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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니자드
작품등록일 :
2016.03.22 20:09
최근연재일 :
2016.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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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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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제14장 융합(Fusion) - 미궁 속에서 - (2)

DUMMY

“난 절대 널 이해할 수 없어! 넌 악마야! 그것도 아주 사악하고 악랄한 악마라고!”


치우의 오른팔 뒤쪽에 붙어 있던 콜리의 고스트박스 모듈에서 갑자기 대량의 고스트론을 흡수했다.


치우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스트론을 일정한 규칙대로 가속시켰다. 치우의 오른손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빨갛게 타올랐다.


“플레임 버스트(불꽃작열)!"


치우가 손바닥을 뻗자 거대한 물줄기처럼 불꽃이 쭉 뻗어 나와 백작을 덮쳤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화염이었다.


“뱀파이어는 불에 약하지. 버티기 힘들 걸!”


불꽃에 휘감긴 벨제부브의 몸이 조금씩 타올랐다.


“후후후, 그건 영체이식을 하기 전의 일이다.”


벨제부브 모습을 한 백작이 몸을 털자 불꽃은 맥없이 꺼지고 말았다.


“치우, 네가 지금 인간의 육체적 약점을 가지고 있을까? 마찬가지야. 벨제부브를 이식한 내 몸 역시 뱀파이어의 약점을 극복했다. 피를 마시는 식성은 여전하지만 피를 마시지 않는다 해도 죽는 건 아니지. 햇빛에 약했지만 이젠 대낮에도 활보할 수 있다. 하물며 이런 불에 대한 약점을 그냥 가지고 있을 거 같나?”


“제길!”


“그래도 이런 능력까지 쓰게 된 점은 가상하군. 그럼 좀 놀아줄까?”


백작이 눈을 감고 양손을 뻗어 조용히 앞쪽으로 이동시켰다. 우르릉 소리가 들리며 강한 파동이 발생했다. 치우의 눈에 주위의 고스트론이 마구 가속되어 염동력으로 바뀌는 게 보였다.


콰르릉! 콰릉!


벽이 무너졌다. 모니터들이 깨지며 불꽃을 일으키고 형광등의 유리조각을 날렸다. 바닥이 흔들리고 난간이 부서졌다. 심지어는 차원까지도 일렁거리며 요동쳤다.


“받아봐라!”


백작이 일갈하며 치우에게 양손을 뻗자 무너진 난간조각과 각종 돌더미가 치우에게 산처럼 날아들었다. 치우는 자신을 향해 맹렬하게 공격해 들어오는 것들을 맞아 재빨리 고스트론을 역회전시켜 그 힘을 돌렸다.


“리플렉션!”


날아오던 돌더미와 각종 조각들이 백작을 향해 방향을 돌렸다. 그러자 백작은 한손을 쫙 뻗었다. 날아오던 잔해들이 다시 멈추며 손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백작은 팽이를 돌리듯 그것들을 계속 돌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만들었다.


“고스트론과 영파를 다루는 능력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지. 초능력, 마법, 주술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결국 인간이 유사 이래로 써왔던 신비한 능력이니까. 그 본질만으로 구현하는 건 아마 너와 내가 최초일 테지. 그렇지만 넌 겨우 흉내만 내고 있는 수준이야. 진정한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지. 안타깝군.”


“뭐가 안타깝단 거냐? 난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보아라!”


백작이 소용돌이보다 빠르게 회전하는 잔해더미를 치우에게 던졌다. 치우는 다시 그것들을 반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회전에 의해 엄청난 에너지를 지니게 된 잔해더미들은 치우가 건 고스트론 역회전에도 굴하지 않고 달려들어 치우를 짓뭉개려 했다.


“아앗! 익스플로전!”


치우는 폭발의 능력을 써서 잔해를 급히 깨부셨다. 커다란 폭음과 함께 잔해들이 사방으로 튀었지만 그 가운데 몇 개는 정면으로 치우의 몸을 향해 부딪쳤다.


“우욱!”


치우의 몸이 영화관 입구까지 밀려갔다. 돌조각이 그의 몸을 짓누르고 날카로운 유리파편이 살 속에 파고들었다.


아직 회복 중이던 있던 몸에 다시 가해진 충격으로 인해 치우는 정신이 아득할 정도의 고통을 느꼈다. 물론 보통 사람 같으면 벌써 일격에 죽었을 것을 타박상만으로 그친 것은 치우를 보호하고 있는 영체의 힘이 컸다.


“벌써 다운인가? 그러면 안 되지, 치우.”


백작이 눈앞을 가로막는 벽과 난간들을 부수며 다가왔다. 사람보다 세 배 이상 커진 그의 몸은 통로를 정상적으로 지나가기엔 너무 걸리적거리는 것이 많았다.


“내가 얼마나 이 싸움을 기다렸는지 알아. 아직 부족해. 난 네 녀석이 죽을 각오로 최고의 힘을 발휘하는 걸 보고 싶어. 네 힘을 무산시키고 절망에 찬 네 모습을 보고 말거다!”


“그렇게는··· 안 될 거다!”


치우가 몸을 튕기며 일어났다.


“괴물녀석! 난 충분히 널 물리칠 힘이 있어!”


“괴물? 어차피 우린 둘 다 괴물이야. 잊어버리면 곤란하지, 안 그래?”


백작이 다시 손을 뻗어 치우에게 잔해들을 날렸다. 치우는 그것을 피하며 달렸다. 아쿠아리움이 있는 방향이었다.


“도망치는 거냐? 그렇겐 안 되지!”


백작의 모습이 희미해지며 잔상만 남기고 사라졌다가 어느새 달리고 있는 치우의 바로 옆에 나타나 머리를 움켜잡으려 했다.


치우는 몸을 굴려 백작의 손길을 피하며 발을 굴러 앞쪽으로 점프했다. 그의 몸이 아쿠아리움 앞에 있는 커다란 상어 모양의 장식물에 부딪쳤다. 식인상어처럼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상어장식 머리가 부서지며 상어이빨이 우수수 날아갔다.


“치우!”


백작은 곧바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이어진 통로로 향하는 치우에게 외쳤다.


“공주님을 구하지 않고 어디로 도망가려는 거냐? 공주가 실망하겠군. 아니, 그 전에 공주가 드래곤에게 죽을지도 몰라. 그래도 좋은가?”


치우는 지하를 피해 지상으로 올라가 싸우는 편이 났겠다고 생각하고 백작을 유인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백작의 손길에 따라 허공을 떠 오는 침대 하나를 본 순간 오히려 유인되고 말았다.


“미첼!”


치우는 몸을 돌렸다. 그녀가 바로 저곳에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도망칠 수 없어. 피해서도 안돼.”


치우는 자기 자신에게 작게 속삭였다.


“이건 내가 선택한 싸움이야!”


그의 몸이 한순간 붉고 푸른 광채에 싸여 일직선으로 백작을 향했다. 몸집이 거대해진 백작은 힘에 비해 동작이 약간 느려져 있었다. 치우는 백작에게 다가서며 가속도를 실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런 공격쯤 어림도 없을··· 아니!”


치우의 주먹을 맞받아치려던 백작 앞에서 치우가 조종하는 고스트론이 허공에 하나의 형체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긴 검이었다. 치우가 휘두르는 주먹 앞에 곧 시퍼런 날이 선 검이 찬란한 검광을 뿌리고 있었다.


“하아!”


치우는 곧 나머지 한 손을 모아 검을 잡으며 앞으로 내민 백작의 팔을 베었다. 보통 검이 아니었다. 영력으로 즉석에서 만들어낸 검이었기에 물리적인 검으로는 절대 베어내지 못할 영체를 벨 수 있었다.


고스트론으로 만들어진 검이 역시 고스트론의 폭풍으로 만들어진 벨제부브의 팔을 가르고 지나가자 그 팔이 베여서 바닥에 툭 떨어졌다.


“으아아!”


이번엔 백작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식된 벨제부브가 느끼는 고통이 그의 육체에 그대로 흘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치우는 백작이 주춤하는 틈에 침대에 누워 있는 미첼의 몸을 안아들고 뒤로 물러섰다. 이어서 그의 손에서 뻗어 나온 빛이 백작이 딛고 있는 바닥에 ‘幻(환)’이란 글자를 썼다.


“일루전(환상)!”


글자를 중심으로 강한 영파가 흘러나와 백작을 가뒀다. 고스트론과 달리 영파는 파장이므로 영체를 관통하며 고스트론에 여러 가지 변화를 유도한다. 치우가 조절해놓은 영파는 모든 영체에게 환상을 보여주면서 심리상태를 혼란시키는 작용을 한다.


삽시간에 영파에 노출된 백작의 눈이 초점을 잃고 흐려졌다. 그는 분노하면서 마구 주먹과 발을 휘두르고 마법을 썼다. 그러나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는 환상에 홀려 날뛰는 모습일 뿐이었다.


“미첼···.”


치우는 가볍게 미첼의 이마에 손을 댔다. 하얀 피부와 아름다운 금발의 조각같이 고운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인위적인 수면에 빠져 있는 그녀의 상태를 안 치우가 살며시 손끝을 통해 영파를 주입하자 그녀의 뇌파가 활성화되었다. 미첼이 파란 보석 같은 눈을 떴다.


“치우군요.”


그녀는 힘없는 눈으로 치우를 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올 거라고 생각 했어요.”


“어떻게?”


“꿈을 꾸었어요. 게다가 당신은 더할 나위없는 바보니까요.”


마치 백작에게 습격당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치우는 그녀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몰라서 잠시 머뭇거렸다.


만일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다면 어떤 말로 그녀에게 설명해야 할까? 치우는 그녀의 하얀 목에 나 있는 백작의 어금니 자국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첼, 그때는 내가 잘못했어요. 난···.”


“새삼스럽게 사과할 필요 없어요. 난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요. 하지만 치우···.”


“왜 그래요, 미첼?”


“날 죽여요, 어서.”


“뭐라고요?”


“어서 날 죽여야 해요. 난 이미 살아 있으면 안 되는 몸이 됐어요. 백작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빼앗겼으니까요. 치우, 당신을 한 번 더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여기 있는 건 단지 죽은 내 시체라고 생각하세요.”


“말도 안 돼요, 미첼! 난 당신을 위해서···.”


“그건 잘 알고 있어요.”


미첼은 손가락 하나를 뻗어 치우의 입술에 가져다댔다.


“잠든 동안 난 많은 꿈을 꾸었어요. 그것은 전부 내가 보지 못한 일들이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들이었죠. 당신이 영체이식을 받은 걸 난 꿈속에서 보았어요. 하지만··· 안 돼요. 날 죽이지 않으면 당신은 더욱 후회할 거예요. 나, 난···.”


미첼의 눈빛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의 손이 치우의 목을 쓰다듬었다. 치우는 그 손이 차갑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이미 이전의 내가 아니니까요.”


참으려고 애를 쓰곤 있었지만 미첼은 이미 뱀파이어로서의 본능에 눈을 떴다. 그녀의 입술이 점점 치우의 목에 다가왔다.


“당신은 이런 날 거부해야 해요. 가능한 빨리요. 나는 이미 당신을···.”


미첼은 치우를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같은 뱀파이어로 만들기 위한 본능적인 공격성이었다. 다른 뱀파이어였다면 치우는 단번에 그를 박살내버릴 수 있었다. 백작이라고 해도 함부로 치우의 목을 노리지 못하는 건 그만큼 치우의 능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마 미첼에게는 그럴 수 없었다. 치우는 그녀의 빨간 입술 속에서 드러난 긴 어금니가 목에 닿을 때까지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가느다란 숨결이 느껴졌다. 미첼이 비록 흡혈귀의 몸으로나마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그 숨결이 목을 간질였다. 동시에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미첼의 눈동자와 치우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치우···.”


“미첼, 난 절대 당신을 포기하지 못해요. 잠시만 자고 있어요.”


치우의 손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수면을 촉진시키는 영파를 발하는 그 손에 미첼의 눈이 약간 풀리며 천천히 감겼다.


“보고 있습니까?”


뒤편에 그녀를 내려놓은 치우가 통신기를 통해 통제실을 호출했다. 초소형 영체카메라를 내장한 통신기는 접속이 유지되는 한 계속 통제실로 영상을 보냈을 것이다.


“미첼을 여기서 구해내야 합니다. 방법을 강구해주십시오.”


잠시 치직거리며 혼선이 일어난 끝에 김경진 교수에게서 대답이 왔다.


“상황이 극히 좋지 않습니다. 다시 하늘에 영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 대의 군용헬기가 격추당했습니다. 군병력도 공포에 질려 아무런 행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유감이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겁니까?”


“지금 현재로는 그렇습니다.”


“제길!”


치우가 주먹으로 옆에 있는 벽을 쳤다. 가공할 힘이 실린 그의 주먹에 벽이 흔들리며 쩍 하고 금이 갔다.


“우린 당신의 능력을 믿고 있습니다.”


통신기에서 풀죽은 김경진 교수의 음성이 돌아왔다. 김경진 교수가 무척 미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교수의 그러한 감정이 치우에겐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요? 당신들은 나에게 이렇게도 절실히 원하면서 어째서 내가 원하는 단 한 가지를 못해주는 거죠? 내가 원하는 게 내 목숨이 아니잖아요! 난 그저 미첼을 구해주길 바라는 겁니다! 나는 죽어도 되니까··· 미첼을, 미첼을 말입니다!”


치우는 절망감과 분노로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미안합니다.”


그래봤자 통신기에선 같은 대답뿐이었다.


퍼엉! 펑! 펑!


영파로 형성된 환상이 붕괴되며 백작이 다시 제정신을 차렸다.


“잘도 나를 조종했군! 치우, 하지만 이 승부는 이미 내가 이긴 거야!”


그가 다시 다가오자 치우는 싸울 태세를 취했다.


“넌 여기에 네 잘난 능력을 믿고 왔겠지. 그러다 일이 어려워지면 쑨라이 교수가 개발한 빌어먹을 그 폭탄을 터뜨릴 생각이겠지? 네가 믿는 건 그 둘뿐이야. 나머지는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못하지. 그런데도 감히 나에게서 미첼을 구하고 세상을 구해보겠다고? 바보 같은 녀석! 영체폭탄의 효과가 어떤지는 알고 있겠지? 넌 네 스스로 죽을 결심을 했겠지만 미첼을 죽일 수는 없어. 그녀를 죽이면서까지 폭탄을 터뜨릴 수 있을까? 아니면 벨제부브를 이식한 날 실력으로 물리칠 수 있을까?”


“닥쳐!”


치우가 다시 허공에 오른팔을 쭉 뻗자 고스트론이 모여 긴 검이 만들어졌다. 치우는 그 검을 꽉 쥐었다.


“고스트론을 물질화시키는 기술이군. 아까는 잠시 당황했지만 지금은 아니지. 이번엔 내가 하나 보여주지.”


백작이 잘린 팔을 쑥 내밀었다. 그러자 아쿠아리움 안에서 바아의 무리들이 날아들더니 별안간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터져서 산산이 흩어졌다. 이어서 그 터진 영체조각들이 급속히 뭉쳐서 백작의 잘려나간 백작의 팔을 만들었다.


“영체를 복구하기 위해 다른 영체를 희생시키는 방법도 있지. 이건 고스트론 물체화보다 한 단계 앞선 거야.”


이번엔 백작이 오른손을 뻗자 고스트론이 모여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날카로운 창이 만들어졌다. 백작은 그 창을 잡았다.


“이러면 공정하겠지? 어디 덤벼봐라. 네가 가진 모든 능력을 다 써보란 말이다.”


“타앗!”


치우는 검을 높이 들고는 앞발을 크게 내딛어 벨제부브에게 파고들며 상대의 배와 다리 사이를 수직으로 갈랐다. 무서울 정도의 힘과 기가 모인 탓에 검신에 파란 불꽃이 맺혔다.


“놀라운 검술이군.”


백작이 창을 들어 검날을 막았다. 붉은 불꽃이 맺힌 창날이 검날과 부딪쳐 광채를 사방에 흩날렸다. 반딧불 같은 불꽃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치우의 검날이 백작의 창날 사이에 끼였다.


“하지만 그것으론 안돼!”


백작이 창날을 비틀어 검날을 부러뜨리려 했다. 치우는 몸을 회전시켜 검날을 따라가며 검을 회수했다. 뒤로 돌린 검을 반원형으로 회전시킨 치우는 창을 들고 있는 백작의 손목을 노렸다. 상대의 창을 떨어뜨리게 하는 기술이었다.


“훗!”


백작은 창과 함께 상체를 뒤로 젖혀 공격을 피한 후에 창 자루를 길게 잡고는 원형으로 치우의 다리를 휩쓸었다. 지면을 쓸 듯 다가오는 창날은 금방이라도 치우의 발목을 잘라버릴 것 같았다.


치우는 살짝 점프해서 피하고는 검을 창처럼 상대를 향해 곧추 세우고 왼손을 가늠자삼아 강하게 찔렀다. 백작이 다시 그 검을 아래로부터 걷어내려 하자 치우는 검끝을 위로 세우고는 도약하며 백작의 미간을 노렸다.


그러자 백작은 창을 지면에 찍고는 창 자루를 두 팔로 잡으며 몸을 옆으로 눕혀 피했다. 그리고는 자유롭게 된 다리로 치우의 옆구리를 두 번 강하게 찼다.


“허억!”


옆으로 밀려난 치우의 몸이 유리문을 부수고 아쿠아리움 안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다시 벌떡 일어난 치우는 옆에 잠들어 있는 미첼을 보았다. 죽음의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그녀는 편안히 꿈꾸는 듯 자고 있었다.


다시 입에서 피가 울컥거리며 올라왔다. 생체회복시스템에서 경고메시지가 올라왔다.


(과다한 충격이 연이어 가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충격을 방지하십시오! 안 그러면 회복기능이 저하됩니다!)


하지만 그걸 몰라서 이렇게 맞고 있는 게 아니었다. 치우는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다만 벨제부브라는 대악마와 합체한 백작에 비해, 비록 천 년 이상을 살았지만 도깨비와 합체한 치우의 능력이 기본적으로 뒤지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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