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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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6.08.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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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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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1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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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교도 집단>

.




DUMMY

 

왜 에길님이 이곳에···!

헬파론의 손이 떨려왔다.

그런 헬파론의 반응을 보며 셀롬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보십시오. 헬파론. 당신이 요즘 기르는 애완동물들입니다.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요.”

“저, 저 애들을... 왜...?”

떨리는 목소리를 흘리며 헬파론은 셀롬을 쳐다봤다.

그가 미소 짓는다. 광기에 얼룩진 비틀린 미소가 헬파론을 쳐다봤다.

“먹으려고 말입니다.”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말을 그는 재밌다는 듯 계속 이어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의식의 제물입니다! 요즘 위대한 의식을 치르는 데 제물을 구하기 어려워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버려진 아이들이나 노예들을 이용했지만···. 지금 시기가 좋지 않은 걸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전쟁이 터져버렸으니 말이죠. 버려진 아이들과 노예들은 징병에 쓰입니다. 남은 건 교회에 맡겨진 아이들입니다만···. 그들마저 강제 징병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사실 그건 핑계지만요.'

셀롬은 입술을 핥으며 맛있는 먹잇감을 보는 듯 아이들을 쳐다봤다.

“역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비위생적이라고나 할까···? 법황이나 되는 이 몸이 지저분한 쓰레기들을 담보로 살아남는 게 찝찝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좀 더 깨끗하고 신선한 이들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교회에 맡아질 아이들!”

셀롬은 아이들을 보며 손을 뻗었다.

셀롬의 손길에 아이들은 움찔 놀라며 울음을 터트리거나 서로를 감쌌다.

“자! 보십시오. 얼마나 깨끗합니까? 신의 은총을 받은 교회의 아이들이라면 신도 곧 좋아하시겠지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헬파론이 신음을 흘리며 죽일 듯 셀롬을 노려봤다. 그런 헬파론의 낯선 시선에 셀롬은 흠칫 놀라면서도 의아한 듯 물었다.

“왜요? 저 아이들에게 영광이지 않습니까? 부모에게 버려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들이 위대한 법황의 생명을 연장해준다···? 이 얼마나 구원받는 은혜겠습니까? 제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 그 자체가 그들에게는 행복이지요!”

“당신은 미쳤습니다···! 정도껏 하시지요!”

헬파론의 외침에 안타깝다는 듯 셀롬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뭘 그리 진심으로 화를 내시는 겁니까? 어차피 장난감 아닙니까? 사실 헬파론도 장난삼아 저들을 기른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저도 지켜보며 그냥 넘어갔었는데 말이죠. 설마···. 예전처럼 아이들을 돌보다거나 혹은 선행을 하겠다는 뭐···. 그런 위선자 같은 모습을 취하는 건 아니겠지요?”

셀롬은 자기가 내뱉은 말을 되새기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재밌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폭소를 터트리며 헬파론을 비웃었다.

“하하! 그게 말이 됩니까? 지금껏 당신이 해온 악행은 저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아니, 더 악질적이지 않습니까? 제가 하는 명령이면 뭐든 들었던 당신입니다! 설마 이제 와서 선행을 한다고 당신의 죄가 용서 받을까요? 증오를 품고 죽은 사람들이 ‘어이쿠, 착한 일을 하네. 용서해주겠습니다.’라고 할 거 같습니까? 증오로 얼룩져 저주하면 모를까···!”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셀롬은 웃음을 멈추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시선이 옆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는 헬파론을 쳐다봤다.

“...당신도 저주받겠지요. 당신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나···. 산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하! 감히 저를 저주할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죽은 자요? 네, 얼마든지 저주하라고 하십시오. 그래 봤자 저는 안 죽습니다. 산 사람이요? 이 세상에 저를 원망하고 증오하는 자가 넘쳐도 그들은 저에게 고개를 조아릴 것입니다! 이 위대한 법황에게 말입니다! 그 누가 감히 이 셀롬 갓슈란체에게 해를 가한단 말입니···!”

“용사 토마.”

셀롬의 얼굴이 굳어졌다.

목청껏 외치던 그의 말을 멈추며 충혈된 눈동자가 헬파론을 노려봤다.

헬파론은 배를 움켜잡은 채 그런 셀롬을 노려봤다.

"당신과 너무 오랫동안 지냈군요. 저에게 거슬리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말이죠."

셀롬은 눈근육을 실룩거리며 애써 태연한 척했다. 하지만 그가 동요하고 있다는 걸 안 헬파론이 말을 이어갔다.

“용사 토마는 당신을 증오하고···. 원망하며 죽이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시답지도 않은 농담을! 하, 용사 토마? 그게 도대체 언제적 일입니까? 제 기억 상에도 사라진 존재가 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겁니까? 죽었을 게 뻔한 그런 인간 따위를···.”

헬파론은 셀롬의 목소리, 그리고 팔이 떨리는 걸 눈치챘다.

두려워하고 있다. 죽었을 게 뻔한 존재를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만큼 토마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깊은 것을 셀롬도 알고 있다.

셀롬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했다.

“...흥이 식었습니다. 당신을 놀리려고 했던 것인데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이 더러운 기분···. 깨끗이 씻어내야겠군요! 위대한 의식을 통해, 몸을 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

셀롬은 아이들에게 뻗었던 손을 웅크리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 소리에 검은 사제단이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한 아이의 피로 마법진을 그리도록 하지요.”

셀롬의 말이 끝나자 몽둥이가 내려쳐 졌다.

피가 사방으로 튀긴다.

몽둥이를 들었던 검은 사제단의 머리통이 허공에 떠올라 바닥에 떨어져 공처럼 튕겨 나갔다.

이블리스 기사단과 셀롬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검은 사제단을 베어버린 헬파론이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그는 어느새 아이들을 곁에 다가가 그들을 가리고는 검을 셀롬에게 향했다.

그 모습에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감탄 섞인 목소리, 그리고 흥미롭다는 듯한 눈빛,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어이, 지금 저 노인네가 움직이는 걸 본 녀석 있어?”

“대단하군! 넋 놓고 있었다지만 움직임을 읽지 못했어!”

“하하! 역시 성황법국의 모든 성기사의 으뜸이라는 건가!? 늙은이 주제에 저런 움직임이라니···! 죽여도 되는 거냐? 앙?”

이블리스 기사단은 자신들의 무기를 만지작거렸다.

검과 단검, 사슬과 해머, 철퇴와 같은 각종 무기를 든 그들은 헬파론을 먹잇감처럼 노려봤다.

헬파론은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한 채 검에 힘을 주었다.

‘...이 자들을 상대라면 이기지 못한다.’

하나 하나가 용사급.

그것도 어지간한 하급 용사와는 차원이 다른 이들이다.

한 명당 수백 명이 넘는 인간을 제물로 만들어진 생체병기들···. 그들을 헬파론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전쟁의 혼란을 틈타, 이블리스 성기사단이 사라진 시점에서 법황을 암살하려 했건만···.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지금 이 상황에서 법황을 죽이고 이블리스 성기사단도 죽여야 하겠지만···.

“...무리겠군.”

헬파론은 다리에 힘이 빠졌다.

셀롬의 손에 의해 배가 허물어진 것을 겨우 치료마법으로 회복한 상태다. 치명상을 입은 상태로 저런 괴물 집단을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셀롬은 헬파론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얼라라? 헬파론.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셀롬은 눈을 깜박 깜박거리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긁적거렸다.

“지금···. 저를 지켜야 할 존재가 저의 곁을 떠나다니요?”

머리를 긁던 손톱이 두피를 긁는다.

“얼라? 제 곁을 떠납니까?”

손톱이 두피를 툭하고 뚫는다.

“나에게서 떠난다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피와 함께 고기를 긁는 듯한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저를 싫어하시는 겁니까?”

긁적, 긁적, 긁적...

“나를 싫어하는 거냐고 묻잖아!!”

셀롬의 고함과 함께 성력이 퍼져나갔다.

대전이 진동하며 광기 어린 셀롬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나를 배신하는 것이구나! 하하! 헬파론, 네 녀석이 감히 그런 장난감 따위를 위해 나의 곁을 떠나···!? 죽여주마. 죽여버리겠어!

셀롬은 손가락이 뻗어 차가운 시선으로 헬파론을 노려봤다.

“저놈을 잡아! 잡아서 팔다리를 뭉개버려! 그리고 고문해라! 애원할 때까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칠 때까지!! 그리고 저 아이들 모두 저놈의 보는 앞에서 죽여버려!”

셀롬의 외침에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웃음을 터트렸다.

각자 무기를 들며 헬파론에게 걸어갔다.

“하하! 폐하의 허락이 떨어졌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죽일까···? 머리와 함께 척추를 뽑아내 버릴까? 아니면 창으로 꼬챙이로 만들까?”

“어이, 어이. 죽이면 안 된다고. 고문하라고 하잖아.”

“하지만 그전에 죽이라고 먼저 했으니 죽이는 게 먼저 아니겠어?”

“그것도 그렇군!”

마음껏 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기대에 찬 말투로 헬파론에게 다가갔다.

'...저놈들을 일일이 상대하지 못해.'

헬파론은 허리를 낮췄다.

검에 성력을 주입하자 빛이 흘러나오며 검을 감싼다.

“...어차피 법황을 죽이고 네놈들도 한 명씩 죽일 생각이었다.”

그의 신형이 사라진다.

소리도 없다. 기척도 없다. 그가 나타났을 때는 이블리스 성기사단 중 하나가 목이 날아간 상태. 그리고 그 죽은 자의 뒤에서 헬파론이 검을 휘두른 상태로 나타났다.

“...뭐?”

“뭐야···? 방금 그 움직임?”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고개를 틀어 죽은 동료를 바라봤다.

머리통이 허공에 떠올라 떨어지고는 머리 없는 목에서 피가 흐른다. 통제를 잃은 육체가 무릎 꿇리고 바닥에 쓰러지자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휘바람을 불며 헬파론을 쳐다봤다.

"제법인데? 노인네."

“조심하지 않으면 우리도 죽을지도...”

헬파론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블리스 기사단은 긴장한 채 무기를 들고 방어자세를 취했지만, 헬파론은 그것을 노리고 있었다.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법황의 바로 앞에서였다.

“...!”

셀롬의 눈이 커졌다. 그의 바로 얼굴 앞에서 검이 보인다.

성력에 의해 뜨거운 열기가 흐르는 백색으로 불타며 빛나는 검과 셀롬의 일그러진 얼굴이 셀롬과 마주했다.

“...죽어라. 법황, 셀롬 갓슈란체.”

헬파론의 검이 셀롬의 앞면, 바로 눈과 눈 사이의 미간을 꿰뚫기 위해 파고들었다.

그것을 인지한 셀롬은 입을 열었다.

“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죽음에 대한 공포.

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비명이 울렸다.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주변의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헬파론의 검에 담긴 성력이 소멸되고 검날에 금이 가더니 부서져 버린다.

그리고 날아온 무형의 충격파.

“...!?”

헬파론은 온몸에 단단한 벽과 충돌하는 듯한 충격에 튕겨 대전의 바닥을 굴렀다.

“으아악! 으아아...!!!! 사, 살려줘! 살려줘···!”

셀롬은 손을 허우적거리며 얼굴을 감쌌다.

그 모습을 본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멍한 표정을 짓다가 서로를 쳐다봤다.

“...방금 뭐야?”

그들의 시선이 자기가 든 무기로 향했다.

“...한 순간이지만 성력이 소멸되었다?”

“...농담이지? 성력을 소멸시킬 수 있는 마법이 있는 거냐?"

"법황 폐하 능력?”

“대···단하군. 성력을 소멸시키는 능력이라고?”

"..감탄만 하고 있지마. 저놈 또 사라질지 몰라. 보아하니 성력을 이용해 모습과 기척을 감추는 능력이 있다. 또 사라지면 도망칠지 몰라."

이블리스 기사단은 바닥에 쓰러진 헬파론에게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그림자꾼입니다! 오타 및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리며, 재밌으시다면 [추천하기] 및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작가의말

으음... 의외로 이번 화 꽤 길게 가네요. 솔직히 이 편 다음으로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끄응... 어쨌든 이번 달 안에 완결을 낼 수 있도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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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타락의 군주> +62 17.06.03 3,543 10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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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연합군> +7 17.04.18 4,060 104 14쪽
135 <사교도 집단> +15 17.04.16 4,241 104 12쪽
» <사교도 집단> +8 17.04.13 3,987 1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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