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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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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0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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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골렘(1)

DUMMY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갈까나,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갈까나~”

지원은 어깨에 목창을 느슨하게 기대고 강가에서 뛰어노는 물고기들을 탐욕스런 미소와 함께 바라봤다.

“강가가 좋겠네요~”

휙!

이미 뭍으로 고개를 내민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은 지원의 창 아래 내놓은 밥상이었다.

“히히. 맛있겠다.”

지원은 물고기들을 잡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이, 인간?”

지원은 뒤를 돌아보다가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제기랄. 좆 됐다.’

코볼트 한 마리가 검을 뽑아들고 노려보고 있었다.

“인간. 뭘 하는 거지?”

“아이구, 코볼트 나리. 난 밥 좀 먹으려는 가난한 서민이외다.”

“하지만 넌 인간. 우리의 적이다.”

지원은 마침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를 붙잡고 불쌍한 얼굴로 신음했다.

“7일 째 굶었어요..... 죽을 것 같아요..... 매일 도망만 다니다가 잡히면 죽을 것 같고.....”

지원은 눈물까지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흐, 흠. 좀 측은하긴 하군.”

코볼트는 검을 집어넣고 그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뭐지? 이 새끼 살려줄 거면 그냥 갈 것이지 왜 일로와.’

“인간. 잠시 내 얘기 좀 들어주겠나?”

“얘, 얘기요? 무슨 얘기요?”

“난 사랑하는 암컷 고블린이 있다..... 그런데 내 마음을 그녀는 몰라. 난 그녀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지. 그래서 이제 고백하려고 한다.....”

“그녀도 당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아나요?”

“아니, 우린 오랜 이성친구다. 7년지 기지.......”

‘대충 소꿉친구라는 거로군.....’

“인간. 난 어떻게 해야 좋을까?”

지원은 시무룩한 그의 등을 두들겼다.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저 암컷분입니까?”

“맞아....”

분홍머리가 제법 윤기 있는 고블린은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려 검지에 껴진 반지를 올려보고 있었다.

고블린은 지원 그가 보기에도 제법 귀여웠다.

그에 반해 수컷 고블린은 얼굴이 곰보 투성이었다.

‘이 새끼 대체 어떻게 7년이나 친구가 된 거지?’

“어때? 가능할까?”

“하, 하하..... 고블린님. 조금 무리가 아닐까요.”

“뭐? 뒤질래?”

수컷 고블린 케른은 지원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순식간에 로맨스였던 분위기가 험악하게 변했다.

“제 말은 조금 이르다, 아직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 이런 말이지요.”

“후우..... 그 정돈 나도 알아. 하지만 난 그녀가 좋아. 이제 말하지 않으면 난 떠나야 돼.”

“떠나다니요?”

“우리 화염 부족은 15살이 넘으면 고향을 떠나 세상 경험을 3년간 쌓아야해. .....내일이 떠나는 날이야.”

지원은 새삼스럽게 케른을 다시 봤다.

‘이 새끼..... 남자다.’

케른은 어두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케른님!!”

“깜짝이야. 왜?”

“자신감을 갖으십쇼! 사랑의 기본은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우물쭈물 고백할거면 그냥 하지 마십쇼!! 그게 고백하는 남자의 기본입니다!”

케른은 새삼 지원을 다시 봤다.

‘이 새끼 생각보다 로맨티스트다.’

“좋아. 너만 믿는다.”

케른은 호흡을 가다듬고 그녀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둘이 대화를 몇 번 하다가 케른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뭐, 뭐지?’

그녀가 화가 난 듯 가버리자 케른은 갑작스레 도끼를 뽑고 지원에게 달려왔다.

“뭐, 뭐야. 씨발!!”

“개 같은 새끼!!”


“케른. 뭐라고?”

“난 널 사랑해. 루핀.”

“하, 사랑?”

암컷 고블린 루핀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

“뭔가 착각하나 본데 내가 너랑 7년간 알고지낸 건 너네 집 돈 때문이야.”

“....뭐?”

“항상 내가 해달라는 데로 다해준 너에게 참 고마웠어. 그럼 이만 잘 가~”

“루, 루핀!!!”

그녀는 차갑게 돌아서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씨발!!!!”

케른은 눈물을 흘리며 도끼를 휘둘렀다.

부웅!

지원의 옷이 스치며 찢겨나갔다.

“진정해!! 미친놈아! 차일 수도 있는 거지 왜 풀발기하고 지랄이야!!”

“널 죽여 내 한을 풀겠다....”

‘제길..... ’

추격전은 얼마가지 않아 끝이 났다.

쿵.

“켁!”

나무 뒤에 숨어있던 류온의 겁집에 복부를 맞은 케른은 달려오던 속도와 더불어 가중된 힘에 허리를 숙이고 넙죽 고개를 숙였다.

“아, 형님!!”

“뭐야. 웬 고블린?”

“물고기 잡다가 제가 물고기 밥이 될 뻔 했습니다.”

케른에게 죽었다면 그대로 강에 쓸려 한구의 시신이 됐으리라....

“으윽.....”

류온은 천천히 케른에게 다가갔다.

“형님! 그 놈을 살려줍시다.”

“왜?”

“생각보다 불쌍한 놈입니다. 방금 암컷 고블린에게 차이기도 했구요.”

“흐음.....”

검지로 턱을 만지작거리던 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별히 너를 봐서 살려주지.”

“크흐흑..... 루핀....”

“이봐, 케른!!”

케른은 눈물로 범벅이된 얼굴로 지원을 올려봤다.

“사내새끼가 왜 질질 짜냐!! 다시 가서 그녀를 붙잡아!!”

“하지만 난 이미.....”

“케른. 기억해라. 세상에 정해진 결과는 없다. 결과는 노력한 자가 바꾸는 것이다.”

케른은 눈을 꿈벅거리다가 중얼거렸다.

“노력한 자.....”

“자, 선택해라. 그녀를 붙잡아 후회 없이 떨쳐버릴지, 아니면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것인지.”

“좋아. 지원. 널 한 번 더 믿어보지.”

케른은 품에서 파란 반지를 꺼냈다.

“날 살려줘서 고맙다. 내 보답이다.”

“이건 뭐지?”

“우리 집안의 가보다. 신성력이 있어서 마족이나 암흑 계열 몬스터들에게 치명적이라더군.”

“케른.....”

“고맙다. 난 다시 갈 거다. 그녀를 잡기위해.”

“그래. 꼭 성공해라.”

둘은 기묘한 눈빛을 주고받다가 돌아섰다.

“따라가지 않을 거냐?”

“예. 케른은 꼭 성공할 겁니다.”


“루핀!!!”

루핀은 떫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케른이 달려오고 있었다.

‘뭐야. 자존심도 없나.’

이제 서로 할 얘기가 끝났으니 더 이상 아는 척 안하고 인연을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굳이 달려오다니.

“분명 난 싫다고 했을 텐데.”

“루핀. 내 이야기를 다시 들어줘.”

케른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손을 잡으며 검지로 손바닥 위에 글자를 적었다.

“케른. 사실 난 어릴 때부터 널 좋아했다. 하지만 난 겁쟁이어서 말하지 못했다. 멀리서 널 보기만 했지.”

케른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등에 키스했다.

“부디 3년만 날 기다려줘. 반드시 네 마음에 걸맞은 남자가 되어 돌아오겠다.”

그를 내려 보는 루핀의 눈망울이 미세하게 떨렸다.

“..... 만약 3년 뒤에도 그대로라면?”

“그때는 반드시 널 포기하마. 약속하지.”

케른은 그를 내려 보다가 한숨을 쉬고 일으켰다.

“후우...... 좋아. 딱 3년이다.”

“고맙다, 케른.”

둘은 손을 잡고 어둠속으로 멀어져갔다.


류온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가부좌를 유지하며 천두법(天讀法)을 속으로 읊조렸다.

‘검을 자연의 일부처럼 여겨라. 생각해보면 너의 몸도 자연의 일부요, 검을 만들 때 쓴 철광석도 자연의 일부이니라.’

류온은 눈을 뜨며 주변을 둘러봤다.

‘자연의 일부라..... 틀린 말은 아니지.’

류온은 기지개를 키며 일어났다.

천두법을 한지 이제 3일이 지났다.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나 뚜렷한 진전은 없었다.

하지만 천두법을 하면 머리와 몸이 개운해진다. 왠지 몸도 더 가벼워지는 것 같고.

‘이게 몸을 차근차근 바꿔준다는 것일까.....’

아주 느리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류온은 홍련(紅蓮)을 뽑으며 월영검(月影劍) 제 1 식 그림자 베기의 자세를 취했다.

월영검(月影劍)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한순간의 폭발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한순간에 힘을 집중시키며 몸을 회전시켜 폭포수 같은 힘을 한곳에 쏟아부어야 한다.

1번.... 2번....

‘부족해.’

류온은 300번의 동작을 끝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전신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오늘은 이게 한계인가....’

야영지로 오자 둘은 이미 식사 중이었다.

“아, 미안. 너무 늦길래....”

잔다르크는 입가에 멧돼지 기름을 뭍힌채로 배시시 웃었다.

“괜찮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늦으면 먼저 드십시오.”

“형. 요즘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난 매번 검술을 연마하는 거다. 무리하는 게 당연하지.”

“류온. 이번엔 지원이 말이 맞아. 적당히 해야 해.”

‘그럴 수 없습니다. 내 목표는 오직 당신이니까요.’

류온은 식사를 끝내자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에휴. 저러다 탈나겠다.”

“누님. 제가 말리고 올까요?”

“그냥 둬.... 본인이 하겠다는 걸 누가 말려.”

지원은 근심어린 그녀를 뒤로하며 그녀의 앞에 있던 멧돼지 다리를 집어들었다.

“동작 그만. 너 지금 누구 껄 잡아가는 거냐?”

“잘 보십쇼! 이건 제가 먹을 부분입니다!!”

잘 보니 잔다르크가 그어놓은 선에서 딱 들어맞게 그의 부분만 집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내가 아까 먹으려고 손수 잘라놓았던 것이지.”

“그, 그건....”

“자. 손을 떼보실까?”

지원은 부들부들 거리다가 손을 놓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폭력이 이어졌다.

“크아악!!!!”

지원의 처절한 비명이 숲속을 울렸다.


수련이 끝났을 때는 어느새 새벽이 되어있었다.

‘후우.....’

류온은 지친 몸을 이끌고 야영지로 돌아왔다. 잔다르크가 지원의 침낭까지 독차지하여 자고 있었다. 지원은 간신히 침낭에 달라붙어 측은하게 자고있었다.

“킥.....”

왜 이렇게 그들이 멍청해 보일까. 류온은 웃으며 앉아 하늘을 올려봤다.

청명한 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그 사이 영롱하게 빛나는 달빛이 내려와 그의 건조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아름다워.’

맑은 달빛은 아름답다는 것 외에 다른 표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류온은 눈을 감고 숲속의 바람이 얼굴을 간질이는 걸 느꼈다.

‘평화롭다.....’

고요했다. 풀벌레 소리와 짐승의 울음소리를 제외하면 완벽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아버지. 당신도 이 세계 어딘가에 살아있나요?’

류온의 아버지는 그가 5살 때 돌아가셨다.

본래 막노동을 하시던 아버지는 사고로 허무하게 돌아가셨다. 그 때 얼마나 엄마가 많이 울었는지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살아있어도 만나기 힘들겠지.....’

현재 죽었다 살아나면 이 세계에만 오는지도 확실치 않고 이 세상만 해도 인구가 수십억이다. 그중에 만나려면 얼마나 확률이 희박해야 하는지는 류온도 대충 알고 있다.

류온은 지원에게 다가가 침낭을 위에 덮어줬다. 그는 잔다르크를 힐끔 보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난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류온은 자신의 침낭으로 들어와 하늘의 별들을 바라봤다.

쿵.

이제 막 잠이 들었던 류온은 조금씩 잠에서 깨어났다.

‘뭐지?’

쿵!!

점차 소음은 크게 귓가를 울렸다.

쿵!!!!!

‘뭐야, 대체....’

눈을 뜨자 잔다르크가 이미 일어나 있었다.

“류온! 일어나. 사냥 시작이다.”


작가의말

 유료연재로 변환하고 오늘 처음 연재를 올리는 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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