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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靑燕)
작품등록일 :
2013.02.07 21:06
최근연재일 :
2013.05.27 20: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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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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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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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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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7막 다크문(黑月) ~ 2

상실(喪失) - 청연(靑燕)

감사합니다.




DUMMY

철기의 손에서 튕겨져 나온 담배 꽁초는 하늘을 향해 빙그르르 돌면서 포물선의 궤적을 그리며 멀리 날아갔다. 그리고는 땅으로 곤두박질 치다시피 하며 떨어졌고 다시 몇 번의 튕김과 함께 도로 한 가운데 그려진 중앙선까지 굴러가서야 그 자리에 고꾸라지듯이 넘어졌다. 동시에 철기의 시선은 흑월빌딩으로 향했다. 확신에 찬 시선이었다. 이윽고 마음을 굳힌 철기는 무작정 도로를 건너갔다. 그리고 흑월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모습이었다.


빌딩의 내부는 여느 건물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것 외에는 별 다른 특이한 점이 없는 구조였다. 철기의 짐작이었지만, 분명히 3층 위로는 흑월의 아지트가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흑월건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직의 방어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2층, 흑월건설의 사무실을 통과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2층 복도에 머물던 철기는 일단 눈 앞에 보이는 철 재질의 문을 열고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조직의 소굴이라 생각했던 건설사무실은 평범한 여느 회사에 불과했다. 철기의 예상대로라면 이곳은 검은 옷을 입고 있는 하이에나들로 가득 했어야 했다. 적어도 험상궂게 생긴 덩어리들이 몇 명은 있었어야 했다. 그렇지만 철기의 예상과는 달리 그곳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수상한 점이라고는 아무리 찾아봐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철기가 들어온 철문 바로 앞 책상에 앉아있던 여자는 그런 철기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까지 했다.


여자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철기는 사무실 안쪽으로 몇 걸음 더 걸음을 옮겼다. 그 몇 걸음을 걷는 동안에도 철기의 빠른 눈은 사무실의 주변을 한번 더 확인하듯이 곳곳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이상한 점이라고는 아무것도 찾아내지를 못했다. 철기의 눈으로 본 것이라고는 고작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무실 직원들이 제 각각의 업무를 보고 있는 것과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직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던 정도였다.


` 위장 참 그럴싸하군…… `


철기는 이런 생각밖에 할 수가 없었다. ` 흑월 ` 이라는 이름의 낯설지 않은 간판은 그로 하여금 ` 위장 ` 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주변을 조심스레 하나하나씩 훑어보던 철기의 앞으로 곱상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철기의 시선이 마치 적기를 발견한 레이더처럼 그 남자에게로 집중됐다. 하지만 철기의 눈에 포착된 남자의 모습은 생김새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느낌을 보아서 살기라든지 하는 악의는 일절 없어 보였다. 그래서 철기도 바지 주머니에 넣은 무기 같은 손을 밖으로 빼내지 않았다.


남자는 철기를 마주보고 서더니 서비스 마인드가 제대로 박힌듯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견적 의뢰 하시려고요? 저쪽으로 안내 해드리겠습니다 ”


남자는 사무실 안쪽에 마련된 응접실로 철기를 안내했다. 철기는 응접실로 들어서며 동그란 원형 테이블 앞에 앉아있던 험상궂게 생긴 남자를 보았다. 철기와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서로 시선을 마주하기 전, 그 남자의 얼굴을 먼저 알아본 건 철기였다. 순간 철기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 남자는 철기가 이미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험상궂은 얼굴의 남자는 마치 철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구부정하게 건방진 자세로 팔 한쪽을 들이밀며 철기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 이여~어~ 이기 누~꼬? 우리 철기 아이가? 니 요즘 억~시로 잘 나간닥카데? ”


철기는 악수를 청해오던 남자의 손을 무시해버렸다. 그리고는 그 남자를 노려보았다. 남자는 자신의 손을 외면한 철기의 행동에 ` 피식- `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철기와 함께 들어왔던 곱상한 남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 봐라! 김 과장아! 여기 귀한 손님 오셨는데 뭐 하노 이 새끼야? 퍼뜩 커피 좀 가 온나!! ”

“ 네! 전무님! ”


전무라고 불리던 험상궂게 생긴 남자의 호통에 김 과장은 부랴부랴 응접실을 나갔다. 흑월건설의 전무는 테이블 위에 두 팔을 나란히 포개어 걸치며 험상궂은 자신의 얼굴을 철기 가까이에 가져갔다. 그리고 철기의 얼굴을 위 아래로 훑어보며 아니꼽다는 듯이 한쪽 입술을 들어올리는 표정을 지었다.


흑월건설의 전무, 본명은 임 연수. 그는 현재 흑월의 보스 정 재상이 지역구 조직의 우두머리로 있을 때 그 조직과 오래 전부터 연관된 사람이었다. 현재 흑월의 보스, 정 재상에게 강한 신뢰를 받고 있으며 정 재상이 흑월을 인수하고 합병하는데 있어서 한몫을 톡톡히 해 낸 인물이었다. 하지만 연수는 소위 말하는 원래부터 ` 정통파 건달 ` 출신은 아니었다.


연수는 수 년 전 이곳 유흥가에서 가장 깊숙한 곳, 제일 안쪽에 있던 홍등가에서 포주를 하던 사람이었다. 그곳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하나 둘씩 유흥주점을 개점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주점의 수가 늘어나며 먹고 살만해지자 흔히 날 파리라고 불리던 동네 깡패들이 꼬였다. 그 파리들은 연수의 영업장에서 갖은 횡포와 착취를 일삼았다. 그래서 그 파리들을 정리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연수는 당시 약간의 친분을 쌓고 있던 정 재상과 거래를 하게 됐다. 그 거래의 내용은 주점에 영업방해를 하는 무리들을 정 재상이 처단해 주는 조건으로 임 연수는 주점 수익의 10%를 수고비 명목으로 재상의 조직에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상부상조하며 연수의 사업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번창했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유지되지는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의 집중 단속으로 인해 퇴폐영업을 하던 연수의 영업장은 90% 가까이가 문을 닫게 되었다. 때 마침 그 시기에 흑월을 인수하려던 정 재상은 건설업에도 동시에 뛰어 들었었는데 때마침 그에게는 빼어난 지략가와 장사꾼이 필요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재상이 연수를 찾았다. 정 재상에게는 임 연수야 말로 두 가지의 일을 동시에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타고난 장사꾼인 임 연수의 입장에서도 잘 되던 사업이 망해버린 시점에서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으니 거절을 할만한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재상의 조직에 합류한 연수는 정 재상이 흑월을 인수하는 데에 앞장서서 모든 부분에 상당히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연수는 흑월건설의 모든 업무를 총람하는 전무의 자리에 앉게 됐고 정 재상의 건설사업은 물 만난 고기처럼 아무런 탈 없이 빠르게 수직 성장을 했다.


“ 양아치 같은 새끼! ”


철기는 자신을 같잖게 쳐다보던 연수를 향해 거칠게 말을 뱉어버렸다. 철기의 관점에서 ` 정통파 ` 도 아닌 그렇다고 그냥 그저 그런 건달도 아닌 연수는 단지 근본 없는 ` 양아치 ` 에 불과했다.


철기가 내뱉은 말이 신경에 거슬렸던 연수의 험상궂은 얼굴은 더욱 험상궂게 일그러져 갔다. 그리고 그런 얼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연수의 앙증맞은 입술은 슬쩍 그 끝의 한쪽이 경련을 일으키며 떨리기 시작했다.


“ 뭐어? 양…… 양아치? 크하하하핫! ”


연수는 언짢은 기분을 애써 참느라 테이블에 기댄 자세를 조금도 흐트러트리지는 않았다. 다만 애써 참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약간 더듬거리던 연수의 말투에서 상당히 감정이 상한 것이 보여졌을 뿐이다. 하지만 연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큰 소리로 웃어보았다.


한참을 웃다가 멈춘 연수는 다시 조금 전과 같은 험악한 표정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마주 앉아있던 철기의 몸과 얼굴을 구석구석 천천히 눈으로 훑어가며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말을 했다.


“ 마!! 철기야! 아직도…… 니가…… 옛날에…… 그…… 철기인줄 아는 건…… 아니제~? ”


말을 내뱉던 연수의 앙증맞은 입술이 움직임을 멈추던 딱 그 순간.


` 슉--- ` 하는 바람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철기의 주먹이 연수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연수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빠른 몸 놀림이었다. 질끈 눈을 감은 상태로 있던 연수의 코 바로 앞에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멈춰선 철기의 주먹은 매우 날카로웠다.


잠시 뒤,

가격 당하지 않았음을 느낀 연수는 감았던 눈을 서서히 떴다. 눈을 감고 있을 때는 미처 몰랐지만 눈을 뜨자마자 보인, 바로 눈 앞에서 멈추어 있던 철기의 주먹에 연수는 마치 심장이 벌렁벌렁 하며 몸 밖으로 튀어나갈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연수가 아직까지 스스로가 경험 해보지 못했던, ` 정말 이것이 말로만 듣던 철기구나 ` 라고 느껴질 정도로 위협적인 주먹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연수가 전무의 자리에 앉아있는 흑월건설 이었다. 그렇다고 연수는 주변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줄 거라는 생각은 진작부터 하지 않고 있었다. 누구보다 계산이 빨랐던 연수의 머리에서 ` 그전에 분명히 맞아 죽게 될 거야 ` 라고 예견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연수는 많은 부하 직원들 앞에서 창피한 일을 당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고 ` 하하하핫 ` 하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테이블에 기댄 몸은 어느새 두려움에 슬쩍 뒤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연수의 목소리는 자신이 애써 숨겼었던 마음과는 다르게 염소의 울음마냥 엄청나게 떨고 있었다.


“ 와아--! 와! 철…… 철기야! 와-아! 이 자슥! 살~아있네!! ”

“ 병신! ”


주먹을 거두어들인 철기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였다. 철기의 생각에 ` 건달 ` 이라면 적어도 이정도의 주먹에는 ` 절대로 기죽지 않는다 ` 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나온 말이었다. 철기는 주먹을 날리기 전 보다 조금 더 멀어진 연수의 얼굴을 향해 계속 말을 이었다.


“ 임 연수! 너는 내가 여기에 올 줄 이미 다 알고 있었어. 어떻게 알았어? ”


연수는 마음이 조금은 진정 된 듯, 다시 특유의 너스레를 떨어댔다.


“ 하이고~ 마…… 그그야 뭐 다 안다 아이가! 식은 죽 먹기다! 여가 우리 나와바리 인 거 모르나? ”


철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다. 이 동네에 자리잡고 있는 모든 건물과 사람들은 대부분이 흑월의 눈과 귀였다. 누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흑월, 그들이 원한다면 그들은 모든 것들을 알아낼 수가 있었다.


연수는 이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은 입 방정에 불과했다.


“ 그리고! 내가 니 보다 5살이나 많다! ”

“…… !! 그래서? ”

“ 형님~ 해바라! ”

“ 뭐? 형님? 형? ”


연수가 말한 ` 형님 ` 이라는 소리에 울컥한 철기는 다시 주먹을 쥐었다. 근본 없는 양아치 주제에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단어를 입에 담는 것인지 또 감히 누구에게 어디서 명령질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철기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 형님 ` 이라는 말은 철기의 관점에서는 ` 지금부터, 앞으로, 죽는 그날까지, 평생 ` 받들어 모시겠다는 의미였다. 연수는 눈 앞의 철기가 발끈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그와 동시에 거의 반사적으로 멀찌감치 몸을 피했다. 비굴한 연수의 모습에 철기는 ` 지금 내가 저 작자랑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 라는 생각과 여기에 온 이유를 망각한 채로 연수의 말장난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할 말만은 해야 했다. 적어도 이런 말쯤은 꼭 해야 했다.


“ 죽고 싶어? ”


간담이 서늘케 하며 들려오던 철기의 말에 움찔했던 연수는 철기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까지 몸을 더욱더 멀리 뒤로 내빼었다. 연수는 철기가 무섭기는 무서운 모양이었다. 연수의 행동에 철기는 웃을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 피식- `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철기는 연수가 웃기기는 웃긴 모양이었다. 이어서 철기는 긴 한숨과 함께 다시 말을 이었다.


“ 하-아, 정 재상 어디 있어? ”

“ 마, 철기야! 그래도 니 외 삼촌이다! 정 재상이 뭐꼬? 머…… 그래! 정 그라믄 대표님이락 케라! ”

“ 대표? 대표는 무슨…… 어디 있냐고? 이 개새끼야! ”


정말 끝까지 주둥이만 살아있던 연수였다. 철기의 머릿속에는 ` 저 조동아리라도 박살을 냈어야 하는 건데…… `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물론 지금이라도 연수를 묵사발 내기에는 전혀 늦지 않았지만 철기는 그냥 참기로 했다. 흑월의 소굴에서 괜한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수가 조금만 더 자신의 심기를 건드려 놓으면 결국엔 터질 것이라는 걸 철기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연수는 이제부터 주둥이를 함부로 놀렸다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철기의 표정으로 읽었다. 그래서 연수는 철기의 눈치만 살필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물론 맞아보지는 않았지만 연수는 조금 전, 간접적으로 스스로가 경험했던 철기의 칼 같은 주먹은 정말이지 두려웠다. 아마도 그 주먹에 제대로 맞는다면 한방에 ` 나가리 ` 가 될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 너 이 새끼, 내 말이 안 들려? ”

“ 내도 잘은 모른다! 여기에는 안 계신다! ”


철기는 연수에게 주먹을 날릴 생각이 없었다. 솔직한 말로 ` 저거를 패서 뭐하나 ` 라는 생각과

` 주먹이 아깝다 ` 라는 생각이 철기가 바라보던 연수의 모습을 불쌍하게 보여지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철기는 좋은 말로 그냥 한번 더 물어 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연수 스스로가 지레 겁을 먹고 고분고분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 알고 있음에도 모른다고 잡아떼는 연수의 거짓말에 철기는 다시 한번 울컥 해버렸다. 그래서 철기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커다란 유리재떨이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연수의 얼굴은 사색이 되며 시선은 철기가 들고 있던 재떨이를 향한 채 빠르게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 아이고~오! 마! 진짜다! 지금 태국에 계실끼다! 10일 뒤에 오신닥케따! ”

“ 너 이 새끼…… 아까는 뭐라고 했어? 모른다며? ”


철기는 손에 들린 재떨이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러자 연수는 사정을 하며 울기 시작했다.


“ 함만 봐도! 내가 무슨 힘이 있겠노? 내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한기다! 하이고야~ 진짜다 ”


적어도 철기의 생각에 흑월이라는 조직 자체가 양아치는 아니었다. 비록 현재는 아닐지언정 철기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연수의 비굴한 행동에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해는 했다. 원래부터 임 연수라는 작자는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 양아치 ` 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능한 일이었다.


철기는 재떨이를 테이블에 ` 쾅!! ` 하고 내려 찍었다. 깨진 재떨이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테이블은 두꺼운 나무재질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렸다. 이 과정 동안 철기는 계속해서 연수를 노려보았었다.


“ 정 재상 들어오면 전해! 이딴식으로 하면 내가 다시 흑월로 복귀 한다고! ”


연수는 사시나무 떨 듯이 벌벌 떨고 있었다.


철기는 그런 연수를 내버려 두고 응접실을 나왔다. 그리고 빌딩을 나와서 주차해놓은 세단으로 다가갔다. 철기가 없던 삼 년 사이에 그에게 익숙했던 이 동네는 그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해버렸다.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던 철기는 세단에 올라탔고 비정했던 거리를 빠져 나왔다. 철기의 머릿속에는 ` 아가씨의 사고에 분명히…… 흑월이 뭔가가 개입이 되어있어! ` 라는 의심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 재상을 만나기 전에는 그 어떤 아무것도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회장님에게는 절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은 철기 스스로가 해결을 해야 했기에 스스로의 마음은 너무나도 무거웠다.


“ 10일 후 다! 기다려라 정 재상! ”


철기의 세단은 빠른 속도로 환락의 도심 속을 빠져나갔다.


철기가 나간 응접실에서 아직 그대로 앉아있던 연수는 알고 있었다. 만약에 철기가 흑월로 돌아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를 말이다.


무엇보다도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유지해온 문씨 가문의 흑월이었고 아직 흑월의 수뇌부에는 철기의 사람들이 넘쳐났다. 비록 정 재상이 보스로 앉아있지만 철기가 돌아온다면 상황은 달라지게 될 것이었다. 그렇다고 흑월 내에서 철기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모조리 정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흑월의 존재 자체가 풍전등화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 그렇다고 임 연수 스스로가 보스 정재상의 뜻을 거스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전자이던 후자이던 임 연수가 흑월에서 쌓아왔던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은 전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깊은 고민에 빠진 연수는 방법을 생각했다. 타고난 지략가인 연수의 머리에서 결국, 아주 어렵고 위험했지만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방법이 문득 떠오르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지금까지 7막 이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두둥~

하지만 이것은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 상실 ` 이라는

내용에 10분에 1도 못 미칩니다.

 

기대해주세요~ 뿅!!

 

아, 정통 로맨스를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상실은 ` 퓨전 로맨스 ` 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3.03.14 14:21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청연(靑燕)
    작성일
    13.03.14 14:33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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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4막 위작(僞作) ~ 3 +4 13.03.14 496 8 11쪽
14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3막 위작(僞作) ~ 2 +7 13.03.13 385 7 10쪽
13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2막 위작(僞作) ~ 1 13.03.12 535 5 11쪽
12 제 2장 흔적은 머물렀다 - 1막 선물(膳物) +2 13.03.05 571 8 13쪽
11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1막 비밀(祕密)~3 +2 13.02.28 655 8 12쪽
10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0막 비밀(祕密)~2 +4 13.02.27 554 6 23쪽
9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9막 비밀(祕密)~1 +2 13.02.26 570 8 6쪽
8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8막 해방(解放) +2 13.02.23 390 5 16쪽
»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7막 다크문(黑月) ~ 2 +2 13.02.22 494 7 17쪽
6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6막 다크문(黑月) ~ 1 +5 13.02.21 599 6 12쪽
5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5막 연리지(連理枝) +4 13.02.21 631 7 9쪽
4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4막 시작(始作) ~ 2 +7 13.02.20 492 6 6쪽
3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3막 시작(始作) ~ 1 +8 13.02.19 521 9 9쪽
2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2막 삭제(削除) +14 13.02.19 611 7 9쪽
1 제 1장 잃어버린 시간 - 1막 악몽(惡夢) +18 13.02.19 1,133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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