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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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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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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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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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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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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33

DUMMY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커다란 마차였다. 족히 우리 일행 모두가 탈 수 있을 정도로 보였다.

마부석에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창백한 안색의 중년남자가 퀭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차는 우리 앞에 멈춰 섰지만 마부석에 앉은 남자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가만히 있었다.


“말렉 아저씨...?”


움직일 기색을 보이지 않는 남자를 보며 카티아가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표정으로 중얼 거렸다.


“아는 사람인가요?”


“네... 남작님의 마부셨어요. 굉장히 활기차고 떠들썩한 분이셨는데...”


눈앞의 남자의 모습에서 카티아가 설명한 모습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었다. 깡마른 몸에 창백한 피부에선 생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시체처럼 변하지 않는 표정도 그 인상을 굳히는 데 한몫하고 있었다.


“마중인가. 그렇다면 사양할 필요 없지.”


“앗, 길씨 잠깐...!


라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길은 그대로 마차로 성큼 다가가 마차의 문

을 열었다.

마차의 안은 겉과 마찬가지로 화려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쾌적해 보였다. 불필요한 장식이 일절 없어 삭막해 보이기도 했지만 마차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어 보였다.

길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악마가 준비한 것이 틀림없어 보이건만 개의치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이젠 의미 없나.

망설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뒤로하고 먼저 마차에 올라탔다. 다행히 널찍한 마차에는 따로 짐칸 같은 것이 없어서 강제로 짐칸으로 밀려날 일도 없을 것 같았다.

설마 여기서 또 다른 데로 쫓아내거나 하지는 않겠지.

길의 맞은편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타기를 기다리고 있자니 나에가 마차 밖에서 쭈뼛쭈뼛 마차 안을 살펴보며 물어 왔다.


“하, 함정 같은 거 없어? 위험한 거 아냐?”


웬일로 소심해 보이는구만. 아마 나만이 아니라 길도 별다른 경계심 없이 불쑥 탔기 때문이겠지.

슬쩍 길을 흘겨봤지만 길은 대답할 마음이 없는지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기대어 앉아 있을 뿐이었다.

자연스레 나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시선이 모였다. 이런 노골적인 분위기는 익숙하지 못하단 말야...


“어흠, 저쪽은 이미 우리의 행동을 다 알고 있을 거야. 이렇게 딱 맞게 우리가 있는 곳으로 마차를 보낸 게 그 증거지.”


“...그래서?”


아직 이해하지 못했는지 나에가 미간을 좁히며 재촉했다.


“함정을 준비할 거라면 굳이 이런 식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었을 거야. 우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다 알고 있을 테니까.”


반대로 말하자면 함정이라고 해도 움직임이 읽히고 있는 상태라면 피할 수 없을 테니 경계해봐야 지치기만 한다. 그럴 바엔 그냥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게 상책이다.

이른 바 ‘포기하면 편해’란 거지. 현명한 현대인이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이다.

뭐, 굳이 이런 거 까지 말해서 불안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흐응. 그렇구나.”


살짝 불만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도 마차에 몸을 들였다. 그대로 길의 옆에 앉는 듯하면서 실수인 척 내 정강이를 걷어찼다.

무방비로 걷어차여서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부들거리며 나에를 쳐다봤더니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기껏 친절하게 설명해줬더니 이 무슨 처사란 말인가. 이전의 베티도 그렇고 내 주위에는 왜 이렇게 거리낌 없이 남자를 때리는 여자들이 많은 거지?

홀로 아픔과 서러움을 삭히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차례대로 마차에 올랐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마부석의 말렉이 고삐를 당기며 마차를 움직였다.

우리를 실은 마차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길을 울렁거리며 나아갔다.

오늘은 어제처럼 탐색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다. 상대편도 마찬가지겠지.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낼 각오를 해두어야 한다.

그 결말에 옛날이야기처럼 해피엔딩만이 존재하진 않을 거다.

이대로 대화로 해결된다는 선택지는 아마 없을 테지. 전투를 피할 순 없다면 카티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내 억지에 가까운 부탁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되는 거니 이건 양보할 수 없다. 나머진 용사들이 악마를 처치할 때까지 기다릴 뿐.

하지만 불안한 점은 분명히 있다.

이번 상대는 악마다. 라인할트령에서처럼 마족이 아니라 더 강한 힘을 가진 존재인 것이다.

아직 플루아의 악마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테스카와 비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면 용사들이 패배할 가능성이 꽤 높아진다.

...그럴 땐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한다. 내 안에 있는 제멋대로인 악마가 힘을 빌려줄지 어떨지 모르니 더더욱.

홀로 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 내 소매를 당기는 손길을 느껴졌다.

돌아보니 라뮤가 겁먹은 표정으로 내 소매를 꾹 쥐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건가?


“왜 그래?”


주위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기에 직접 라뮤에게 물어보니 울 것 같은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형, 방금 얼굴이 엄청 무서웠어요...”


예전에 여동생이 내 평소의 흐리멍텅한 얼굴이 사이코패스처럼 보여서 무섭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얘기는 아니겠지.

나도 모르게 생각이 얼굴에 드러난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마차 안의 분위기가 경직 돼 있는데 나까지 이래선 안 되지.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라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말해줬다.

아까 이야기는 취소다. 무슨 일이 생기면 카티아 만이 아니라 라뮤도 지켜낼 거다. 소중한 남동생이니까. 여유가 있다면 세라씨도 포함이다. 나에는 뭐, 기분이 내키면.

길은 제일 먼저 방패로 삼도록 하자. 그리 쉽게 죽진 않을 테니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줄 터다.

그렇더라도 어디까지나 일이 잘못됐을 때의 이야기다. 어쩌면 테스카가 규격 외로 강한 거고 여기의 악마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약할지도 모르잖은가.

그럴 땐 길 언저리에서 잽싸게 해치우고 끝내면 경사났네 경사났어 하고 마무리 될 이야기다.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건 좋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일을 어렵게 끌고 가려 해선 안 되지.

어느덧 마차는 덜컹거리며 저택이 있는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곧 전장이 될지도 모를 저택을 향해 마차는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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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2-34 17.06.14 491 11 7쪽
» 2-33 17.06.13 564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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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에필로그-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3 17.01.01 1,466 1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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