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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무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6.10.13 20:13
최근연재일 :
2018.01.03 16:49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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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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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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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454

작성
17.01.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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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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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손 안의 무한 - 32화 - 안시경

없습니다.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합해서 3700원입니다."


뭐? 3700원이라고? 젠장. 나름 맞춰서 샀다고 생각했는데.


"300원짜리 뭐 없어?"


"예? 여기..초콜렛이.."


"그것도 담아줘."


"예...예. 4000원입니다."


지겨워.


"자. 여기"


"예? 손님?"


거기 두고 나왔잖아. 4000원. 내 뒤에서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마. 널 죽이는건 일도 아니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생각보다 투명인간이라는건 사는 게 쉽지가 않다. 돈을 주고받는것도 문제다. 돈을 내밀려할때도. 돈을 손에 쥐고 있으면 결국 돈도 투명해지니 말이다. 아무리 장갑을 껴도. 장갑을 6겹까지 껴봤지만 역시 안된다. 전부 다 투명해져버린다. 집게로 집어서 돈을 건넨다 하더라도 집게가 애초에 투명해져버렸으니 문제다.


그냥 던져놓고 오는게 편하다. 가격을 딱 맞춰서. 던져놓는게 편하단거다.


훔치는건 어려운게 아니지만. 되파는건 어렵다. 그렇다보니 내가 쓸거나. 돈만 훔치는게 편하다. 지금 편의점에서 산 물건이라는 것도 훔치면 그만인 것이긴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하는 것. 문을 열고 닫는것. 눈에 띄지 않을 것. 여러가지를 생각하다보면 결국 마트앞에 진열해놓고 파는것으로 한정되고. 또 다시 한정된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역시나 문제다.


조금 더 생각해서 조금 더 부유해지는것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게 편하다. 뭐 실제로 모자르게 살고있지는 않으니까. 단지, 그냥 좀 모르겠다.


중학생시절의 내가 바랐던게 이것이었던가? 고아원에서 도망치고 중학교에서 도망쳐서는 이렇게 돈을 훔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걸 생각했던가? 그저 이렇게 훔치면서 살다가. 많은 돈을 가지고 그저 하루하루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단 잠을 자면서 행복하게 늙어죽는게 내가 바라던 것이었는가?


그게 가끔....잘 모르겠다. 중학생 때의 내가 바랐던 것도, 나이가 들어서의 내가 바란 것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다. 지금의 모습은 분명히 어딘가로 가기 위한 과정이어야 하는데. 그 어딘가가 어디인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의 향함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확실한 것은. 지금의 모습은 아니라는거다. 충분히 길었다. 충분히 길게 이렇게 살았다. 내가 추구한 모습이 아닌 채로. 하지만 모르겠다. 내일은 달라질까?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은 내가 내일이라고 달라질까?


"철컥."


"젠장."


다행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 문을 열기위해 문을 잡으면 문이 투명해진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투명해진다. 사람이 없으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지만. 사람이 있어. 그만두었다. 제길. 제길.


잠을 자는 것도. 잠을 자려고 누우면. 아래에 손을 대면 침대가 투명해진다. 침대가 없으면 아래이불이 투명해지고. 이불마저 없으면 방이 투명해진다.


술은 좋다.


처음에는 비싼 술을 마셨다. 칵테일도 마셔보앗다. 색깔 있는 술도 마셨다.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저 취하고 싶다. 그저 소주를 마실 뿐이다. 지금의 이 공허한 기분을 참을 수 없다.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이게 아니란 것은 알고있다. 그래도 뭘해야 될 지 모르겟다. 뭘 해야 될 지 모른 채로 해야 될 게 아닌 것을 하고 있는 나를 견딜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가장 견딜 수 없다. 술을 마시고 세상이 비틀려버려야한다. 내가 비틀려버려야 한다. 뇌로의 모든 움직임을. 뇌세포의 활동은. 내 모든 생각을. 내 존재를 전부 멈춰야한다. 그리고 속쓰림으로 깨어나야한다.


말초적인 신경이 모든 것을 지배해. 원초적인 생리욕으로 지적인 모든 생각을 멈추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중학시절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 풀숲에 머리를 박고 적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새여도 좋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에게 스스로가 거부당하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


자기에게 거부당하느니 바보가 되겠다.


"안주가 너무 빈약한거 아냐?"


"?!"


과자 하나가 위로 올라가서는 이내 사라진다. 아마 입속으로 들어간거겠지? 우물우물 소리도 들리니까.


"누구야?!"


"음. 생각보다 놀라지 않네? 마음에 드는걸? 음. 그래도 적은 아니니까 굳이 투명해질 필요까진 없는데?"


"닥쳐. 누군지 말이나 해."


손에 닿을 거리. 일단 제압을 할까?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진다. 이길 수 있을까? 처음이다. 나 외의 투명인간은 처음이다. 목이 살짝 쓰라리다. 젠장. 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집중하자.


"음. 난 무명씨라고 불러주면 좋겠는데? 안시경씨."


"뭐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있는거야!"


"그런데 나한테 정말 덤빌 생각이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지금 내가 뭘 들고있다고 생각해?"


젠장. 확실히 그래. 내가 불리하다. 먼저 투명을 하고 있는 놈이 유리한거야. 투명인간끼리 싸워보질 않았잖아.


"이제 좀 알겠어? 그럼 대화나 하자고. 죽일 거였으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죽였지. 난 그저. 고작해봐야 푼돈이나 훔치는 투명인간 인생을 구제해 주려고 했는데 말이지."


"닥쳐!"


"기껏해야 cctv없는 곳만 노려서 돈을 훔치고, 자동차 안에 들어가서 금품이나 훔치고 집이나 터는건 너무 좀도둑 아냐? 그래서 얼마나 벌었지? 아니 애초에 돈 버는게 목적인거야?"


"......."


빌어먹을.


"그거 해서 얼마나 벌었어. 음. 그래도 뭐 투명인간이니까. 한달에 2000만원쯤은 벌었나? 인간치고 많이 벌었네?"


"......"


"투명인간치고 졸작이고."


"!!"


"흐음.....안시경. 고아원 출신. 15살에 고아원 가출 후 소재 불명. 설마. 그 때 나와서 10년 넘게 이렇게 좀도둑 생활로 산 건 아니지? 투명인간이면서? 그럼 좀 소름 돋고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절대 잡히지 않는다고 자부심 가지고 있는거야? 대도둑이라고 자부심 가지고 있는거야? 중학교 때 가출하면서 투명인간으로 좀도둑이 되서 편하게 먹고 살 생각으로 도망친거야?"


시발.


"그럼 넌 뭐가 다르지? 어차피 투명인간이라고 해도. 자유로운 건 아니잖아? 기척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존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투명인간이란걸 밝히지 않고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뭐야? 이거 영. 심심한데. 고작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는거야?"


"뭐? 이 개새끼가.."


"왜 사람을 죽이지 않았지?"


"뭐?"


"투명인간이 되서 부자가 되고싶었어?"


"아니...그건..."


"그럼.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싶었어?"


"......"


"단적으로 말해줄게. 사람이 죽는 미래인거야? 사람이 죽지 않는 미래인거야?"


"그..그건......"


"그런데. 왜 사람을 죽이지 않았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마음의 소리같다. 그리고...난 답할 수 없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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