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록신전(史一錄神傳)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추리

완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5.12.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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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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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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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hapter(137)

DUMMY

모용이슬이 주먹을 쥐고 설치자 그제야 박혁로가

도망치면서 소리쳤다.


“야, 모용후배? 우린 폭약을 만드는 곳이나 뒤지자!”


그 순간 모용이슬의 표정이 밝아지며 섭문의 등을 탁

쳤다.


“수고해!”


모용이슬은 박혁로가 하여튼 난 사람이란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일록이 명령하지 않아도 이제는 알아서 척척 해내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뭔가 해야 하는데 잠시 헷갈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로에 선 그녀를 간단하게 손잡고 이끌어

구제해준 사람이 바로 박혁로였다.

폭약 제조 공장을 찾는 건 일 순위였다.


“그런데 선배... 조선배가 좀 이상했어요.“


“왜, 뭐? 아... 뭔가 찾아낸 건가? 아니면... 그런데서

쇠를 찾아낼 건더기도 없을 텐데.......”



“총 몇 군데라고 했죠?”


“열일곱 군데.”


“후아... 죽어났다!”


박혁로는 연신 투덜거리면서도 사방을 둘러보다가 문득

떠오른 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후배, 아무래도 말이야. 이 사건... 아주 복잡하지만 내가

보기엔 무척 단순한 것 같아.”


“모르는 소리 하지 마세요! 죽은 사람도 신원도 불명이고,

무엇하나 건진 게 없는데, 아, 그 뼈 한 조각 말이죠?

그걸로 대체 뭘 하겠어요? 그런데 단순해요? 그게 단순한

거라면 예전 처리한 건 조족지혈이네요?”


“아, 그게 그렇게 되나? 우히히... 아무튼 여선배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어.“


모용이슬이 움찔하면서 박혁로를 쏘아보았다.


“어어, 왜 그래? 내가 틀린 말 했어?”


“틀린 말을 한 게 아니라 말은 가려서 해야죠. 우리가 정말

탑당(搭檔, 파트너)이 맞나요?”


“당연하지! 근데... 사람이 없는데서 그 사람에 대해서 이렇고

저렇고 하는 건 좋게 보이지 않아.”


모용이슬이 졸지에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그녀는 잠시 숨을 죽였다가 다시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었다.


“조선배가 정말... 거기서 뭔가 찾은 것일까요?”


박혁로가 어느 한 곳의 폭약 제조소로 들어가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몰라, 후배, 우리 일이나 하자고!”



조석무는 아까부터 이상한 점을 발견하긴 했으나 무시했다.

이런 데서 발견된 쇠붙이라면 당연히 찾아서 확인해볼

필요가 없었다.

여긴 음식점이며 술집이기도 했다.

그런 곳에서 쇠그릇은 일상적인 물건일 뿐이었다.

고로 자신이 본 그 이상한 발광체를 지닌 그런 물건은

단서가 아니라고 취급하고 다른 곳을 이 잡듯이 수색했지만

아무 것도 발견한 것이 없었다.


아주 실망한 얼굴로 돌아 나오는데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즉 제일 차 수사관 중에는 자신만이 있었고, 추몽향이

보필하고 있을 뿐이었다.

오극렬은 다른 일에 열중하여 여기에 신경 쓸 겨를도

없는 듯이 보였다.

육경과 장주옥은 다른 수사관을 보필하여 업무 수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휴우... 정말 난감한데?’


아무 것도 찾아낸 것이 없었으니 암담하기만 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모두 타버려서 재가 된 그곳에 그냥

털썩 주저앉았다.

재가 허공으로 튀어 오르고 시야를 가리면서 호흡기까지

막힘을 느끼면서 손을 부채삼아 마구 휘저었다.

그러다가 다시 무언가 번쩍 하면서 시선을 스쳐 지나가는데

왜 그런지 몰랐으나 그 순간만큼은 그걸 간과할 수가 없었다.


‘에이, 한 번 가보자!’


사실 수십 번 망설였고, 내키지 않았다.

차라리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낫지, 괜히 단서인 줄 알았다가

아니라면 그 실망감은 몇 배로 다가오는 법이었다.

그런데도 자꾸만 자신의 눈을 거슬리는 걸 간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눈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띠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그리로 향했다.

점점 다가갈수록 실망감이 가중되고 있었다.

잘못하고 있어. 내가 실수하고 있어. 단서 찾는 데에

시간도 없는 쓸데없는 짓에 힘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계속적으로 자신을 나무라면서도 발길은 거기로 향하고

있었다.

발밑에 부셔지는 각양각색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걸어 나갔다.


드디어 자신이 목적한 곳에 당도했다.

하얀 빛을 내고 있는 쇠가 맞았다.

숫돌에 갈고 사포로 닦고 닦으면 저런 빛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 한 가지 더... 새로 만든 화학 약품에 담그면 더욱 하얗게

빛을 발하지... 가만......?!’


그 순간 온 몸이 싸늘하게 식어 갔다.

그렇다면 자신이 본 저것이 자연스런 발광체이거나 물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에 의해 다듬어진 주조물이란 의미가

담기게 되는 것이었다.

순간 서늘해진 몸에서 후끈히 달아오르면서 짜릿한 전율이

일어났고, 그는 잿더미를 들추어서 그걸 집었다.


‘웃!’


아니나 다를까 몹시 차갑다.


약 다섯 치 가량의 긴 쇠막대기인데 안은 비어 있었다.

일종의 대롱 같았다.

한데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았다면 그저 막대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연금술사인 그가 본 그 대롱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어느 한 군데의 부속품이란 걸 알아차렸다.


‘솜씨가 장난 아닌데?’


그런 생각이 불현드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자 그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가만 있자, 이게 부속품이라.......’


갑자기 전율이 일었다.

그는 얼른 그걸 들고서 자신의 연구실로 향했다.


“수사관 나리, 어디 가십니까?”


오극렬이 그를 발견하고 고함을 지르는데 조석무는 손을

마구 흔들며 상관 말라고 한 후 바람처럼 사라졌다.


“아니 무슨... 보물이라도 주우셨나?”



여인향은 자존심 싸움에 돌입했다.



- 그 뼈가 남아 것인지 여아 것인지도 밝히지 못했어?



그녀는 사일록의 다른 말을 그렇게 들었다.

이제부터 해부학 대가의 자존심을 걸고서 반드시 알아내야

할 것이다.

그게 가장 단순한 단서가 되리라 여겼는데 사일록의 말

다음으로 든 생각은 어쩌면 남아, 여아 것인지 밝히는 것이

단서 제공의 첫 출발점이란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걸로 이 폭발사건 속으로 한 보 내디딜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을 믿었다.


‘해보자!’


작은 뼈 하나. 그 길이는 그저 서너 치에 불과했지만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 폭발로 인하여 누구인지 모르나 오로지 이거 하나만

남겨놓고 모조리 사라진 것이 아닌가?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너무나 극악무도한 짓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형체도 없이

날려버리다니!


‘세상은 가면 갈수록... 너무 살벌해 지는 구나.......’


그는 가늠자를 들고서 그 폭을 재어 보았다.

겨우 한 치가 넘어가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다.

이렇게 여리고 여린 뼈 마디를 가진 그 아이는 대체

누구이며 왜 이런 참혹한 결과의 희생자가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에 이

주인을 반드시 밝힌다면 이해가 갈 것 같았다.


장주옥은 자신이 시킨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기에

흐뭇해했다.

하나 한편으로 가늠자를 그 종아리뼈에 대었을 때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자신이 뭔가 놓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곧 찾겠군!’


그녀는 다시 결심했다.

어쩌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그 일이 죽은 그 아이의

영혼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범인을 반드시 찾아주마!’


그녀는 그 뼈마디에 혼을 쏙 뺄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섭문은 서류철에 푹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파고에 따라서 숨이 막히고 겨우 숨을 쉴 수가 있었고, 이런

상황을 반복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 명단의 이름들이 모조리 가명이다.

그 가명을 토대로 하여 본명을 찾아라!


‘햅쌀 더미에서 찹쌀 한 올을 찾는 것과 같군. 휴우.......’


절로 길고 긴 한숨에 새어나왔다.

하북성 전체에서 서류를 작성하여 보관하는 도시나 현에서는

모조리 원본 서류를 보내온 것이었다.

사본은 거기에 보관되어 있었다.

정말 산더미였다.

작던 크던 그건 작은 동산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혼을 빼고 보고만 있었지만 그의 손은

기계적으로 서류를 빼내어 읽어나가고 있었다.


“어느 곳, 직위, 하다못해... 본 이름이라도 알았으면.......”


그 어떤 티끌만한 단서도 그에게 건네준 것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기계적으로 서류를 하나씩 읽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는 모든 걸 멈추었다.

그리고 약 서너 번의 호흡 기간 동안 가만히 있다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서둘러 무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래, 가능성이 있어!“



박혁로가 돌아보았다.


“몇 번째였지?”


“열두 번째예요.”


“발견된 거, 아니 혹시라도 뭔가 눈치 차린 것도 없지?”


“전혀요.”


“그게 참으로 이상하군.”


모용이슬이 박혁로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돌연

반감을 느껴서 되물었다.


“뭐가 이상해요? 당연한 걸 가지고......?”


박혁로가 고개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 폭약과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해도 느낌이나마 뭔가

느껴져야 도리어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끼리

통하고 있거든.”


모용이슬은 박혁로의 억지 주장이 억지가 아니라 진실이란

걸 순간 느꼈다.

그래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박혁로가 그냥 해버리고 말자라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폭발사건의 폭약 말이야. 혹시... 에이, 아닐 거야.”


“선배!”


잔뜩 궁금증 유발시켜 놓고 발을 빼는 박혁로를 향해 대들

듯이 소리쳤다.


“아, 알았어. 듣고 또 실망하거나 날 원망하지 마라?”


“알았어요! 알았으니 어서 해봐요.”


그는 되도록 부드럽게 물었다.


“내 생각인데... 이 폭약 혹시... 개인이 만든 거 아냐?”


일순 모용이슬은 몸이 매우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아니 얼어붙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심장이 차갑게 식어서 온 몸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건 거부 반응이 아니라 박혁로의 저 말이 그녀의 영혼을

깨운 것이었다.

순간 박혁로를 덥석 안았다.


“역시, 선배에요!”


쪽쪽쪽!


볼에다 마구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칭찬과 엉뚱한 행동에 어리둥절한 박혁로가

헤헤거렸다.


“그렇지? 간지럽다! 자자, 이제 내 말이 맞지?”


“틀림없는 것 같아요!”


그녀가 먼저 앞장서서 폭약 판매 제조 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기서 알아보면 개인 폭약 제조자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단서라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 세 번째지?‘


“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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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chapter(161)제13장 일말의 희망 +2 17.02.08 1,075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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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chapter(159)제12장 총체적 난국 +2 17.02.03 1,08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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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chapter(148) +4 17.01.09 1,267 15 12쪽
147 chapter(147)제7장 깊어지는 의문 +4 17.01.06 1,290 16 11쪽
146 chapter(146) +10 17.01.04 1,257 15 13쪽
145 chapter(145)제6장 거물들의 심문 +6 17.01.02 1,291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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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chapter(142) +6 16.12.28 1,350 16 13쪽
141 chapter(141)제4장 인간시장 +2 16.12.26 1,292 16 10쪽
140 chapter(140) +4 16.12.23 1,251 18 12쪽
139 chapter(139) +2 16.12.21 1,273 17 14쪽
138 chapter(138)4권 끝. 제3장 폭약소녀 +2 16.12.21 1,170 16 11쪽
» chapter(137) +4 16.12.19 1,557 14 11쪽
136 chapter(136) +4 16.12.16 1,229 19 14쪽
135 chapter(135)제2장 뼈의 주인 +2 16.12.14 1,251 17 12쪽
134 chapter(134) +2 16.12.12 1,191 19 13쪽
133 chapter(133)제3화 폭발소녀 제1장 어떤 골두 +4 16.12.11 1,629 16 12쪽
132 chapter(132)제 2 화 완결. +4 16.12.08 1,598 18 15쪽
131 chapter(131) +2 16.12.08 1,307 17 14쪽
130 chapter(130) +2 16.12.07 1,306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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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chapter(128) +2 16.12.05 1,588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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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chapter(125) +2 16.11.28 1,485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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