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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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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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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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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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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10

DUMMY

모퉁이를 뛰쳐나와 돌멩이를 치켜든 순간 내 생각보다 악마의 키가 작다는 것에 당황했다.

어린아이마냥 내 허리께 밖에 오지 않는 크기의 악마에게 바로 돌멩이를 내리치지 못하고 멈칫거린 순간 악마도 나를 발견했고 서로 눈이 마주쳤다.

“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

잠시간의 침묵 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명을 질렀다.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데자뷰랄까. 구체적으로 어제랄까.

“너, 너너너. 나, 나를 죽이러 왔구나 이 악마놈아!”

힘이 빠진 듯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조그만 악마가 소리 질렀다.

......아니 이거 진짜로 악마가 맞긴 한 건가?

소리 지를 때부터 그렇지 않을까 했지만 자세히 보니 어제 나에게 머리를 붙잡힌 꼬맹이었다.

도저히 마을을 병들게 하고 있는 악마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갑자기 이렇게 나타난 것엔 어떻게 해도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저 모습도 나를 방심시키기 위한 계략일지도 모른다. 흥, 그렇게 쉽게 속아 줄 수야 없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손에 쥔 돌멩이의 감촉을 확인했다. 이상한 낌새라도 보이면 용서 없이 짱돌의 맛을 보여줄 셈이다.

“너야말로 날 죽이러 온 게 아니냐?”

긴장으로 목소리가 떨리는 걸 숨기느라 괜히 목소리가 낮아졌다.

“으앙~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겁먹은 것처럼 울기 시작하는 꼬맹이를 보고 있자니 죄책감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려고 했다.

“그, 그럼 여긴 왜 온 거야?”

나도 모르게 약해져서 소심하게 물어보자 꼬맹이가 절규하듯이 외쳤다.

“여긴 우리집이라고오오!”

“허...?”

순간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얼빠진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본적이 있는 곳 같기도 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혔는데...? 테스카도 악마가 왔다고 말했었고.

-‘뭔가’가 왔다고 했지 악마라고는 하지 않았다만?-

어, 어라? 그랬었나?

-그렇다.-

그럼 왜 빨리 말해주지 않은 거냐고.

-네놈의 바보짓을 보는 것도 꽤나 유쾌한 일이라서 말이지.-

네,네 그렇습니까요.

그래서 결국 내가 돌멩이를 들고 한껏 위협하던 녀석이 그냥 평범한 동네 꼬맹이였다는 사실인가.

힘이 빠져서 들고 있던 돌멩이를 떨어뜨렸다.

애초에 진짜 악마라면 이런 돌멩이로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내 안에 있는 악마의 힘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목격한 주제에 뭐하는 짓인지 참.

그런데 이제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한담.

눈앞에는 잔뜩 겁에 질린 꼬맹이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넘어져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나는 영락없이 아동학대범으로 즉결심판 당할 지도 모른다.

생각했더니 등줄기에 식은땀이 맺히는구나. 나는 어째서 늘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지?

-자업자득이지.-

‘시끄러.’

아무튼 이대로 더 소란을 피워서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위험하다.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의심스러운 곳이지만 아이의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면 무시하고 있지만은 않겠지.

더군다나 이 꼬맹이는 목소리만은 엄청 크니까 소리치기 시작하면 근처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도시 안의 사람들이 몽땅 뛰쳐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이미 실컷 소리를 지른 뒤라 늦은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 일도 없으니 괜찮겠지.

나는 자연스럽게 주머니로 손을 뻗었다. 그 모습에 꼬맹이가 흠칫거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지금은 무시했다.

이런 일을 대비해서 가지고 다닌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됐으니 할 수 없지.

주머니 속에서 꺼낸 손수건을 조심스럽게 펴서 안에 들어있던 사탕을 하나 집어 들었다.

라인할트 성에서 떠나기 전 혹시라도 조난을 당하거나 식량에 곤란해 졌을 때를 대비해서 조금 챙겨둔 것이었다.

설마 어린애를 꼬드기는데 쓰게 될 줄이야. 전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아무렴 어때.

예상대로 꼬맹이는 내가 꺼내 든 사탕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가 묵고 있는 여관과 같은 빈곤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다면 이런 사탕은 꽤나 구경하기 힘든 사치품일 테지.

나는 야생 동물을 길들이는 조련사의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꼬맹이에게 사탕을 건네주었다.

사탕을 받은 꼬맹이는 손에 든 사탕과 나를 몇 번이나 번갈아 가며 쳐다보다가 이내 사탕을 입에 넣었다.

먹을 것에 굴복한 꼬맹이의 모습을 보며 안도한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나이는 짐작할 수 없지만 왜소해 보이는 모습이 평소에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이것도 다 그 악마라는 녀석이 내린 저주 탓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다. 도대체 그 녀석은 뭣 때문에 플루아에 그런 저주를 내린 걸까.

-딱히 이유는 없을 거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방법으로 해 나가는 게 악마니까.-

테스카의 냉정한 말이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머리에 울렸다.

아아. 그래 이 녀석도 결국은 악마일 뿐이지. 그런 나도 실제로 움직이려 하지 않고 방관중이니 다를 바 없나.

입맛이 쓰다. 손 안에 든 사탕으로도 가시게 하지 못할 종류의 쓴 맛이었다.

“저기... 아저씨는 진짜로 사람들을 해치러 온 거야?”

사탕에 정신이 팔려 있던 꼬맹이가 문득 조용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호칭이 너에서 아저씨가 된 것이 조금 신경 쓰이지만 그것보다도 어째서 내가 이런 취급을 받는지가 더 궁금했다.

분명 반은 악마가 돼버렸지만 나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고 이 곳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 줄만한 일은 하지 않았을 터다.

“아니야. 나는 그냥 산책 나왔을 뿐이라고.”

“진짜로?”

“진짜로.”

다시 한 번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꼬맹이는 안심한 듯 표정을 풀었다.

“뭐야. 괜히 쫄았네. 아저씨는 좋은 악마구나.”

“아니. 나는 일단 악마가 아니라 사람인데.”

어디까지나 악마인 부분은 테스카니까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다.

떨떠름한 얼굴로 꼬맹이의 말을 부정하자 꼬맹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악마의 날에 밖에 있었잖아?”

“악마의 날?”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들려서 무심코 반문했다. 이 세계에서는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같은 개념으로 악마의 날이 있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무서운 일이다. 테스카 같은 악마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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