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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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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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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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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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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DUMMY

나를 발견한 몬스터들도 조악한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며 흥분하고 있었다. 이것 참 좋은 승부가 되겠는 걸.

포위하듯 거리를 벌린 채 좁혀오는 몬스터들을 보며 그 사이의 틈을 노리며 달려 나갔다.

작은 키 만큼 팔도 짧아서 사정거리를 잘 재서 빠져 나가면 맞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달렸지만 오산이었다.

닿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몽둥이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모습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내 생각보다 몬스터들의 속도가 빨랐던 것이다.

힘껏 달리던 터라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 나는 날아오는 몽둥이를 피할 수 없었다. 그대로라면 정통으로 몽둥이에 얻어맞고 말리라.

추악한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마치 어리석은 사냥감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그 순간 나무 몽둥이가 나를 때리는 것보다 빠르게 날아온 빛의 화살이 내 앞에 있던 몬스터 두 마리를 꿰뚫었다.

반사적으로 돌아본 곳에는 2층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세라씨가 빛나는 무구를 겨눈 채 서 있었다.

그리고 내 옆을 바람이 지나갔다고 느낀 순간 다른 몬스터 두 마리가 좌우로 이등분 되어 갈라졌다.

그 끝에는 은빛 검과 거대한 낫이 희미한 궤적을 남긴 채 빛나고 있었다. 눈의 착각인지 길과 라뮤의 뒷모습도 빛나 보였다.

“뛰어! 이 바보야!”

마지막으로 들리는 새된 목소리와 함께 따스한 빛이 몸을 감싸더니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갓 태어난 사슴처럼 떨리던 다리도 전에 없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여기는 맡겨 주세요 형!”

라뮤가 어느 때보다 듬직한 모습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

“뒤는 맡긴다.”

길이 새로 나타난 늑대를 닮은 몬스터를 막아서며 길을 터주었다.

어느 때보다 가벼워진 몸으로 나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달렸다. 이제는 그 누구도 나를 멈추게 할 수 없다. 머지않아 목표로 하던 곳이 보였다.

얼마 전 이자벨을 따라 오게 된 작고 허름한 집. 파오와 파린의 집이었다.

이 주변도 이미 대피를 마쳤는지 다른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이 곳에 이자벨이 없다면 나는 그냥 헛수고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더 이상 이자벨을 찾을 단서조차 없으니 그대로 모든 걸 포기할 수밖에 없다.

불안이 엄습하는 가운데 나는 낡은 문을 당겨서 열었다.

흡사 폐가처럼 느껴질 만큼의 적막이 먼지처럼 쌓여서 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시간마저 숨죽인 채 떠나갈 것 같은 허무함 속에서 나는 절망하기 일보직전에 빛을 찾아냈다.

침대 밑에서 성대하게 삐져나와 바닥에 펼쳐져 있는 붉은 실 다발은 잘못 볼래야 잘못 볼 수가 없었다.

“이자벨.”

내 부름에 붉은 실 다발이 작게 떨리더니 침대 밑에서 겁에 질린 루비빛 눈동자가 나타났다.

“드렉...!”

나를 확인한 이자벨이 침대 밑에서 꼬물꼬물 기어 나와서 그대로 내게 달려들었다.

“드렉~!”

품에 안기는 이자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겨우 늦지 않았음을 실감했다.

“와. 아저씨다.”

“드렉씨?”

뒤늦게 침대 밑에서 파오와 파린도 기어 나왔다. 모두가 한 곳에 숨어 있었던 모양이다. 세 사람 다 무사한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일단 여길 나가자. 다들 성으로 대피하고 있어.”

잠시 이대로 숨어 있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언제 여기까지 몬스터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이상 이동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언제까지 병사들과 용사들이 몬스터들을 막아줄지 모르는 이상 최대한 빨리 성으로 대피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밖에 몬스터들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본 후 우리는 집을 나왔다. 이자벨은 내 손을 꼭 잡은 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나도 이자벨의 손을 맞잡고 걸어갔다. 파오와 파린도 우리들의 뒤를 딱 붙어서 따라왔다.

이대로 몬스터들과 마주치지 않고 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만사 오케이다. 뒤는 용사들이나 그 변태 영감님이 어떻게든 해줄 것이다. 그리 믿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자.

“아저씨 저기 봐봐.”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파오가 가리킨 하늘을 올려다 본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가 전신을 달렸다.

서서히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 한편에 이른 밤이 찾아온 듯 새까맣게 물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요사스럽게 빛나는 외안이 먹이를 노리듯 눈알을 굴리는 모습은 악몽과도 같이 정신을 좀먹었다.

몬스터? 아니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저것이 ‘마족’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도망쳐야 한다. 어떻게든 저 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죽는다. 영혼까지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쉴 새 없이 경종을 울리는 본능이 어서 빨리 도망치기를 종용하고 있었다. 더 이상 이대로 있다간 몸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아서 멈춰 선 파오와 파린을 끌고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거였을까.

지옥의 저편처럼 낮고 깊게 울부짖으며 마족은 검은 공간을 찢었다. 마족의 얼굴밖에 보이지 않던 검은 공간은 마족의 손짓에 따라 종이가 찢어지듯 크기를 넓혀갔다.

얼굴의 반을 차지한 외눈이 우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 뒤통수로 느껴졌다. 주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 우리밖에 없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일까.

저대로 영원히 마족이 나오지 않기를 속으로 염원하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하지만 그런 바람도 부질없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마족이 육중한 몸을 대지에 드리웠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흔들림이 뱃속 깊은 곳까지 울렸다. 돌아보면 안 된다고 외치는 이성을 배반하고 결국엔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10미터는 넘어 보이는 외눈박이 거인이 대지에 우뚝 서 있었다.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를 닮은 것도 같았다.

몸 전체가 암청색인 마족은 얼마 남지 않은 햇빛마저 빨아들이는 것처럼 둔탁하게 빛났다.

마족이 나오기까지 열심히 움직여 벌린 거리는 거대한 한걸음으로 삽시간에 좁혀졌다. 이대로면 1분도 가지 못해서 따라잡힐 것이다.

모두가 무사히 도망칠 순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자벨과 파오는 보폭도 좁아서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 혼자라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 희생한다면 누군가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적어도 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쪽을 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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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에필로그-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3 17.01.01 1,509 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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