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무한 - 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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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아아아아!"
결국이란거다. 어린아이 같이 굴었다. 정말로 어린아이같이 굴었다. 지금까지는 투명능력을 쓰는 것을 항상 부담스러워했으면서. 막상 이렇게 싸우게되니 막 써버렸다. 마치 이제까지는 쓰면안된다. 마음속으로 항상 생각했던게 우습다. 눈에 띄는 것이 두려워 안 쓴 것도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그 생각이 가득했다. 불량배들을 만났을 떄도, 무언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
'내가 투명능력만 쓰면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옹졸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막상 이런 순간이 오자 마구 써버린 것도 모잘라서는 무조건 상대방을 피해입히겠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니....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바로 이 샤워실 바로 저 건너편에서...말이다..... 멍청하기 짝이없다.
송아연씨를 마주대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아.....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하지?
'다음 번엔 안봐줄거에요!'
이런 소리를 태연하게 내뱉을 수 있는 나 자신도 아니다.
'아깐 죄송했어요. 두 번 다시는 투명능력따위는 쓰지 않을게요.'
라고 말하는 것 따위도 할 수 있을 리 없다.
"도진명씨 언제 나와요. 빨리 가자구요. 배고파요. 밥 먹으러 가야죠."
아우...이진성씨. 당신이 바보만 아니었으면....내가 장갑 벗어졌을 때 말렸어야지. 아우...이게 다 당신 떄문이야. 아니면 한 판이 끝나고서 나를 질책이라도 했으면 내가 괜히 미안한 표정이라도 지으면서 호되게 혼나고 말았을 거 아냐. 당신이 멍청한 표정이나 짓고 있으니까. 괜히 나만 더 무지하게 미안해지고 있잖아.....후우......
"예, 지금 나가요."
잠시 두 번 숨을 내쉬고 문을 연 곳에는 이진성씨가 사람 좋은 미소로 서있다. 오늘따라 보기 싫은 미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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