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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무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6.10.13 20:13
최근연재일 :
2018.01.03 16:49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62,240
추천수 :
562
글자수 :
162,454

작성
16.10.17 15:54
조회
3,254
추천
45
글자
7쪽

손 안의 무한 - 4화

없습니다.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래도 다행인 점은 이런 겨울방학 시즌이 되면 대출도서량이 줄어든다는거다. 도서관의 이용률은 늘어나지만 대출도서량은 오히려 준다는거다. 대개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이 학업문제로 책을 빌리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방학때의 도서대출은 거의 취미생활의 독서에 의존하고, 우리나라의 일년평균독서량을 반영하듯이 겨울방학의 도서대출량은 많지 않다는거다. 덕분에 이렇게 앉아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거다.


"저...저기..."


응? 소리가 들리는건 같은데. 딱히 사람은......아래에 있다. 꼬맹이들이 있다. 단발머리의 여자애. 와 그 뒤로 여러명의 아이들. 이 단발머리 여자애의 왼손에 펭귄인형이 들려있는걸 보면.....아아....아까 그 꼬맹이다. 지금 흐르는 내 코피의 원인인 녀석들이다.


"왜 그러니? 뭐 어려운 일 있니?"


"이..이거..."


단발머리 여자애의 오른손을 내민다. 받고나서 알기에는 오른손이 너무 작아 안에 있는 것들이 삐져나와있다. 데일밴드와 사탕.


"고맙습니다."


애들이 가지 않는다. 주면 된 거 아니었나? 아....알겠다. 아이들은 항상 자기가 준걸 확인받고싶어한다.


자....사탕을 뜯어서 한 입 물고. 데일밴드를 뜯어서 코 위에 바르자.


"자. 됬지? 아저씨는 괜찮아요."


꼬맹이들의 표정은 아직도 영 그렁그렁하다. 아. 알 것 같다. 지금 내 코에 꽂혀있는게 문제인거다. 하아....코피가 멎었어야 할텐데...


"뽀옥"


후. 다행이다. 한 번 훌쩍임에 피맛이 약간 나긴하지만 확실히 멎었다.


"어..어엉....어어...피이..."


아이들의 표정이 더 안좋다. 대체 뭐가 문제야? ...아....눈빛이 향하는 곳을 보니 이해했다. 이 피가 묻은 휴지가 문제인거다. 후우...이건 어렵겠다.


하아...가끔 그런게 있다. 나는 어린애들을 좋아하는 편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 할 것 같다. 싫어하냐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말 할 것 같다. 어린애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이 어린애가 말을 못할 정도의 어린이이고,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그 어린애를 좋아할 것만 같다. 그런 편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 앞의 아이들이 짓고 있는 이러한 눈빛을 가만 내버려두고 싶지가 않다. 한 번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자. 주변을 보니. 여기 관심있는 사람도 없는 듯 하고..


"자..다들 조용...아저씨가 마술을 보여줄게."


근데. 생각해보면 30살이 아저씨인건 좀 아니지않나? 이 아이들한테 오빠라 하기에는 영 무리가 있어서 아저씨라고 하긴 하는데. 영 자괴감이 들어서. 일단....아랫쪽에서 한 쪽 장갑을 벗고.


"휘리릭!"


"?!"


아이들의 그렁그렁한 표정이 사라지고는 어느새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재밌는 표정이 되어버린다. 이런 표정이 참 좋다. 눈 앞에서 피묻은 휴지가 사라지는건 처음 봤을거야. 벗은 손의 손가락 두개로 집었던 휴지조각을 벗지 않은 손의 손가락 두개로 잡는다. 그리고 떼버린다.


"짜잔?!"


"우와아아아"


예상했어. 그런반응. 어린녀석들아.


그렇지만 정말 조심해야한다. 잘못해서 벗은 손으로 벗지 않은 손을 잡아버린다면 아이들이 놀라서 소리질러버리는 수가 있다.


"또오..또오..또오..."


몇가지 더 보여줘볼까. 이럴 바에야 마술사를 할 걸 그랬나보다. 아니...아니다. 난 물건을 사라지게 하는 재주는 있지만. 가짜 웃음을 파는 재주는 없으니까.


"또오....또오...또오...."


"또오....또오...또오...."


"또오....또오....또오..."


하여간....어린놈의 자식들은 끝이 없다니까.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 읽은 도서들을 올바른 자리에 꽂아놓는 책정리가 편하다. 하여간 이게 제일 편하다. 앉아있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 역시 피곤한 일이고, 게다가 꼬맹이놈들을 상대해주기에는 영 지치는 일이다. 몸이 지친다기보다 마음이 지친다. 마음이 지치면 몸도 이상하게 이미 지쳐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오히려 이렇게 혼자서 책장을 정리하고 잇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책냄새에 취해 버릴 것만 같다.


그리고.....이렇게 한 손으로 투명인간이 되어 책장속에서 쉬고 있으면 그것만한 휴식이 없다. 물론 사람들과 부딪히면 안되니까 이런 은밀한 나만의 장소에서..이렇게 투명인간이 되어야만......


"키익...괜찮아 아무도 안본다니까."


"그래도...."


가끔 있다. 아마 사람들이 아는 가끔보다는 많을거다. 내가 직접 투명인간이 되서 느껴 본 바에 의한 거니까 확실하다.


멍청한 남자 하나와 멍청한 여자 하나가 도서관에서 몰래 키스하는 일 따위. 가끔 있는 일이고, 내가 말하자면 전혀 낭만스럽지도 청춘이지도 않다. 어느곳에서나 해도 되는거. 굳이 이렇게 숨어서 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있다는걸 알고잇고, 그저 금기를 어기는 부도덕을 즐기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랑이라기 보다는 그저 규율을 깨트리는 스릴을 즐기는 행위일 뿐이다. 그러니 로맨스도 청춘도 뭣도 아니다.


내가 하고 있지 않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옳은 건 옳은거고 틀린 건 틀린거다. 이성친구가 있는 사람이 저 광경을 욕하면 제대로 말하는 거고, 이성친구가 없는 사람이 저 광경을 욕하면 부러워서 욕하는게 아닌거다. 물론 칸트에 따르면 동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결과밖에 못 보는 우리는 행동으로만 볼 수 있다. 그리고 내 양심에 객관적으로 내 동기를 봐도 동기가 순수하다.


하여간 귀찮은 일이다. 일단 짧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안 할 것 같지도 않고, 길게 끌 것만 같다. 난 굳이 이걸 지켜보는 취미는 없다. 게다가 할 일도 있다. 잠깐 쉬고 있었을 뿐이다.


"타악"


"아악!"


"?! 오빠? 괜찮아?!"


50cm위에서 자유낙하하는 양장본 책의 모서리에 찍히는건 꽤 아플거라고.


후우....오늘도 한 건 해결인가. 멍청한 남자와 멍청한 여자가 도서관 몰래 키스에 실패한 뒤 황급히 자리를 빼는 모습은 볼수록 마음에 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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