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유발동화 Parody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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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3.0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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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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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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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샤르망의 편지 (1)

DUMMY

옛날에, 한 이름 모를 왕국에 임금님과 왕비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왕국은 작지만 몹시 아름다웠고, 백성들은 모두 선하여 평화롭게 살았지만 이 부부에겐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 부부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며 신에게 빌었습니다.

그렇게 소원을 빈 지 백 일째 되던 날, 왕비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대들의 간절한 정성에 감동하여 아들을 하나 내려주겠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아이가 태어날 때, 나를 초대해 다오.’


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끊어지자 왕비는 왕에게 달려가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왕은 기뻐하면서 왕비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열 달이 지나, 신의 말대로 왕비는 왕자를 낳았습니다.

왕과 왕비를 닮아 하얀 피부에 금발을 가진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왕과 왕비는 기뻐하며 성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왕국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습니다.

여태까지 잘 따라주었던 귀족, 착한 백성들, 요정들, 난쟁이들, 신들까지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초대할 사람들이 많았던 나머지, 왕 부부는 한 명을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그건 왕비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었던 저주의 신이었죠.

저주의 신은 한때의 변덕으로 축복을 내려주고 싶어 소원을 들어준 것입니다.

저주의 신의 ‘저주’로 아이를 낳았던 부부는 설마하니 아이를 점지해준 신이 저주의 신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에 저주의 신이 와 봤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초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저주의 신은 당연히 분노에 펄펄 뛰었습니다.


“이 고얀 놈들. 감히 약속을 어겨?”


저주의 신이 연회에 들이닥치자, 장안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왕 부부에게, 저주의 신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은혜를 모르는 것들! 너희들의 아이를 위해 선물을 주겠다! 그 아이는 16세가 되는 생일날, 너의 백성들에 의해 죽게 될 것이다!”


저주를 듣고 왕 부부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의 목소리가 아이를 준 신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새하얗게 질리고 말았습니다.

왕 부부가 우울해 하자, 축복의 신이 나섰습니다.


“걱정 말거라. 아직 우리들이 축복을 주지 않았다. 너희들의 평소의 행실을 생각해 너의 아이를 구해주겠다. 다만 이미 신탁이 되어버려 없던 걸로 할 수 없기에, 아이는 16세가 되는 생일에 눈을 감을 것이다.”


축복의 신의 말에 장내의 많은 사람들은 슬퍼했습니다.

겨우 얻은 왕자님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니.

그들의 슬픔에 축복의 신은 고개를 젓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허나, 아이는 죽지 않을 것이다. 16세가 되는 생일날, 아이는 한 백성의 손만 잡아도 잠이 들게 될 것이다. 이 잠은 영원한 잠은 아니라, 100년간의 잠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이 성 안의 모든 사람들도 같이 잠이 들어 아이의 죽음을 나눌 것이다. 100년 후, 누군가가 왕자를 깨우면, 모두가 잠에서 깨어나게 될 것이다.”


왕 부부는 완벽하지 않지만 죽음을 막아준 신에게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왕은 아이에게 그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왕자를 철저히 성 안에서만 키우며 백성들과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왕자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15세의 씩씩한 소년으로 자라났습니다.

왕자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났습니다.

그 소년에게는 그의 세상이란 아버지, 어머니, 유모, 가정교사, 귀족들 밖에 없었습니다.

왕자의 세계는 작고 아름다운 성이 전부였습니다.

모두가 그에게 성벽까지가 이 세상의 전부라고 했습니다.

가끔 성 밖의 문에서 손님이 올 때마다, 저들은 다른 세계의 사자들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호기심이 매우 왕성한 성격이었습니다.

왕자는 자신과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을 한 사람들을 보며, 성벽 너머 하늘을 보며 다른 세계에 가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왕자는 성 안의 도서관에서 낯선 여자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왕자와 달리 수수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왕자는 호기심에 그 낯선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사람은 왕자를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며 예의를 차렸습니다.

왕자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름은 무엇인가?”


“전 샤르망이라고 해요. 전 학자랍니다.”


샤르망은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왕자의 얼굴은 장밋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샤르망은 감탄하며 아름답다고 찬사를 했습니다.

왕자는 얼굴이 더 붉은 색이 되어 말했습니다.


“무엄하다, 날 놀리는 건가?”


“아닙니다. 그저 왕자님이······. 무례한 절 용서하십시오.”


“아니다. 난 그저······. 그런데 무엇에 대해 연구하는 건가?”


“인간사에 대한 겁니다.”


샤르망의 말에 왕자는 다시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왕자는 눈치를 보다가 샤르망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빠져나왔습니다.

도서관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정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왕자는 샤르망을 앉히고 말했습니다.


“샤르망, 인간이라면 혹시 다른 세계의 인간에 대한 것인가?”


“다른 세계요?”


“이 성벽 밖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네, 그런데요·····?”


그녀는 무심결에 대답하다가 깜짝 놀라 입을 막았습니다.

그제야 왕자에겐 성 밖의 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왕자는 끈질기게 바깥 세상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왕자의 끈질긴 질문에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말했습니다.


“왕자님. 그럼 절대로 이 일은 절대로 비밀로 해 주셔야 합니다. 왕자님의 목숨이 달려 있는 일입니다.”


“알았다. 절대로 이야기 하지 않겠다.”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바깥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왕자는 눈을 반짝이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이야기보따리 속의 보물들을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도망에 쫓기는 한 부부가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는 이야기.


어떤 현자가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을 하면서 세상의 진리를 알아내는 이야기.


서로 원수인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


이상적인 나라를 위해 싸우는 기사왕 이야기.


그 외에도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며 즐거워하는 이야기······.


왕자는 해가 질 때까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활기찼습니다.

그랬기에 왕자는 이야기의 개수만큼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열중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자 그녀는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죄송합니다! 곧 세미나가 열려서······. 전 이제 가 봐야 합니다.”


“잠깐만!”


“네?”


“내일도 이야기 해 줄 수 있느냐?”


“죄송합니다. 내일이면 전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구나.”


왕자는 아쉬워했지만 그녀를 보냈습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왕자에게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내년, 왕자님의 생일이 지나 자유로워 질 때, 다시 찾아와 더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응. 내년에 내 생일에 꼭 와야 한다. 왕자의 명이다.”


“네. 영광입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왕자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이미 샤르망은 급히 세미나에 가 버리고 난 후였습니다.


“아, 나도 밖에 나가고 싶구나. 그녀를 따라 가고 싶구나.”


그 날부터 왕자는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침대에 누워서도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고, 그녀가 말한 바깥세상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인간세계는 너무나도 즐거워 보였습니다.

거칠고, 품위가 없고, 완벽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세계였습니다.

왕자는 매일 매일을 그녀와 그녀가 말한 세계를 떠올리며 잠이 들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잊을 수 않았습니다.

왕자는 본 적도 없는 세상을 그리워하면서 탄식하곤 했습니다.

왕 부부는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왕자가 걱정이구나.”


그의 생일이 다가오기 한 달 전, 왕 부부는 왕자를 불러 말했습니다.


“왕자야, 무엇이 그리 고민인 것이냐.”


“아버님, 성 밖에 나가보고 싶습니다.”


왕자는 그제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버지가 말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왕자의 눈물에 왕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왕은 왕자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안 된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성 밖은 나갈 수 없다!”


왕의 엄한 모습을 처음으로 본 왕자는 너무 놀라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왕자는 방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어째서 아버지는 단 하나밖에 없는 청을 들어주지 않는 걸까? 내가 바라는 것은 밖을 나가보는 것 뿐인데!’


왕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처음으로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왕은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는 왕자를 보자니 가슴이 아파서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이대로 정말 말라서 죽어 버리는 게 아닐까?’


왕은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허락해주었습니다.


“딱 반나절뿐이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만 가야 한다.”


“감사합니다.”


왕자는 기뻐했습니다.

왕이 그 후에 호위를 몇 명 붙인 건 불만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그 다음날, 그들은 성 밖으로 나갔습니다.

왕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성 문 밖을 나갔습니다.

그들을 따라 가는 길이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을 말을 달려도 사람의 그림자조차 구경하기 어려웠습니다.

왕자는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어째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건가?”


“인가에는 가지 말라는 폐하의 명령입니다.”


왕자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기껏 나왔는데 사람을 볼 수 없다니 실망이구나.”


“폐하의 지엄하신 명령입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내 명령은 무시한다는 건가! 너희들은 후회할 거야!”


왕자는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말을 돌려 멋대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호위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한순간이었기에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왕자는 그대로 말을 돌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호위대는 하루 종일 왕자를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도 왕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호위대는 성으로 돌아가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왕은 노발대발해서 왕자를 찾았지만, 왕자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왕자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소식은 온 나라로 퍼졌습니다.

옆 나라, 심지어 신전에까지 전해졌습니다. 이에 저주의 신은 화를 냈습니다.


“내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 왕자를 빼돌린 것인가! 건방진 인간 놈들! 그런다고 내가 왕자를 못 죽일 줄 알았나?”


저주의 신은 노발대발하며, 다시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생일 때까지 왕자를 찾아내 바쳐라! 그러지 못하면 너의 나라를 없애주겠다!”


이 소식은 며칠도 안 되어 온 나라에 퍼졌습니다.

백성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왕과 왕비도 놀라서 축복의 신에게 빌었습니다.

하지만 축복의 신도 이미 화가 무척 나 있었습니다.

자신의 신탁을 믿지 못하고 왕자를 빼 돌린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왕과 왕비는 어쩔 수 없이 왕자를 찾아 저주의 신에게 바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왕자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소식은 당연히 샤르망에게도 들렸습니다. 샤르망은 왕자가 걱정되었습니다.

왕자가 있는 나라에 가야 할까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왕자가 있는 나라에 한번 들어가면 못나오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겁이 나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겐 이미 아이와 가족이 있었으니까요.


결국 왕자의 생일날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정말로 나라 하나가 불덩이에 타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왕도, 왕비도, 귀족들도, 백성들도 모조리 불길에 타서 죽고 말았습니다.

그 나라는 땅 속으로 꺼져 버렸고, 긴 세월이 흘러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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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2-03. Snow=White (22) 20.05.25 29 0 12쪽
136 2-03. Snow=White (21) 20.05.20 36 0 11쪽
135 2-03. Snow=White (20) 20.05.19 21 0 14쪽
134 2-03. Snow=White (19) 20.05.18 35 0 13쪽
133 2-03. Snow=White (18) 20.05.15 24 0 15쪽
132 2-03. Snow=White (17) 20.05.14 26 1 11쪽
131 2-03. Snow=White (16) 19.09.09 49 0 14쪽
130 2-03. Snow=White (15) 19.08.29 29 0 11쪽
129 2-03. Snow=White (14) 19.08.28 22 0 11쪽
128 2-03. Snow=White (13) 19.08.27 34 0 14쪽
127 2-03. Snow=White (12) 19.08.11 57 0 13쪽
126 2-03. Snow=White (11) 19.08.02 33 0 12쪽
125 2-03. Snow=White (10) 19.07.31 43 0 14쪽
124 2-03. Snow=White (9) 19.07.30 33 0 12쪽
123 2-03. Snow=White (8) 19.07.29 40 0 11쪽
122 2-03. Snow=White (7) 19.07.22 43 0 12쪽
121 2-03. Snow=White (6) +2 19.07.07 85 0 11쪽
120 2-03. Snow=White (5) 19.07.01 36 0 14쪽
119 2-03. Snow=White (4) 19.06.24 59 0 13쪽
118 2-03. Snow=White (3) 19.06.21 39 0 13쪽
117 2-03. Snow=White (2) 19.06.20 59 0 13쪽
116 2-03. Snow=White (1) 19.06.19 97 0 9쪽
115 2-02. 그 손이 놓친 것: Epilogue. 미다스의 황금손 19.06.18 50 0 14쪽
114 2-02. 그 손이 놓친 것 (10) 19.06.17 46 0 17쪽
113 2-02. 그 손이 놓친 것 (9) 19.06.14 47 0 10쪽
112 2-02. 그 손이 놓친 것 (8) 19.06.13 40 0 12쪽
111 2-02. 그 손이 놓친 것 (7) 19.06.12 63 0 9쪽
110 2-02. 그 손이 놓친 것 (6) 19.06.11 43 1 11쪽
109 2-02. 그 손이 놓친 것 (5) 19.06.10 3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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