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전설의 동물이라고 하는 군요!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baoyu05
작품등록일 :
2016.11.10 18:02
최근연재일 :
2019.07.25 00:12
연재수 :
205 회
조회수 :
25,149
추천수 :
155
글자수 :
1,005,972

작성
18.02.25 00:25
조회
121
추천
0
글자
12쪽

信(29)

처음으로 웹소설을 올리는 초보 작가입니다. 잘 부탁트립니다.




DUMMY

“왜 이렇게 기운이 없을까? 모처럼 밖으로 나왔잖아?”


“난···, 그냥 너가 이런 델 좋아할 줄 몰랐어.”


브리즈의 손에 이끌려, 아니, 브리즈의 손과 내 약속에 이끌려서 오게 된 이 장소는, 놀랍게도 놀이공원이었다. 평소와는 많이 다른 캐주얼한 복장의 브리즈에 한번, 그리고 브리즈가 나를 데려온 장소에 다시 한 번 내가 놀란 것은, 결코 우연이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 평소와는 많이 달랐다. 청바지와 하얀 티셔츠, 그리고 그 위에 걸친 푸른 색 셔츠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그렇듯, 브리즈는 어제와 비슷한 분위기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었다.


“놀랄 만 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너가 평소에 그런 모습으로 살지 않았으니까.”


“그럼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별로 문제는 없겠네?”


브리즈가 내 등을 떠밀기 시작했다. 서투른 동작으로, 나는 브리즈의 손에 밀려갈 수밖에 없었다. 놀이공원 안에는 다양한 모양을 한 여러 가지 놀이기구들이 세워져 있었다. 입 밖으로 내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이제껏 나는 놀이공원이라는 곳을 가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이 첫 놀이공원 방문인 것이다. 유년 시절을 성의 지하실과 마당에서 대부분 보낸 탓에, <왕도>의 도심을 이루는 여러 가지 시설이나 장소에 대해서 나는 문외한이었다. 최근에 견학차원에서 볼 수 있었던 언론사 건물이나 국회를 포함한 각종 기관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에 처음 보는 것들 이었다. 브리즈는 놀이공원에 상당히 익숙한지,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기구로 내 손을 잡은 채 쪼르르 달려갔다. 일찍 성을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줄이 길었다. 딱히 정해져 있는 휴일이 아님에도 말이다.


“생각보다 줄이 긴데?”


“그래도 이건 한 번은 꼭 타야 하는 거라고. 스릴 있는 기구란 말이야.”


나는 눈을 들어서, 기구의 모양새를 확인했다. 마치 열차처럼 생긴 기구였으나, 이곳저곳이 끊어져 있거나 계단 모양으로 이어져 있거나 하는 등 평범한 열차와는 상당히 많이 달라보였다. 나는 열차의 움직임을 눈으로 쫒기 시작했다. 덜컹거리기도 하고 갑자기 밑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게 왜 스릴 넘친다는 거지? 나는 것하고 비슷한 기분이 드는 거라면 그저 그 뿐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열차가 갑자기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다. 레일이 그 자리에서 끊어져 있었다. 이것은 명백히 사고였다. 급히 오른 손에 마력을 모으고 있었을 때, 브리즈가 내 어깨를 잡고선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세히 보니, 열차에 올라 탄 사람들 모두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뒤, 열차가 갑자기 공중에서 균형을 잡고 섰다. 어째선지, 열차는 아래에 있는 레일에 정확히 착지해 있었다. 그 뒤로 계속 열차의 레일이 끊기기를 계속하면서, 열차는 떨어지고 받아지기를 계속 반복하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거 처음 봐? 왜 그렇게 당황해?”


“아···아니, 그냥···.”


“너 드래곤 아니야? 왜 인간처럼 굴어? 너 방금 무슨 일을 벌일 뻔한 건지 알기나 해? 넌 방금 이 시간을 망칠 뻔 했다고!”


내 팔을 가까이 잡아끌고서 속삭이는 브리즈의 목소리에는 당혹감과 동시에 약간의 화가 서려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놀이공원이 처음이라는 사실과 함께 <중앙>의 도심에 나선 경험조차 몇 번 없다는 사실을 브리즈에게 낱낱이 털어 놓았다. 내 이야기를 들은 브리즈의 얼굴에 다시 웃음기가 돌아왔다. 브리즈가 쿡쿡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이제 보니 완전 촌놈이네?”


“어쩔 수 없잖아······.”


“날개 달린 마수들을 만족 시키려면 빠른 속도로 레일 위에서 달리는 거로는 부족하지. 저 정도는 되어야 즐길 수 있지 않겠어?”


“확실히···.”


내가 순간 긴장할 정도니, 그 점은 확실했다. 살짝 걱정도 되기 시작했으나, 브리즈, 정확히는 여자 앞이라고 생각하니까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너, 방금 재미있었어. 이름으로 보나, 얼굴로 보나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말이야. 촌놈이라니.”


“굳이 그렇게 못을 박아야만 했던 거야?”


“너무 그렇게 각박하게만 굴지 마~. 이런데 까지 와서 그럴 거야?”


놀이기구의 줄이 점점 짧아짐에 따라, 또 시간이 오래 지남에 따라, 우리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조금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소곤소곤 말하기 시작하다가, 놀이기구 거의 다 왔을 때 즈음에는 말을 잠시 줄였다. 곧, 우리는 놀이기구에 앉았다. 안전띠를 메는 곳에, 날개를 걸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지만, 나는 얌전히 날개를 숨기는 것을 택했다. 고개를 돌리자, 브리즈의 얼굴이 눈에 비쳤다. 브리즈는, 평소와 다름없이 당당하고도 또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걱정 되?”


“어떻게 말해야 좋은 대답인지 잘 모르겠는 걸?”


“경우에 따라선 대답을 안 하는 게 좋을 지도 몰라.”


브리즈가 말을 마치자, 기구가 덜컹거림과 동시에 출발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기구가 가속했다. 점점 기구가 빨라지고 있었다.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나는 드래곤이다, 나는 드래곤이다···. 그리고 나는, 순간 내 자신을 잃어버렸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나는 손을 뻗어서, 무언가를 힘껏 잡았다. 따듯한 감촉이 손을 타고 올라왔다. 손이 따듯해지자, 마음이 살짝 안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곧 놀이기구가 멈추었다.


“후우, 네 말대로 꽤나 스릴 있네. 인기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아.”


“·········.”


브리즈의 상태가 이상했다. 구릿빛 얼굴을 홍조가 진하게 덧칠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잘못 하고 있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는 내 오른손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른 손을 아무런 생각 없이 휙 들었다. 오른손이 휙 올라감과 동시에, 안전 바가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올라가는 나와 브리즈의 안전바 사이로, 브리즈의 왼손이 올라왔다. 나는 그제야 내가 브리즈에게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화들짝 놀라서, 나는 브리즈의 왼 손을 놓았다. 그리고 동시에 반사적으로 입을 벌렸다.


“미아-!”


공중에서 떨어진 나의 오른 손을, 브리즈의 왼 손이 낚아채었다. 지금 내가 탄 놀이기구처럼, 나의 오른 손은 공중에서 떨어지다가, 무언가에 닿아 다시 균형을 이루었다. 따듯함이 오른 손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대로 놀이기구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의 이목이 잠시 이끌렸지만, 곧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음 기구, 타러 가자······.”


그렇게 나는 인생 처음으로,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브리즈의 손을 잡은 채로 타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맹렬히 회전하는 컵(거의 음속에 조금 못 미치지 않았을까. 최고 속도로 회전 비행하는 느낌.) 한 가운데에서 서로의 손을 꼬옥 잡은 채 균형을 유지하기도 했으며(우리는 상당히 오래 버틸 수 있었다.), 벽이나 다른 자동차에 부딪히면 매우 멀리 튕겨나가는(거의 황룡의 주먹에 얻어맞았을 때와 같았다.)자동차 위에서 사람들의 흐름 반대로 역주행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배 모양의 흔들거리는 그네와 같은 놀이기구(360도 회전은 물론, 반동을 이용한 점프까지, 거의 그네나 다를 바 없었다.)나, 유리로 만들어진 미로(특수한 마과학으로 만들어진 유리인지 거의 투명한 벽을 보는 느낌이었다.)에서 술래잡기를 하거나, 두 명이서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브리즈의 허벅지 근육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혼자서 앞에 있는 자전거를 추돌하기 직전까지 속도를 올렸다.)등을 타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늘자전거를 타고 나서, 다시 땅을 밟았을 때였던 것 같다. 나는 잠시 휴식을 위해, 놀이공원을 걷자고 제안했다. 브리즈는, 웃는 얼굴로 그 요구를 수긍했다.


“재미있지? 처음 와 본 소감은 어때?”


“겉보기에는 정말 심심해 보였는데, 직접 해보니까 재밌었어.”


“다행이네. 데리고 온 보람이 있어.”


브리즈가 나의 손을 잡았다. 바람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지나갔지만, 어째선지 감각이 둔했다. 아무 말 없이 우리는 계속 걸었다. 정원을 지나자, 사람들이 점점 뜸해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꽤나 쌀쌀했지만, 나도 브리즈도, 누구 하나 쌀쌀하다 느끼지 않았다. 우리는, 공원 외진 구석 벤치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앉았다. 바람소리만이 귀를 타고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 조용했다. 브리즈가 무언가 결심한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나는 가만히 앉아서 그 결심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브리즈가 입을 열었다.


“내가 여자 같지 않다는 건 나도 알아. 아무리 들이대고, 아무리 시도를 해 봐도, 그냥 그 순간만 여자처럼 보일 뿐,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브리즈가 한숨인지 모를 것을 내뱉었다. 따듯했다가, 빠른 속도로 차가워진 숨결이 내 귀를 스쳤다. 나는 가만히 기다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지금 돌아보자면,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뿐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나를 사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지금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나는, 그녀가 내 심장에 정확한 한 발 석궁을 꽂아 넣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일격을 받아내는 것, 쓰러지던, 아니면 그렇지 않던, 그것이 그녀의 노력에 대한 유일한 보상이었다.


“난···, 너가 좋았어. 어쩔 수 없었어. 명예니 뭐니 떠들어 봐야, 사냥이니 떠들어 봐야, 난··· 어느 순간부터 너가 좋았어. 그건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었어. 그래서 난 너가 날 돌아봐 주기를 원했어. 하지만, 넌 어제까지도 날 돌아보지 않았어. 그저 약간의 충동을 느낄 뿐이었어.”


“·········.”


“그래서, 난 결심했어. 오늘 끝내자고. 그러니까 지금 말할게. 이 자리에서 대답해 줘.”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답은 이미 내 안에서 정해져 있었다.


“좋아해. 내 마음, 받아줘.”


적막이 감돌았다.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사냥 당했다. 어제 그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온 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미 그녀에게 사냥 당해 있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묵직한 무언가가 내 입술을 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조용히, 하지만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사냥감이 마지막 숨결을 내뱉듯이 그녀에게 대답했다. 조용한 목소리가 산들바람을 타고 그녀의 귀에 스며들었다. 놀란 듯이, 그녀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조용히 끌어안았다. 강에서 불어온 산들바람이 우리를 조용히 끌어안았다. 바람이 그쳤다. 나의 품 안에 안긴 산들바람(Breeze)이, 강에서 불어온 바람이 그랬듯이, 나를 조용히 두 팔로 감싸 안았다.


손으로 공간을 열어젖혔다. 이윽고, 은빛 원 사이로 익숙한 궁전의 모습이 눈에 비쳤다. 나는 브리즈의 손을 잡고, 은빛 원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어느 새, 우리는 궁전 앞에 서 있었다. 손목시계의 바늘이 5시 반 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브리즈에게 한 번 웃어보이고는, 다시 내 방으로 향하는 공간의 틈을 열었다.

downloadfile-3.png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런 걸 전설의 동물이라고 하는 군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을 다시 써보려고 합니다. 19.11.20 111 0 -
공지 수능공부하러 다녀오겠습니다. 19.07.28 85 0 -
공지 하루 쉬겠습니다. 19.07.18 83 0 -
공지 6모-기말고사 휴재 19.06.04 79 0 -
공지 목요일 연재분은 내일 올라갑니다! 19.05.23 81 0 -
공지 고3 중간고사 휴재 19.03.31 96 0 -
공지 기말고사 휴재 18.11.21 123 0 -
공지 시험기간이라 휴재합니다. 18.09.09 122 0 -
공지 기말고사 휴재 18.06.19 115 0 -
공지 중간고사 휴재 18.04.07 139 0 -
공지 1일 휴재. 18.01.20 165 0 -
공지 기말고사 휴재 17.11.29 223 0 -
공지 수정에 대해. 17.10.29 170 0 -
공지 시험기간이라 휴재합니다. 17.09.10 144 0 -
공지 바뀐 제목에 대해서. 17.07.09 210 0 -
공지 휴재공지 17.06.15 263 0 -
공지 특전:일러스트+설정 17.05.14 502 0 -
공지 휴재공지 17.04.09 201 0 -
공지 첫 공지네요. 17.01.05 384 0 -
205 십이지(25) 19.07.25 77 0 10쪽
204 십이지(24) 19.07.21 81 0 11쪽
203 십이지(23) 19.07.19 87 0 10쪽
202 십이지(22) 19.07.14 74 0 12쪽
201 십이지(21) 19.07.11 80 0 11쪽
200 십이지(20) 19.06.02 84 0 9쪽
199 십이지(19) 19.05.31 72 0 10쪽
198 십이지(18) 19.05.26 74 0 10쪽
197 십이지(17) 19.05.24 69 0 10쪽
196 십이지(16) 19.05.19 84 0 11쪽
195 십이지(15) 19.05.16 7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