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록신전(史一錄神傳)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추리

완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5.12.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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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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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26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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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41)제4장 인간시장

DUMMY

第 四 章 인간시장(人間市場)










점점 안으로 들어가는데 두 사람의 가슴이 도리어

쿵쾅거리고 있었다.

마치 맞선이라도 보는 듯한 기쁨의 짜릿함 같은 그런

묘한 기운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박혁로는 기이한 전율에 휩싸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걸어가는데 자꾸만 왜 아래로 꺼지는 듯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잠깐!”


모용이슬도 이상한 감을 잡았는지 걸음을 멈추었다.

앞서 가던 그 험악한 인상의 사내가 웬일인지 무려

삼장이나 앞서 있었던 것이다.

박혁로가 소리를 치자마자 그 자는 옆문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여서 거기로 향했지만 이미 문은

사라지고 없었다.

박혁로는 침착하게 모용이슬에게 눈짓을 하고서는 앞서

가려던 길을 유심히 살폈다.


“선배?”


“후배, 아무래도 우리 그 산 밑에까지 온 것 같다.”


“그 산... 아, 울창한 동산! 그렇다면 이곳은?”


“인신매매든 아편 운반이던 아니라면 그 밖의 잔인무도한

짓거리를 행하던 곳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는데 이번에는...

그 아이들의 실종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단단히 준비 해.

그리고 그것들 조면 인정사정없어야 해.”


모용이슬은 붉은 입술이 새하얘지도록 꽉 물었다.


“이들은 관군이든 누구든 상관하지 않아. 즉 자신이 있다는

것인데...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나?”


박혁로가 중얼거리며 우측 손가락을 아주 교묘하게 구부러져

있었다.


문득 모용이슬의 뇌리에 섬광 같은 지혜가 스쳤다.


“혹시 선배?”


“응?”


“그 무공... 동방의 신라시대에 탄생한 선무도(仙舞道)의

일종이 아닌가요?”


“어, 제법인데? 서책을 좀 봤나 보군.”


“동방예의지국에 관심이 좀 많아서요.”


“거기서 파생된 파운관월지를 스스로 변형시킨 것이고, 예전에

한 번 시도해 보았는데 만족스러웠어.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지.”


"이름이 뭐죠?“


“관음조(貫音爪).”


“간단한 이름인데 왠지 간단치 않다는 느낌이 확 오는군요.”


박혁로가 시익 웃고 말았다.


“후배의 그 편법(鞭法)도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지. 그러니

항상 나한테 대들지.”


“선배!”


“아아, 지금은 우리가 싸울 시기가 아니야.”


박혁로가 천천히 전진했다.

이곳 통로는 조도나 명도가 아주 조화롭게 마련되어 있어서

다니기에는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조금씩 전진해서 그 험악한 사내가 사라진 곳까지

당도했다.

거기에는 좌우에 두 개의 문이 있었다.

아니 거기서부터 모두 좌우에 문이 있었고, 쭉 이어져

있었다.


“조심해, 후배.”


모용이슬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앞장서지.”


험악한 사내가 사라진 그 문 앞에 섰지만 아무런 징후가

없었다.

이미 긴장된 몸은 경직까지 될 정도였다.


‘젠장! 내년 오늘이 내 제삿날 아니야?’


박혁로는 재수 없는 생각만 일삼다가 다시 한걸음 떼고서

다음 문 앞에 당도하자마자 갑자기 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두 개의 칼날이 그의 앞뒤로 차단하며 내리치는 것이었다.

그래도 있었으면 그냥 지나쳐 가 버릴 것 같았지만 방향을

조금만 튼다면 여지없이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툭 튀어 올라 가볍게 넘어서 내려서자마자 이번에는 두 개의

칼날이 수평으로 그어오는 것이었다.


몸을 띄웠다.

동시에 수평으로 누웠다.

사아악.

소름 끼치는 소리가 가슴과 등 판 사이로 지나가는데 식은땀이

잔뜩 배어서 축축해졌다.

다음 공격을 대비해서 단단히 준비했다.

다음 문으로 접근하자마자 어느새 하얀 빛이 번뜩이더니 그의

옆구리와 옆 목을 향해 찔러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칼날이 아니었던 것이라 준비하고 있던

공격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쩌정.

하나 각각 세 개의 손가락이 그 창날을 단단히 부여잡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었다.

따앙.

동시에 부러뜨리며 당황한 느낌이 든 남은 동강 난 창 자루를

쥐고 있는 자를 향해 부러진 창날을 그대로 날렸다.


“크아악!”


정확했다.


타타타탕.

동시에 문들이 모조리 닫히고 말았다.

잠시 동안 소강상태에 빠졌다.

모용이슬은 당혹스런 눈빛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느새 허리춤에

오랫동안 감추어 두었던 무기를 손목에 감고 있었다.

백사인혼편(白蛇引魂鞭), 그야말로 소리 없는 암살자 같은

그녀의 공격 무기였고, 오늘 견식하게 된 박혁로는 들떠

있었다.


“후배?”


아주 조용히 불렀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제안했다.


“우리가 먼저 공격 하자.”


“좋은 방법이긴 하나 선배, 저 안에 또 어떤 함정이나 매복이

도사리고 있는 줄도 모르는데.......”


“알아. 하지만 이렇게 이끌려가다가는... 알잖아?“


.모용이슬도 대답하지 못했다.

박혁로는 공격의 기회를 노리며 동정(動靜)을 느끼고

있었다.

몰리다가 결국 죽음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채찍을 풀어서 흘러내렸다.

한데 박혁로는 숨이 콱 막히는 것 같았다.

채찍을 늘어뜨리며 땅을 질질 끌거나 내려앉아 하는데 마치

안경사(眼鏡蛇, 코브라)처럼 잔뜩 독이 올라 채찍 꼬리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인혼이란 말이 왜 들어갔는지 알겠군. 그 냄새를 맡았어.‘



***



“차주님!”


섭문과 조석무, 그리고 여인향까지 폭발 장소로 달려왔다.

사일록이 폭발 현장에 먼저 와 있었다는 것이 그들에게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여인향은 이런 상황에서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살인마이거나 아니면 목격자인 사람이 사일록과 같은 입장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주 보았지.’


그녀는 사고 현장을 보면서 넌더리를 쳤다.


“전번처럼 찾을 건 없겠습니다. 허나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있습니다.”


“그럴 거야. 전번과 모식(模式, 패턴)이 흡사해. 내가 직접...

봤으니까.”


세 사람이 일시에 하던 일을 멈추었다.

여인향이 잠시 망설이다가 사일록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에 우수(憂愁)가 깃들어져 있었다.

갑자기 가슴이 울컥 했다.


“한데 한 쪽 부분에 나무들이 부서져 쌓여 있는 곳. 그러니까

천우신조로 목숨을 건진 그... 주부가 있었던 곳만 틀립니다.”


“여기에는 그런 곳이 없지.”


사일록이 고개를 끄덕이며 슬픔이 짙게 배인 음성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 여아... 짐을 진 여아... 폭약을 지고 있던 그 여아와 함께

대화를 했는데도 모자란 내가 그 짐이 무엇인지 간과했어.

아니... 몰랐어, 멍청하게! 그래서 그 순간을, 그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어. 그때.......”


사일록의 자아비판에 이어서 차분한 설명이 계속되고 있을

때 여인향은 눈물지었다.


‘불쌍한 아이야. 차주님께서도 그래서.......’


음성의 여운에서 여아를 구하지 못한 아픔과 후회가 담겨

있었던 것이었다.


섭문과 조석무는 완전히 표정이 굳어 있었다.


“... 그러므로 이건 명명백백한 실종 사건이며... 나아가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야. 근데... 국주님에게는

어떤, 아니 어떻게 제보가 들어간 거지?”


마지막 말에 세 수사관은 움찔했다.


“아니 차주님이 아신 게 아니었습니까?”


조석무가 놀라움이 가시지 않는 음성으로 되물었다.


“아니야. 국주님이 언급해 주셨어. 이건... 내부에 공모자가

있다는 증거야. 그걸 오늘 이 시간에서야 알았어.”


인위적인 침묵에게 그들은 더욱 강요당했다.

다시 공모자가 나왔다.

이런 사건들은 그들이 겪었던 사건들과는 천양지차였다.

복잡해봐야 한 두 단계 위의 복잡함이었는데 살수국의

사건들은 다섯 단계 이상 복잡한 그런 사건들이었다.

단순한 공모자라고 사일록이 말했지만 그 속에 든 복잡함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찾기가 쉽지 않을 거야.’


여인향이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사일록

특유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 그리고 그 주부... 깨어났나?”


여인향을 쳐다보았다.


“아닙니다, 차주님. 혼수상태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칫 조금만 잘못되었어도 죽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흠 거 큰일인데. 그자가 깨어나야 사건의 실마리라도 잡을

텐데... 의원을 종용하고, 더 증원시키든지 해. 반드시 그자가

깨어나서 범인에 대한 윤곽만이라도 잡게 해야 하는데.......”


저 음성에서도 그 여아를 살리지 못한 후회가 깃들어 있었다.

여인향은 괜히 울적했다.

그때 사일록의 본연의 음성이 들려왔다.


“조수사관?”


“옛, 차주님!”


“이거.”


“이건?”


“그래.”


섭문과 여인향이 사일록이 내민 그걸 보자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전번 해왕루 사건 때 조수사관이 기적처럼 발견했다던

그.......”


“단추지. 폭발을 야기 시키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조석무를 쳐다보자마자 그가 대답했다.


“여기서 불꽃이 튀었고 곧장 도화선에 불이 붙는군요.”


“그렇다.“


“그 방법을 찾아내!”


“알겠습니다!“


“섭수사관?”


“시행하겠습니다!”


“여수사관?”


“예?”


그녀로서는 현재 할 일이 없었다.


“잘 들어라! 여기 모든 출입을 통재하고, 이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재 한 점도 거두어가지 말도록 하라!”


수사 종결 시까지 모든 걸 보존하라!


“옛, 나리!”


“그리고 저 안에서... 무언가를 다시 한 번... 찾아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사일록은 조, 섭 두 수사관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바람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약 서너 번의 호흡 기간이 지나자 사일록이 천천히 걸어갔다.


‘어디를 가시지... 아니,. 누굴 만나러 가시는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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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chapter(165)제15장 춤추는 단서들 +2 17.02.17 1,087 14 12쪽
164 chapter(164) +4 17.02.15 1,092 16 13쪽
163 chapter(163)제14장 수사관의 활약 +4 17.02.13 1,044 16 13쪽
162 chapter(162) +2 17.02.10 976 18 13쪽
161 chapter(161)제13장 일말의 희망 +2 17.02.08 1,076 16 13쪽
160 chapter(160) +2 17.02.06 939 14 14쪽
159 chapter(159)제12장 총체적 난국 +2 17.02.03 1,090 14 13쪽
158 chapter(158) +2 17.02.01 1,234 14 11쪽
157 chapter(157) +2 17.01.30 1,108 15 13쪽
156 chapter(156)제11장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 +6 17.01.27 1,101 17 14쪽
155 chapter(155) +4 17.01.25 1,267 15 13쪽
154 chapter(154)제10장 육인의 목격자 +4 17.01.23 1,281 16 15쪽
153 chapter(153) +6 17.01.20 1,616 18 16쪽
152 chapter(152)제9장 심문의 공통분모 +4 17.01.18 1,281 15 13쪽
151 chapter(151) +4 17.01.16 1,236 17 12쪽
150 chapter(150)제8장 목격자를 찾습니다 +2 17.01.13 1,129 15 14쪽
149 chapter(149) +2 17.01.11 1,080 15 14쪽
148 chapter(148) +4 17.01.09 1,267 15 12쪽
147 chapter(147)제7장 깊어지는 의문 +4 17.01.06 1,290 16 11쪽
146 chapter(146) +10 17.01.04 1,257 15 13쪽
145 chapter(145)제6장 거물들의 심문 +6 17.01.02 1,292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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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chapter(143)제5장 수사관들의 동분서주 +4 16.12.30 1,238 14 11쪽
142 chapter(142) +6 16.12.28 1,351 16 13쪽
» chapter(141)제4장 인간시장 +2 16.12.26 1,293 16 10쪽
140 chapter(140) +4 16.12.23 1,252 18 12쪽
139 chapter(139) +2 16.12.21 1,273 17 14쪽
138 chapter(138)4권 끝. 제3장 폭약소녀 +2 16.12.21 1,171 16 11쪽
137 chapter(137) +4 16.12.19 1,557 14 11쪽
136 chapter(136) +4 16.12.16 1,229 19 14쪽
135 chapter(135)제2장 뼈의 주인 +2 16.12.14 1,252 17 12쪽
134 chapter(134) +2 16.12.12 1,191 19 13쪽
133 chapter(133)제3화 폭발소녀 제1장 어떤 골두 +4 16.12.11 1,630 16 12쪽
132 chapter(132)제 2 화 완결. +4 16.12.08 1,598 18 15쪽
131 chapter(131) +2 16.12.08 1,308 17 14쪽
130 chapter(130) +2 16.12.07 1,307 15 12쪽
129 chapter(129)제20장 유령무사 +2 16.12.05 1,389 19 13쪽
128 chapter(128) +2 16.12.05 1,589 17 13쪽
127 chapter(127)제19장 결정적인 증거 +2 16.12.02 1,424 15 14쪽
126 chapter(126)제18장 사일록의 고뇌 +2 16.11.30 1,360 16 14쪽
125 chapter(125) +2 16.11.28 1,486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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