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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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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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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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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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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14

DUMMY

플루아에 모든 꽃이 시들어 버린 날. 악마는 이 도시에 재앙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악마의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 존재는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플루아의 시장 아인프레드 남작 일가에게 저주를 남긴 악마는 곧 그 존재를 감췄지만 지금까지 그 저주는 이 플루아에 사는 모든 이들을 고통 받게 하고 있었다.

어떤 내용의 저주인지는 플루아 남작가에 있었던 사람들 밖에 알지 못했기에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주민들은 영문 모를 저주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이야기.

본래라면 이런 흉흉한 도시에서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어 할 만하건만 플루아에서 나가도 금방 돌아오고 마는 터라 그 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말로 끔찍한 상황이다. 아, 물론 나 같은 방구석외톨이는 어찌됐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더해 꽃 이외의 다른 작물도 제대로 자라지 않아 식량이 부족해지고 있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쌓아둔 식량과 근처의 도시로부터의 원조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저주가 점점 심해져 그 원조마저 불안해지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플루아 남작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지?”

“그건...”

길의 물음에 우물쭈물 거리는 카티아를 대신해서 주인아저씨가 말했다.

“남작님과 그 부인 분은 악마가 나타나고 얼마 안 되어서 돌아가셨습니다.”

“악마의 짓인가?”

“......예 아마도.”

주인아저씨는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자신들보다 주민들을 더욱 생각하는 훌륭한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일이......”

“그런가.”

길은 남작부부 대해 더 이상 묻지 않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지금 플루아는 누가 다스리고 있습니까?”

모두의 의문을 대변하듯 마빈이 질문하자 굳은 표정으로 주인아저씨가 말했다.

“원래라면 남작가의 사람인 에스메랄다 아가씨가 다스려야 합니다만 현재는 집사장인 켈먼님이 대리를 맡고 계십니다.”

아까의 ‘저주받은 아가씨’는 에스메랄다 라는 이름이었나.

“어째서 집사장이?”

“아가씨께선 아직 어리셨고 다른 혈족도 없었으니까요. 거기다 켈먼님은 선대 때부터 아인프레드가를 모시던 충신이셨습니다. 선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남작님도 아버지처럼 따르고 의지하셨을 정도로 믿음직한 분이셨습니다. 다만...”

“다만?”

말끝을 흐리는 주인아저씨를 채근하듯 길이 끼어들었다.

“남작님 부부가 돌아가시고 나서 대리를 맡게 되신 이후로는 사람이 바뀐 것처럼 변해버리셔서...”

“어떻게 되었나요?”

잠자코 있던 라뮤마저 주인아저씨의 이야기에 빠져든 듯 안절부절하며 말을 걸었다.

아인프레드 남작님만큼이나 주민들을 사랑하시던 그 분이 폭군이라도 되신 것처럼 플루아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습니다. 아가씨마저도 켈먼님에겐 거스르지 못하고 폭거에 견디고 계시지요.“

“플루아의 주민들은 가만히 있었습니까? 집사장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뭔가 행동하지 않았나요?”

“물론 켈먼님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차례차례 화를 당하게 되자 결국 지금처럼 모두가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집사장이 손을 쓴 건가?”

“아뇨. 모두들 갑작스럽게 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뿐입니다. 그저 신기하게도 그 대상들이 모두 주민들을 선동해서 켈먼님에게 대항하려던 사람들뿐이었던지라 더 이상 저항하려는 사람들이 없어졌습지요.”

확실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작위적인 냄새가 났다. 더군다나 악마의 저주라는 정체는 모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기현상이 이곳에 있기에 더욱 그냥 넘길 수 없을 터.

게다가 이야기대로라면 갑자기 변해버린 집사장과 악마의 연관관계가 대강 상상이 간다고 할까...

악마와 집사장이 손을 잡았거나 혹은 집사장 자체가 악마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겠지.

나처럼 반쪽짜리 악마가 된 게 아니라 완전히 악마에게 영혼을 먹혀버렸다면 이미 악마 그 자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악마와 모종의 계약을 맺은 집사장이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처리했을 가능성도 있겠군. 남작 부부도 포함해서.”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닌지 길이 느닷없이 위험한 발언을 했다.

그에 놀란 듯 주인 부부와 카티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것인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포를 느끼게 마련이다. 그게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무언가라면 더욱이.

결국 그렇게 서서히 저항할 힘도 의지도 잃은 채 지금처럼 도시가 죽은 듯이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 정도인가.

“자세한 건 내일 직접 집사장을 찾아가서 알아보는 게 좋겠군.”

“에?! 그렇게 무작정 본거지로 쳐들어가는 거야?!”

길의 말에 나에가 펄쩍 뛰었다. 요즘 들어 반응 하나하나가 너무 예민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혹시 갱년기인 걸까?

“뭐야!”

“...아닙니다.”

눈빛이 따갑다. 눈빛으로 사람도 죽인다는 전설의 암살권이라도 익히는 중인 게 틀림없다.

“문제라도 있나?”

“당! 연! 히! 있지!”

길의 침착한 반응에도 나에는 격하게 반응했다. 사실 나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심정이리라. 다짜고짜 악마의 소굴일지도 모르는 곳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가자는 말이니까.

나도 반대하고 싶은 기분이다.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그렇게 준비도 없이 갑자기 쳐들어갔다가 모두 다 당해버리면 어쩌겠다는 거야? 우리는 신도 뭐도 아니라 그냥 인간이라고?”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좀 더 말해주세요.

“이미 이곳의 주민들은 싸울 의지를 잃었다. 더 이상의 정보를 얻기는 어려울 테지.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위험하잖아!”

나에의 말을 듣고 있던 길이 어째선지 나를 쳐다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알고 있다. 그러니 내일은 나와 드렉만 간다.”

그렇군. 그렇다면 별 문제 없겠지.

“......네?”

내가 잘못 들었나?

“너와 나만 간다.”

이번엔 똑바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하하. 이것 참... 근데 나는 왜...?

“으이구... 맘대로 해. 난 모르니까.”

나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풀썩 자리에 앉았다. 아니아니, 지금은 그렇게 미지근하게 반응할 때가 아니지 않나?

“만약 우리가 잘못됐을 때는 뒤를 부탁한다.”

길은 괜히 의미심장하게 말 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니까 나는 왜...?”

애석하게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누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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