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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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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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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7.05.0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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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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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7쪽

원정(1)

DUMMY

박소현은 이상혁을 밀쳐 냈다.

“다 봤지?”

“네.”

그녀는 안절부절 못 했다.

시선을 피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소현 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내 잘못이야. 내가 실수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안 일어났어.”

“아니요. 혼자서 여기까지 한 게 대단한 거예요. 그래도 소현 씨 덕분에 지난번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잖아요.”

“하나도 나아진 게 없어. 저번이랑 똑같아.”

그녀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다 알고 있었는데,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널 끌어들이면 안 됐는데, 미안해. 미안해.”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같이 하면 어떻게든 될 거에요. 우선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봐요.”

그녀는 고개 숙인 채로 한참동안 훌쩍였다.

이상혁은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주었다.


감정을 추스른 박소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일어났다.

“괜찮아요?”

“이제 괜찮아. 안 도와줘도 돼.”

“어디가요?”

“협회장한테 가야지.”

이상혁은 박소현을 따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뒤에서 아이테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둘은 뒤를 돌아봤다.

너무 조용해서 그녀가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

“소현 씨한테 물어볼 게 있어요.”

“뭔데요?”

“전투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저희가 이겼어요.”

“혹시 그 때 그 정찰병도 죽였나요?”

“네. 제가 직접.”

아이테리아는 엄지손톱을 물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혁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리아 씨 왜 그래요?”

“다음엔 조금 위험할 거 같아요.”

위험하다는 소리에 박소현도 가까이 왔다.

“그게 무슨 소리죠? 자세히 말해 봐요.”

“이번에는 직접 군대를 이끌고 올 거예요. 그 정찰병 꽤 아끼던 부하거든요.”

“얼마나 올 거 같아요?”

“최소 800에 최대 1500명이요.”

둘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방법을 생각해보자.”

“소현 씨 최소 800이라는데 전부 평원으로 도망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그 말을 믿어줄까?”

“그럼 저희를 믿는 사람들만이라도”

“안 돼. 소수로 도망쳐봤자 소용없어.”

“왜요?”

“숲으로 가든 어디로 가든 생명석을 잃으면 여기로 오잖아. 그 수많은 몬스터들을 다 상대하면서 평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러면 개미굴에서 싸우는 게 최선인 것 같네요. 길이 좁아서 소수로 다수를 상대할 때는 효율적이잖아요.”

“우리가 압도적으로 강한 게 아니라서 그것도 힘들 거야. 그래도 그게 최선일 거 같네.”

“리아 씨, 혹시 파에톤이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적어도 3주는 걸려요.”

“그럼 그동안 단단히 준비해야겠네요.”

“일단 협회장이랑 상의를 해봐야지.”

두 사람은 다시 돌아서서 협회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이테리아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다른 방법이 있긴 해요.”

“어떤 건데요?”

“파시파에 언니랑 협상하면 돼요.”

“미노타우르스 위에 앉아 있던 여자 맞죠?”

“네.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언니에요. 잘 말해보면 상혁 씨를 도와줄 수도 있어요.”

“믿을 수 있어요?”

“네. 아마도요.”

박소현은 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이야긴지 설명해줄래요?”

“지금 파에톤 오빠랑 파시파에 언니가 전쟁 중인데”

“오빠요?”

“네.”

“친오빠 말하는 거예요?”

“네.”

“그럼 리아 씨가 파에톤의 여동생이에요?”

“맞아요.”

“그럼 공주 아니에요? 왜 여기 있는 거예요?”

“언니 오빠들이 보낸 사람들한테 도망쳐 오던 중 이상혁 씨를 만나서 여기로 온 거에요.”

“무슨 소리죠? 알아듣게 설명 해줘요.”

“파에톤 오빠가 왕국을 장악하고 키르케 언니랑 같이 수인족을 공격하려는데 파시파에 언니는 수인족 왕인 미노스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거든요.

그래서 파시파에 언니는 아이에테스 오빠랑 자기를 따르는 엘프들을 모아서 같이 크레타로 넘어가고 그 때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어요.

지금은 휴전협상을 한 상태인데 아마 두 쪽 다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저는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엮이기 싫어서 떠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어느새 양 쪽 다 저를 쫓고 있어요.”

“왜 쫓는 거예요?”

“잘 모르겠어요. 파시파에 언니는 제 힘을 빌리고 싶어서 그런 거 같긴 한데 파에톤 오빠랑 키르케 언니는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럼 처음부터 파시파에 언니를 따라가면 됐었잖아요.”

“크레타는 첼틱교를 믿는 나라라서 헬리오스님을 믿는 제가 가기에는 부적절해요.”

“그런데 왜 가서 협상을 하려는 거죠?”

“소현 씨 너무 그렇게 취조 하듯이 물어보면 리아 씨가 불편할 거 같아요.”

“리아 씨 불편해요?”

“저는 괜찮아요.”

“봐. 괜찮다잖아.”

“제가 가서 협상을 하려는 건 어떻게든 불필요한 전쟁을 막고 싶어서예요. 만약 파시파에 언니를 이쪽으로 끌어들이면 저쪽에서도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 할 거예요.”

아이테리아는 올곧은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박소현은 그 눈을 보고 그녀를 믿기로 결심했다.

“네. 그럼 리아 씨 계획대로 가죠. 저희들은 뭘 어떻게 하면 될까요?”

“상혁 씨랑 소현 씨는 저랑 같이 크레타로 가주세요. 근처까지는 공간이동으로 갈 수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혼자서 가기 힘들어요.”

“물론 필요하다면 같이 가야죠.”

“언제 출발하는 거죠?”

“내일 정오가 좋을 거 같아요.”

“그럼 일단 협회장한테 얘기하러 갈게요.”

그들은 서둘러 회관으로 향했다.

박소현은 이제 막 회관으로 돌아온 협회장과 함께 협회장실로 갔다.

아이테리아와 이상혁은 밖에서 기다렸다.

한참 뒤 이야기를 마친 박소현이 나왔다.

“이쪽 일은 협회장이 알아서 할 거야.”

“가기 전에 저희 길드원들한테 얘기는 해줘야 할 거 같아요.”

“그럼 들렀다가자.”

길드회관에 간 셋은 소파에 축 늘어진 길드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테리아가 엘프라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공주라는 말에 한 번 더 놀랐다.

정수정과 김진수가 따라간다고 했지만 아이테리아가 두 명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사를 마친 뒤에는 각자 잘 곳으로 갔다.

하룻밤 푹 자면서 힘을 회복했다.

다음 날 아침 아이테리아는 사람들이 거의 안 오는 마을 구석으로 왔다.

그녀는 태양을 향해 목걸이를 높게 들었다.

목걸이에서 눈부신 노란 빛이 나왔다.

발밑에는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명상을 했다.

태양빛이 가장 강한 정오가 됐다.

이상혁과 박소현도 그곳으로 왔다.

두 사람이 마법진에 올라가자마자 마법진에서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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