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588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7.05.28 02:08
조회
1,339
추천
7
글자
7쪽

원정(8)

DUMMY

이아손은 반나절 뒤에 다시 배로 돌아왔다.

그의 양손에는 보따리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굳이 저택까지 가서 들어다 줄 정도는 아니었다.

메데이아는 등에 가방 하나만 매고 그의 뒤를 따라왔다.

둘은 자연스럽게 선장실로 들어갔다.

이아손은 안에서 짐을 정리하고 배 상태를 확인하러 내려왔다.

수리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그는 선원들이게 미리 출항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메데이아와 함께 선장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선원들은 해변에 있는 텐트들을 전부 거두고 짐을 정리했다.

시간이 흐르고 수리를 끝낸 선원들이 배로 올라왔다.

바닷물에 절여진 옷을 벗어버리고 빳빳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들은 쉬지도 않고 바로 보고하러 갔다.

위로 올라와 선장실 문을 노크했다.

“선장님 수리를 모두 마쳤습니다.”

안에서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났다.

잠시 후에 문이 열렸다.

이아손은 엄지로 입가를 문지르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요. 그럼 바로 출항합시다.”

그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면서 갑판위로 나와 선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미리 준비하고 있어서 순식간에 출항준비가 끝났다.

배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어서 바다로 나가기 수월했다.

바람을 그대로 받으면서 빠르게 섬을 나왔다.

거기에 마나석까지 아낌없이 사용하며 크레타로 향했다.

배가 움직이자 안에 있던 박소현과 아이테리아는 갑판 위로 나왔다.

아이테리아는 밖으로 나오면서 계속 헬리오스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박소현은 상당히 지쳐보였다.

“다음 이야기는 내일 할게요.”

“네. 그게 좋을 거 같아요.”

그들은 갑판 위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어디선가 맑은 기타소리와 고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래 소리가 나는 쪽에는 선원들이 몰려있었다.

세 사람도 그쪽으로 가봤다.

그곳에서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메데이아는 가운데에서 작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다.

선원들은 아름다운 곡조에 푹 빠져있었다.

잔잔한 노래가 끝나자 메데이아는 어깨에 스트랩을 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을 가다듬고 잠깐 뜸을 들였다가 신나는 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통통 튀는 멜로디에 다들 자기도 모르게 몸을 들썩였다.

연주를 하다가 신이 났는지 그녀도 기타를 치면서 춤을 췄다.

아이테리아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우리도 같이 출까?”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가만히 서있기 뻘쭘했는지 박소현은 이상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는 춤 잘 못 추는데요?”

“괜찮아, 나만 따라와.”

그는 박소현이 내민 손을 잡았다.

그녀는 손을 잡으며 훅 들어왔다.

당겼다가 밀어냈다가 하면서 앞뒤로 스텝을 밟았다.

이상혁은 박소현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춤동작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는 금방 적응해 같이 어울려 춤을 췄다.

두 사람은 분위기가 이끄는 한바탕 신나게 놀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노래가 끝나있었다.

메데이아는 기타를 케이스에 넣고 공연을 끝냈다.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선원들도 하룻밤 만에 팬이 되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갑자기 이상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선원들은 뭔가에 홀린 듯 갑판으로 나왔다.

이상혁과 박소현도 그 안에 섞여 있었다.

아이테리아는 두 사람을 흔들어보기도 하고 잡아끌기도 해봤지만 막을 수 없었다.

모두 멍한 눈으로 갑판 끝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멀쩡한 사람들은 그들을 힘으로 막았다.

몽둥이로 다리를 쳐서 못 걷게 하기도 하고 몸을 날려 바닥에 쓰러트리기도 했다.

쓰러진 사람들의 양쪽 귀를 천으로 틀어막자 그대로 잠들었다.

아이테리아는 빛으로 된 채찍을 만들어 두 사람을 묶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둘의 귀를 막자 묶인 채로 잠들었다.

한 명씩 막아보려 했지만 깨어있는 사람 수가 너무 적어서 무리였다.

수많은 선원들이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선원 한 명이 석궁을 꺼내 들어 저 멀리 보이는 바위를 겨눴다.

화살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가 바위에 닿자 새들이 날아올랐다.

놈들은 이쪽으로 날아왔다.

몸통은 새였지만 머리에는 여인의 머리가 달려있었다.

가까이 올수록 노랫소리가 더 커졌다.

멀쩡했던 사람들도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석궁을 든 선원이 가까이 날아온 놈들에게 화살을 쏘려 했지만 버티지 못 하고 쓰러졌다.

귀를 막아놨던 사람들은 다시 일어나서 노래가 들려오는 쪽으로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그때 메데이아가 나왔다.

그녀는 케이스에서 기타를 꺼내 한 줄씩 튕기기 시작했다.

기타 줄에서 엄청난 울림이 퍼져나갔다.

어젯밤 들었던 연주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소리도 크고 음 하나하나가 웅장하고 묵직했다.

한 번 튕길 때 마다 소리가 배 위를 가득 채웠다.

그녀의 연주에 괴물들의 목소리가 완전히 묻혀버렸다.

놈들의 노래에 현혹됐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이아손은 머리를 움켜쥐고 약간 인상을 쓰면서 선장실에서 나왔다.

손에는 활이 들려 있었다.

선원들도 무기를 들고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괴물을 공격했다.

놈들은 분한 표정을 지으며 도망갔다.

메데이아는 갑판으로 돌아다니며 아직 환각이 덜 풀린 사람들을 도와줬다.

아이테리아는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줬다.

둘 덕분에 배는 다시 평화로워졌다.

이번 일로 메데이아는 배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았다.

괴물들이 물러난 후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르고 호는 고요한 바다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돛대 위에서 바다를 살피던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쳤다.

“섬이 보입니다!”

갑판에 있던 사람들은 난간에 다가갔다.

눈을 찌푸리며 먼 곳을 바라봤다.

저 멀리 크레타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의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섬은 점점 크게 보였다.

멀리서 볼 때는 작은 점처럼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굉장히 컸다.

배는 선착장을 향해 다가갔다.

속도가 점점 줄다가 완전히 멈췄다.

다리가 내려지고 맨 먼저 선장이 배에서 내렸다.

그는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항구 직원과 얘기를 시작했다.

이상혁과 박소현 그리고 아이테리아는 선원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선장을 따라 배에서 내렸다.

이아손은 잠시 얘기를 멈추고 한명씩 악수를 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네. 고생하셨어요.”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즐거운 추억을 남긴 배였다.

그들은 선원들과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며 선착장을 나와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하얬다.

거기에 지붕은 푸른색이었다.

거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수인들이 돌아다녔다.

세 사람은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궁전을 향해 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이코메트리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기 +1 18.01.03 442 0 -
204 종장 18.01.01 600 2 15쪽
203 결전(9) 17.12.31 346 1 7쪽
202 결전(8) 17.12.27 290 1 7쪽
201 결전(7) 17.12.25 319 1 7쪽
200 결전(6) 17.12.20 334 1 7쪽
199 결전(5) 17.12.17 317 1 7쪽
198 결전(4) 17.12.11 362 1 8쪽
197 결전(3) 17.12.07 339 1 7쪽
196 결전(2) 17.12.04 331 1 7쪽
195 결전(1) 17.11.27 489 1 7쪽
194 사이코메트리(11) 17.11.24 400 1 7쪽
193 사이코메트리(10) 17.11.21 376 1 7쪽
192 사이코메트리(9) 17.11.16 406 1 7쪽
191 사이코메트리(8) 17.11.14 355 1 7쪽
190 사이코메트리(7) 17.11.11 377 2 7쪽
189 사이코메트리(6) 17.11.09 361 2 7쪽
188 사이코메트리(5) 17.11.06 380 1 7쪽
187 사이코메트리(4) 17.11.03 399 1 8쪽
186 사이코메트리(3) 17.10.31 409 1 8쪽
185 사이코메트리(2) 17.10.29 404 1 7쪽
184 사이코메트리(1) 17.10.27 437 1 7쪽
183 전쟁(33) 17.10.24 388 2 10쪽
182 전쟁(32) 17.10.22 409 2 7쪽
181 전쟁(31) 17.10.19 367 1 7쪽
180 전쟁(30) 17.10.17 364 2 8쪽
179 전쟁(29) 17.10.15 381 1 7쪽
178 전쟁(28) 17.10.13 386 2 7쪽
177 전쟁(27) 17.10.11 468 1 7쪽
176 전쟁(26) 17.10.09 463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