ 그야 그렇지만.”

크리스는 이전, 제피로스를 사용해 플랜트를 붕괴시킨 적이 있었다.

일정 이상의 공격력에는 플랜트의 방어 역시 무너진다는 뜻이다.

굉음이 들린다.

제국군의 공격으로 인해, 플랜트가 폭발하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뭐, 이제까지의 마도공학 발전을 고려해 보자면······ 완전히 막지 못할 것들은 아니지.”

벨로프는 쩝 소리를 내뱉었다.

어지간히 아쉬운 모양이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제논 군! 어서 나를 학원장에게로 안내해주게! 제국으로 가서 할 게 많다고!”

“예이, 예이! 크리스, 우리는 먼저 갈게. 그러고보니 크리스 쪽은 의뢰인이······ 설마, 저 가녀린 여성분······?”

고개를 돌리던 제논의 눈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변했다.

클로디아가 웃으며 손을 흔들자, 마주 손을 흔들어준 제논은 피눈물을 쏟을 것 같은 눈으로 크리스를 노려보았다.

“이, 자식······!”

“뭐야.”

“아주 재미있는 여행을 했겠구만! 두 미녀들이랑 알콩달콩······! 나는, 나는 말이다! 재미는 한 조각도 없는 과학 이야기만 사흘 동안······!”

“······ 어서 가자. 바보야.”

이사벨이 제논의 목덜미를 붙들고 데려가는 동안에도, 제논은 저주하겠다며 팔을 뒤흔들어대고 있었다.

“······.”

“우, 우리도 가자꾸나.”

크리스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렇게 떠들고 있자니.”

화면에서는 환호성을 지르는 근방 주민들을 비춰주고 있다.

제국군이 그들을 구했다는 선전용 영상이었다.

학생들도 우글우글 그 앞에 모여서는, 이러저러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마도공학관 출신들이라 그런지 다들 암흑시대의 유물에 흥미가 동했던 것이다.

클로디아는 그런 학생들을 흘긋 훔쳐보다 이윽고 눈을 돌렸다.

출발하는 크리스와 알테아의 뒤를 따르며, 그녀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재밌네.”


***


“수고했다.”

토르즈는 엄숙한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그의 개인 공간은 정말로 토르즈 스럽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무 물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구석에 세워진 긴 칼 하나와 무기 손질용 도구 정도만이 보일 뿐이었다.

“······ 생각한 대로 재미없는 방이네요.”

클로디아의 중얼거림에 토르즈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지켜보는 크리스와 알테아가 당황해 쩔쩔맬 정도였다.

“제국에서는 클로디아 폰 메이레스의 연구 성과에 주목해, 그녀를 제국 학회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기 지루한데.”

클로디아가 다리를 꼬며 그리 말하자 토르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 역시 동의하는 모양이었다.

“호위 의뢰 때 이미 설명한 내용이다.”

“알아요. 알아.”

클로디아가 손을 내젓자 토르즈는 시선을 크리스에게로 돌렸다.

“의뢰지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전해 들었다. 큰일이 있었더군.”

“······ 와일선이 관여되어 있었다.”

알테아의 조용한 목소리에 토르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이미 전달받은 정보다. 제국에서도 외교적인 우려를 표하고 있지.”

“이미?”

크리스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다른 곳에서도 그 사실이 밝혀진 것인가?

“너희들이 상대했다는 그 플랜트라는 기계장치는 다른 곳에서도 출몰했다. 아마도······ 무언가에 의해, 일괄적으로 생겨난 것 같더군.”

보고 받은 시각이 모두 동일하다.

토르즈는 마치 스위치를 누르듯, 무언가의 신호에 의해 동시에 작동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헤르메스가 작동시켰을 거예요.”

클로디아의 중얼거림에 토르즈는 흠, 하고 길게 신음을 흘렸다.

“헤르메스. 암흑시대의 인공두뇌장치······ 와일선이 그걸 노리고 있었다는 보고는 이미 전해 들었다.”

“뭐, 이미 크리스가 전부 파괴했지만.”

능청맞은 클로디아의 말이 들렸다.

“······.”

크리스는 토르즈의 불길이 나올 것 같은 눈빛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어요.”

“······ 알고 있다.”

토르즈도 이미 전투 상황에 대한 보고는 들은 터다.

사막을 메우던 거대한 기계와 맞서 싸우는 제피로스의 모습.

제식 바탈리온 수십 대가 겨우 격퇴한 플랜트를 홀로 무너뜨렸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어쩔 거죠?”

클로디아는 의수를 까닥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오라고, 오라고 사정하는 걸 들어주기는 했는데. 이 다음의 일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어서.”

“제국에서는 일단 암흑시대의 지식을 가진 이들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학자들을 빠르게 제국령으로 들여 가둬두는 것이다.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 암흑시대의 정보를 풀어내지 않게끔.

“하항.”

클로디아는 픽 웃음을 지었다.

“비겁한 수작을 하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시간이 있다.”

토르즈는 깍지를 낀 손을 무릎으로 내리며 클로디아를 바라보았다.

“일단 제국에서 새로운 지령이 내려올 때까지, 네 신원은 스스로 결정해라.”

“음?”

클로디아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토르즈는 별다른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뢰 랭크 측정은 새로 갱신될 예정이다. 수고했다. 가서 모두 쉬도록.”

“아니, 잠깐······.”

“해산.”

토르즈의 말에 결국 네 명은 우르르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다들 고생이 많았다.”

마티아스는 그리 말하며 기지개를 폈다.

“이제 나도 좀 쉬어야겠군······ 또 의뢰를 같이 할 수 있다면 좋겠어.”

샤워를 좀 해야겠다며, 그는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 뒤 그 자리를 떠나갔다.

“생각보다, 더 신사적이구나.”

“그러게.”

크리스도 마티아스의 시원시원한 성격이 마음에 든 터였다.

“자!”

찰싹 소리와 함께 박수를 치는 클로디아가 보였다.

“그럼, 이제 뭐할 거야?”

“그, 글쎄.”

알테아는 뺨을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딱히 지금 예정된 일은 없구나. 크라운이 찾고 있을 테니 짐을 넘겨주고, 맛있는 밥이나 먹지 않을지.”

“나도 제논이랑 이사벨이 오면 같이 노는 정도?”

“이렇게 버리시겠다? 나도 크리스가 가는 데로 따라가야지. 내가 소원까지 들어준다고 했는데 잊었어?”

“소원?”

“응.”

클로디아는 알테아의 앞에서 휙 크리스의 팔을 잡아채 끌어안으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기로 했었지. 기억나?”

“어? 어?”

휴대 장치로 눈을 돌리려던 크리스는 갑작스레 전해지는 온기에 눈을 크게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뭔가, 위험하다!’

크리스는 본능적으로 뭔가가 위험하다는 느낌을 크게 받고 있었다.

다급히 클로디아에게서 팔을 빼내려고 해보았지만, 알 수 없는 따스함에 그러기도 힘들어진 상황이었다.

“아직 생각한 건 없어? 정말, 아무거나 괜찮은데?”

“아, 아무거나?”

크리스의 눈이 앞을 향했다.

“나, 나는 제논이랑··· 이사벨이랑······.”

“에이, 그러지 말고.”

알테아는 침묵한 채, 멍하니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이러저러 할 이야기도 있고, 적당하게 둘만 있을 곳이 있다면······.”

크리스가 당황해 무어라 말하려 할 무렵.

“학원을 구경하자꾸나!”

크리스와 클로디아의 시선이 동시에 앞을 향했다.

그곳에서는 입술을 꾹 다문 알테아가 결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런 알테아를 빤히 바라보던 클로디아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누가 찾는다고 하지 않았······.”

“크라운은 상관 없다! 어차피 오늘도 적당하게 쉬고 있을 것이다! 오늘 보나 내일 보나 문제는 없다!”

“배도 고프다면서······.”

“으음! 다들 배가 고프겠지! 크리스!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다녔으니 그러지 않느냐?”

“그, 그렇긴 한······.”

“그러면 결정됐다! 어서 가자꾸나! 학원 제일의 요리사를 안내해 줄 테니!”

알테아가 어서 가자며 손을 파닥이는 모습.

크리스는 당황해하며 옆으로 눈길을 돌렸다.

아직도 그의 팔을 잡고 있던 클로디아는, 살짝 크리스의 팔을 놓아주고 있었다.

“그럼······ 잠깐, 학원 구경이라도 해볼까?”

그녀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리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레드러너 님 // 이번 에피소드에서 이야기가 나올 구성입니다. ㅎㅎ 함께 달려주세요~

cyswind 님 // 항상 감사합니다. 댓글에 힘을 얻습니다!

월광초현 님 // 로맨스는 늘 어렵군요....... 여러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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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계승하는 자 (1) +3 20.06.22 115 5 19쪽
239 신의 힘 (7) +4 20.06.21 115 7 21쪽
238 신의 힘 (6) 20.06.20 102 3 13쪽
237 신의 힘 (5) +3 20.06.17 120 5 12쪽
236 신의 힘 (4) +4 20.06.15 121 5 15쪽
235 신의 힘 (3) +2 20.06.14 114 4 13쪽
234 신의 힘( 2) +1 20.06.13 128 4 13쪽
233 신의 힘 (1) +2 20.06.06 159 7 11쪽
232 남겨진 약속 (7) +4 20.06.04 141 4 13쪽
231 남겨진 약속 (6) 20.06.03 117 3 15쪽
230 남겨진 약속 (5) +1 20.05.31 144 6 12쪽
229 남겨진 약속 (4) +2 20.05.30 138 6 12쪽
228 남겨진 약속 (3) +4 20.05.29 129 5 12쪽
227 남겨진 약속 (2) +1 20.05.27 128 3 11쪽
226 남겨진 약속 (1) 20.05.24 133 3 17쪽
225 암흑의 시대 (6) +1 20.05.23 130 3 14쪽
224 암흑의 시대 (5) +1 20.05.21 123 4 15쪽
223 암흑의 시대 (4) +2 20.05.19 129 6 14쪽
222 암흑의 시대 (3) +1 20.05.17 121 6 13쪽
221 암흑의 시대 (2) 20.05.16 125 6 13쪽
220 암흑의 시대 (1) +1 20.05.13 144 4 13쪽
219 가면 (4) +3 20.05.11 145 6 14쪽
218 가면 (3) +3 20.05.10 151 5 18쪽
217 가면 (2) +2 20.05.06 151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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