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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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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1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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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0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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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6)

DUMMY

박소현은 창을 소환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전부 피하고 홍연우를 노렸다.

“멈추는 게 좋을 텐데.”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뒤를 가리켰다.

“죄송해요.”

화문 길드원들에게 잡힌 김정우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말했다.

그의 목에는 칼이 들이밀어져 있었다.

박소현은 창을 버렸다.

“신중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너무 쉽게 함정에 빠지는 거 아니야? 자기 자신을 과신한 거야? 아니면 협회장을 못 믿은 거야?”

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노려보기만 했다.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진 마. 안 잡아먹을 테니까.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 네 덕분에 길드에 숨어든 쥐새끼를 잡았으니까.”

홍연우는 그녀 주위를 돌며 약 올리듯이 말했다.

박소현은 김정우를 데리고 탈출할 방법을 생각했다.

“열심히 눈알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포기하는 게 어때? 아무리 너라도 쟤까지 데리고는 도망 못 쳐.”

꼼꼼히 둘러봤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원하는 게 뭐야?”

“나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그동안 감시가 심해서 내가 뭘 못 했거든. 협회 입장에서는 멍청한 사람이 화문 길드장으로 있는 게 좋았나봐. 내가 길드 좀 먹으려고 하면 자꾸만 방해를 해대.”

“지금 네가 화문 길드를 장악하게 도와달라는 거야?”

“너는 딱 한 가지 일만 하면 돼. 물밑작업은 이미 다 끝냈거든.”

박소현은 홍연우가 화문길드장이 됐을 때의 상황을 상상했다.

안 그래도 괴팍한 성격이 지금은 더 이상해졌다.

그의 끝없는 욕망과 비뚤어진 성격을 생각해보면 위험한 일이 일어날 거 같았다.

차라리 이 곳에서 김정우를 희생시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전에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캐보려 했다.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 할 건데.”

“네가 거절하면 헌터 전체가 위험에 빠지겠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오후에 내 비서가 너한테 보고했던 내용을 생각해봐.”

“화문길드장이 과격단체를 만들었다는 거?”

“그거 틀린 말이 아니거든.

내가 길드장한테 ‘우리 헌터들이 이렇게 강한데 굳이 짐승이나 엘프 새끼들의 힘을 빌려야 할까요? 협회 새끼들 하는 짓거리가 수상하다, 길드원들이 길드장님이 나서기만을 바라고 있다.’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바로 넘어오던데?

길드원들은 길드장이 와서 같이 하자는데 해야지 어쩌겠어.”

“쓰레기 같은 새끼.”

“이번 훈련 때 여러 길드에 조금씩 손을 써놨거든. 이런 불안정한 상태에서 내가 살짝만 건드려주면 어떻게 될까?

화문 뿐 아니라 여러 길드에서 몰려와 과격단체 몸집이 불어날 거고 그러다 보면 결국 폭발하겠지?

물론 협회가 이기겠지만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 내분까지 일어나면 이 곳은 어떻게 될까?

다음에 있을 전쟁은 또 어떻게 될까?

 넌 똑똑하니까 잘 알겠지?”

그녀는 탈출하는 걸 포기했다.

여기서 나간다 해도 그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단이 없었다.

“그렇게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지 마.

애초에 네가 좀만 더 생각을 했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잖아.

내 비서가 일부러 어설프게 보낸 사인에 그런 반응을 보이면 누가 봐도 뭔가 있다고 생각하지.

만약 네가 협회장을 믿고 있었으면 ‘저런 사람이 협회에서 온 스파이일리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 아예 반응을 안 했을 거잖아.

화문에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도 조금 떠보니까 술술 불어버리고.

결국 네 책임이야.

그러니까 최악으로 가기 전에 네가 막아야 돼.”

박소현은 이를 꽉 물고 화를 참았다.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지?”

“자자, 이제부터 같이 일할 사람끼리 표정 피자고.

비록 과거에는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서로 다 잊고, 워워.”

순간 이성을 잃은 박소현이 홍연우의 멱살을 잡았다.

도저히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멱살을 잡힌 채 박소현을 공격하려는 길드원들을 말렸다.

“서로 다 잊자고?

지랄하지 마.

너는 쉽게 잊을 수 있겠지. 가해자니까.

근데 나는 니 새끼가 나랑 이상혁한테 했던 일 절대 안 잊어.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네가 하자는 대로 하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해줄 거야.”

그녀는 홍연우를 무섭게 노려보며 천천히 멱살을 놓았다.

화문 길드원들은 그녀에게 겨눴던 무기를 다시 김정우에게 돌렸다.

홍연우는 비서와 박소현을 데리고 식량창고를 나왔다.

나머지는 그대로 안에서 대기했다.

그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박소현은 냉정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거기서 바로 말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여기로 부른 거야?”

“협회 사람이 들으면 안 되니까.”

“그래서 내가 할 일이 뭐야?”

“너네 길드원 중 한 명이 협회장에게 보고를 했으니 이제 곧 협회에서 움직일 거야.”

“협회가 움직일 거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협회에 내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대충 예상 하고 있잖아. 굳이 말해줘야 하나?

아무튼 협회에서 조사 들어가면 조직에 가담한 길드원들은 바로 자수 할 거야.

겁쟁이들만 골라서 넣어놨거든.

그러면 바로 화문길드장이 잡혀 들어가겠지?

너는 지하감옥에 잡혀 들어온 화문길드장을 구하면 돼.

구해가지고 어디 먼 곳으로 도망치게 해줘.”

“너한테 무슨 이득이 있어서 화문길드장을 살려두는 거지?”

“제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조사관들이 조사할 거고 그러면 내가 화문 길드장을 꼬드긴 게 들키잖아.

다른 작업은 다 다른 사람 시켰는데 그것만 직접 했거든.”

“더럽게 철저하네. 결국 완전범죄를 만들겠다는 거잖아. 근데 그걸 왜 굳이 나한테 시키는데?”

“우선 경비를 뚫고 감옥까지 몰래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돼.

그렇게 하고도 협회에서 의심받지 않는 사람은 더욱 드물고.

여러 가지 조건들을 다 따지면 너밖에 안 나와.

물론 거절할 수도 없고”

“악마 같은 새끼.”

“때가 될 때까지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박소현은 터져 나오는 화를 꾹꾹 억눌렀다.

당장이라도 홍연우의 머리를 창으로 꿰뚫어버리고 싶었지만 잃을 게 너무 많았다.

여기서 같이 기다리는 시간이 지옥 같았다.

한참 뒤 화문 길드원 한 명이 이곳으로 왔다.

“때가 됐습니다.”

홍연우는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박소현을 쳐다봤다.

“자, 이제 날 위해서 일할 시간이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밖으로 나갔다.

협회회관까지 갈 동안 홍연우와 그의 비서가 함께했다.

회관에 도착한 그녀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능력을 발동했다.

“실패하면 끝이라고 생각해.”

홍연우의 역겨운 목소리가 길게 늘어져서 들렸다.

박소현은 뒤도 안 돌아보고 회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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