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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무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6.10.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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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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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손 안의 무한 - 20화

없습니다.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목요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 인생 이러한 일이 있었던가? 도서관을 빠지고 병원을 가는 일이 있었을까? 아마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투명인간이다 뿐이지. 철인이라서 감기 하나 조차도 안걸리는건 아니니까. 내가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도서관에 전화를 걸어 [오늘 감기로 인하여 몸이 아파서 못 갈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영 답답한 성격인 것 같긴 하다. 아프면 아프다고, 좋으면 좋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할 줄 아는 것도 사람의 능력이라는걸 어느정도 나이가 들다보니 알게됬다. 최소한 나는 그러한 능력은 별로 덦는 사람이다. 도저히 못하겠을 때, 못하겠다고 하고, 도저히 몸이 버텨주지 못할 때, 안되겠다고 하는 그런 사람인거다.

책임감이 높은 성격? 그렇지가 않다. 어렸을 때는 나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렇지가 않다. 책임감이 높다면 자신의 상태를 바로바로 알려줘야 하는거다. 정말로 책임감이 높고, 상대방을 위한다면 말했어야 한다는거다. 내가 감기에 걸렸다는걸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상대방이 나에게 일을 시켰다면. 만약 남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편하다. 만약 누군가에게 자신이 감기인걸 말하지 않는다면. 감기인줄 모르고 그에게 마구 대했던 자신이 얼마나 싫겠는가. 나는 오히려 감기를 걸렸다고 말했을 때의 그러한 대화가 싫어. 조금이라도 남과 연계되는게 싫어. 그런 어제와는 조금 달라지는 새로운 상황을 거부하는 무책임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다.

뭐. 물론 오늘은 거짓말이지만 말이다. 오늘의 나는 아프지도 않다. 아프지도 않은 나는 지금 아주 조그만 것들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우리나라의 엘리트 공무원이 생리때문에 일을 쉰다고 도서관에 말한 엘리트 공무원이 운전해주는 차에 앉아서 가고있다. 게다가 이런 나의 병원가는 일상은 국가 공무원들의 사소한 보고서에, 하지만 아마도 꽤 비밀의 수준이 다른 것보다 높은, 아마도 장차관의 일일 동태파악 수준의 보고서 와 같은 그런 보고서에 올려져서는 우리나라의 여러 능력자들이 알고있겠지만 말이다. 확실히 이러한 일은 나의 인생에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 바깥에 보이는 모든 풍경도 낯설다. 병원을 간다고 했을 때, 굳이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아프다고 생각했어도. 그저 집에서 잠을 한 번 더 자거나. 약국에 가서 약을 한 번 사거나. 가장 최선일지라도 집 앞 가장 맞을 것 같은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번 맞는거였으니까 말이다.


"생각보다.. 이 시간 때 병원에 간다는거는 신기하네요."


"예?"


"그렇게 차가 막히지 않아 쌩쌩 달리는 기분도 좋구요. 그리고...이렇게 특별한 서울의 풍경을 볼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아니다. 내가 서울의 풍경을 이렇게 볼 일이 없었으면 세상 누가 볼 일이 없었을까. 나는 생각이 없던거였다. 항상 어딜 갈 때 내가 차를 몰았으니 나는 그저 차 모는 일에 집중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변화를 꾀하지 않았다. 항상 어제와 같은 오늘을.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살았을뿐이다. 1초정도는 하루에 1초정도는 매번 [새로운 나날도 재밌지 않을까.] 기대했으면서도 하루에 그 떠오르는 단 1초도. 1년이라는 365일 중에 단 하루도. 수십년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 그 1초, 그 어느 1초도 허락하지 않았었다. 한 번도 허락하지 않고서 매일매일 1초씩 [새로운 나날]을 기대했던거다. 아마도? 가장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서도 말이다.


"쓸쓸해보이시네요."


그럴지도...모른다. 요새 그녀와 같이 있으면 무언가 생각의 범주가 넓어지는 것 같다. 아니면...생각의 범주는 그대로인데 표현의 범주가 늘어나는 것 같다. 아마도 이렇게 오랜시간 누군가와 같이 있어본게 없어서일 수도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그 시절의 반짝꿍과 오래있었겠지만. 집에서의 부모님과도 오래있었겠지만 같이 있는다는건 아마도 그런 뜻이 아니리라고 본다. 한 공간에 무한의 시간동안 같이 있어도. 멀게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공간에서 순간의 시간동안 전화통화만 하였어도. 항상 기억나는 경우도 많지않은가. 아마도 많지 않을까? 최소한 나라는 투명인간이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인간이 이렇게 같이 오래있던 경우는 없다. 물론 내가 말을 하지 않아서였지만. 그리고 지금은 들킨 경우지만 말이다.


"그래도 항상 보이는 것들을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건 좋은거라고 생각해요. 도진명씨가 이렇게 쓸쓸하지만 기쁜 얼굴로 보고 있는 풍경을, 아마도 사람들은 평생 보고 있어도 모를테니까요."


그녀는...그런 사람이다.


내가 생각치 못했던 말을 항상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항상 생각치 못했던 말이지만. 항상 듣고보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나보다 먼저 찾아버려서는 나에게 해주는 사람이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나의 이런 어린 투정을. 가끔의 토라짐을.


남들이라면 무시해버렸을만한. 혹은 [그렇네.] 라고, 혹은 [넌 그렇게 생각해? 난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 일을, 가장 진짜의 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아마도...그녀가 나를 위해줬기 떄문은 아닐것이다. 애초에 송아연이라는 사람이 나를 위해준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이사람은 내 말을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진심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조금이라도 더 진실되게 전해주려고 노력했을 뿐인 것일 것이다. 단지 그 양이 적을 뿐이지.


"송아연 씨는. 이런 풍경 꽤 괜찮으신가요?"


"음. 나쁘지 않네요."


뭐. 송아연이라는 사람이 [좋아요] 라고 말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도진명씨가 있는 도서관 풍경이 오히려 저에게는 도진명씨가 바라보는 이러한 풍경이 아닐까 싶네요. 어렸을 때 도서관에서 사서가 되고 싶다는 것 정도. 저도 한 번 생각해보았거든요. 책정리를 하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생각보다 많이 안읽어서 적막한 도서관을 바라보는 것도.도서관에 들어온 새 책을 가장 먼저 읽어보는 것도. 한번쯤은 살면서 경험하고픈 풍경이었거든요. 뭐. 경찰 일을 이렇게 거의 쉬듯이 하면서 즐기는게 좋기도하고, 좀 죄책감도 들지만요."


솔직한 말에.....죄책감이 나 또한 들고있다.


이 사람이 느끼는 죄책감의 크기가 내가 느끼는 죄책감의 크기보다 클 것 같아서 뭔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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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손 안의 무한 - 2화 +1 16.10.14 6,142 63 6쪽
1 손 안의 무한 - 1화 +4 16.10.13 9,641 6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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