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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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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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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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8쪽

하이바

DUMMY

다음날 아침, 병상에 누운 레이븐을 찾은 수빈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사실에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하이바 그놈이 용천봉이라는 기술을 썼는데 그게 내 용천각과 흡사하다는거야?”

“흡사한 정도가 아니었어. 언파워 기둥이 나가는 곳이 봉이냐 발이냐만 달랐을 뿐, 거의 같은 기술이던데?”

“하아, 이제야 블라인드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 난 지금 그 말을 듣는 순간 놈을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야.”

“키커, 근데 넌 그 기술을 어떻게 익힌거야?”

“그거야 장사부에게....가만, 사부에게 또 제자가 있었던건가?”

“장사부? 그건 또 누구야?”

“중국에서 지낼 때 나에게 무영각을 비롯한 각종 권각술을 가르쳐준 사람이야. 한때 제자가 수백명이었다는 소리는 들었었는데....”

“뭐야? 그럼 그 제자들 중에 하이바 그놈이 있는거 아냐?”

“뭐, 그럴수도 있겠고.... 근데 그놈은 미래에서 왔다며?”

“미래에서 그 사람의 제자였을수도 있겠지.”

“그럴수도 있으려나? 근데 내가 아는 장사부는 이제 나 말고 다른 제자는 일체 받을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았는데...”

“그러지말고 전화로 물어보는게 어때?”


수빈은 레이븐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현대문물과는 담쌓고 지내는 노인네들이라 전화 같은걸 할 방법은 없어. 물어보려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없는데.... 말나온 김에 한번 다녀나올까?”

“지금?”

“안 그래도 컴플리터가 되고나서 한번은 갔다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좀 걸릴테니까 몸조리 잘하고 있어. 이 누나 보고 싶어서 울지 말고~”


레이븐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두드리더니 그대로 치료실을 나가는 수빈,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레이븐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나도 마음 같아선 어디라도 떠나버리고 싶다. 그놈에게만 두 번째 깨졌는데 이게 뭔 개쪽인지 참...”











센터 5층, 도혁과 서영희의 방.


평소보다 조금 늦게 눈을 뜬 도혁은 안락의자에 앉은 채로 원해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는 서영희의 머리를 쓸어넘겨주며 말했다.


“잘 잤어요?”

“네. 누가 팔베개 해준 덕분에 아주 푹~잤죠. 도혁씨는요? 잘 잤어요?”

“당연히 나도 푹~잤죠.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잔 덕분에요. 참! 아침은 먹었어요? 보아하니 우리 아드님은 벌써 드시고 있는 것 같고....”

“남편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아내가 먹겠어요? 얼른 씻고 와요, 요리를 그리 잘하지는 못하지만 내 남편 아침정도는 만들 수 있으니까.”

“힘들게 그럴 필요 없어요. 센터는 그전에도 그랬듯이 식당에서 알아서...”


서영희는 도혁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말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너무 말리지 마요. 결혼해서 제대로 밥 한번 해준적 없잖아요.”“우리 와이프님께서 얼마나 요리에 자신이 있어서 이러는걸까? 막 아침부터 전복죽이 나오고 그럴려나?”

“그, 그렇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 마요. 그냥 밥이랑 국정도만....”

“이걸 어쩌지? 그 말 들으니 더 기대가 되는걸? 참! 내가 제일 좋아하는게 뭔지는 잘 알죠?”

“설마 멍게요? 이 아침에 어디서 멍게를...”

“그럼 부탁할게요. 쪽!”


당황하는 서영희의 볼에 뽀뽀를 하더니 그대로 욕실 안으로 들어가는 도혁, 그 모습을 보던 서영희는 한숨을 푹 내쉬며 품안에 안은 원해에게 말했다.


“아가, 요즘 네 아빠가 요즘 날 놀리는 재미에 푹 빠진 모양이구나. 물론 엄마도 그게 싫지는 않지만....”











한편, 전날 밤을 샜는지 까치집 같은 머리에 퀭한 눈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서영호는 영어가 빼곡한 문서 한가운데를 짚으며 벌떡 일어났다.


“오케이! 찾았어! 크하하하하하!”

“서실장님, 뭘 찾았다는겁니까?”

“응? 센터장? 언제 왔어?”

“조금 전에요.”

“그래? 왔으면 말을 하지 왜 가만히 훔쳐보고 그래? 사람 민망하게스리....”

“‘서실장님, 영희씨가 아침을 만든다는데 같이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본지 정확히 10분이 지났습니다만....”

“아 그래? 하하! 미안, 내가 한군데 집중을 하면 아무 소리도 못 들어서....아무튼, 놈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것 같아.”

“벌써요?”

“벌써라니, 내가 누군지 잊었어? 일단 이걸 봐바.”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린 서영호는 한 모니터에 뜬 오토바이 영상을 보며 말했다.


“이 바이크 자체로는 알아낼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어. 번호판이 없는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디자인으로 검색을 해봐도 나오는 제품이 하나도 없었거든. 하지만 이 바이크를 이루고 있는 파츠 하나하나를 검색하는건 그나마 소득이 좀 있었지. 그 중에서 이 앞바퀴 실린더같은 경우는 유니온이라는 부품회사에서 특별하게 제작된것이었는데, 다행히 총 30여개밖에 생산되지 않아서 판매된 경로를 추적하기가 쉬웠어. 게다가 이것 말고도 이 바이크에 사용된 희귀파츠들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이것들을 모두 추적을 하다보니 단 하나의 회사로 연결되었는데 그게 바로....”


탁!


서영호가 엔터키를 누르니 모니터에 뜨는 한 장의 사진, 그것은 번개가 그려져있는 한 바이크회사의 로고였다.


“이 썬더바이크라는 회사였어. 이 회사는 2015년에 각 부품회사별로 최고의 파츠들만을 모아서 커스텀제품 하나를 생산하게 되는데, 스펙은 높았지만 가격 또한 너무 높아서 한동안 전시장을 떠나지 못했다고 해. 하지만 2년쯤 지난 어느날, 우연히 전시장을 들른 한 바이크샵 주인이 이 애물단지를 거액의 돈을 주고 사갔지.”

“그 주인이 한국사람인겁니까?”

“맞아. 이름은 이강주, 청담동에서 바이크샵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야. 여길 찾아가서 조사해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어?”

“그렇겠네요. 그럼 당장 사람을....가만, 방금 청담동이라고 하셨습니까?”

“응. 왜? 거기 갈일이라도 있어?”


도혁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마침 저 동네로 외출을 한 놈이 하나 있어서 말이죠.”













청담동의 한 순대국집.


선영의 순대국에 깍두기 국물을 부어준 재영은 세상 다 가진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영씨, 이제 먹으면 돼요.”

“고마워 자기, 항상 이렇게 내 국밥을 맛있게 만들어줘서.”

“고맙긴요, 선영씨를 위해서라면 이깟 국밥쯤 천번 만번이라도 간해줄 수 있죠. 근데, 정말 이걸로 괜찮겠어요? 나 센터에서 받는 돈도 꽤 되거든요. 이런거 말고 더 비싼거 먹어도 괜찮은데...”

“뭐야? 설마 자기, 지금 내 앞에서 돈 많이 번다고 유세 부리는건 아니지?”


그러자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진 재영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뇨....당연히 내가 선영씨보다 더 벌진 못하죠. 나는 그냥....”

“호호호! 농담이야 농담! 하여간 무슨 말을 못하겠다니깐? 자기, 설마 일부러 이러는거야?”

“일부러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선영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말했다.


“난 자기의 이런 순수한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거든. 당장이라도 데리고 살고 싶달까?”

“뭐...기분은 좋네요. 사실 나도 요즘 선영씨 보면 그런 생각이 무척....”


띠리링~!


식탁위에 올려둔 재영의 핸드폰에서 울리는 문자알림소리, 그걸 들은 선영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왜 방해 안하네 했네. 얼른 문자나 확인해봐, 보나마나 센터겠지만...”

“미안해요 선영씨, 데이트할때는 최대한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도 또....응? 청담동?”

“청담동? 바로 여기잖아. 여기가 왜?”

“청담동 바이크샵에 가서 뭘 조사하라네요. 이후 내용은 자세히 읽어봐야겠지만....하이바 그놈에 대한건가봐요.”


그러자 선영은 그제서야 어두워졌던 낯빛을 다시 환하게 밝히며 말했다.


“그럼 그나마 다행이네. 청담동이면 같이 가도 될거아냐.”

“나 때문이면 굳이 안그래도 돼요. 어디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자기, 만약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 혼자 보낼거야?”


잠시 고민하더니 세차게 고개를 젓는 재영, 그러자 선영은 웃으며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거봐, 자기도 내 입장이 되면 졸졸 따라다닐거면서.... 그리고 사실 자기 일하는 모습, 한번쯤은 보고싶기도 해.”

“네, 그럼 얼른 먹고 가요.”


재영은 자신을 향한 선영의 미소에 더욱 밝은미 소로 화답하며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같은 시각, 사천.


샤와와 함께 사천의 외진 골목을 걷던 천리안은 한 낡은 현판 앞에 걸음을 멈추며 중얼거렸다.


“이곳이 맞는 것 같은데...”


끼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천리안은 목인장 하나와 나무평상만이 있는 마당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사부! 여기있습니까? 사부!”


큰 소리로 외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는 집, 그러자 천리안의 입에선 한숨이 흘러나왔다.


“뭐야, 그새 어디로 떠나버린건가? 큰 맘 먹고 찾아왔더니만....”


사부를 다시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마음이 조금씩 사그러드는 것을 느끼며 뒤돌아서는 천리안, 그런 그의 귀에 익숙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핫하하! 유사부, 내가 뭐랬습니까? 오늘 시장에 나가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허허! 살다보니 자네 감이 맞을때도 다 있구먼. 이 맛있는 닭고기 볶음을 무려 50프로나 세일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자! 얼른 들어가서....”


평상 앞에 서있는 천리안을 발견하자 말문이 막힌 듯이 입을 닫아버리는 한 노인, 천리안은 그런 노인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역시 계셨네요. 사부,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못난 놈....그래, 세상을 망치려는 계획에 동참하고 있는 기분은 어떠하더냐?”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설마 몰라서 묻는건 아니겠지?”


잠시 굳은 표정으로 유순철을 바라보던 천리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몰라도 스파이어의 계획은 세상을 망치는게 아닙니다.”

“뭐시라? 세상을 망치는게 아니다?”

“처음엔 그저 블라인드에게 스승님의 복수를 하기 위해 합류했을 뿐, 그들의 생각에까지 동조하는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여러 일들을 겪다보니 하메른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옛날엔 실력만 애송이더니, 이젠 생각까지 애송이가 되었구나.”

“내가 선택한 세력에 대해 잔소리를 하실거면 그냥 관두시는게 좋을겁니다. 난 사부에게 그런 말을 듣기위해 온게 아니니까요.”

“그럼 뭣 때문에 이곳 사천까지 온게냐?”


그 말에 살짝 시선을 내린 천리안은 유순철의 잘린 손을 보며 말했다.


“10년전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걸 이제야 묻는것이냐? 하긴, 너처럼 아둔한 놈이 이제라도 묻는다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구나.”


그러자 천리안은 발끈하는 얼굴로 말했다.


“그 많은 제자들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세상을 등진건 사부가 아닙니까!? 근데 이제와서 뭐라구요? 그걸 왜 이제야 묻냐고 하셨습니까? 물어보기도 전에 떠난건 사부입니다!”

“한심한 놈, 나라고 모든게 다 내 잘못이라는걸 모르는 줄 아느냐? 하지만 적어도 네놈만은 내 뜻을 알아줄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제자들 중에서 제일 엇나가는 놈이 되어버리다니, 쯧쯧....”

“.....”


뭐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부와 언쟁을 벌이기는 싫었는지 입을 꾹 다무는 천리안, 그러자 유순철은 시선을 돌려 평상에 앉아있는 샤와를 보며 천리안에게 물었다.


“저 아이는 누구냐? 그새 딸이라도 낳은게냐?”

“스파이어에서 제일 막내인 아이입니다. 원래는 집에 두고 오려고 했지만 오늘은 거기 분위기가 아주 험악할 것 같아서 이렇게 데리고 오게 됐죠.”

“그럼 저 아이도....뭔가 능력을 갖고 있는 게로구나.”


유순철과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샤와, 그 모습에 옅은 미소를 지은 유순철은 옆에 있던 장형랑을 보며 말했다.


“장사범, 잠시 저 아이와 놀아주시겠는가? 난 오랜만에 만난 제자 놈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꼬마야, 이름이 뭐니?”

“샤와요, 샤와...닉네임은 일루젼.”

“샤와라.... 허허! 참으로 예쁜 이름이로구나. 이 할애비가 목마 태워줄까?”

“응!”


목마라는 소리에 기다렸다는 듯이 장형랑에게 두 팔을 쭉 뻗는 샤와,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던 유순철은 천리안에게 손짓을 하며 방안으로 들어갔다.












센터, 식당.


서영희가 차려준 아침을 맛있게 먹은 블라인드는 기분 좋은 미소를 보이며 서영희에게 말했다.


“연구밖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구나. 특히 이 아욱국의 깊은 맛은 정말...”

“블라인드님까지 절 놀리실거에요? 그냥 조미료만 넣은건데 무슨 깊은 맛이....”

“아니다, 이제 막 신혼에 들어선 여인의 솜씨치고는 아주 훌륭해. 안그러냐 도혁아?”

“하하! 제 집사람이야 뭐든지 다 잘하죠. 원해야~ 그렇치~ 니 엄마가 최고지~”


도혁이 볼을 부비며 묻자 까르르 웃으며 눈을 깜빡이는 원해, 맞은편에서 그 모습을 보던 서영호는 자신의 두 팔을 내밀며 도혁에게 말했다.


“센터장, 나도 우리 조카 좀 안아봐도 될까?”

“네, 당연히 되죠. 여기...”


도혁이 아이를 넘겨주자 세상 따뜻한 표정으로 원해를 꼭 끌어안는 서영호, 하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서영희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말투로 서영호에게 말했다.


“저기, 동생아? 지금 뭐라 그랬니?”

“응? 누나, 뭐가?”

“매형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는건 좀 그래보이는데..... 어때? 네 생각은?”

“누나! 설마 나보고 쟤한테 존댓말을 쓰라는건....”

“쟤? 이게 죽을려....호호호! 동생아, 한번 자~알 생각해봐. 이 대한민국에는 엄연히 촌수와 항렬이라는게 존재하고 있어. 근데 네가 누나 남편에게 반말을 찍찍하면 내 기분이 어떨까?”

“에이~ 누나, 그래도 내 나이가...”

“그.래.서.못.하.겠.다.고?”


화사한 미소와 함께 건네지는 말에 담긴 무형의 기운, 그것은 30년 이상의 세월을 남매로 투닥거리며 살아온 서영호만이 느낄 수 있는, 아주 예리한 살기였다.


“하...하하! 무, 물론 매형에게 이제 깍듯이 해야지! 다만 지금은 조금 적응이 필요해서...”

“그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데 누나가 그 정도도 이해 못하겠어? 그런데 말이야, 천재인 내 동생은 좀 더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그야 당연하지! 누나를 위해서라면 당장에라도.....아이고! 우리 조카님! 밥 많이 드셨어요?”


뭐라 말하기가 난감한 상황이 찾아오자 원해를 번쩍 안아들며 말을 돌리는 서영호, 그런 영호를 보며 피식하고 웃은 서영희는 도혁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호가 함부로하면 나한테 말해요. 쟤는 내가 어렸을때부터 꽉 잡고 있으니까.”

“하지만 너무 그러진 마요. 서실장님이...아니, 처남이 나 너무 불편해 하는것도 그리 좋지는 않거든요.”


원해를 이리저리 번쩍번쩍 안아올리던 영호는 원해의 똘망똘망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조카, 앞으로 뭐 되고 싶어? 흠....아무래도 엄마와 이 외삼촌을 닮아서 머리가 엄청 좋을테니까 과학자가 좋으려나?”

“크험! 아직 어린 아기에게 이런 말을 하는건 좀 그렇지만....그 아이는 무도가의 자질이 아주 뛰어나단다.”

“무도가요? 블라인드님!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말씀을...”

“말도 안된다니! 지금 무도를 무시하는 것이냐!?”

“아니, 상황이 그렇잖아요!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게 무도가의 자질이 보인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허허! 이런 무지한 놈을 봤나? 타고난 무골은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이미 정해지는 것임을 왜 모르느냐? 두고보거라, 아빠를 닮아서 나이에 비해 두터운 이 뼈가, 이 아이를 최고의 무도가로 만들어줄테니 말이다.”


그러자 서영호는 품에 안은 원해를 더욱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블라인드님! 과학자가 될 아이를 왜 자꾸 싸움꾼으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우리 원해는요,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이어받을 아이란 말입니다!”

“원해가 나중에 뭘 선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겠느냐? 도혁이의 아들이면 나에겐 손자나 다름없는 법, 그 아이가 무도의 길을 택한다면 내 모든 초식과 기술을 전부...”

“아 글쎄, 제자는 다른데가서 찾으시라니까요? 왜 우리 조카를 자꾸 눈독들이십니까?”

“이놈이 그래도!”


원해에게 자신의 뒤를 잇게 하겠다며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블라인드와 서영호, 앞에서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던 도혁은 순간 표정을 빠르게 굳히며 원해를 바라보았다.


“가만, 설마...”

“도혁씨, 왜 그래요?”


‘블라인드님이 아무에게나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실 분은 아냐. 그리고 나도 아무에게나 무기를 만들어줄 사람이 아니고....’

‘만약 내가 이걸 만들어낸다면, 내가 완전히 신뢰할만한 사람이 아닌 이상 만져보지도 못하게 할게 뻔해.’

‘놈은 미래에서 온 스페이스의 대칭자로써, 시간을 이동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컴플리터야. 그리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롭게 센터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새로운 센터 안을 최소한 한번은 와본 놈이겠지.’


서영호가 말했던 하이바에 대한 단서들, 그것을 떠올린 도혁은 원해에게 자신들이 갖고있는 기술과 지식을 전수해주겠다며 다투고 있는 블라인드와 서영호를 번갈아보며 생각했다.


'설마....아,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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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외전]김준후, 강지혜(2) 19.01.31 172 1 17쪽
380 [외전]김준후, 강지혜(1) 19.01.31 208 2 14쪽
379 [외전]심정용(6) 19.01.04 190 4 15쪽
378 [외전]심정용(5) 19.01.04 17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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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외전]심정용(3) 19.01.04 176 1 16쪽
375 [외전]심정용(2) 19.01.04 179 1 17쪽
374 [외전]심정용(1) 19.01.04 245 2 16쪽
373 에필로그 18.12.05 371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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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최후의 결전 18.11.23 264 3 17쪽
369 최후의 결전 18.11.23 240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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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최후의 결전 18.11.09 223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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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최후의 결전 +2 18.11.01 257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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