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없는 이세계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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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10.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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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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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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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용사퀘스트

DUMMY

주변을 정찰하고 돌아오던 발거스는 발길을 옮기다가 황금빛깔을 보았다는 착각에 신전의 정상을 바라보았지만 오후의 태양만이 눈을 부시게 만들고 있었다.


“발거스경, 뭐하십니까?”


입구를 들어서던 기사들의 부름에 고개를 흔들며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잠을 청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모두들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정들이었다.


그 중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회색엘프들에게 석궁의 사용법을 손짓 발짓을 이용하여 알려주고 있는 한슨이, 이혁의 옆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가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내다가 급기야는 원망스럽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그런 한슨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던 이혁이었고 자신에게 차를 따라주던 엘프가 그 뜻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엘프들 자존심이 어디 가겠어요. 저보다는 한슨경한테 붙여놓는 게 좋을 거에요. 인간여자들 쪽이 그보단 더 효율적이니 저 한태 맡겨놓으세요.”


그 순간 발거스와 함께 내실로 들어서던 하니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군, 경계를 위해 2명을 남겨둘 예정이니 저를 포함해 기사로 33명, 그리고 여인들은 자청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체력이 너무 떨어지는 이들을 제외하고 나니 102명이 모였습니다.”


-구출 조: 기사33명, 회색엘프 7명(개조석궁), 102명(개조석궁/가브지휘)-


-잔류인원: 기사2명, 여인 295명-


하니발이 다가와서 보고를 하자, 간식을 나르던 코델라가 기분이 상한표정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저도 산에서 사냥 정도는 해 봤는데 엠마언니가 스튜나 끓이고 있으라고 했어요.”


대부분이 험준한 산악에서 생활하던 부족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럼, 활 정도는 다루지 않았을 까란 생각이 들어맞았던 것이다.


석궁의 경우는 그 머리의 등자 부분을 바닥을 향하고 활시위를 두 손으로 당겨 너트에 고정하면 되었다. 더군다나 여인들에게 나누어주는 석궁들은 모두 도르래 장치가 되어 있는 개조 품으로 약간의 힘으로도 활시위를 팽팽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혁은 이르지만 간단하게나마 요기를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내실의 공간 중 그나마 넓은 장소였기에 모두를 돌아보기에는 충분한 곳이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사들이 입던 훈련 복을 수선하여 그 위에 경 갑옷을 착용하여 곁 모습만으로도 완연한 병사와 같은 여인들의 모습을 눈 안에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마른 체형이란 느낌을 지우지 못하며 괜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닌 가란 걱정이 드는 이혁이었다.


※ ※ ※


얼마 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로 인해 고대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붉은색 타일을 깔아놓은 듯한 방사형 중앙대로를 중심으로 지상에서 30미터 높이 위에 지어진 일종의 섬과 같은 성채의 모습은 달밤아래 어림짐작하던 것과는 다르게 눈으로 보면서도 그 내부의 규모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성벽이라고 추정되는 언덕에서 그것을 살펴보던 이혁으로써는 그런 내부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행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니발의 보고를 들으며 자신이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주군, 저기를 한번 보시지요.”


그가 가리킨 곳은 주변의 석벽으로 만들어진 건물과의 조화를 무색하게 하는 수풀로 덮여있는 언덕이 있었다. 아니, 언덕자체를 파낸 것 같다는 인상을 주는 원형극장이 맞을 것이다.


“우선 중심부와는 떨어졌지만 대로와 건물들에 의해 진입로가 하나뿐이니 석궁 조들을 배치해 두기에 용이합니다. 일부가 성내를 경계하고 나머지로 도시를 돌아다니며 오크들을 유인하여 저곳에서 처리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겁니다.”


하니발을 위시한 기사들에겐 그저 사냥이란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여인들을 동원하던 이유도 뭔가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혁만이 모를 뿐 지원한 여인들도 기사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브님, 마을이 만들어지면 저희들은 자경대로 지내야 하는 건가요?”


석궁의 도르래를 감아 올리던 가브는 한 여인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요. 아무리 마스터들이 여럿 있다고 해도 아론님이 이곳에 정착지를 만들려면 사람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만, 당장에는 여자들 뿐이니 이렇게 경험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코발의 숲에 생활하는 여인들이라면 목책을 사이에 두고 몬스터나 야생동물들과의 싸움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야기로만 접했던 마법배낭이란 물품과 그곳에서 나온 수많은 식량과 무구들을 접하고는 모두들 아론들이 이곳 코발의 숲에 정착하려는 의도로 착각했던 것이다.


명목상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데바트라 이외에는 서대륙의 삼 할 가까운 크기를 자랑하는 이곳을 어느 왕국에서도 탐을 내지는 못하였다. 왜냐하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험준한 산맥과 마도시대 멸망의 전설이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만들어 주었기에 과거부터 주인 없는 땅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배자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이유로 인하여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간들도 많은 수를 차지하였고 그들에 의해 여러 곳에 산악부족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렇게 법이란 존재자체가 없는 룰 속에서 힘이 있는 부족에게 다른 마을들이 병합되는 것이 빈번하게 발생되었고 몇몇의 부족들이 규모를 키워가던 시기도 있었다.


그렇기에 여인들이 새로운 누군가에게 지배된다는 생각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몬스터의 남하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인간 부족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불현듯 나타난 뿔 오크들에게 모든 것들을 빼앗겨 버렸고 그런 절망 속에서 구원을 받았으니 가족들의 죽음이란 고통도 마음속에 담아둘 정도로 아론이란 존재가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 귀해 보이는 석궁과 무구들을 전해 받으며 많은 생각들을 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자신들의 손으로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침울한 분위기를 바꾸어주는 활력이 되었던 것이다.


이혁은 그런 여인들의 대화를 듣지 못한 채, 늘어선 기둥들을 따라 무너진 석벽들이 나열된 입구를 들어서며 비어진 중앙을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깎여있는 경사진 좌석들을 올려다 보았다.


관중석과는 3,4미터 정도의 높이로 인해 작은 성곽을 보는 것 같았다.


“입구가 허물어져 돌무더기 뿐이지만, 통로가 하나뿐이라 초보라 하더라도 몰려들어오는 오크들에게 볼트를 집중적으로 날릴 수 있을 겁니다.”


하니발을 말을 들으며 쓰러진 기둥을 발판 삼아 그곳으로 올라서는 여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 ☆ ☆


무엇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 채 반나절 동안을 드넓은 지하동공을 헤매던 끝에, 자신들을 지키는 얼마 남아있지 않은 뿔 오크들의 움직임을 돌아보던 토마일의 음성이 모여있던 용병들에게 퍼져나갔다.


“저 녀석들이 우리를 식사거리로 끌고 다니는 건 모두들 알고 있을 거야, 지나쳐온 곳에 입구가 좁은 내실이 있었으니 마지막은 그곳에서 발악하다가 죽겠다는 놈들은 움직일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자신들을 너무 허술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들었지만 할말을 끝낸 토마일은 떨어져 있는 남작에게 눈빛을 보내었다. 그러자 얼마 있지 않아 남작의 주변으로 모여든 수십 명의 남자들이 오크들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살아남았던 남작의 병사들이었고 당연하게 두려움도 들었지만 어차피 죽기밖에 더하겠냐는 심정이었기에 허술한 도구를 들고도 뛰어나가는 그 행동에 망설임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앞을 막아서는 뿔 오크를 향해 쥐고 있던 곡괭이를 내려 찍는 순간, 상대방 괴물은 너무 싶게 그것을 받아내며 두 동강을 내어버리는 것이다.


땅을 파던 빛 바랜 날들로는 오크가 걸치고 있는 가죽옷에게조차 도 흠집을 만들어 내지 못하였다. 다음 순간 오크의 주먹질에 날아간 병사의 몸이 기둥 한편에 틀어박히며 흩어지는 돌 가루가 비산하였고 바닥으로 떨어진 그로 인해 조용하던 동공에 소음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한 토마일의 음성이 뒤를 따랐다.


“지금이다!”


모두들 흥분한 뿔 오크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손에 들려진 것들을 집어 던지자 십여 마리가 되지 않던 오크들이 눈도 뜨지 못하였지만 그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둠 속을 향해 몰려가는 인간 무리들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서 높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벽면의 돌출된 조각상을 바라보던 복면인들에게 뿔 오크 주술사가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가져온 먹이들이 달아났다.”


“그러게 도시락은 잘 지키고 있었어야지, 더구나 입구에 득실거리는 너희들 때문에 달아날 곳도 없을 건데 무슨 걱정이냐? 설마 그 동안 잡아둔걸 전부 먹어 치운 건 아니겠지?”


망토 속 어둠에서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가 울렸고 기분 나쁜 표정의 오크 주술사가 주변에 있던 뿔 오크에게 지시를 하였다.


“올라가서 식량들을 전부 챙겨와라.”


그런 오크 주술사를 돌아보던 검은 복면 인들이 서로간에 말을 주고받았다.


“가이란, 여기에 봉인된 것이 그 악마인가?”


“뭐 전설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주인의 말씀에 따르면 신마전쟁이후 가이아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와 관계가 있다고 하니, 깨어나면 대지에 널려있는 인간들의 왕국 한 두 개 정도는 처리되겠지.”


그러자 모르겠다는 듯이 고민하던 복면인들이 말을 이어갔다.


“과거 시체들이 중앙대륙을 덮었을 때도 가이아의 현신이 있었다는 것은 자네도 알지 않나?”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던 가이란이 답답하다는 듯이 망토를 벗어 넘겼다. 회색의 머리에 솟아난 뾰족한 두 개의 귀가 엘프란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지, 그럴 뻔 했다지만 그 그릇이 깨어지는 바람에 주인의 바램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네, 어느 정도의 생명력이, 잠들어있는 신을 깨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러면서 품속에서 손바닥만한 검붉은 수정구를 꺼내면서 중단된 말을 이었다.


“이 정도의 양이라면 악마의 봉인 정도는 깨어지겠지.”


가이란은 그 수정구를 들어올리며 기둥들이 벽면을 차지하고 그 사이의 문을 통해 빠져 나오려는 형상을 보았다. 그것은 돌출된 거대한 용이 포효하는 조각상이었고 마치 살아있는 것을 돌로 만들어 버렸다면 믿을 정도의 생동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검붉은 수정구에서 붉은 기운들이 빠져 나오자 조각상 정면에 만들어져 있는 재단에서 작은 빛들이 뿜어져 나왔고 숨겨져 있던 고대의 글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멸하지 못하는 존재의···-


나타나려는 문자의 주변으로는 수십의 엘프들이 재갈이 물려진 채, 꿇어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너희들의 피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희생이 될지니 감사하여라.”


가이란의 음성을 시작으로 회색엘프들의 뒤편에 자리한 복면 인들에게 들려진 검들이 그들의 등을 꿰뚫어 버렸고 비명도 지르지 못한 이들이 바닥으로 쓰러지면서 붉은 핏물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스며든 바닥으로 푸른빛이 더욱 짙어지더니 나머지 문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멸하지 못하는 존재의 소멸을 바라는 이가 이곳에 잠들었지만 오직 숲의 지킴의 희생만이 그 안식을 방해할 권리가 있을 것이다. 그에게 구원받은 이들이여 불행을 자초하지 말지어다. 카마쟌 하이얀의 이름으로···-


☆ ☆ ☆


“맨탈리온님, 그런 건 처음부터 알려주시지 않고 지금 말씀하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 보게 하킴경, 나도 이곳으로 넘어와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거니와 그곳의 좌표도 측정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어디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마법을 사용하기는 어렵다네, 하지만 이렇게 육안으로 확인되는 거리라면 예기가 틀려지니 하는 말이지.”


하킴과 삼백 명의 인원들이 도보로 숲을 벗어난 지 하루가 되지 않아 맨탈리온이 부유마법으로 주변을 살피더니 이동마법 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왔던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충격은 대비해야 할거야, 거리 차는 줄여보겠지만 흙 맛을 보는 것보단 지상으로 떨어지게 좋을 것 같으니···”


여러 인원들이 주변에 원형으로 그려진 문양들 위로 무엇인가를 뿌리고 있었고 그것을 지켜보던 하킴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럼 먼저 가셔서 그쪽에도 마법진을 만드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자네, 이렇게까지 예리한 성격은 아니지 않았나? 아무튼 마법사가 무슨 힘이 있다고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땅바닥에 그림이나 그리고 있어야 하겠냔 말이지, 더구나 저 귀한 미스릴가루를 버릴 필요는 없잖은가?”


소모성인 화살촉에도 사용하는 미스릴을 가지고, 아깝다고 하는 것이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얼마 전 대장장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앞으로는 구할 수 없는 금속일지도 모른다며 될 수 있으면 사용은 자제하라는 당부의 말이 떠올랐다.


그 순간 만달라몬이라고 불리는 기사가 다가와 그들의 논쟁에 끼어들었다.


“두 분다 그만하시지요. 그보다 하킴경, 지시하신 건 다되었으니 모두 불러모으겠습니다.”


☆ ☆ ☆


“그쪽도 괜찮지만 머리를 겨냥하세요. 어차피 기사님들이 처리하실 거니 경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가브가 볼트를 쏘아 보내는 여인들을 격려하고 있었지만 경험의 수준이 아니었다. 반원형의 관중석의 중심에는 어느덧 뿔 오크들의 사체들이 좁은 통로를 막아버리며 그곳을 언덕으로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 언덕을 타넘고 올라서는 뿔 오크들의 이마를 향해 날아가던 볼트의 수량들도 많아질 수 밖에 없었고 급기야는 한 명은 석궁의 장전만을 하며 몇 시간 동안의 중노동이 그칠 줄 모르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아래에는 통로를 빠져 나오는 오크들을 향해 기사들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렇게 볼트에 꿰어진 채, 달려드는 뿔 오크들의 머리를 날려주기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밀고 들어오는 수량에 감당이 될지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한번에 몰려오면 편할 건데, 어디에서 나오길래 이렇게 많은 거야?”


발거스의 불평을 들으며 달려들던 뿔 오크를 베어가던 한슨이 옆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저희끼리도 충분하니 주군은 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말귀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왜냐하면 볼트에 의해 고슴도치가 된 뿔 오크의 가슴을 양단하려다가 검 날이 빠져 나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얼굴 앞까지 다가온 괴물의 벌어진 입이 이혁의 머리를 집어삼키려는 순간, 노려보던 뿔 오크의 눈동자의 색감이 죽어버리는 것과 동시에 그 동작이 멈추었다.


뒤늦게 이마에 박혀 든 볼트에 의해 뿔 오크가 절명한 것이란 걸 알고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처음, 서른 명의 기사들이 도시를 뛰어다니며 눈에 보이는 뿔 오크들를 베어내었고 소란을 피웠다. 그렇게 골목마다 물밀듯이 빠져 나오는 오크들을 달고는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노동에 이혁도 방관만 할 수는 없었기에 참여하였지만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더 큰 이유를 차지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게임에서 사용하던 검술들을 이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검에 오러를 입힌다는 경지는 불가능 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나마 이 정도의 힘도 대단하다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날려주고 있으려니, 뭔가를 오해한 발거스의 말이 들려왔다.


“주군, 힘을 드러내지 않고 극한 속에 자신을 던져 넣는 진정한 기사다운 모습에 존경을 표합니다.”


이혁의 젊어진 외형을 두고 벽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던 기사들로 써는 오로지 검술만으로 오크들과 마주하는 주군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저희도 주군을 따를 뿐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검술만으로 상대하는 이혁을 따라 어떤 기사들도 오러란 것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으로 인해 싸움의 양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인식하던 때에, 전투보다는 여인들이 있는 관중석에서 전체적인 전투의 상황을 살피던 하니발의 목소리가 원형극장의 내부를 울렸다.


“주군! 저놈들이 갇혀있던 사람들을 모아서 성채로 들어가려는 모양입니다.”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던 이혁은 하니발의 말에 이때다 싶어, 3미터 높이의 관중석이 있는 벽을 뛰어올라 갔다. 이런 도약력이 가능한 이유는 당장에 중요하지 않았고 잠시의 휴식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저기, 성문이 있는 쪽입니다.”


하니발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자, 저녁노을에 반사되는 30미터 정도의 언덕 위로 솟아있는 성곽의 모습과 그 열려진 성문 앞 대로변으로 사람들의 무리를 끌어 모으는 뿔 오크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지금부터 오러를 사용한다고 해도 골목마다 튀어나오는 놈들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따라가지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지금 상황에서 이곳에서 손을 때기에는···”


쉬지 않고 볼트를 날리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돌아보던 하니발이었지만, 자신에 의해 지체되었다는 생각에 이혁은 성문 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 뿔 오크들이 모여있는 허공에서 원형의 마법진이 형태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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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3. 갈림길 20.10.24 1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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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 데빌던전. 20.10.22 129 3 12쪽
101 100. 데빌던전. 20.10.21 126 4 15쪽
100 099. 출발 +1 20.10.20 135 6 12쪽
99 098. 단서 +1 20.10.19 150 4 14쪽
98 097. 원정D-3 20.10.18 142 3 12쪽
97 096. 마녀의 아이. (또다른 세상) 20.10.17 120 2 13쪽
96 095. 마녀의 아이. (사고들) 20.10.16 165 0 12쪽
95 094. 마녀의 아이. (재앙의 시작) +2 20.10.15 17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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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091. 각자의 시선. 20.10.12 15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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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083. 폭동 17.07.01 703 7 11쪽
82 082. 이사하던 날(하) 17.06.24 755 9 18쪽
81 081. 이사하던 날(상) 17.06.17 931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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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076.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13 938 8 20쪽
75 075. 페임론의 동쪽도시 17.05.06 955 10 12쪽
74 074.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5.05 883 10 13쪽
73 073.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 17.04.29 992 5 20쪽
72 072.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8 1,056 8 13쪽
71 071.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2 1,169 13 24쪽
70 070. 고민들 (꿈) +2 17.04.21 1,206 13 14쪽
69 069. 고민들 (너를 지켜주마) 17.04.15 1,343 16 17쪽
68 068. 고민들 (소울스톤) +2 17.04.14 1,267 15 19쪽
67 067. 모험가 (계약들) +3 17.04.08 1,440 16 17쪽
66 066. 모험가 (비밀과 공유) 17.04.07 1,154 13 17쪽
65 065. 모험가 (투기. 대화) 17.04.01 1,116 13 15쪽
64 064. 모험가 (드라마) 17.03.31 1,272 14 19쪽
63 063. 백작의 환영무도회 (하. 모험가) 17.03.25 1,159 12 15쪽
62 062. 백작의 환영무도회 (중. 발표) 17.03.24 1,242 14 15쪽
61 061. 백작의 환영무도회 (상) +2 17.03.18 1,280 14 18쪽
60 060. 페임론 (나타샤) +2 17.03.17 1,355 11 18쪽
59 059. 페임론 (여왕의 군대) 17.03.11 1,318 12 16쪽
58 058. 페임론 (정보길드의 자료) 17.03.10 1,297 12 23쪽
57 057. 페임론 (외출) 17.03.04 1,292 13 20쪽
56 056. 백작의 저택 17.03.03 1,263 16 13쪽
55 055. 백작의 저택 +2 17.02.25 1,279 13 18쪽
54 054. 백작의 저택 +2 17.02.24 1,376 15 16쪽
53 053. 치료막사 (세실리아) 17.02.18 1,388 11 19쪽
52 052. 페임론 공방전 17.02.17 1,290 15 16쪽
51 051. 페임론 공방전 (소드 마스터) 17.02.10 1,472 17 15쪽
50 050. 페임론 공방전 (팔콘 관문) 17.02.04 1,442 15 16쪽
49 049. 페임론 공방전 17.02.03 1,500 12 23쪽
48 048. 페임론 공방전 17.01.28 1,392 17 13쪽
47 047. 갈림길 (대공의 존재) 17.01.27 1,477 17 13쪽
46 046. 갈림길_<일부 지도공유> +4 17.01.21 1,457 16 17쪽
45 045. 갈림길 17.01.20 1,513 19 14쪽
44 044. 고요의 평원 (퀘스트) +6 17.01.14 1,748 19 21쪽
43 043. 고요의 평원 +3 17.01.13 1,711 17 22쪽
42 042. 영웅 출현 (시녀 되다) +5 17.01.07 1,705 19 17쪽
41 041. 영웅 출현 +2 17.01.06 1,674 20 13쪽
40 040. 영웅 출현 +2 16.12.31 1,532 19 19쪽
39 039. 모험의 시작 +1 16.12.30 1,634 15 18쪽
38 038. 모험의 시작 +1 16.12.24 2,002 16 18쪽
37 037. 영지물 (그녀들)_12/8 +3 16.12.23 1,928 24 27쪽
36 036. 영지물 (모험가들) +2 16.12.17 2,143 28 16쪽
35 035. 신경전 +3 16.12.16 1,885 24 15쪽
34 034. 돌격하라! (등장) 16.12.10 1,764 23 12쪽
33 033. 돌격하라! 16.12.09 1,855 21 24쪽
32 032. 의도된 고립 (수확) +2 16.12.04 2,031 28 21쪽
31 031. 의도된 고립 (오해) +2 16.12.03 2,082 20 19쪽
30 030. 의도된 고립 +2 16.11.27 2,021 22 20쪽
29 029. 하르파스 +2 16.11.26 2,062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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