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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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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11.18 00:16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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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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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
글자수 :
320,742

작성
17.05.23 21:58
조회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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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6쪽

2-3

DUMMY

“일단 저쪽으로 가볼까?”

“네 형.”

하는 수 없이 눈앞에 보이는 길로 아무렇게나 발을 옮겼다. 걷다보면 누구라도 만나겠지.

비어있는 화단처럼 텅 빈 거리를 라뮤와 걸어갔다. 누군가는 분명 일을 하고 있을 법도 하건만 도시 입구의 경비병과 여행자들, 그리고 여관 사람들 외엔 본 적이 없다.

그러고보니 우리와 함께 검문을 받던 여행자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아무도 보이질 않네요.”

“그렇네.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산책을 계속했다.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마을 같은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술렁거려서 불안감을 부추겼다.

이 넒은 마을에 라뮤와 둘만 남겨진 것 같았다. 공포 영화에서는 자주 나오는 장면이지 이거.

영화에서라면 분명 이 이후에 누군가가 죽는다든가 어쩐다든가......

......그냥 돌아갈까?

“누가 보고 있어요.”

“어, 뭐... 진짜...?”

라뮤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 타이밍이 그런 말을 들으니 조금 다리가 풀릴 것 같습니다.

-악마와 한 몸인 주제에 유령 따위를 두려워하는 건가?-

시꺼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보이지도 않고 애초에 실체조차 확인이 안 된 미지의 존재와 내 안에서 시도 때도 없이 떠벌거리는 못난이 악마랑은 차원이 다른 거라고.

“한두 명이 아닌 것 같아요.”

......어머니 살려주세요.

3년 전까지 관광지였던 도시에서 나는 어째서 이런 고독과 공포에 휩싸여야 하는 건가.

-웃기는군.-

웃지 마라. 나는 지금 궁서체다.

-잘 봐라. 인간들이 떠드는 유령이니 뭐니 하는 것의 8~90퍼센트는-

갑자기 손이 멋대로 움직여서 근처에 있던 집의 창문을 열어젖히고 그 안에서 뭔가를 잡아 올렸다.

-이런 거나 환상이다.-

테스카의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손에 들린 것을 봤더니 남자아이의 머리가 잡혀 있었다.

“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

“에에에엣!?”

남자아이가 비명을 지르고 나도 절규하며 라뮤가 아연실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옆에서 보는 다른 사람들에겐 굉장히 초현실적인 광경이리라.

안타깝게도 나는 그 상황에 중심에 서 있지만.

“이, 이거 놔 이 악마자식아!”

어떻게 알았지?!

내 손에 머리를 잡힌 남자아이가 격하게 버둥거리며 내 팔을 때려서 반사적으로 손을 놓고 말았다. 그러자 남자아이가 잽싸게 창문을 닫고 도망가 버렸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와 라뮤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돌아갈까?”

“네......”

꺼림칙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여관에 도착하고 시간이 흘러 저녁이 준비됐다는 카티아의 부름을 받고 1층으로 내려갔다.

저녁시간이 되었는데도 1층에는 여전히 우리 일행들 밖에 없었다. 어지간히 장사가 되지 않는 여관인 것인지 아니면 뭔가 사정이 있는 건지.

언제 돌아왔는지 길이 먼저 식탁에 앉아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돌아다니다가 그대로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와 라뮤가 마지막으로 의자에 앉은 후 곧 음식들이 나왔다.

그냥 보기에도 딱딱해 보이는 거무튀튀한 빵과 야채가 드문드문 들어간 멀건 스프가 전부인 좋게 말하면 간소한 식단이었다.

뭐라고 할까... 한창때의 남자인 나에게는 이것저것 많이 부족해 보이는구나.

“엑? 이게 뭐야?”

“어머나...”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지 나에가 불만스레 목소리를 높였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부와 라뮤도 곤란한 표정으로 식탁 위를 보고 있었다.

단지 길만이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음식을 날라 온 카티아를 쳐다 볼 뿐이었다.

“돈이 부족했던가?”

딱히 나무라는 말투도 아니었건만 카티아는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송해요... 지금 저희가 구할 수 있는 게 그게 다에요...”

면목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카티아에게 아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나에마저도 불만스럽다는 듯이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시야 한켠에 담으며 빈말로도 부드럽다고 할 수 없는 빵을 격파하듯이 손날로 잘라내었다.

식탁을 두드리는 소리에 길을 제외한 모두가 내게로 시선을 모았다.

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자른 빵을 스프에 적셔서 한입에 집어넣었다.

스프로 적셨음에도 속까지 자신의 강도를 자랑하는 빵을 침으로 적셔가며 억지로 삼키고 나서 입을 열었다.

“쉐프에게 맛있었다고 전해주시오.”

“에...?”

카티아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여관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눈을 마주친 것 같다.

뻘쭘해져서 먼저 눈을 피한 건 조금 실패다.

다른 용사들의 저 놈이 또 이상한 짓 한다-라는 미묘한 시선은 덤이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카티아가 허겁지겁 고개를 숙이며 주방으로 보이는 곳으로 사라졌다.

“너 말야...”

나에가 눈살을 찌푸리며 질린 듯이 말했다.

“네. 폼 좀 잡아봤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뭐 상관없는데...”

선수를 쳐서 먼저 고개를 숙였더니 나에가 물러섰다. 예로부터 공격이든 인사든 사과든 빠른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했다.

“후후훗. 남자네요.”

“멋있었어요 형.”

세라씨와 라뮤의 칭찬에 조금 겸연쩍어 졌다. 사실 진짜로 폼 잡으려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단지 예전에 조금 일이 있어서 한동안 여동생의 요리로만 연명을 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 한 여동생의 요리를 먹고 느꼈던 스페이스 판타지는 내게 지금까지도 음식의 소중함을 뼛속 깊이 느끼게 해줬기에 조촐하더라도 이런 제대로 된 음식에 불만을 품을 일은 내게 있어서 있을 수 없다.

그저 그 뿐인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음식은 소중히 합시다. 먹어서 몸에 이상이 오는 음식이 아닌 이상은 다 훌륭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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