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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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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11.1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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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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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1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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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DUMMY

“......핫!”

물속에 잠겼던 의식이 단번에 부상하듯 끌어올려졌다. 마치 오랜 잠에 빠져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깨어났다.”

“드렉은 잠꾸러기인 것이니라.”

머리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어린이가 두 명 있었다.

“언니~ 아저씨 일어났어!”

파오가 안쪽을 향해 소리 지르자 곧 누군가가 다가왔다.

갈색머리를 어깨 위로 땋은 평범해 보이는 소녀였다, 나이는 열대여섯살 쯤 되었을까.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한 가지 꼽자면 특정 부위가 옷 위로도 알 수 있을 만큼 부풀어 있었다. 어깨가 결려보이는 스타일인 것이다. 저기엔 분명 꿈과 희망이 가득 들어가 있는 게 틀림없다.

“괜찮으신가요? 아프신 곳은 없으세요?”

가슴...이 아니라 소녀가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왜 여기 누워 있는 거지?

몸을 일으키며 몸을 움직여 봤지만 이상이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코가 좀 시큰거리는 것 같았지만 무시했다. 그냥 기분 탓일 거야.

“다행이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전...”

소녀는 말을 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뭐지 이 분위기는? 마치 죽은 줄 알았던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 돌아왔을 때 같은 애절함이 느껴졌다. 설마 저 가슴...이 아니라 소녀가 나를...?

“다행이구나 파린. 드렉이 화분을 머리로 받아내도 멀쩡할 정도로 튼튼해서.”

“아.”

파린이라 불린 소녀가 굳어지는 걸 보며 쓰러지기 전 장면이 플래시백 했다.

문이 열리고 날아 온 화분이 얼굴에 맞기까지의 짧은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러면 그렇지... 나한테 그런 달콤 쌉싸름한 이벤트가 일어날 리 없잖아......

급격하게 텐션이 다운됐다.

“죄송해요. 집에서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튀어나와서 강도인줄 알고 그만...”

“이제 됐어. 신경 쓰지 말아줘.”

애초에 술래잡기에 너무 열을 올린 내 잘못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파린! 그런 것보다 나는 배가 고프도다.”

“언니 언니! 이거 봐라! 이자벨이 갖고 와준 거야!”

여전히 내켜하지 않는 파린에게 이자벨과 파오가 치근덕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나와 파린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일단 식사부터 만들게요. 파오는 준비 다될 때까지 이자벨님이랑 놀다 오렴.”

“네~에!”

“기대하고 있으마.”

파오와 이자벨이 나가고 나서 둘만 남은 공간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한창 떠들던 두 사람이 빠졌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 속에서 파린은 이자벨이 산 식재료들을 정리하며 식사메뉴를 정하고 있었다.

나도 딱히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잠자코 앉아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지런히 움직여 식재를 다듬던 파린이 문득 입을 열었다.

“참 신기한 일이죠. 이자벨님 같은 분이 아무렇지 않게 저희 집에 드나든다는 게.”

“넌 이자벨이 누군지 알고 있어?”

“아뇨. 그저 어렴풋이 저희랑은 다른 세상에서 사시는 분이란 것만 알고 있어요.”

뭐 틀린 말은 아닌가. 사실 나도 잘 모르지만.

“그런데 이자벨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지?”

“그러네요. 한 달쯤 전에 파오의 손에 이끌려서 저희 집에 오셨었어요. 낯을 심하게 가리는 파오가 처음 보는 여자애를 데려 와서 꽤 놀랐었죠.”

“낯을 가려?”

“네. 지금 보면 상상도 안가죠?”

“그렇네.”

“저렇게 밝아진 것도 모두 이자벨님 덕분이에요.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란답니다.”

“그건 서로 마찬가지일 거야.”

이자벨이 친구의 이야기를 하며 순수하게 웃을 수 있게 된 것도 분명 파오 덕분일 테니까.

“후훗. 그렇다면 정말 좋겠네요.”

“아아.”

“그럼 요리가 다됐으니까 두 사람을 불러와 주시겠어요?”

“알겠어.”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서 놀고 있을 파오와 이자벨을 부르러 나갔다. 다행히 둘은 집 바로 앞에서 놀고 있었기에 금방 불러올 수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가자 식탁 위에 한 입 크기로 자른 미니 샌드위치와 따뜻하게 데운 우유가 차려져 있었다.

“와 맛있어 보여.”

“과연 파린이다. 칭찬해 주마.”

어린이 두 명은 자리에 앉자마자 샌드위치를 입으로 욱여넣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드렉씨도 드셔 보세요. 간단히 차린 거지만 맛있답니다.”

“그래. 잘 먹을게.”

파린이 권해준 대로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서 먹어 보았다.

확실히 맛있다. 성에서 주방장이 만든 요리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따끈한 우유도 한 모금 마시니 온몸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푸하! 맛있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들떴는지 이자벨이 우유를 호쾌하게 마시며 외쳤다.

“이자벨님 입에 빵조각이 묻었어요.”

“오. 고맙구나.”

“언니! 나도 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식탁 위를 채우던 샌드위치도 어느덧 모두 사라졌다.

창밖을 보니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듯이 하늘 한편이 물감에 물들어가듯 색깔을 바꾸어가고 있었다.

슬슬 일어나지 않으면 어두워지기 전에 성에 도착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는데.

“이자벨. 이만 돌아가자.”

“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즐거운 시간은 어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 건지.”

이자벨이 아쉬워하면서도 얌전히 일어났다.

“에~ 이자벨 가버리는 거야? 자고 가면 좋을 텐데.”

“얘 파오. 떼쓰면 안 돼. 이자벨님이 곤란해 하시잖니.”

“다음에 또 올 테니 그리 아쉬워하지 말거라.”

“응. 꼭 또 와야 돼?”

“그래. 약속이다.”

우리는 파린과 파오의 배웅을 받으며 왔던 길을 더듬어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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